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981 - 챕터 990

1202 챕터

제981화

량천옥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회사에 찾아왔다.사무실 문을 닫는 순간 량천옥의 분노는 거의 사무실 전체를 불태울 듯했다.량천옥은 마치 고은영을 잡아먹을 것처럼 증오가 가득 담긴 눈으로 바라보았다.고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량천옥의 눈빛을 마주하니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배준우는 눈살을 찌푸린 채 고은영의 차가운 손을 살짝 잡았다.“은영아 먼저 휴게실에 가 있어.”“네.”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고은영은 지금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량천옥이 지금 미쳐 있다는 것이었다.이런 미친 사람과 굳이 그녀가 맞서 싸울 필요는 없었다.그러나 고은영이 막 일어나려는 순간 량천옥은 차가운 웃음을 터뜨리며 입을 열었다.“왜 숨으려고 해? 날 속일 땐 당당하더니 이제 와서 겁이라도 난 거야?”“내가 뭘 속였죠?”고은영도 화가 났다.비록 량천옥의 눈빛이 너무 무서웠고 고은영도 원래 겁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량천옥같은 사람에게 겁을 먹을 이유는 전혀 없었다.자산의 이익과 관련 없는 사람에게 고은영은 한 번도 두려움을 느낀 적이 없었다.고은영은 순간 량천옥의 속였다는 말에 억울함을 느꼈다.고은영은 지금껏 상황을 제대로 알지도 못했는데 량천옥이 자기를 속였다며 화를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고은영도 이제 너무 화가 나서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지 제대로 알고 싶었다.그녀는 허리를 곧게 펴며 두 걸음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그쪽을 속였다고요? 말해보세요. 내가 도대체 그 쪽한테 뭘 속였어요?”배준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우리 은영이 아주 당당하게 나가네. 아까 량천옥한테 전화로 욕을 먹으면서 울던 모습은 어디로 간 거야?’지금 상황이 너무 갑작스럽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고은영는 원래부터 량천옥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량천옥은 당당한 고은영의 태도를 보고 더 크게 한숨을 쉬었고 아주 위험하게 눈빛을 번뜩였다.“뭘 속였냐고? 네가 나한테 무슨 거짓말을 했는지 몰라? 네가 내 딸이 되면서 얼마나 많은 혜택을 받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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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2화

사무실 안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량천옥도 화가 많이 났지만 고은영 또한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난 상태였다.“너희한테 3일 시간을 줄 테니 천의와 지분을 전부 내 명의로 돌려놔.”량천옥은 아주 싸늘한 목소리로 한 마디 한 마디 뱉어냈다.그런 다음 량천옥은 몸을 일으켜 아주 위험한 눈빛으로 고은영을 째려봤다. 그 눈빛은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하이에나와도 같아 언제든 상대의 목을 물어뜯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은영은 량천옥의 이런 독한 눈빛에도 전혀 두려움 없이 마주했다.량천옥은 당당한 고은영의 모습을 보더니 흥하고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시골에서 온 촌스러운 여자애가 얼마나 오래 잘나갈 수 있는지 보자.”고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 사람 입은 독설로 가득하구나. 역시 사람의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네.’사실을 알자마자 손바닥 뒤집히듯 변하는 태도가 전에 죄책감이 가득한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게 느껴졌다.량천옥이 고은영을 이렇게 모욕하자 배준우의 눈빛에 서린 위험한 기운이 더 깊어졌다.고은영이 말을 하려는 순간 배준우가 먼저 말했다.“은영아 이제 휴게실로 가서 쉬어.”“량천옥이.”“그만 화내. 착하지.”배준우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달랬다.고은영은 배준우의 말을 잘 듣는 편이었기에 그에게 이끌려 가면서도 량천옥을 한 번 매섭게 째려본 뒤 휴게실로 들어갔다.량천옥은 고은영이 감히 자기를 노려본 것이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저 계집애가 더 혼나야 정신을 차리지.’고은영은 배준우와 량천옥이 무슨 얘기를 나눌지 몰랐지만 휴게실에 들어서자마자 안지영에게서 전화가 결려왔다.전화 속에서 안지영은 비행기를 타고 이미 강성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안지영도 관련 기사를 보고서는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너 량천옥의 딸이 아니었어?”“나도 모르겠어.”고은영의 말투는 혼란스러움으로 가득했다. 맞는지 아닌지 줄곧 량천옥 혼자 주장해 왔을 뿐이다.고은영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사기꾼 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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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3화

