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991 - 챕터 1000

1202 챕터

제991화

고은영은 병원에서 동영 그룹으로 돌아왔을 때 진정훈과 진윤이 배준우의 사무실에서 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온몸이 얼어붙었다.진윤도 고은영을 바라보았고 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다. 고은영은 진윤과 눈을 마주치자마자 서둘러 시선을 피했다.고은영은 이제 진씨 가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다.배준우는 고은영에게 진씨 가문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녀는 진씨 가문의 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진정훈과 진윤이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고은영은 고개를 숙인 채 작은 손을 움켜쥐었다.진정훈이 무의식적으로 고은영에게 뭔가를 말하려고 앞으로 다가갔지만 진윤이 먼저 입을 열었다.“진정훈 먼저 주차장으로 가서 기다려.”진정훈은 내키지 않았지만 진윤이 고은영에게 할 말이 있는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바로 자리를 떠났다.비서실의 사람들은 감히 고은영과 진윤을 쳐다보지 못하고서는 각자 일에 집중하는 척하며 고개를 숙였다.그러나 모두 귀를 쫑긋 세웠다.진윤은 고개를 숙이고 있는 고은영을 바라보았다.고은영은 키가 컸고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생명력이 강한 풀처럼 강인하게 잘 자란 모습에 진윤은 아주 감격스러웠다.그러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죄책감이 차올라 어렵게 입을 열었다.“휴게실로 갈까?”진윤은 친여동생이라는 소녀와 어떻게 지내야 할지 전혀 몰랐다.특히 고은영이 아주 불편해 보이는 상황에서 진윤도 어떻게 달래야 할지 몰랐다.그동안 오랜 세월 진정훈은 진유경을 친여동생처럼 아끼고 챙겼지만 진윤은 그러지 않았다.그래서 진윤은 오빠와 여동생이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하지만 진윤은 지금 진씨 가문의 상황을 고은영에게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네라고 대답하자 진윤은 몸을 돌렸고 고은영도 그의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휴게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그러나 진윤은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고 그저 계속 담배만 피웠다.고은영 역시 아무 말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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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화

그러나 진윤이 손을 뻗은 순간 고은영이 고개를 들었고 진윤의 손은 공중에서 그대로 굳어버렸다.결국 진윤은 한숨을 쉬더니 손을 거두며 말했다.“이번 주말에 준우와 함께 완도로 와. 네 새언니가 요리를 잘해. 완도가 앞으로 네 친정이 될 거야.”고은영은 진윤의 말을 듣고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진윤이 말한 친정은 진씨 가문이 아니라 완도였다. 그곳은 진윤이 오랜 세월 생활한 곳이었다.고은영은 이미 인터넷을 통해 진씨 가문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알고 있었다. 진유경이 진성택 첫사랑의 딸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거기에 진씨 가문에서 진유경의 위치와 진윤과 진정훈이 왜 진유경을 진씨 가문에서 쫓아내려 하는지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진씨 가문에는 여전히 진유경을 아끼는 사람이 있었다.이에 고은영은 친딸이라는 이유로 아주 난처한 상황에 부딪혔다.방금 진윤이 말한 것처럼 진윤은 고은영을 계속 찾아다녔고 어머니도 고은영을 만나고 싶어 했다는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진윤이 진씨 가문의 다른 사람을 언급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이 전부 사실이라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고은영이 멍하니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진윤은 다시 한숨을 쉬며 말했다.“미안해. 우리 가문이 널 실망하게 했지.”“아니에요. 그렇지 않아요.”고은영은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처음부터 기대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지금 모든 사람이 그녀를 진씨 가문의 딸이라며 말하고 있지만 고은영의 마음속에는 혼란만 있을 뿐 그 외에 큰 감정은 없었다.그리고 진씨 가문의 일이 어제 드러났지만 지금 진정훈과 진윤이 자주 동영 그룹을 다녀간 외에 진씨 가문의 다른 사람은 거의 찾아오지 않았다.이에 고은영은 이미 진씨 가문에서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략 알 수 있었다.진윤은 고은영의 담담한 모습을 보며 다시 한숨을 쉬었다.“미안해. 진씨 가문이 지금 좀 복잡해.”“전 괜찮아요.”고은영은 계속 고개를 저었다.진윤이 말했다.“진성택이 널 찾아올 거야. 네 결정에 달렸겠지만 나와 네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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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3화

