배준우는 홀로 사무실에 있었다.막 담배 한 개비에 불을 붙인 그는 갑자기 들어온 사람이 이미월이라는 사실에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녀를 내쫓기 위해 차가운 표정으로 인터폰을 누르려는 그때, 이미월이 다급히 다가와 그의 손을 막았다.“내가 일방적으로 들어왔어. 다른 사람과는 상관없는 일이야.”이미월은 부드럽지만 서러운 표정으로 말했다.배준우는 그녀를 차갑게 노려보았다.“이거 놔.”배준우의 더없이 차가운 말투에 그녀는 심장이 떨려왔지만 숨을 크게 들이쉬며 말했다.“내 얼굴 보는 게 그렇게 싫어?”이미월은 울먹이더니 눈시울을 붉혔다.배준우에 대한 지난 몇 년간의 그리움을 떠올리니...... 그녀는 그가 서럽기도 하면서 원망스럽기도 했다.배준우는 아무 말 없이 손을 뺐다.인터폰에서 손을 떼는 순간까지도 그의 눈빛에는 혐오로 가득했다.하지만 배준우도 더는 그녀를 쫓아내지 않았고 이미월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동영그룹의 모든 사람이 다 지켜보고 있는데 그중에는 량천옥의 사람도 적지 않았다.만약 이대로 쫓아낸다면 량천옥이 또 쉴 새 없이 입을 나불거릴 것이다.“나 원망하는 거 알아. 하지만...... 나 너 많이 보고 싶었어.”이미월은 숨을 깊이 들이쉬며 애처로운 마음을 표현했다.하지만 애절한 그녀의 고백에도 배준우의 차가운 얼굴은 전혀 녹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더 날카롭게 이미월을 노려보았다.그 눈빛에는 경고가 들어있었다.이미월은 저도 몰래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준우야.”“그 말 하려고 들어왔어? 그런 거라면 당장 나가!”배준우가 차갑게 경고했다.지금 배준우는 이미월의 감정이 전혀 궁금하지 않았고 관심조차 없었다.무뚝뚝한 배준우의 태도에 이미월은 숨이 막히고 가슴이 아팠다.그녀는 배준우가 이렇게까지 매정해질 줄은 생각도 못 했다.그는 다 잊은 걸까?지나간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린 걸까?이미월은 뭔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배준우의 쌀쌀맞은 태도에 더는 말을 이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그녀는 애써 하고 싶은
같은 시각 비서실.이미월이 들어간지 5분쯤이 지난 뒤, 정유비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배준우가 그녀를 쫓아내지 않았다는 것만 해도 아주 나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이미월에게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그녀에게도 불똥이 튈 일은 없다.배준우와 이미월의 재결합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 정유비는 고은영에게 득의양양한 눈빛을 보냈다.하지만 고은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곧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고은영은 배씨 저택으로 가야 한다. 그녀는 어떤 핑계를 대고 병원으로 빠져나갈지 이미 다 생각한 상태이다.사무실에서.분위기는 정유비가 생각한 것처럼 좋지가 않았다.배준우가 아무 말도 없자 이미월은 그가 단단히 화가 났다고 생각해 이때다 싶어 불난 집에 부채질하기 시작했다.“보기에는 엉성해 보이지만 알고 보니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고 너와 결혼했던 거야.”다른 남자......이미월은 이 네 글자를 강조하여 말했고 그 말은 배준우의 정곡을 찔러댔다.배준우는 여전히 차가운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고은영에게 그런 배짱이 있다고 생각해?”“진짜 임신했다니까. 안지영과 대화하는 거 다 들었어. 내일 낙태 수술 받기로 예약까지 해놓은 상태라고. 그러고 몸조리 하기 위해서 너와 한바탕 다툴 기회를 찾겠다고 했어.”......“준우야. 다른 말은 다 안 믿어도 돼. 하지만 이거 진짜 사실이야!”이미월은 당장 하늘에 맹세할 기세였다.그녀는 배준우가 자기의 말을 믿어주길 간절히 기도했다.배준우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녀를 쏘아보았다.“뭐라고?”“진짜 임신했다고!”“안지영과 뭘 얘기했다고?”“낙태 수술 상의했다고. 그러고 널 계속 속이려고 했다니까. 너 지금 그 여자한테 완전 속고 있는 거야.”이미월이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그녀는 배준우가 당장이라도 고은영을 데리고 병원에 가서 확인하길 바랐다. 그렇게 되면 고은영은 완전히 아웃이다.그녀는 각종 수단으로 두 사람을 떼어놓으려고 노력해왔지만 여태 계획은 늘 물거품으로 돌아갔다.그
