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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9화

량천옥은 분노에 휩싸인 채로 집으로 돌아왔다.

량일은 창백한 얼굴로 소파에 누워 있었고 이마에는 두꺼운 흰 천이 감겨 있었다. 누가 봐도 병이 난 상태였지만 왜 병이 났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량일은 가장 먼저 고은영의 정체를 알아차린 사람이었고 마음속으로도 고은영의 정체를 확신했다.

그러나 지금 일이 왜 이 지경이 되었는지 누가 그녀에게 알려줄 수 있을까?

“이 죽일 년 정말 날 미치게 하네.”

량천옥은 악에 받쳐 소리를 질렀다.

심지어 량천옥은 이 순간 량일이 병이 난 것도 신경 쓰지 못할 만큼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

량일은 숨을 쉬기 힘들어하면서도 량천옥을 한 번 바라보았다.

량천옥의 엉망인 모습을 보자 량일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은영이를 찾아간 거야?”

“그것들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량천옥은 아주 거칠게 대답했다.

량일은 량천옥의 말을 듣고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말리고 싶었지만 지금은 화가 난 상태라 량일의 말을 들을 리가 없었다. 결국 량일은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삼키기로 했다.

량일이 생각한 대로 량천옥은 지금 화가 나 전혀 자기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었다.

“엄마는 어쩜 그렇게 어리석을 수 있어? 그때는 왜.”

량천옥은 고은영 때문에 불타오르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어 이제는 그 화살을 량일에게 돌렸다.

량일이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이었지만 제대로 사실을 알아보지도 않고 량천옥에게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량일은 량천옥의 광기 어린 모습을 보고 다시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도 확신했었잖아.”

량일과 량천옥은 당시 죄책감 때문에 제대로 유전자 검사를 받아볼 겨를이 없었다.

심지어 유전자 검사 때문에 고은영의 반감을 불러일으킬까 봐 오히려 그냥 확인할 생각을 접었었다.

그동안 량일과 량천옥은 고은영에게 모든 것을 다 바쳐 잘해주었다.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아직 다 완성되지 않은 아기 물건을 보니 량일은 가슴이 더욱 답답해졌다.

“고은영이 아니라면 그 아이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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