전화를 끊자마자 안지영은 머리가 너무 아파서 터질 것 같았다.지금 안지영은 장선명과 차 안에 있었다. 그녀는 진씨 가문의 혼란스러운 상황과 거기에 고은영이 어떻게 얽히게 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진짜 말도 안 돼요. 진씨 가문 정말 미쳤나 봐요. 이러다 량천옥이 우리 은영이를 가만두지 않으면 어떻게 해요?”장선명은 얼굴이 어두워졌다.안지영은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말을 이었다.“은영이 그 바보가 이번에 어떻게 할까요? 차라리 내가 은영이를 해외로 보내는 게 낫겠어요.”안지영은 거의 본능적으로 말했다.무슨 일이 생기든 안지영은 항상 고은영을 1순위에 놓고 생각했고 고은영을 보호하는 쪽을 선택했다.하지만 이 순간 안지영은 고은영에게 이미 보호자가 있다는 것을 잊은 듯했다.그리고 언제부터 안지영이 고은영을 보호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안지영의 말을 들은 장선명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은영 씨를 해외로 보낸다고? 네가?”장선명의 의심 어린 말투에는 뭔가 다른 감정이 묻어 있었다.안지영이 말했다.“나도 량천옥 그 여자는 무서워요.”그녀의 말에 장선명은 참지 못하고 쯧쯧 혀를 찼다.“그래? 아주 보기 드물게 네가 무서워하는 것도 있네.”안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그녀도 장선명의 말투가 뭔가 이상한 걸 느꼈다.“그게 무슨 말이에요? 난 선명 씨처럼 제멋대로 구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어떻게 무서운 게 없겠어요?”사실 량천옥은 정말 무서운 존재였다.전에 진씨 가문과 손을 잡고 고은영을 배준우의 곁에서 떼어놓으려 했을 때 그 기세는 정말 두려웠다.장선명이 말했다.“무서워하면서 왜 자꾸 끼어들어?”“내가 끼어들지 않으면 어떻게 해요? 그 바보 같은 애가 또 당하고 있을 거 아니에요? 이번 일은 전과 달라요. 량천옥은 분명 이미 미쳐있을 거예요.”량천옥은 전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고은영을 자기 딸이라고 확신하고서는 천의를 고은영에게 넘겨줬다.심지어 동영 그룹의 일부 지분도 고은영에게 넘겼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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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4화

“두 사람 강성으로 돌아간 거야?”핸드폰 너머로 나태웅이 이를 꽉 깨물고서는 화가 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들려왔다.안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미 머리가 아픈 상황에서 나태웅의 목소리를 들으니 안지영은 더욱 짜증이 몰려왔다.안지영도 이를 악물며 말했다.“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강성으로 돌아가면서 왜 나한테 아무 말도 안 한 거야? 또 장선명하고 같이 있는 거야? 안지영 너 뇌가 없어? 이번 매하리에서도 그렇고.”나태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안지영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차 안은 이상할 정도로 고요해졌다.정적을 깨고 장선명은 눈썹을 추켜세우며 말했다.“나태웅 전화야?”안지영이 말했다.“그냥 무시해요.”‘이 재수 없는 자식은 지금 왜 이렇게 변해버린 거야?’안지영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나태웅은 예전에 동영 그룹에 있을 때만 해도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달려져 안지영도 알아볼 수 없었다.아마 나태웅의 부모님조차도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배준우도 나태웅이 이렇게 변한 것에 대해 크게 실망했을 것이다.그렇게 오랫동안 나태웅에게 일을 가르쳤는데 결국 미친 인간을 만들어 낸 셈이다.한편 고은영은 관련 기사들을 보고 더 혼란스러워졌다.배준우와 량천옥이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 모르겠지만 배준우가 돌아왔을 때 그의 얼굴은 어두웠다.고은영은 핸드폰을 들고 앞으로 다가갔다.“준우 씨 이것 좀 봐줘요. 왜 다들 배준우의 와이프를 언급하는 거예요? 혹시 날 말하는 거예요?”기사에 명확하게 나오진 않았지만 댓글 대부분이 고은영과 진씨 가문을 겨냥하고 있었다.‘왜 날 끌어들이는 거야? 그래서 안지영이 아까 전화에서 날 바보라고 한 건가? 나 정말 바보가 맞았네?’안지영이 바보라고 했을 때는 몰랐지만 고은영은 지금 스스로가 정말 바보 같았다.배준우는 혼란스러워하는 고은영의 얼굴을 보고서는 그녀가 들고 있는 핸드폰을 바라보았다.배준우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고은영은 더욱 당황했다.“설마 이것 때문에 량천옥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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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5화

