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10화

작가: 송언희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06 18:00:00
병실에서 큰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간호사들은 병실에 수시로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고은지의 간병인들은 그 점을 이용해서 문제를 일으켰다.

이 얘기를 들은 안지영은 너무 화가 나서 참지 못했다.

“량천옥 이 나쁜년이 정말. 여전히 악독하구나. 전에 널 보호하는 걸 보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바보였네.”

‘이게 무슨 괜찮은 사람이야? 그냥 전형적으로 인격 자체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잖아. 이런 사람과 얽히는 것 자체가 문제야. 만약 은영이가 량천옥의 딸이라고 확인되면 그 뒤에는 어떤 더 끔찍한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누가 알겠어? 차라리 은영이가 량천옥의 딸이 아닌 게 다행이야.’

고은영이 울음을 멈추지 않자 안지영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천의는 절대 량천옥한테 돌려주지 마.”

원래도 천의는 량천옥의 것이 아니었는데 량천옥은 무슨 자격으로 그걸 가져가겠다고 하는 걸까?

고은영은 안지영의 말에 침묵했다.

물론 고은영도 천의를 다시 돌려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지금은 그저 고은지의 상태가 걱정되었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 중이었다.

고은영이 말하기도 전에 안지영이 먼저 말했다.

“내가 너 대신 복수해 줄까?”

“어떻게 복수해 줄 수 있는데?”

“복수할래? 말래?”

안지영은 대답하지 않고 단호하게 물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안지영은 절대 량천옥을 쉽게 놔두지 않을 생각이었다.

물론 그 방법은 고은영에게 말하지 못할 비밀스러운 방식이었다.

안지영의 눈빛을 본 고은영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할래.”

“그럼 이 언니가 너 대신 복수해 줄 테니까. 이제 그만 울어. 누가 보면 정말 내가 죽기라도 하는 줄 알겠어.”

“에이 그런 말 하지 마.”

“그럼 너도 울지 마.”

“알았어.”

고은영은 감정적으로 아무리 어려워도 안지영의 위로에 항상 평온을 되찾을 수 있었다.

고은영은 집에 돌아가려 했지만 안지영의 다리가 불편한 상황을 보고 마음이 편치 않아 안지영에게 점심을 준비해 주기로 했다.

병원에는 민초희가 대신 가 있었고 점심시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정길순
량천옥이 고은지 괴롭히지 못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고은지 회복되었음 좋겠습니다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011화

    고은지는 정말로 힘들어하고 있었다.특히 항암치료에 들어간 뒤로는 매일 멍한 상태였다.고은영은 묵묵히 고은지의 주변을 정리해 주었고 고은지는 힘없이 침대에 누워 말했다.“은영아.”“응.”“미안해. 내가 너한테 짐만 되는 것 같네.”“그런 말 하지 마. 언니는 절대 나한테 짐이 아니야.”고은영은 고민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고은지가 말했다.“하지만 난 지금 내가 짐이 된 것 같아.”특히 주변 사람들의 그런 시선으로 자기를 쳐다보는 것 같았다.주치의를 매수하지는 못했지만 량천옥은 고은지 주변의 수많은 사람에게 손을 댈 수 있었다.고은지가 이런 말을 꺼내는 걸 보니 이미 고은영은 모르는 많은 일이 벌어진 것 같았다.고은영은 더 이상 묻지 않고 병원을 옮기기로 결심했다.고은영은 고은지가 조금 더 행복해지길 결심했다.하지만 고은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 어딜 가든 똑같을 거야.”고은영이 물었다.“량천옥이 또 언니를 찾아왔어?”고은지는 고은영의 질문에 잠시 침묵했지만 고은영은 아무 말도 없는 고은지를 보고 알 수 있었다.하지만 고은지는 고은영이 곤란해지는 걸 절대 바라지 않았기에 량천옥이 했던 말을 고은영에게 전할 수 없었다.고은영이 어렸을 때부터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고은지는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고은영이 힘들게 얻은 오늘날의 행복한 일상을 어떻게 언니가 되어 깨트릴 수 있을까.고은영이 말했다.“언니 걱정하지 마. 난 량천옥의 요구를 그 어떤 것도 들어주지 않을 거야. 이런 사람에게 우리도 강하게 나가야 해. 알겠지?”“그래 알겠어.”고은지는 고개를 끄덕였다.고은지는 량천옥이 자기를 이용해 고은영을 협박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자기 때문에 고은영이 량천옥에게 그 어떤 타협도 하지 않길 바랐다.만약 고은영이 타협한다면 고은지는 정말 자기가 짐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것 같았다.고은영은 고은지의 말에 마음 아파하며 말했다.“언니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말고 모든 걸 나한테 맡겨. 알겠지?”“