순간 이미월은 넋이 나간 듯 배준우를 바라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그게 무슨 말이야?”‘다른 남자의 아이가 아니라고? 만약 다른 남자의 아이가 아니라면 왜 낙태하려고 했던 거지? 말도 안 되잖아. 다른 남자의 아이니까 몰래 낙태하려던 거 아니었나?’하지만 배준우의 표정을 보아하니..이미월은 숨이 막혀왔다.“너 원래 이렇게 증거도 없이 사람 함부로 모함하는 여자였어?”배준우는 혐오스러운 말투로 말했고, 이미월은 당황해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그러니까 그 아이가 설마......”이미월은 말을 이어갈 수 없었고 그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배준우를 쳐다보았다.그녀는 고은영의 배 속의 아이가 배준우의 아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그... 그럴 리가! 만약 준우의 아이라면 왜 기뻐하지 못할 망정 낙태하려고 했던 거지? 준우의 아이를 가졌다면 신분을 상승할 수 있는 기회인데? 고은영이 바보라고 그걸 모르겠어?’이미월은 고은영이 배준우를 속였다고 확신했다.“정말 네 아이야?”하지만 배준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 모습에 이미월은 심장이 떨려오더니 안색이 점차 창백해졌다.그녀는 이 사실을 믿기 싫었다.‘만약 정말 준우 아이라면 난 어떡해? 나 이젠 준우와 완전히 끝인 거야? 안돼, 그럴 수 없어!’배준우는 차갑게 웃어 보였다.“내 아이가 아니라면 고은영이 나와 왜 결혼했겠어?”“그렇다면 왜 낙태를 하려고 하는 건데?”이미월은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배준우를 바라봤다. 그녀는 고은영이 배준우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믿기 싫었다.이미월이 여전히 믿지 않으려고 하자 배준우는 점점 더 표정이 굳어졌다.“내 아내가 누구 아이를 가졌는지도 모를 만큼 내가 그 정도로 판단력이 없는 줄 알아?”“임신한거 알고 있었다고?”안지영과 고은영의 대화를 돌이켜보면 배준우는 분명 이 일을 모르는 상태이다.그런데 이게 웬일일까?“그걸 너한테 설명해야 해?”이미월은 할 말을 잃었다.하긴, 배준우는 그녀에게 설명할 이유가 없다
눈물범벅인 이미월이 사무실에서 나오자 아까만 해도 득의양양했던 정유비의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이미월은 고은영을 매섭게 노려보며 콧방귀를 뀌더니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그리고 그 뒤로 정유비가 다급히 따라갔다.고은영은 그녀의 눈빛에 어리둥절해졌다. 하긴 고은영은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물건을 정리하며 배준우에게 어떻게 전화를 걸까 고민 중이던 그때, 고은영의 인터폰이 울렸다.“네, 대표님.”업무를 보고 있던 한희와 진청아는 배준우가 직접 고은영에게 연락하는 모습에 정유비는 확실히 대리 근무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들어와!”배준우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네, 바로 들어갈게요.”고은영은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내려놓고 바로 배준우의 사무실로 향했다.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고은영은 왠지 모를 한기가 느껴졌다.이번 겨울은 점점 더 추워지고 있다.배준우는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누르며 말했다.“창문 좀 열어.”고은영은 의아했다.배준우는 늘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웠는데, 왜 하필 오늘 담배 냄새에 민감한 걸까?왠지 모를 위협감을 느낀 고은영은 감히 아무 말도 못 하고 다급히 창문을 열었다.창문이 완전히 열리자 사무실의 담배 냄새는 서서히 사라졌다.고은영은 조마조마하게 배준우에게 다가갔다.“대표님, 이제 퇴근 시간이에요.”배준우가 물었다.“이미월은 왜 함부로 들어왔지?”......‘이건 또 무슨 말이래?’배준우의 말대로 고은영은 이미월에게 경고의 전화를 걸었었다. 하지만 이미월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찾아왔다.역시 옛사랑은 제멋대로 굴 자본이 있나 보다.“그건...... 이미월 씨는 대표님 세상에 함부로 드나들어도 괜찮은거 아니었나요?”고은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지만 배준우는 똑똑히 들었다.“뭐라고?”“내가 틀린 말 했어요?”배준우는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았다.“넌 막을 줄도 몰라?”“업무를 정유비 씨에게 나눠줬으니 그건 정유비 씨 일 아닌가요?”
