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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눈물범벅인 이미월이 사무실에서 나오자 아까만 해도 득의양양했던 정유비의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이미월은 고은영을 매섭게 노려보며 콧방귀를 뀌더니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 뒤로 정유비가 다급히 따라갔다.

고은영은 그녀의 눈빛에 어리둥절해졌다. 하긴 고은영은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물건을 정리하며 배준우에게 어떻게 전화를 걸까 고민 중이던 그때, 고은영의 인터폰이 울렸다.

“네, 대표님.”

업무를 보고 있던 한희와 진청아는 배준우가 직접 고은영에게 연락하는 모습에 정유비는 확실히 대리 근무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들어와!”

배준우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바로 들어갈게요.”

고은영은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내려놓고 바로 배준우의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고은영은 왠지 모를 한기가 느껴졌다.

이번 겨울은 점점 더 추워지고 있다.

배준우는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누르며 말했다.

“창문 좀 열어.”

고은영은 의아했다.

배준우는 늘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웠는데, 왜 하필 오늘 담배 냄새에 민감한 걸까?

왠지 모를 위협감을 느낀 고은영은 감히 아무 말도 못 하고 다급히 창문을 열었다.

창문이 완전히 열리자 사무실의 담배 냄새는 서서히 사라졌다.

고은영은 조마조마하게 배준우에게 다가갔다.

“대표님, 이제 퇴근 시간이에요.”

배준우가 물었다.

“이미월은 왜 함부로 들어왔지?”

......

‘이건 또 무슨 말이래?’

배준우의 말대로 고은영은 이미월에게 경고의 전화를 걸었었다. 하지만 이미월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찾아왔다.

역시 옛사랑은 제멋대로 굴 자본이 있나 보다.

“그건...... 이미월 씨는 대표님 세상에 함부로 드나들어도 괜찮은거 아니었나요?”

고은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지만 배준우는 똑똑히 들었다.

“뭐라고?”

“내가 틀린 말 했어요?”

배준우는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았다.

“넌 막을 줄도 몰라?”

“업무를 정유비 씨에게 나눠줬으니 그건 정유비 씨 일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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