    최신 업데이트 : 2024-10-07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012화

    량천옥이 난리를 친 뒤 병원 사람들은 더 이상 고은영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량천옥은 정말 미쳐있었다.고은영이 고희주를 데리고 병원을 떠난 뒤 량천옥은 다시 병원에 찾아왔다.하지만 이번에는 이전과 달리 순조롭게 고은지를 만날 수 없었다.혜나가 량천옥의 앞을 막으며 말했다.“사모님 고은지 씨는 지금 몸이 많이 약하셔서 안정을 취해야 하니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혜나의 말투는 공손했지만 태도는 아주 단호했기에 절대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을 것 같았다.량천옥은 란완리조트에서 온 사람들이라는 걸 눈치채고서는 비웃음을 날리며 말했다.“허 역시 고은영이 이제야 좀 겁을 먹었나 보네요.”량천옥은 고은영을 말하고 있었다.‘이제 병원의 간병인도 쓰지 않는 걸 보니 정말 겁 좀 먹었나 본데? 그래 많이 무서워해야지. 전에 나한테서 그렇게 많은 걸 가졌으니 이 정도 고통은 감수해야 하지 않겠어?’혜나는 묵묵히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량천옥의 앞을 막아섰다.량천옥은 차가운 눈빛으로 혜나를 노려보며 말했다.“비켜.”혜나는 단호하게 말했다.“죄송하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혜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찰싹하는 소리와 함께 량천옥이 혜나의 뺨을 때렸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혜나는 끄떡없이 량천옥의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사모님께서는 지금 저한테 손을 대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세요.”“너.”혜나의 말에 량천옥은 순간적으로 분노했다.혜나는 량천옥에게 더 이상 강성에서 한마디로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하던 배씨 가문의 사모님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었다.이제 량천옥은 강성에서 아무것도 아니었다.량천옥의 수단은 여전히 잔인하고 모든 것을 장악하려 했지만 지금은 예전처럼 모든 것을 그녀의 뜻대로 통제할 수 없었다.이를 악물고 있는 혜나의 모습에 량천옥은 화가 나서 그녀를 밀쳐버렸다.혜나는 벽에 부딪혔고 량천옥은 그 틈을 타 병실에 들어가려 했다.“저 여자 막아요.”혜나는 화를 내며 말했다.병실 문 앞의 경호원들도 즉시

    최신 업데이트 : 2024-10-07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013화

    병실에 들어온 량천옥은 악독한 표정을 지은 채 흐트러진 옷깃을 정리한 뒤 침대에 누워 허약한 모습의 고은지를 바라보며 말했다.“남자를 잘 유혹하는 동생을 둔 언니는 역시 다르네. 병에 걸려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호해 주니 말이야. 그런데 그거 아니? 너 때문에 네 동생이 배준우 앞에서 얼마나 비굴하게 굴었는지 말이야.”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고은지의 심장을 찌르는 듯한 말이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이렇게까지 비참하게 깎아내릴 수 있을까?고은지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저 량천옥을 바라볼 뿐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량천옥은 흥하고 비웃음을 날리며 말을 이었다.“고은지 내가 너라면 그냥 죽어버렸을 꺼야. 왜 이렇게 네 동생의 발목을 붙잡는 거야? 네 동생도 얼굴이 두꺼운데 너도 그렇게 살려고?”“그만하세요.”드디어 고은지가 입을 열었다.고은지는 더 이상 어제 이런 말을 들었을 때처럼 멘탈이 무너지지 않았고 지금은 오히려 아주 평온한 표정으로 량천옥을 바라보고 있었다.량천옥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만이라니. 어떻게 그만둘 수 있겠어? 네 동생 때문에 너는 절대 살아남지 못할 거야. 나는 병원의 모든 경로를 이용해서 네 목숨을 끝장낼 거거든. 고은영이 아무리 나한테 천의를 돌려준다고 해도 난 네 목숨을 가져갈 거야.”량천옥은 광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고은영이 그녀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았으니 그녀도 고은영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의 목숨을 빼앗겠다는 것이었다.고은지의 텅 빈 눈을 마주하며 량천옥은 잠깐이라도 조금의 연민을 느꼈다.그러나 고은영과의 관계를 떠올리자 그 연민도 금세 사라져 버렸다.“날 원망하지 마. 네가 고은영이 가장 아끼는 언니라서 지금 이런 일을 당하는 거니까.”비록 혈연관계는 아니었지만 고은영은 고은지를 정말 끔찍하게 아꼈다.이 순간 고은지는 량천옥이 어떤 말을 하든 차분하게 듣고만 있었다.량천옥의 독설은 날카로운 칼날처럼 고은지의 마음에 생채기를 냈지만 고은지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량천옥이 악