그녀의 멍한 모습에 배준우는 더욱 화가 났다.하지만 그녀가 임신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쩌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이렇게 멍청해진 건 임신과 관련이 있을 것이기에 배준우도 더는 화를 내지 않았다.“저택에 가야지?”“네, 준비했어요.”“가자.”“......”‘가, 가자고?’“같이 가시게요?”고은영은 뒤통수가 서늘해졌다.배준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문제 있어?”‘네! 문제 있어요!’고은영은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안지영은 이미 의사와 시간을 정한 상태이기에 만약 배준우가 함께 간다면 그녀는 절대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후의 건강검진은.....고은영은 당장이라도 머리를 박고 이 매정한 세상과 작별하고 싶었다.“문제, 문제없어요!”배준우의 날카로운 눈빛에 그녀는 감히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배준우는 이미 자리에서 일어났다.“출발해!”고은영은 얼른 그의 발걸음을 따랐다.배준우는 분명 그녀에게 혼자 가라고 했었다.그런데 왜 갑자기 함께 나선 걸까?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고은영의 마음은 더욱 긴장되었다.배씨 저택으로 향하는 길.안지영에게서 메시지가 왔다.“어떻게 됐어? 출발했어? 여긴 준비 다 끝났어.”고은영이 바로 답장했다.“나 대표님이랑 같이 있어.”간단한 한마디에 안지영은 삽시에 조용해졌다.병원에서 기다리고 있던 안지영은 고은영이 지금 배준우와 함께 있다는 말에 머리가 지끈거렸다.‘대표님은 왜 하필 이 시점에 이렇게 얄밉게 구는 거지? 은영이와 함께 있다면......! 그렇다면 건강검진은 피할 수 없다는 말인가?’안지영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그녀는 지금 자기가 마주하고 있는 것이 도대체 어떤 수라장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안지영은 당장 고은영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요해하고 싶었지만 옆에는 배준우가 떡하니 있으니 그럴 수도 없었다.그리고 메시지도 당연히 계속 보낼 수 없었다.“아, 진짜 미쳐버리겠네!”안지영은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이게 대체 무슨 일
”아닙니다. 제가 또 말씀드려야 할 부분이 있습니까?” 안지영은 무너지는 가슴을 겨우 참으면서 얘기했다. 그녀는 인내심 있게 태웅에게 얘기했다!태웅, “커피숍에서 기다릴게.”“네?”“회사 로비에 있는 커피숍, 당신이 오전에 고은영을 만났던 그 자리에서!”안지영 “……”그 얘기를 들은 그녀는 숨이 멎는 것만 같았다.어떻게 된 일이지? 그가 어떻게 오전에 고은영을 만난 사실을 알고 있지? 고은영이 알려드린 걸 가? 그럴 리가, 고은영은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고, 분명 둘의 관계를 숨기고 있었을 것이다.섣불리 태웅과 배준우에게 둘의 관계를 얘기하지 않았을 것이다.과연, 두 사람은 오랫동안 사귀더니, 가끔은 서로 호흡이 잘 맞는 부분도 있었다.“삼십 분 주지!”안지영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자, 태웅의 말투는 더욱 강해졌다.안지영 “……”지금 정말로 울고 싶다!그녀가 뭐라고 얘기하기 전에 상대방은 전화를 끊었다.동영그룹에서 근무하는 그녀는 이미 미칠 지경인지라, 방법을 찾아 안지섭을 설득해 퇴사할 계획이었다.하지만 아직 조용하게 지낸 지 이틀도 되지 않았는데 그만 태웅에게 찍히고 말았다.그렇다면 이번 생에는 고은영을 위해, 정녕 벗어날 수 없단 말인가!생각할수록 안지영은 바보 고은영을 가엽게 여기던 것이 후회되었다. 그때 산골에서 온 그녀가 옷도 허술하게 입고, 잘 먹지도 못하는 것 같아, 안씨 집안 아가씨인 그녀가 고은영에게 잘해 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녀가 바보에게 당하고 말았다.안지영은 의사인 친구와의 약속을 다음날로 미룬 뒤, 서둘러 동영그룹 로비에 있는 커피숍으로 향했다.가는 내내, 그녀는 무척이나 초조해했다.오늘 오후 고은영이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 뿐이었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고은영의 걱정을 하고 있었다. 진짜로 끝이 없었다.동영 그룹 로비에 도착했다.커피숍에 들어가려던 찰나 문 앞에서 그녀는 정유비를 만났다.정유비는 정씨 가문의 금지옥엽이고, 그녀의 아버지는 재