그러나 고은영은 진윤에게 말할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지금 상황에 너무 복잡했기 때문이다.고은영은 사태가 더 혼란스러워지는 걸 원치 않았다.고은영이 말하지 않자 진윤도 강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진윤은 자기 여동생이 다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두 사람은 잠시 더 얘기를 나눈 뒤 진윤은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고은영이 사무실로 들어왔을 때 배준우는 막 전화를 끝낸 참이었다. 배준우는 고은영이 얼굴에 상처를 입은 채 돌아오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얼굴이 왜 그래?”고은영은 힘없이 문을 닫고서는 소파로 걸어가 그대로 몸을 던졌다.돌아오는 길에 고은영은 이미 심한 피로를 느끼고 있었다.게다가 방금 진윤과 마주한 뒤로 머릿속이 더욱 엉망진창으로 복잡해져 답답했다.배준우는 고은영의 앞으로 다가와 그녀의 몸을 돌렸다.그러자 배준우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방금 긁힌 것 같은 상처였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병원에서 량천옥을 만났는데 싸웠어요.”“뭐라고?”배준우는 살짝 놀랐다.고은영은 벌떡 일어나더니 앙칼지게 말했다.“그 여자 정말 너무해요. 언니 주치의를 매수해서 언니를 죽이려고 했어요.”이 말을 꺼내자 고은영은 다시 화가 치밀었다.그 후 고은영은 병원에서 한참 동안 상황을 정리한 뒤 지금 이 순간 고은영의 옆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믿을 만한 사람들인지 확인했다.배준우가 말했다.“지금 당장 주치의 다른 사람으로 바꿔줄게.”“아니에요. 그 의사는 애초에 돈을 받을 생각도 없었어요.”그 덕분에 고은영은 조금 마음이 편했다.그렇지 않았다면 고은영은 정말 자신이 살아온 인생과 심지어 이 세상을 의심하게 됐을 것이다.배준우는 얼굴이 잔뜩 어두워진 채 말했다.“그럼 어떻게 싸우게 된 거야?”고은영이 말했다.“내가 먼저 때렸어요.”배준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허. 이제는 먼저 때린 것도 아주 당당하게 말하네. 고은영 이 계집애가 정말.’고은영은 정말 화가 났다.“준우 씨는 그 여자가 얼마나 미쳤는지 모를 거예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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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4화

“너와 량천옥이 싸울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어?”“그때 의사 선생님 사무실에 있었어요. 우리 쪽 사람들은 전부 언니 병실 앞에 있었고요.”의사 사무실은 고은지의 병실과 꽤 멀리 떨어져 있었다.그 안에서 싸움이 벌어졌다면 그들이 어떻게 알 수 있을까?“의사 선생님이 그때 우리를 떼어놨어요.”“그리고는?”“그리고 내가 량천옥의 2억을 가져왔고 지금 내 차 트렁크에 있어요.”“네가 량천옥의 2억을 갖고 왔다고? 그건 또 어떻게 된 일이야?”베준우는 정말 머리가 아팠다.지금도 상황이 복잡한데 왜 하나같이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걸까.고은영이 대답했다.“량천옥이 의사를 매수하려고 했던 2억이에요. 내가 량천옥을 쫓아내고 돈을 갖고 왔어요.”이렇게 맞고도 2억을 가져왔다니 따지고 보면 손해는 아니었다.그러나 배준우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이 욕심쟁이야.”고은영이 말했다.“난 그 돈을 탐낸 게 아니에요.”배준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걱정하지 마요. 내가 맞고만 있었던 건 아니니까. 윽 아파.”“뭐 맞고만 있지 않았다고?”배준우는 차가운 비웃음을 날렸다.‘이 계집애가 정말 간이 얼마나 큰 거야?’고은영이 하소연하는 것을 들으면서 배준우는 량천옥과 어떻게 싸우게 된 건지 대충 알 수 있었다.원래 고은지는 고은영에게 아무 중요한 존재였다. 량천옥이 주치의를 매수해 고은지를 죽이려 한 걸 알았을 때 고은영은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잘못을 따진다면 고은영은 아무런 잘못도 없었다.그러나 고은영은 너무 충동적이었다. 그때 자기 사람들이 옆에 없었는데도 고은영은 용감하게 뛰어들었다.지금 량천옥은 미친 상태라 몸에 흉기를 갖고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미친 여자와 싸우다니.고은영이 말했다.“나도 량천옥을 많이 할퀴었어요.”배준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 여자들을 뭐라고 해야 해?’량천옥은 전에 고은영에게 세상의 좋은 건 뭐든지 주고 싶다고 했었다.그런데 이제는 고은영과 싸우면서 미친 짓을 버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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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5화