    최신 업데이트 : 2024-10-08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014화

    그러나 지금 고은지가 하는 말들도 마치 독침처럼 량천옥의 가슴을 찔렀다.“너.”“그쪽이 은영이를 미워하는 건 알지만 은영이는 한 번도 그쪽을 속인 적 없어요. 은영이는 아무것도 몰랐다고요.”전에도 고은영에게 량천옥과 관련된 일을 알려준 사람은 없었지만 량천옥은 인정하든 말든 일방적으로 고은영에게 보상해 주려 했다.고은영은 그저 이유도 모른 채 그걸 받아들였을 뿐이었다.속였다는 단어가 나오니 량천옥은 순간적으로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닥쳐. 이 못된 계집애. 네가 뭘 안다고 그래? 넌 아무것도 몰라.”량천옥은 이 모든 것이 분명 배준우의 음모라고 생각했다.배준우가 량천옥에게 잃어버린 딸이 있다는 걸 알고 이 모든 것을 다 계획했을 것이다.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는 량천옥을 보고 고은지가 말했다.“그쪽은 지금 비참한 웃음거리에 불과해요.”량천옥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숨을 헐떡였다. 병실 안의 분위기는 더욱 무거워졌다.량천옥은 순간 옆에 있던 물컵을 들어 고은지의 얼굴에 물을 뿌렸다.한순간에 고은지는 온몸이 흠뻑 젖어 초라해졌다.밖에서 대기하던 혜나와 사라는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급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이보세요. 보아하니 얘기가 유쾌하게 끝난 것 같지 않은데 그만 나가주세요.”혜나는 고은지의 지시는 신경 쓰지 않은 채 앞으로 가서 량천옥을 밖으로 밀쳐내기 시작했다.‘이런 미친 여자하고는 될 수 있는 대로 엮이지 않는 게 좋아.’사라는 마른 수건을 가져와 고은지의 몸에 묻은 물기를 닦아주었다.고은지는 문 앞에서 개처럼 끌려가는 량천옥을 바라보며 침착함을 유지했다.사라가 물었다.“괜찮으세요?”“고마워요. 난 괜찮아요.”“다음에는 량천옥 씨를 더 이상 만나지 마세요. 너무 상처가 되는 말만 하는 것 같아요.”사라가 말했다.아까 고은지는 량천옥에게 자신의 태도를 확실히 전달했다.어제는 너무 갑작스럽고 당황해서 량천옥의 말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해 부정적인 감정에 휘말렸었다.하지만 오늘은 고은영의 한 말을 듣고 고은지도

    최신 업데이트 : 2024-10-08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015화

    배윤이 어떻게 그런 곳에 간 걸까?량천옥은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애쓰며 말했다.“근데 지금 무슨 일로 날 찾은 거죠?”“배윤이 우리한테서 40억 원을 빚졌습니다. 여사님께서 직접 오셔서 데려가셔야겠는데요? 아니면 저희가 배윤을 보내드릴까요?”여사님이라는 말이 계속해서 량천옥의 신경을 자극했다.바로 이 순간 량천옥은 자기가 도대체 무엇을 잊었는지 완전히 깨달았다.그녀는 더 이상 무한한 권력을 누리던 배씨 가문의 사모님이 아니었다.량천옥은 배씨 가문을 떠나도 돈만 있으면 전과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사모님이 아니라 여사님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비꼬는 듯이 들릴 줄은 몰랐다.40억 원은 예전의 량천옥에게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지금은 꽤 큰 돈이었다.량천옥은 몇 번이나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마음을 다잡았다.“맞아요. 내가 량천옥이에요. 하지만 당신들 잊은 게 있는데. 윤이의 아버지는 배항준이고 형은 배준우예요.”“하지만 배윤은 지금 저희한테 량천옥 여사님만 찾으라고 하는데요. 지금 여사님께서는 이 돈을 갚아주시지 않겠다는 건가요?”‘배윤이 이 사람들에게 날 말했다고? 이 자식 정말 미쳤네. 지금 자기를 보호해 줄 수 있는 곳이 배씨 가문 뿐이라는 걸 왜 모르는 거야?’량천옥도 배씨 가문을 떠날 때 배윤을 데리고 나오고 싶었지만 배윤이 먼저 그녀를 따라가지 않겠다고 했다.당시 배윤은 함께 R국에 가자고 해도 싫다고 했었는데 왜 이제와서 량천옥을 찾는 것일까?량천옥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녀가 먼저 말하기 전에 핸드폰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만약 량천옥 여사님께서 아들을 데리러 오지 않으시겠다면 저희는 다른 방법으로 배윤을 여사님께 보내드릴 수밖에 없습니다.”“다른 방법이라뇨?”량천옥은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그 남자는 직접적으로 대답하지 않고 그저 음산하게 웃었다.그 웃음소리에 량천옥은 마음이 불안해졌다.“윤이를 해치지 마세요.”그래도 배윤은 량천옥의 아들이었다.그동안 두 사람의 관계가 아무리 나빠도