지금 모든 일이 뒤엉켜버린 상황이라 혼란스러웠다.고은영이 량천옥 그리고 진씨 가문과 왜 엮였는지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배준우는 진청아에게 알아보라고 조사를 맡겼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른 사건이라 진상을 밝히는 것이 쉽지 않았다.원래는 량천옥의 죽은 전남편을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했지만 지금 보니 일이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고은영은 머릿속으로 계속 상황을 정리해 보려 했지만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아 망연자실하게 배준우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럼 량천옥은 왜 나한테 화를 내는 거예요? 아직 모든 게 명확하지 않잖아요?”배준우가 대답했다.“량천옥은 진씨 가문과 너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알고 있어. 그래서 너와 자기 사이에 검사 결과를 믿지 않는 거야.”고은영은 조금 이해가 된 듯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진씨 가문과의 유전자 검사 결과가 일치하니까 량천옥은 자기와 나의 검사 결과를 믿지 않는군요.”그들 사이의 관계가 특수하므로 량천옥은 그들이 조작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이건.’“그러니까 나와 량천옥의 유전자 검사 결과도 일치한다는 거죠?”“맞아.”고은영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머릿속이 또 윙윙 울리면서 생각이 멎는 것 같았다.‘어떻게 일이 이렇게까지 복잡해질 수 있는 거야?’고은영과 량천옥 그리고 진씨 가문은 원래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었다.그런데 지금 상황인 너무 복잡하게 얼기설기 얽혀 있었다.“그럼 난 도대체 어느 집 딸인 거예요?”배준우는 순간 할 말이 없었다.‘어느 집 딸이냐고?’진정훈이 벌인 소동과 이번에는 진정훈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진윤을 생각하며 고민하던 배준우는 입을 열었다.“너와 진씨 가문 외할머니의 유전자가 일치한대. 그러니까 넌 진씨 가문의 딸이야.”이렇게 말하니 확실해졌다.“그럼 나와 량천옥은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바로 그게 문제야. 지금 아무도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건지 이유를 몰라.”고은영은 할 말이 없었다.아무도 이유를 모른다니 이 점이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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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6화