진정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걱정하지 마. 나도 알고 있어.”진성택은 박경숙의 아이인 진유경을 수년 동안 키워왔고 얼마나 애지중지 진유경을 아끼는지 모두가 알고 있었다.만약 진성택이 어리석은 일을 저질렀다고 평가한다면 그때 이미 어리석은 결정을 한 것이다.지금 또다시 어리석은 일을 저지른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진윤은 비록 진씨 그룹을 탐내지 않았지만 이 회사의 대부분은 어머니가 남긴 것이다.진성택이 그것을 진유경에게 주려고 한다면 진윤은 허락할 수 없었다.게다가 사건이 폭로된 후 김영희가 보인 태도도 이미 모든 것을 설명해 주고 있었다.진정훈의 핸드폰이 윙윙 울렸다.진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진성택이야?”진정훈은 짧게 응이라고 대답한 뒤 전화를 받지 않고 바로 끊어버렸다.진윤이 말했다.“주말에 와서 밥 먹어. 네 형수 요리 솜씨가 아주 좋아.”“뭐라고?”진정훈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멍해졌다. 그는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한 눈빛으로 진윤을 바라보았다.형수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진정훈은 기분이 묘했다.솔직히 말해서 진정훈은 윤설을 형수로서 그리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비록 지금은 강성에 아무 소문도 없었지만 그건 표면적인 것이고 뒤에서 무슨 말을 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늘 침착하고 냉정하던 진윤이 사랑 문제에서 이런 선택을 할 줄은 몰랐다.진윤이 말했다.“배준우도 고은영을 데리고 올 거야.”고은영이 온다는 말을 듣자마자 진정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알겠어.”여동생이 온다면 진정훈은 당연히 갈 것이다.고은영을 떠올리니 진정훈은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형 이제 모든 게 밝혀졌는데 이쯤에서 여동생한테 뭘 좀 줘야 하지 않을까?”진정훈은 이 말을 꺼내며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다.그는 그저 이런 방식으로 진유경을 진씨 가문에서 쫓아내고 고은영을 떳떳하게 집으로 돌아오게 하고 싶었다.그러나 진윤의 생각은 진정훈과 조금 달랐다.진윤이 원하는 것은 오직 여동생뿐이었다. 고은영이 진씨 가문으로 돌아오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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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6화

진정훈은 진성택이 회사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얼굴이 어두워졌다.진성택이 직접 회사에 찾아올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분노를 억누르며 사무실에 들어가니 진성택이 소파에 앉아 있었다.안경을 쓴 진성택의 모습은 육안으로도 보일 만큼 지쳐 보였지만 진정훈은 이제 그런 진성택을 보고도 전혀 연민을 느끼지 않았다.앞으로 다가간 진정훈은 진성택의 맞은편에 앉았다.진성택은 진정훈을 보자마자 분노의 눈빛이 일렁였다.“이제야 돌아오는 거니? 네가 이 회사를 포기한 줄 알았는데.”“포기할지 말지는 이제 제 마음이에요. 어차피 이 회사는 이미 제 것이니까요.”진정훈은 무심하게 말했다.그의 말에는 보이지 않는 경고와 강경한 태도가 담겨 있었다.진정훈은 진성택의 마음에서 진유경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알고 있었기에 지금은 더 이상 그를 화나게 하지 말라는 경고를 진성택에게 날렸다.그러나 이미 진정훈을 완전히 실망하게 한 진씨 가문은 이 순간에도 더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진성택은 고은영에 대한 얘기를 바로 꺼내지 않고 입을 열자마자 진유경에 관한 얘기를 꺼냈다.“나와 네 할머니는 유경이를 타운 하우스에 보내기로 했다.”타운 하우스는 진성택이 소유한 별장으로 강성에서 부유층이 사는 유명한 곳이었다.진씨 가문을 떠나 타운 하우스로 이사한다는 것은 여전히 진유경을 진씨 가문의 보호 아래 두겠다는 뜻이었다.진정훈은 비웃음을 날리더니 말없이 진성택을 바라보며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분명 진성택이 이것을 조건으로 다른 뭔가를 요구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걸 진정훈은 알고 있었다.역시나 진정훈의 예상이 맞았다.다음 순간 진성택이 입을 열었다.“회사의 지분 1퍼센트를 유경이에게 주려고 해.”진정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표정이 날카롭게 굳었다.진성택은 진정훈의 경고를 완전히 무시했다. 진정훈은 진성택이 어떻게 지분 1퍼센트를 얘기할 용기가 있는지 궁금했다.진정훈이 대답하기도 전에 진성택은 이어서 말했다.“앞으로 유경이는 다시 진씨 가문으로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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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화