    최신 업데이트 : 2024-10-09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016화

    고은지의 주치의는 잠시 외출했다가 병원으로 돌아오면서 통화하고 있는 량천옥과 부딪혔다.핸드폰이 바닥에 떨어지자 화면은 바로 산산조각 났다.원래부터 이미 멘붕이었던 량천옥은 이 상황에 더욱 분노에 휩싸여 소리를 질렀다.“아.”진짜로 멘탈이 무너져 봤던 사람이라면 그 순간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알 것이다.비명을 질러도 마음속의 분노는 풀어지지 않을 것이다.주치의 서민혁은 량천옥의 미친 듯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서민혁은 멈칫하고서는 허리를 숙여 량천옥의 핸드폰을 주워주려고 했지만 바로 그 순간 량천옥은 그를 가로막았다.“건드리지 마.”서민혁은 충격받은 얼굴로 말했다.“여사님 지금 이게.”서민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량천옥은 서민혁의 어깨를 꽉 붙잡았다.날카로운 량천옥의 손톱은 마치 서민혁의 살 속을 파고들 것 같았다.“10억 줄게. 고은지를 죽여.”량천옥은 이를 악물고서는 한 글자 한 글자 분노를 담아 말했다.배윤과 관련된 전화가 량천옥에게 마지막 결정타를 날린 것이었다.량천옥은 마음속으로 모든 걸 고은영 때문이라고 생각했다.이제 량천옥은 고은영이 고통받길 원했고 그녀에게 복수하기 위해 미쳐 있었다.서민혁은 량천옥의 독기 어린 말을 듣고 얼굴이 어두워졌다.“여사님 제발 손 놓으세요.”서민혁은 살면서 이런 악독한 여자를 본 건 처음이었다.만약 량천옥이 배씨 가문에서 본인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친자식을 해치려고 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이제 량천옥은 배씨 가문의 사모님도 아니었다.최근 배항준에게 새로운 애인이 있다는 것이 밝혀져 다들 알고 있었다.배씨 가문에서 량천옥은 이제 아무런 가치도 없었다. 량천옥은 더 이상 배씨 가문에 돌아갈 수도 없었고 량천옥에게도 배씨 가문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20억 20억 줄게.”량천옥은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순간 병원 입구에서 오가던 사람들은 량천옥을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이미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있었다.서민혁은 여기서

    최신 업데이트 : 2024-10-09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017화

    이런 진성택을 보고 고은영은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었다.하지만 진씨 가문의 사람을 대면하는 건 언젠가 꼭 겪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고은영은 운전기사에게 먼저 고희주를 데리고 올라가 진청아에게 맡겨 달라고 했다.그리고 고은영은 진성택과 함께 회사 건물 아래에 있는 카페로 향했다.“뭐 드실래요?”고은영은 커피 한 잔을 주문한 뒤 진성택에게 물었다.진성택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난 괜찮아. 너 마셔.”진성택은 지금 병 때문에 마음대로 마실 수 없었다.고은영도 더 이상 개의치 않고 메뉴판을 웨이터에게 건네주며 말했다.“그냥 커피로 주세요. 감사합니다.”“네 잠시만요.”웨이터는 그대로 몸을 돌렸다.진성택은 고은영을 바라보며 자기 아내와 닮은 모습에 가슴이 크게 요동쳤다.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 이 모든 것이 마치 꿈만 꾸는 것 같았다.고은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무슨 일로 절 보자고 하셨죠?”진성택이 계속 말이 없자 고은영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고은영은 오늘 진성택이 찾아온 것은 그녀를 집으로 데려가려는 목적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진성택은 한숨을 쉬며 무언가 말하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전혀 몰랐다.고은영은 이 상황이 짜증 나기 시작해 눈살을 찌푸렸다.요즘 고은영은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 정신이 없었고 또 이미 진씨 가문 사람들의 태도를 봤기에 그녀도 뭔가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사실 고은영은 그동안 가족에 대한 기대조차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그래서 지금 진성택의 태도는 고은영의 아픔을 조금도 달래주지 못했다.잠시 후 고은영이 커피 한 잔을 거의 다 마셔갈 때쯤 진성택은 마침내 입을 열었다.“내가 정말 미안하다. 이제야 널 찾아왔구나. 그동안 우리 가문에서 일어난 많은 일을 너도 들었을 거라 생각한다.”고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대꾸할 생각조차 없는 듯했다.그런 고은영의 모습에 진성택은 더욱 가슴이 아팠다.고은영이 계속해서 대꾸가 없자 진성택

    최신 업데이트 : 2024-10-10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018화

    “고은영은 사실 집으로 네가 돌아오고 싶다면 언제든지 돌아와도 된단다. 유경이는 네 걸림돌이 아니야. 너희 둘은 평화롭게 지낼 수 있어.”진성택은 다급하게 말했다.그는 자기 뜻을 고은영의 앞에서 완전히 드러냈다.하지만 고은영은 진성택의 말을 듣고서는 속으로 차가운 비웃음을 날렸다.고은영은 진성택의 뜻을 이해하고서는 진정훈이 전체 진씨 그룹을 장악했다는 걸 깨달았다. 진정훈이 진유경을 진씨 가문에서 쫓아내려 한다면 그건 시간문제였다.하지만 진성택은 진유경이 떠나는 걸 원하지 않았다.결국 진정훈이 이 모든 일을 저지르는 건 고은영 때문이기에 진성택은 지금 고은영에게 진유경을 위해 진정훈에게 잘 말해달라는 것이었다.고은영에게 이걸 부탁하기 위해 긴 얘기를 빙빙 돌려 말했다는 것이 정말 웃겼다.“진씨 가문의 모든 건 네 것이야. 유경이는 그런 것들을 원하지 않아. 하지만 제발 유경이를 진씨 가무에서 내쫓지 말아줘. 우리도 유경이를 이렇게 오랫동안 키웠고 너에 대한 사랑을 유경이한테 쏟았단다. 우리도 유경이에게 정이 들었어. 너도 이해할 수 있지?”고은영은 당연히 이해했다.이해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지금 진유경을 위해 이렇게 급급해하는 진성택의 모습을 보면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고은영은 진성택의 말이 너무 어이가 없었다.“그래서 하고 싶은 말씀이 도대체 뭐죠?”고은영은 일부러 못 알아들은 척하며 물었다.진성택은 그 말을 듣고 약간 부끄러워졌다.진성택은 더욱 미안한 눈빛으로 고은영을 바라보았다.그도 이렇게 고은영을 찾아 와 진유경을 도와달라고 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다.진성택은 아주 명확하게 뜻을 전달했기에 고은영이 알아듣고 진정훈에게 먼저 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고은영은 전혀 이해하지 못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진성택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지금 정훈이가 널 많이 아끼고 있으니 네가 하는 말은 뭐든지 다 들어줄 거야.”고은영이 말했다.“전 진정훈 씨하고 그렇게 친하지 않은데요.”“하지만 정훈

