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97화

진성택은 기억하지 못했다.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진성택이 유일하게 기억하는 것은 중심 거리에 있는 30개의 가게를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두 채의 별장과 한 채의 아파트도 잃어버린 아이를 위해 남겨놨자는 사실은 완전히 잊고 있었다.

진성택은 죄책감이 들어 눈을 감으며 말했다.

“미안하다. 요즘 내가 병 때문에 제 정신을 차리지 못해서 그래.”

이는 진성택의 병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전에는 모든 걸 기억했지만 요즘은 많은 기억들이 흐릿해졌다.

하지만 진성택의 미안하다는 말과 병 때문에 그렇다는 말은 진정훈의 태도를 전혀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오히려 진정훈운 진성택을 더욱 비웃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정말 정신이 없으신가 봐요. 아까 타운 하우스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어떻게 다른 곳이 있다는 걸 기억하셨어요? 펜트 팰리스는요? 내셔널 타운은요?”

그렇게 많은 재산 중에 왜 하필 어머니가 여동생에게 남긴 것을 굳이 진유경에게 주려는 것일까?

이 순간 진정훈은 진성택에 대한 실망을 넘어 관계를 끊고 싶을 정도였다.

진성택은 다급하게 말했다.

“안 줘. 다 안 줄 거야.”

잃어버린 아이를 위해 남겨진 것들이니 다 주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말에도 진정훈의 마음은 전혀 풀리지 않았다.

진정훈은 물 한 모금 마신 뒤 말했다.

“첫째 제가 말한 진유경을 진씨 가문에서 쫓아내겠다는 말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시길 바라요. 둘째 회사의 지분은 꿈도 꾸지 마세요. 진유경이 거지처럼 떠돌아다니는 한이 있어도 우리 진씨 가문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어요.”

이번에 진정훈은 진유경에게 완전히 냉정해졌다.

진성택은 그 말을 듣고 몸을 떨며 말했다.

“그래도 넌 유경이를 오랫동안 여동생으로 대해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무정할 수 있는 거야?”

“아버지의 역겨움이 절 이렇게 무정하게 만들었어요.”

진정훈이 정말로 냉정해진 이유는 단지 진유경이 유전자 검사 보고서를 조작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더 중요한 것은 진유경이 박경숙의 딸이라는 사실이다. 이 점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