진성택은 기억하지 못했다.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진성택이 유일하게 기억하는 것은 중심 거리에 있는 30개의 가게를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그러나 두 채의 별장과 한 채의 아파트도 잃어버린 아이를 위해 남겨놨자는 사실은 완전히 잊고 있었다.진성택은 죄책감이 들어 눈을 감으며 말했다.“미안하다. 요즘 내가 병 때문에 제 정신을 차리지 못해서 그래.”이는 진성택의 병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전에는 모든 걸 기억했지만 요즘은 많은 기억들이 흐릿해졌다.하지만 진성택의 미안하다는 말과 병 때문에 그렇다는 말은 진정훈의 태도를 전혀 누그러뜨리지 못했다.오히려 진정훈운 진성택을 더욱 비웃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정말 정신이 없으신가 봐요. 아까 타운 하우스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어떻게 다른 곳이 있다는 걸 기억하셨어요? 펜트 팰리스는요? 내셔널 타운은요?”그렇게 많은 재산 중에 왜 하필 어머니가 여동생에게 남긴 것을 굳이 진유경에게 주려는 것일까?이 순간 진정훈은 진성택에 대한 실망을 넘어 관계를 끊고 싶을 정도였다.진성택은 다급하게 말했다.“안 줘. 다 안 줄 거야.”잃어버린 아이를 위해 남겨진 것들이니 다 주지 않겠다는 것이었다.하지만 그 말에도 진정훈의 마음은 전혀 풀리지 않았다.진정훈은 물 한 모금 마신 뒤 말했다.“첫째 제가 말한 진유경을 진씨 가문에서 쫓아내겠다는 말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시길 바라요. 둘째 회사의 지분은 꿈도 꾸지 마세요. 진유경이 거지처럼 떠돌아다니는 한이 있어도 우리 진씨 가문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어요.”이번에 진정훈은 진유경에게 완전히 냉정해졌다.진성택은 그 말을 듣고 몸을 떨며 말했다.“그래도 넌 유경이를 오랫동안 여동생으로 대해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무정할 수 있는 거야?”“아버지의 역겨움이 절 이렇게 무정하게 만들었어요.”진정훈이 정말로 냉정해진 이유는 단지 진유경이 유전자 검사 보고서를 조작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더 중요한 것은 진유경이 박경숙의 딸이라는 사실이다. 이 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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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8화

“네.”김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정훈이 김현지에 관해 묻자 김현성은 자기도 모르게 눈꺼풀이 떨렸다.이어서 진정훈이 말했다.“여자아이는 그래도 자립해야 해. 너무 응석을 받아주지 마.”진정훈은 고은영을 생각하며 말했다.고은영은 배준우라는 변태 밑에서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그 변태를 성공적으로 사로잡기까지 했다.맞다. 진정훈의 눈에 매부는 완전히 변태였다.진정훈은 지금 젊은 나이에 늙은이처럼 굴고 있었다.최근에 진정훈은 고은영이 배준우와 함께 있었던 일에 대해 많이 알아보았다. 배준우가 예전에 고은영을 자주 괴롭히고 겁을 주어 많이 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진정훈은 화가 치밀었다.그런데도 두 사람은 지금 결혼까지 했다.결혼하지 않았더라면 배준우는 절대 진정훈의 매부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김현성은 진정훈의 말을 듣고 온몸이 굳어버렸다.“여자아이들은 그래도 많이 아껴줘야 해요. 그래야 나쁜 남자에게 속지 않거든요.”“그 말도 맞아.”김현성의 말을 들은 진정훈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순간 진정훈은 고은영에 대해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아팠다. 어린 시절 너무 힘든 환경에서 자랐는데 성인이 되어서는 또 배준우의 옆에서 지내고 있었다.고은영은 다른 남자를 만나본 적이 없으니 배준우에게 쉽게 마음이 휘둘렸고 진정한 좋은 남자가 어떤 건지 몰랐다.살짝만 달래줘도 고은영은 속아 넘어갔다. 더 화나는 건 심지어 아이까지 낳았다는 것이다.진정훈이 왜 김현지를 언급했는지 김현성에게 생각할 틈도 주지 않고 진정훈은 계속 이어서 말했다.“김현지한테 시간 되면 날 찾아오라고 해.”이 말에 김현성은 눈꺼풀이 다시 한번 떨렸다.다음 순간 진정훈은 다시 말했다.“아니 오게 하지 말고 여자가 좋아할 만한 물건 목록을 적어서 나한테 보내라고 해.”‘여자들이 좋아하는 목록? 그러니까 자기 여동생한테 선물을 사주고 싶었던 거야?’맞다. 진정훈은 지금 고은영에게 모든 것을 다 사주고 싶었지만 뭘 사줘야 할지 몰랐다.비록 전에 진정훈은 진유경에게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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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9화