    최신 업데이트 : 2024-10-10

최신 챕터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02화

    고은영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배준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나태현 씨는 량천옥이 언니의 생모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당연히 알고 있지.” 이 일은 병원에서도 크게 떠들썩하게 된 사건이라 나태현 쪽에서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배준우는 고은영을 쳐다보며 이어서 말했다. “네가 말한 대로 나태현과 고은지의 거래가 량천옥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지?” “맞아요. 언니가 천락 그룹으로 돌아간다고 말할 때 량천옥이 아직도 밖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것에 불만을 토로했었는데 그 말투에 분노가 가득했어요.” 고은영은 고은지의 분노에 대해 말을 꺼내면서 마음속이 더욱더 쥐어짜이는 것 같았다. 나태현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면 지금 상황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고은영은 머릿속이 완전히 엉켜버렸다. 그녀가 이렇게 혼란스러워하는 것처럼 배준우도 지금은 완전히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준우 씨가 나태현 씨에게 언니와 한 거래가 무엇인지 물어봐 줄 수 있어요? 그리고 희주가 본인 딸인 걸 알고 지신혜 씨와 약혼도 할 건데 왜 언니를 천락 그룹으로 돌아가게 하려고 하는지도 물어봐 줘요.”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고은영은 공포감을 느꼈다. 그녀는 고은지에게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적어도 이 시점에서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록 지금은 량천옥에 대해 강한 증오를 느끼고 있더라도 말이다. “내가 나태현 형에게 물어볼게. 너는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기다려.” “언니에게 말하고 싶어요.” “지금은 안 돼. 내가 먼저 나태현이랑 얘기하고 나서 말해.” 배준우는 잠시 생각한 후 대답했다. 고은영이 말한 대로 지금은 최소한 나태현이 고은지를 천락 그룹으로 돌아가게 만든 계기가 무엇인지 알아야 했다. “그럼 빨리 물어봐요.” “응, 알았어.” 배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은영은 여전히 마음이 불안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사람으로서 지금 그녀는 거대한 음모가 고은지를 둘러싸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01화

    진윤은 밖에서 시간을 확인했고 배준우가 10분 내로 나오지 않으면 떠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담배를 반쯤 피웠을 때 문득 고은영이 대문 쪽에서 들어오는 모습을 봤다. 급하게 뛰어오는 모습에 거리가 꽤 있었음에도 진윤은 그녀의 이마에 맺힌 땀을 보고 그녀가 얼마나 급하게 뛰어왔는지 알 수 있었다. 고은영이 가까워졌고 그녀는 진윤을 발견하고 잠시 멈칫했다. “큰오빠.” ‘큰오빠’라는 단 한 마디에 진윤의 마음은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준우 찾으러 온 거야?” 고은영은 너무 오랫동안 뛰어왔는지 호흡이 가빠졌고 깊은숨을 내쉬며 말했다. “네, 안에 있어요?” “응, 안에 있어. 지금은 들어가지 마.” “왜요?” 고은영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진윤은 조용히 말했다. “지금 나태웅이랑 얘기 중이야.” “네? 나태웅이요?” 그 이름이 나오자 고은영의 말투도 달라졌다. 그녀는 전에 나태웅과의 영상에서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그에게 상당히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가 최근 동안 안지영을 괴롭힌 일이 떠올랐다. 고은영과 안지영의 관계를 고려할 때 당연히 말할 필요도 없이 안지영이 화가 나면 고은영도 같이 화를 내주었다. 진윤은 그녀가 나태웅을 언급할 때의 그 표정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나태웅을 싫어해?” “싫어해요!” 고은영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어떻게 좋아할 수 있겠어?’ 전에 그녀가 배준우와의 일에 그렇게 괴로워했던 건 대부분 나태웅 탓이었다. 정말 그땐 너무 힘들었다. 지금 다시 떠올리기만 해도 고은영은 그 당시 어떻게 버텼는지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사이 배준우는 이미 안에서 나왔다. 고은영을 보고 잠시 멈칫한 뒤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왜 바로 왔어?” “준우 씨 찾으려고요. 급한 일이 있는데 전화도 안 받았잖아요.” 고은영은 불만을 섞어 말했다. 배준우는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를 쓰다듬으며 진윤을 한번 쳐다보았다. 그것을 본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00화