배준우는 고은영의 차가운 작은 손을 잡으며 말했다.“골수 문제는 걱정하지 마. 이미 수소문하고 있어.”“근데 찾기 어렵잖아요.”고은영은 고통스러운 듯 숨을 가쁘게 쉬며 말했다.배준우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대답하지 않았다.찾기 힘든 건 맞지만 그래도 반드시 찾아야 했다.강성 전체가 진씨 가문과 관련된 폭발적인 기사로 인해 충격에 빠졌다.다들 재벌가에는 비밀이 많고 혼란스럽다고 말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사람들은 재벌가의 진정한 혼란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게 되었다.진씨 가문의 혼란에 비하면 세컨드가 혼외 자식을 데려와 책임을 요구하는 일은 그저 사소한 문제처럼 보였다.량천옥의 광기 어린 행동 덕에 지금 고은영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고은지의 골수였다.다음 날 고은영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고은지는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고은영은 그 모습을 바라보니 순간 목이 메어왔다.“언니.”이 순간 고은영은 사람이 기력을 다한 모습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느꼈다.고은지는 고은영의 차가운 손을 잡으며 한숨을 쉬었다.“이런 시기에 날 찾아오면 어떻게 해. 넌 준우 씨 옆에 안전하게 있어야지.”고은영은 그 말을 듣고 숨이 턱 막혔다.고은영은 멍하니 고은지를 바라보며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고은지는 모든 걸 알고 있었다.분명 어제 오전까지만 해도 괜찮았고 고은지도 량천옥이 그녀에게 골수 기증을 해주겠다는 말을 들었었다.그런데 이 좋은 소식은 하루 만에 사라졌고 고은지는 다시 지옥으로 떨어졌다.“미안해 언니. 나도 일이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고은영은 숨을 가쁘게 쉬며 입을 열었다.이에 고은지가 말했다.“그냥 이게 한 사람의 운명인 거야. 이번에는 하늘이 날 살려두지 않으려는 건지도 모르지.”“언니 그런 말 하지 마.”고은영은 고통스러워하며 말했다.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눈앞에서 병으로 고통받는 모습을 보니 고은영은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은영이 더욱 크게 느끼는 것은 무력함 속에서 오는 슬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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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하지만 의사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량천옥은 바로 말을 끊었다.“2억 더 드릴게요. 선생님의 두 아이가 곧 유학하러 간다고 들었어요. 이번에 선택하신 학교는 제법 비싸다고 하던데.”량천옥은 상대의 약점을 정확하게 짚었다.사무실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고은영은 량천옥이 이렇게까지 미친 짓을 버릴 줄은 몰랐다. 량천옥은 고은영을 해치려는 것뿐만 아니라 고은지의 목숨까지 노리고 있었다.사무실 안에서 의사는 떨리는 손으로 콧등에 있는 안경을 밀어 올리며 돈을 갖고 온 량천옥을 꾸짖으려 했다.그런데 사무실의 문이 갑자기 열렸다.고은영은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다가가 의사와 량천옥이 반응하기도 전에 책상 위의 돈 상자를 들어 량천옥의 머리 위에 쏟아부었다.현금이 사무실 전체에 흩어지며 아주 자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이 순간 사무실 안의 분위기는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고은영은 량천옥에게 소리를 질렀다.“량천옥. 당신 어쩌면 이렇게 더럽고 악독한 짓을 해?”“내가 악독해? 넌 날 속이고 천의와 지분을 가져갔어. 그런데 무슨 자격으로 날 비난해?”“누가 당신을 속여? 당신이 처음부터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단정 지은 거잖아. 처음부터 끝까지 나한테 뭘 물어본 적이라도 있어? 아니면 나한테 확인이라도 했어? 내가 당신 딸이라고 직접 인정한 적 있어?”량천옥을 속였다는 말을 고은영은 절대로 인정할 수 없었다.량천옥은 위헌한 분위기를 뿜어내며 몸을 일으키더니 고은영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녀는 의사 앞에 놓인 물컵을 들어 고은영에게 바로 뿌렸다.고은영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촥하는 소리와 함께 온몸이 차갑게 젖어 들었고 이 순간 고은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고은영은 부드러운 사람이 맞지만 그렇다고 아무 사람에게나 호락호락 당하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량천옥에게서 물세례를 받아 초췌해진 고은영은 바로 분노하며 신발을 벗었다.“이 미친 여자가 정말.”그렇게 말하며 량천옥에게 다가가 싸우기 시작했다.처음에 고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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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8화

그러나 고은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은 듯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경찰을 부른다고요? 좋아요. 경찰한테 와서 잘 보라고 하세요. 당신이 우리 언니 주치의를 매수해 목숨을 앗아가려고 어떤 일을 꾸몄는지.”량천옥은 순간 호흡이 무거워졌다.그녀는 두 손을 꽉 쥐고서는 분노에 온몸을 떨며 이를 악물었다.“네가 날 모함하는 거야. 처음부터 네가 먼저 날 속였잖아.”“여기 뿌려진 돈다발이 증거로 떡하니 있는데 내가 굳이 그쪽을 모함할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난 단 한 번도 내 입으로 내가 그쪽 딸이라는 걸 인정한 적이 없어요. 그쪽을 엄마라고 부른 적은 더 없고요.”이 순간 량천옥이 무슨 말을 해도 고은영은 그녀의 입을 막을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량천옥은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걸 보고 억울한 표정으로 바닥에서 일어났다.그녀는 떠나기 전에 잊지 않고 고은영에게 한 마디를 던졌다.“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돈은 안 챙기세요?”고은영은 량천옥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조롱하듯 말했다.량천옥은 순간 멈칫하더니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며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주치의는 고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사모님. 이건 어떻게 할까요?”“돈은 제가 가져갈게요. 방금은 실례했습니다.”비록 방금 상황이 화가 나긴 했지만 고은영은 주치의의 태도를 명확히 봤다.이 많은 돈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이 그가 아주 훌륭한 의사라는 걸 증명했다.주치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이건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다만 이런 일을 겪을 줄은 몰랐네요.”솔직히 말해서 이건 주치의도 처음 겪어보는 일이어서 방금은 정말 충격과 동시에 분노를 느꼈다.하늘 아래 량천옥 같은 여자가 다 있다니.의사는 여러 해 동안 온갖 일을 겪었지만 권력과 지위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량천옥 같은 여자는 정말 드물었다.그러나 방금 그 순간 주치의도 정말 화가 났었다.“골수 문제는 다른 방법을 최대한 빨리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도 계속 주의하고 있겠습니다.”주치의도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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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9화

