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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4화

“너와 량천옥이 싸울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어?”

“그때 의사 선생님 사무실에 있었어요. 우리 쪽 사람들은 전부 언니 병실 앞에 있었고요.”

의사 사무실은 고은지의 병실과 꽤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 안에서 싸움이 벌어졌다면 그들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의사 선생님이 그때 우리를 떼어놨어요.”

“그리고는?”

“그리고 내가 량천옥의 2억을 가져왔고 지금 내 차 트렁크에 있어요.”

“네가 량천옥의 2억을 갖고 왔다고? 그건 또 어떻게 된 일이야?”

베준우는 정말 머리가 아팠다.

지금도 상황이 복잡한데 왜 하나같이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걸까.

고은영이 대답했다.

“량천옥이 의사를 매수하려고 했던 2억이에요. 내가 량천옥을 쫓아내고 돈을 갖고 왔어요.”

이렇게 맞고도 2억을 가져왔다니 따지고 보면 손해는 아니었다.

그러나 배준우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이 욕심쟁이야.”

고은영이 말했다.

“난 그 돈을 탐낸 게 아니에요.”

배준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걱정하지 마요. 내가 맞고만 있었던 건 아니니까. 윽 아파.”

“뭐 맞고만 있지 않았다고?”

배준우는 차가운 비웃음을 날렸다.

‘이 계집애가 정말 간이 얼마나 큰 거야?’

고은영이 하소연하는 것을 들으면서 배준우는 량천옥과 어떻게 싸우게 된 건지 대충 알 수 있었다.

원래 고은지는 고은영에게 아무 중요한 존재였다. 량천옥이 주치의를 매수해 고은지를 죽이려 한 걸 알았을 때 고은영은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잘못을 따진다면 고은영은 아무런 잘못도 없었다.

그러나 고은영은 너무 충동적이었다. 그때 자기 사람들이 옆에 없었는데도 고은영은 용감하게 뛰어들었다.

지금 량천옥은 미친 상태라 몸에 흉기를 갖고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미친 여자와 싸우다니.

고은영이 말했다.

“나도 량천옥을 많이 할퀴었어요.”

배준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여자들을 뭐라고 해야 해?’

량천옥은 전에 고은영에게 세상의 좋은 건 뭐든지 주고 싶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고은영과 싸우면서 미친 짓을 버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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