    나태웅이 혼자 남았을 때 그의 세계는 조용해졌다. 하지만 지금의 그에게 고요함은 더 큰 괴로움이 되었다. 그는 전화를 꺼내어 안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상대로 전화는 바로 차단되었다. 그는 다시 안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시각, 사무실에서 안열은 겨우 안지영을 달래놓은 상태였다. 전화의 진동에 안열은 황급히 휴대폰을 꺼내 확인했다. 그리고 안지영도 전화를 확인하고 또다시 통제불능이 되었다. 안열은 안지영이 또 움직일 것 같아 황급히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너무 흥분하지 마요. 바로 차단할게요.” “받아요. 이 미친놈이 뭐라는지 봐야겠어요.” 안지영은 이를 갈며 말했다. 안열은 입꼬리를 떨구며 말했다. “그냥 받지 말죠?” 안지영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받아요!” ‘이 사람은 진짜 자신이 무슨 말을 들을지 걱정하지 않는 건가?’ 하지만 안지영의 말에 그녀는 전화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안열은 안지영을 한 번 쳐다보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안지영 지금 옆에 있나요?” “없어요!” ‘없어요’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안지영은 나태웅의 차가운 목소리를 듣고 전화를 뺏으려 했다. 그녀는 그를 욕하고 나씨 가문이 망하길 저주했다. 하지만 손을 뻗자마자 안열이 그녀의 손목을 꽉 붙잡았다. “한 마디만 전해줘요.” “말하세요.” “안지영은 두 가지 선택이 있어요. 첫 번째는 오늘 밤 킹덤 타운을 떠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오늘 밤 하주원에게 사과를 하는 겁니다.” “이틀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안열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마음을 바뀌었어요.” 안열은 더 이상 말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안지영은 분노에 가득 찼고 자신의 입을 막고 있던 안열의 손을 떼며 전화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나태웅, 너 이 미친놈! 꿈도 꾸지 마!” “그래, 그럼 하늘 그룹이 네 손에서 얼마나 있을지 지켜보자고!” “너 이 자식, 내가 너의 조상을 건드렸나 보다! 그래서 나한테 복수하는 거네!” 안열은 안지영의 욕설을 듣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199화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지? 하주원에게 손을 대지 말았어야 했다고?’ 배준우는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아니, 너 지금 이 상황이 도대체 뭐냐고?” 항상 사고가 명확하던 배준우가 지금은 나태웅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와 오랫동안 함께한 나태웅인데 지금 그를 보니 마치 처음 보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지금 이 순간, 안지영이 하주원에게 손을 댄 문제를 신경 써야 하는 걸까? 그와 안지영은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여러 가지 일들을 아직 명확히 풀리지 않은 것 같았다. 나태웅은 대답하지 않고 담배를 달라고만 말했다. 배준우는 담배 한 개비를 던져주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나태웅은 자신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했다. 그는 아직까지 안지영과 어떻게 이렇게까지 사이가 틀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어리석은 여자...!’ 만약 그때, 그녀가 자신에게 도와달라고 말을 했다면 그는 결코 그녀가 배준우 앞에서 창피를 당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배준우의 사람들에게 의지하려 했었다. 배준우는 잠시 생각한 뒤 물었다. “너는 안지영과 장선명이 결혼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하주원 문제에서는 하주원을 도와주고 있잖아?” 그가 잠시 고심한 끝에 결국 핵심을 짚어냈다. “그건 전혀 다른 얘기지!”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목소리에는 날카로운 기운이 맴돌았다. 배준우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다르다고?’ 원래는 명확하게 사고하는 배준우였지만 나태웅의 말에 혼란스러워졌다. 나태웅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우리가 어떤 관계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하주원 문제에서 안지영이 반드시 사과해야 해.” 이 말을 듣고 배준우는 머리가 아팠다. 나태웅은 이 상황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결국, 배준우는 담배를 다 피운 후 천천히 말했다. “너는 이걸 두 가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여자들 세계에서는 이것은 분명히 한 가지 문제야.” “안지영은 도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198화

