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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4화

“근데 너 알아? 매번 항암 치료를 받을 때마다 나는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내가 이 병원에서 살아서 나갈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단 말이야. 은영아 넌 이런 느낌 모르잖아.”

이 말을 할 때 고은영을 바라보는 고은지의 눈빛에는 절망이 가득 차 있었다.

고은지는 살고 싶었다. 정말 간절히 살고 싶었다.

병원에서 살아서 나가고 싶었고 병원 밖의 따뜻한 햇살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 안의 햇살은 회색이었기에 그 느낌은 완전히 달랐다.

고은지는 그 차이가 바로 생명과 죽음의 차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저 노란 빛의 햇살을 보고 싶어. 희주와 함께 여기저기 가고 싶어.”

고희주와 함께 고은지는 병원만 아니면 어디든 괜찮았다.

고은영은 고은지의 말을 듣고 마음이 너무나 아팠고 가슴이 막 답답해졌다.

몇 번이고 깊게 숨을 들이쉬며 고은영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근데 언니 지금 퇴원하면 희주와 함께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언니는 희주가 자라는 걸 볼 수도 없고 희주가 결혼하는 것도 볼 수 없을 거야. 그리고 지난번처럼 희주를 지킬 수 없어.”

퇴원의 결과가 이렇게 참담해도 고은지는 정말 감당할 수 있을까?

고은영이 그런 말을 하자 고은지의 눈빛은 더욱 고통스럽게 변했다.

고은영이 이어서 말했다.

“사실 언니는 희주 아빠를 믿지 못하지? 그렇지?”

그 낯선 남자가 정말 고희주의 아빠라는 이유로 고희주를 보호하며 성장시킬 수 있을까?

고은지는 당연히 믿을 수 없었다.

이런 수많은 세월 동안 친부모가 자식을 죽였다는 뉴스는 셀 수 없이 많았다. 게다가 계모가 아이를 학대해 죽인 사건도 있었다.

고은지는 그런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

‘우리 희주 아직 너무 어린데.’

고은지는 고희주의 앞날이 너무나 길다는 걸 생각하며 오열하기 시작했다.

“그럼 난 지금 어떻게 해야 해?”

고은지는 정말로 너무 두려웠다. 병원에서 살아서 나가지 못할까 봐 마지막 순간조차 고희주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동시에 고은지는 살아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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