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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3화

병실에 들어온 량천옥은 악독한 표정을 지은 채 흐트러진 옷깃을 정리한 뒤 침대에 누워 허약한 모습의 고은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남자를 잘 유혹하는 동생을 둔 언니는 역시 다르네. 병에 걸려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호해 주니 말이야. 그런데 그거 아니? 너 때문에 네 동생이 배준우 앞에서 얼마나 비굴하게 굴었는지 말이야.”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고은지의 심장을 찌르는 듯한 말이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이렇게까지 비참하게 깎아내릴 수 있을까?

고은지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저 량천옥을 바라볼 뿐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량천옥은 흥하고 비웃음을 날리며 말을 이었다.

“고은지 내가 너라면 그냥 죽어버렸을 꺼야. 왜 이렇게 네 동생의 발목을 붙잡는 거야? 네 동생도 얼굴이 두꺼운데 너도 그렇게 살려고?”

“그만하세요.”

드디어 고은지가 입을 열었다.

고은지는 더 이상 어제 이런 말을 들었을 때처럼 멘탈이 무너지지 않았고 지금은 오히려 아주 평온한 표정으로 량천옥을 바라보고 있었다.

량천옥은 계속해서 말했다.

“그만이라니. 어떻게 그만둘 수 있겠어? 네 동생 때문에 너는 절대 살아남지 못할 거야. 나는 병원의 모든 경로를 이용해서 네 목숨을 끝장낼 거거든. 고은영이 아무리 나한테 천의를 돌려준다고 해도 난 네 목숨을 가져갈 거야.”

량천옥은 광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고은영이 그녀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았으니 그녀도 고은영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의 목숨을 빼앗겠다는 것이었다.

고은지의 텅 빈 눈을 마주하며 량천옥은 잠깐이라도 조금의 연민을 느꼈다.

그러나 고은영과의 관계를 떠올리자 그 연민도 금세 사라져 버렸다.

“날 원망하지 마. 네가 고은영이 가장 아끼는 언니라서 지금 이런 일을 당하는 거니까.”

비록 혈연관계는 아니었지만 고은영은 고은지를 정말 끔찍하게 아꼈다.

이 순간 고은지는 량천옥이 어떤 말을 하든 차분하게 듣고만 있었다.

량천옥의 독설은 날카로운 칼날처럼 고은지의 마음에 생채기를 냈지만 고은지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량천옥이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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