    방금 안열이 장선명더러 처리하라고 했을 때의 그 걱정은 이제 안지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문제가 생기든 말든 지금은 나태웅을 찾아서 해결하지 않으면 진짜 미칠 것 같았다. 한편, 캘리포니아 반도의 한 장소에서는 배준우와 나태웅이 함께 있었고 진윤과 육범수도 그 자리에 있었다. 몇 달 만에 다시 모인 이들이 장선명이 아닌 나태웅을 부른 이유는 사실 그들 모두 나태웅이 미친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태웅을 불러내 대화를 나누어 보기로 했다. 육범수가 패를 내자 나태웅은 손에 들고 있던 패를 툭 치며 말했다. “난 끝났어.” 배준우는 그의 얼굴을 보고 찡그리며 물었다. “방금 그 전화, 안지영이었지?” 방금 나태웅은 나가서 전화를 했다. 그리고 들어오자마자 다시 전화가 걸려온 것은 안지영이었다. 배준우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다. “응.” “너 또 안지영 건드린 거야?” 사실 오늘 배준우가 여기 온 이유는 장선명의 부탁 때문이었다. 생각해 보니 장선명은 나태웅과 장씨 가문과의 관계가 더 나빠지는 걸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태웅이 이렇게 계속 안지영을 괴롭힌다면 일이 커질 것이다. 장선명은 본래 도리를 따지지 않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나태웅의 이 일에 대해서는 배준우를 생각해서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지금 하주원의 문제도 있고 나태웅의 행동이 점점 더 미쳐 가는 상황이라 걱정이 컸다. 나태웅은 아무 대답을 하지 않고 육범수에게 말했다. “너 나한테 만 이천 원 줘야 돼.” 배준우는 말문이 막혔다. 육범수도 나태웅이 안지영에 대해선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걸 눈치챘다. 진윤은 본래 남의 일을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는 성격이다. 본인의 가문 일도 충분히 골치 아팠기에 그동안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둘째 형이 얘기하잖아. 말 좀 해봐. 대체 안지영에 대해 어떻게 할 생각이야?” 하지만 육범수는 달랐다. 그는 직설적인 성격이기에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197화

    안지영은 화가 나서 전화를 부수고는 바로 사무실 밖으로 달려 나갔다. 안열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다급하게 앞으로 나가서 잡았다. “어디 가시는 거예요?” “나태웅을 죽여야겠어요!” ‘아, 진짜 더는 참을 수 없어.’ 나태웅은 정말 죽어 마땅하다. 지금 당장이라도 손으로 그를 찢어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대표님은 아직 근육도 제대로 안 키우셨잖아요. 나태웅을 찢어낼 힘이 있을까요?” 원래도 화가 치밀어 올랐는데 안열의 말에 더 화가 나버렸다. ‘하지만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정말 더는 못 참겠어!’ 안열은 안지영이 방향을 잃고 분노만 가득한 상태를 보고 바로 말했다. “이건 결국 넷째 도련님께 말씀드려야 할 문제예요.” “또 장선명 씨더러 처리하라고요?” 장선명의 수법은 이미 잘 봤다. 그는 가장 잔인한 방법을 써서 그녀조차도 반응할 틈 없이 모든 것을 정리해버린다. 그래서 만약 이 문제를 장선명이 처리하면 또다시 피비린내 나는 일들이 벌어질 게 뻔하다. “그건, 안돼요!” 안지영은 손을 휙휙 내저었다. 장선명은 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무조건 밀어붙일 것이다. 그건 안 된다. “왜요?” “그거 기억 안 나요? 지난번에 장선명 씨가 그렇게 처리했을 때 그 몇 억을 가지고 나태웅을 미쳐버리게 만들었잖아요. 이제 나태웅은 진짜 미친 사람이에요.” 특히 지금 그의 행동들은 안지영 마음속에 그가 정말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확신을 더욱 굳게 만들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라, 이 이유가 참 적합하네.’ 안열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안지영이 계속해서 말했다. “이번에도 강하게 나가면 그 사람은 진짜 미칠거예요. 그럼 우리 모두 큰일 난다니까요!” “혹시 대표님은 무서운 건가요?” “무섭지 않아요. 그런 문제는 제가 감당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요!” 안지영은 화가 나서 말투가 거칠어졌다. 아까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나태웅의 집안까지 욕을 해버렸다. 하지만 그녀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196화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고 이미 화가 나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말해봐, 정말이야?” 다시 입을 열었고 그의 말투에는 위험한 기운이 감돌았다. 전화가 아니라 만약 눈앞에 있었다면 안지영은 나태웅이 자신을 바로 목 졸라 죽일 것 같았다.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야?” “안지영!” “난 장선명 씨와 약혼한 상태야. 네가 무슨 상관이야? 너는 네 사촌 걱정이나 해. 내가 너희 나씨 가문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나 보네. 여자는 불여우처럼 순수한 척, 남자는 정신병자에 하나도 좋은 게 없어. 그 뿌리가 다 썩었어!” 그녀는 작은 입술로 욕을 퍼부었다. 안열은 그 모습을 보며 입술이 저절로 떨렸다. 아까는 화가 나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더니 지금은 완전히 미친 듯이 말하고 있었다. 안지영은 정말로 미친 듯이 화가 난 상태였다. “사과하라고? 대체 누가 누구한테 사과해야 하는 건데! 내 아버지는 아직 병원에 누워 있고 네 사촌은 와서 날 때렸는데 나더러 사과하라고? 너희 나씨 가문 집안 교육이 이 모양이야? 다 멍청이들이야?” 이제는 나태웅의 조상까지 욕을 먹었다. 안지영의 이 폭발적인 성격에 안열은 이제야 제대로 실감했다. 안지영은 욕하는 건 진짜 잘했다. 이제는 나씨 가문이나 하씨 가문, 심지어 그들의 조상까지도 욕을 먹었다. 그녀의 거침없는 욕설을 들으며 나태웅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갔다. 그리고 안지영의 입은 더 이상 멈출 수 없는 폭풍처럼 계속 퍼부어졌다. 한참 동안 욕을 쏟아내고 겨우 숨을 골랐다. “더 욕할 거야?” 그의 말투는 안지영의 폭발적인 분노와는 대조적으로 매우 차갑고 차분했다. “하, 왜? 더 듣고 싶은 거야? 너...” “더 욕할 거 없으면 내일 병원에 같이 가자.” 그의 말투는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하고 냉랭했다. ‘젠장, 이 사람은 정말 사람 말을 못 알아듣나?’ “나더러 사과하라고? 생각도 하지 마! 꿈도 꾸지 마!” 꿈속에서도 사과할 일 없을 것이다. “그럼, 한 가지 말할 게 있어.” “뭔데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195화