배준우와 고은영은 사실 진성택을 알아봤지만 그가 들고 있는 핸드폰의 음향이 너무 커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가 다 들렸다.그 목소리는 배준우와 고은영에게 너무 익숙한 바로 진유경의 목소리였다.진성택이 이런 순간에 왜 동영 그룹에 나타났는지 말할 필요도 없이 아마 고은영을 만나러 왔을 것이다.하지만 입양한 딸의 전화를 받고서는 고은영을 두고 떠나려고 했다.차 안에서 배준우는 고은영의 손을 부드럽게 잡으며 물었다.“지금 기분은 어때?”“뭐가 어때요?”고은영은 어이가 없어 눈썹을 추켜세웠지만 배준우가 자기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는 건 그대로 내버려뒀고 손을 뺄 생각조차 없는 것 같았다.배준우가 말했다.“방금 진성택이 진유경의 전화를 받고 떠났잖아.”‘입양한 딸을 위해 친딸과 만날 기회를 포기한 걸까?’그리고 어제부터 기사가 보도되었음에도 진씨 가문의 사람들은 고은영의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이렇게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는데도 지금 진성택이 이런 태도를 보이니 배준우와 고은영의 마음도 차가워지는 건 당연했다.지금 강성의 사람들은 대부분 고은영을 불쌍하게 여기고 있었다.입양한 딸이 고은영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고은영이 원래 속해야 할 집에도 지금 돌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고은영은 진성택을 떠올리니 방금 보였던 그의 외로운 뒷모습이 스쳐 지나갔다.고은영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난 진씨 가문에 대해 량천옥과 똑같은 감정이에요.”지금 모든 소식은 그녀에게 너무 갑작스러웠다.진씨 가문도 량천옥도 그녀에게 가족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러니 그들 곁으로 돌아가야 할 필요를 고은영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하지만 량천옥이든 진씨 가문이든 고은영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로 모두 고통스러워하는 것 같았다.특히 량천옥은 오랜 시간 동안 마음속으로 많이 고통스러워했다.배준우는 그 말을 듣고 눈썹을 추켜세우며 말했다.“똑같아?”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똑같아요. 아무 기대도 없어요.”고은영은 량천옥이 자기 엄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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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0화

배준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고은영의 말에서 그녀가 진씨 가문의 사람이라는 걸 믿지 않는 걸 알 수 있었다.그럴 만도 한 것이 량천옥이 그렇게 소란을 피웠으니 고은영은 다른 무언가를 믿을 용기가 없었다.“그럼 나와 량천옥의 유전자 검사는 정말 일치한 거예요?”“응 일치해.”배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이 말을 들은 고은영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는 걸 정말 믿을 수 없었다.고은영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란완리조트에 돌아왔을 때 두 사람은 예상도 하지 못한 유청 배지영과 마주쳤다.라 집사는 유청과 배지영이 강제로 아이를 데려가려 할까 봐 아이를 보여주지도 못했다.이제 배준우와 고은영이 돌아왔으니 유청은 차가운 얼굴로 비꼬듯 말했다.“넌 정말 좋은 아들이야. 내가 내 손자도 못 보는 거니?”유청과 배지영은 오후부터 란완리조트에 와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아이를 보지 못했다.배준우와 고은영의 표정도 그리 좋지 않았다.고은영은 하루 동안 많은 일이 있었기에 지금 유청의 말을 들으니 더욱 화가 났다.그래서 유청과 눈을 마주쳤을 때 어떠한 따뜻함도 없었다.고은영의 이런 태도에 유청은 더욱 화가 나서 이를 악물며 말했다.“왜 나를 그렇게 쳐다보는 거니? 왜? 날 잡아먹기라도 하겠다는 거야?”“사모님 잘못 말씀하신 것 같네요.”“뭐?”“손자가 사모님의 손자인지 아닌지는 제가 결정할 문제 아닌가요?”고은영의 말투는 차가웠다.유청이 이런 태도로 나오는데 고은영이 굳이 아들을 보여줄 필요는 없었다.그리고 고은영은 오늘 정말 기분이 좋지 않았다.오늘 하루 동안 너무 낳은 일이 있었는데 이제는 유청의 터무니없는 행동과 과거에 일들까지 떠올라 그녀는 화가 가라앉지 않았다.이 말을 듣고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라 숨을 들이마셨다. 배준우조차도 미간을 찌푸렸다.모두가 고은영을 쳐다보며 그녀가 이어서 무슨 말을 할지 기다렸다.그런데 옆에 있던 배지영은 너무 화가 나서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이 무례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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