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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9화

고은영은 량천옥의 집에서 어떻게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그러던 중 안지영의 전화를 받자 팽팽하게 긴장했던 신경이 풀리면서 전화로 어린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핸드폰 너머에서 안지영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너 어디야?”

“방금 량천옥의 집에서 나왔어.”

“그럼 지금 바로 내 집으로 와.”

“알겠어.”

안지영은 원래 며칠간 고은영을 보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고은영이 너무 울고 있어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30분 뒤 고은영은 눈물로 얼굴이 범벅이 된 채 안지영의 앞에 나타났다.

안지영은 그런 고은영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그래그래. 별일 아닌데 왜 이렇게 울어?”

“량천옥 진짜 너무해.”

“량천옥은 원래 그런 나쁜 사람이었잖아. 지금 이렇게 나오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야.”

안지영은 고은영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고은영은 계속 코를 훌쩍였다.

안지영은 쩔뚝거리며 고은영을 소파로 데려갔고 이 순간 고은영은 안지영이 걷는 모습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너 다리는 왜 그래?”

“매하리에서 다쳤는데 지금 거의 다 나았어.”

상처는 이제 거의 아물었지만 걸을 때 힘을 주면 아직 조금 아프긴 했다.

고은영은 안지영이 다쳤다는 말을 듣고 걱정했다.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 많이 다친 거 아니야?”

“너한테 말하면 너 또 울 거 아니야?”

안지영은 매번 고은영이 우는 모습만 보면 마음이 아프면서도 머리가 지끈거렸다.

“말해 봐. 량천옥이 또 너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안지영은 자기가 어떻게 다리를 다쳤는지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았지만 고은영은 이미 몸을 굽혀 안지영의 잠옷을 걷어 올리고서는 다리에 있는 흉터를 살펴보며 깜짝 놀랐다.

고은영은 안지영의 상처를 보고 방금 간신히 참았던 눈물이 다시 눈가에 고였다.

안지영은 고은영을 일으키며 말했다.

“됐어. 이제 거의 다 나았는데 뭘 울고 그래. 네가 이러니까 내가 곧 죽을 병에라도 걸린 것 같잖아.”

이 말에 원래 안지영을 걱정하던 고은영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안지영이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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