량천옥은 분노에 휩싸인 채로 집으로 돌아왔다.량일은 창백한 얼굴로 소파에 누워 있었고 이마에는 두꺼운 흰 천이 감겨 있었다. 누가 봐도 병이 난 상태였지만 왜 병이 났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량일은 가장 먼저 고은영의 정체를 알아차린 사람이었고 마음속으로도 고은영의 정체를 확신했다.그러나 지금 일이 왜 이 지경이 되었는지 누가 그녀에게 알려줄 수 있을까?“이 죽일 년 정말 날 미치게 하네.”량천옥은 악에 받쳐 소리를 질렀다.심지어 량천옥은 이 순간 량일이 병이 난 것도 신경 쓰지 못할 만큼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량일은 숨을 쉬기 힘들어하면서도 량천옥을 한 번 바라보았다.량천옥의 엉망인 모습을 보자 량일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은영이를 찾아간 거야?”“그것들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량천옥은 아주 거칠게 대답했다.량일은 량천옥의 말을 듣고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말리고 싶었지만 지금은 화가 난 상태라 량일의 말을 들을 리가 없었다. 결국 량일은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삼키기로 했다.량일이 생각한 대로 량천옥은 지금 화가 나 전혀 자기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었다.“엄마는 어쩜 그렇게 어리석을 수 있어? 그때는 왜.”량천옥은 고은영 때문에 불타오르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어 이제는 그 화살을 량일에게 돌렸다.량일이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이었지만 제대로 사실을 알아보지도 않고 량천옥에게 알려주었기 때문이다.량일은 량천옥의 광기 어린 모습을 보고 다시 한숨을 쉬며 말했다.“너도 확신했었잖아.”량일과 량천옥은 당시 죄책감 때문에 제대로 유전자 검사를 받아볼 겨를이 없었다.심지어 유전자 검사 때문에 고은영의 반감을 불러일으킬까 봐 오히려 그냥 확인할 생각을 접었었다.그동안 량일과 량천옥은 고은영에게 모든 것을 다 바쳐 잘해주었다.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아직 다 완성되지 않은 아기 물건을 보니 량일은 가슴이 더욱 답답해졌다.“고은영이 아니라면 그 아이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이 말을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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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0화

고은영의 얘기가 나오자 배항준의 얼굴은 점점 굳어졌다.지금은 고은영이 진씨 가문의 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일이 이렇게 커졌으니 진씨 가문은 강성에서 가장 큰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거기에 덩달아 배씨 가문까지 엮이게 되었다. 사람들은 배씨 가문이 결국 진씨 가문과 혼인을 맺은 것이라고 떠들었다. 배항준은 진성택이 저지른 일들을 생각하면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 만약 량천옥이 전에 일을 버리지 않았다면 배항준은 절대로 진씨 가문의 일을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지금 고은영이 진씨 가문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배항준은 전혀 위안을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고은영에 대한 반감만 더 커졌다.“그 아이는 어찌 됐든 준우의 아이를 낳았잖아요. 누구 집 딸이든 상관없이 준우가 좋아하는 사람이에요.”김다정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 김다정이 아이 얘기를 꺼내자 배항준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지금까지 배항준은 손주의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배준우에게 아이를 데려오라고 했지만 그 망나니는 끝내 데려오지 않았고 뒤에 집사를 보냈는데도 아이를 데려오지 못했다.이 생각이 떠오르자 배항준은 더욱 화가 났다.배항준과 똑같이 좌불안석인 사람이 가든 하우스에 한 사람 더 있었다. 전에 유청은 해외로 떠나려 했지만 배지영에게 문제가 생겨 어쩔 수 없이 출국을 미루게 되었다.원래 유청은 고은영의 아이를 자기가 키우고 싶었지만 배준우가 절대 동의하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이렇게 일이 터졌으니 유청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너 나하고 란완 리조트에 다녀오자.”배지영은 귤을 까먹던 중에 유청의 말을 듣고 손을 멈추었다.“거기에 가서 뭐 해요?”“아이를 데려와야지.”유청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유청의 말을 들은 배지영은 멈칫했다.“엄마 그 아이를 데려와서 직접 키우려고요?”“당연하지? 너도 봤잖아. 지금 준우와 그 계집애의 상황이 얼마나 복잡한지. 이건 아이의 성장 환경에 아주 안 좋아.”유청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배지영도 관련 기사를 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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