알고 보니 그녀와 이미월은 친한 친구였다.다만 정유비의 최근 몇 년간 배준우에 접근하는 행동을 보면, 단지 이미월을 단순한 문제로만 보이지는 않았다.우정, 한 쌍의 겉치레만 하는 친구?그렇다면 이미월은 그녀에게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는가?여기까지 생각한 안지영은 비꼬면서 얘기했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당신……” 정유비는 가슴이 철렁했다!안지영의 말속에 말이 있는 것을 눈치챈 그녀는 얼굴빛이 하얗게 질렸다.고은영의 문제로 정유비는 안지영을 몇 마디 비꼬아 줄 생각이었지만, 지금 안지영의 모습을 보니, 누가 감히 그녀를 비꼴 수 있겠는가?정유비가 고작 안지영의 몇 마디에 화가 나서 말문이 막힌 모습을 본 그녀는 차가운 웃음을 날린 후 커피숍 안으로 들어갔다.고은영, 이 멍충이에게 이 여자를 주의하라고 상기시킬 필요가 있을 것 같다.태웅은 커피숍에서 안지영을 한참 기다렸다.그녀가 평소 좋아하는 커피를 주문했다.태웅을 대면했을 땐, 안지영의 몸엔 아까 정유비를 대했던 그 패기는 이미 사라졌다.“실장님, 무슨 일이시죠?”입을 여는 순간, 안지영의 마음에는 켕기는 부분이 있었다.역시, 사람은 양심에 거리끼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하지만 지금은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태웅은 아이패드를 안지영에게 건네주었다.안지영. “이……이건 뭐예요?”태웅이가 건네주는 패드를 본 안지영은 좋은 내용이 아닐 것을 직감하고, 감히 손을 내밀어 받지 못하고 있었다.태웅은 차가운 눈빛으로 물었다. “안 봐?”그녀가 감히 볼 수가 있을까?이것을 본 그녀는 마음이 더 켕겼다. 단지 태웅이 자신을 보내줬으면 하는 바람뿐이였다. “이건, 도대체 뭡니까?” 안지영은 여전히 아이패드를 받으려고 하지 않고 버텼다. 죽이든, 살리든, 제발 태웅이 빨리 결단을 내려줬으면 좋겠다.비록 요 며칠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 태웅을 만나지 않았지만, 사실 안지영은 두려워하고 있었다.태웅 “남성의 훼손 된 영상, 그리고 지하 주차장의 훼손 된 영상의 감정보고서.”안지영 “
그가 이런 질문을 할 때면, 그의 마음속엔 이미 정답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뜻한다.그걸 아는 안지영의 등에는 이미 식은땀이 났고, 이마에도 송골송골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늘 대범했던 그녀이지만, 이 시각 그녀는 떨림을 숨길 수가 없었다.“당신 혼자 얘기할 거야? 아니면 내가 대신 얘기해 줄까?안지영이 입을 열지 않자, 태웅의 말투는 더욱 살벌해졌다.안지영은 마음속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노력해도,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망했다. 철저히 망했다!그녀와 고은영의 일은 역시나 더 이상 감출 수가 없었다.한참 오랫동안!안지영은 점점 더 오싹해졌고, 반면에 태웅은 아주 인내심 있게, 침묵을 지키며 그녀를 보고 있었다.다만 이처럼 차가운 눈빛은 안지영을 몸 둘 바를 모르게 했다.결국 그녀는 머리를 숙였다.“대표님께서는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실 예정인가요?” 그녀는 태웅의 질문에 직접적으로 대답하지 않았다.이 일에 대한 최후를 그녀는 먼저 물었다.최근 그녀와 고은영은 늘 이 일에 대해 걱정했었다. 하지만……결국 올 것이 왔다!더 이상 속일 수도 없었다!오늘 그녀가 여기서 걸어 나가면, 모든 것이 밝혀졌다는 증거임을 안지영은 알고 있었다.사실 이젠 그녀가 얘기하든 안 하든,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태웅이 어떤 사람인가?이 정도로 꿰뚫고 있다는 건, 그의 마음속에 이미 답이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태웅은 그녀가 이런 대답을 하는 것을 보자, 입가의 미소는 더욱 짙어졌다. “그는 자신을 속이는 것을 제일 싫어해!”이 말은 사실이다.안지영과 고은영이도 이 사실을 알기에, 초반부터 둘은 간이 콩알만 해졌다!이 일에 대해 승인 할 수가 없었다.안지영은 머리 숙여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러면 안씨 집안은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어요.”그녀는 진짜로 당황했다!만약 태웅이 그녀에게 증거를 보여주려고 그녀를 찾았다는 것을 알았다면,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준비하라고 했을 텐데……!하지만 어떤 준비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