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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9화

고은영은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꽉 쥐었다.

최근 기사로 나온 것만 봐도 진씨 가문이 얼마나 파렴치한 사람들인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고은영이 그들의 밑바닥을 과소평가한 것 같았다.

현실 속에서 그들은 상상 이상의 비열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고은영은 다시 소파에 앉아 눈앞에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는 진성택을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순간 고은영은 가벼운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 속에는 짙은 조롱의 뜻이 깃들어 있었다.

“저보고 진정훈 씨에게 부탁하라고요?”

이런 요구를 진성택은 어떻게 입 밖으로 꺼낼 수 있는 걸까?

진성택은 지금 자기가 누구에게 이런 무례한 요구를 하는 건지 알고 있는 걸까?

그는 도대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진성택은 고개를 숙이고서는 손을 맞잡았다.

분명 그도 자신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진성택은 고통스럽게 눈을 감으며 말했다.

“네가 말하면 정훈이는 뭐든지 들어줄 거야. 지금은 네 말만 들을 거야.”

아니, 진정훈은 진윤의 말도 들을 것이다.

하지만 진윤과 진성택 사이는 진정훈보다 더 안 좋았다.

이렇게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진성택은 절대로 고은영을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진성택도 지금 자기가 얼마나 비열한 요구를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정말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허허.”

고은영은 다시 한번 비웃음을 날렸다. 그녀는 조롱의 뜻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

진성택은 그 조롱 섞인 웃음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더 아팠다.

그는 다시 한번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유경이는 절대 진씨 가문에서의 네 몫을 건드리지 않을 거야. 유경이는 단지 진씨 가문에서 살고 싶을 뿐이야.”

결국 진씨 가문에서 사는 것과 쫓겨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었다.

진유경도 분명 진씨 가문에서 쫓겨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진씨 가문에서 떠나지 않으려 하고 있었다.

고은영이 말했다.

“정말 놀랍네요.”

고은영은 조롱 섞인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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