    안지영과의 대화를 끝낸 후 고은영은 마침내 자신이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더 이상 불안하게 이리저리 쫓기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안지영은 여전히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고은영을 달래고 나서도 심장이 가라앉을 틈도 없이 나태웅의 전화가 집 전화로 걸려왔다. 그녀는 번호를 볼 수 없어서 그냥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이틀 남았어.” 그 한 마디에 안지영의 화가 폭발했다. “뭐라는 거야?” “주원이에게 사과해!” 안지영은 입을 다물었다. ‘이 미친놈! 끝까지 이러는 거야?’ 만약 예전 같았으면 안지영은 그에게 말도 안 되는 반격을 했겠지만 지금은 화가 나서 전화를 바로 끊어버렸다. 안열이 들어왔을 때 안지영은 얼굴이 새카맣게 변해 있었다. “배씨 부인 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안열은 안지영이 이렇게 감정적으로 불안한 이유가 결국 고은영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감정은 조금 달랐다. 안지영은 고은영으로 인해 말문만 막힐 정도였고 다른 사람 때문이라면 분명 엄청 화를 낼 것이다. “아니에요!” 사실 고은영에게 생긴 일도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녀의 세상은 너무나 복잡했고 고은영이 또 울기 시작할지도 몰랐다. 안열은 안지영의 목소리에서 누그러지지 않는 화를 느끼며 궁금해했다. 고은영이 아니라면 또 누가 그녀를 이렇게 만든 것인지 궁금했다. “그럼 도대체 무슨 일이죠?” “나태웅이 나더러 하주원에게 사과하라고 했어요. 이틀밖에 안 남았다면서요.” ‘이 사람이...!’ 나태웅에게 욕을 할 만큼 다 했는데도 그를 물리칠 수 없었다. 지금 안지영은 연달아 욕할 힘조차 없었다. 그의 존재를 설명할 만한 적절한 말을 찾을 수가 없었다. ‘미친놈? 병신?’ 안열은 놀라며 물었다. “뭐라고요? 사과요?” ‘정말 이 사람 끝까지 그러는 거야?’ 안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니까요. 제가 왜 사과를 해야 하죠? 제가 뭘 잘못했는데요?” 얼마 전 나태웅의 집착과 하주원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194화

    안지영은 잠시 침묵했다. 이렇게 큰일이면 분석하는 데 얼마나 큰 두뇌 용량이 필요할지 알 것 같았다. 그래서 고은영이 울려고 할 정도로 급해진 게 이해가 갔다. 자신이라도 정말 울고 싶을 정도였다. ‘이게 도대체 뭐야, 진짜?’ “그럼 나태현은 량천옥이 너희 언니의 친엄마라는 걸 알아?” “그건 나도 몰라.” 상황이 이미 너무 복잡해서 이젠 고은영조차 잘 모르겠다고 하는 게 너무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나태현과 고은지가 거래를 했다는 것만 봐도 그의 동기는 좀 의심스럽다. 하지만 어쨌든 그는 이제 지신혜와 결혼을 약속했고 고은지를 천락 그룹에 다시 데려가려 했다. 그동안 고은지가 천락 그룹에서 일했던 전력도 있으니 나태현의 속셈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게 분명했다. 안지영은 고민하다가 말했다. “음, 난 네가 차라리 네 언니에게 말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지금 말해?” “그럼, 무조건 말해야지! 량천옥이 아무리 미워도 네 언니의 친엄마잖아.” 진실을 알게 된 후 고은지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그녀의 자유다. 하지만 지금처럼 불확실한 상황에서 계속 숨기면 만약 나중에 후회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고은영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태현이 구희주의 아빠라는 사실은?” “그건, 생각 좀 해볼게!” ‘이건 말을 해야 할까 아니면 말하지 말아야 할까?’ 안지영은 바로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지금 일은 보통 어려운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태현은 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 역시 나씨 가문 사람이야. 어쩜 다들 이렇게 나쁜 자식이지?’ 전에는 나태현이 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와 보니 하나같이 나쁜 자식들이었다. “그래도 얘기하는 게 좋겠어!” 이렇게 큰일을 말 안 하면 나중에 얼마나 큰일로 번질지 알 수 없었다. 안지영은 귀찮은 일은 딱 질색이었다. 그래서 고은영더러 고은지에게 모든 일들을 잘 설명해 주라고 말했다. 어차피 고은지는 지금 모든 결정을 내린 상황이었고 아무런 일도 모르는 전제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