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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하지만 의사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량천옥은 바로 말을 끊었다.

“2억 더 드릴게요. 선생님의 두 아이가 곧 유학하러 간다고 들었어요. 이번에 선택하신 학교는 제법 비싸다고 하던데.”

량천옥은 상대의 약점을 정확하게 짚었다.

사무실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고은영은 량천옥이 이렇게까지 미친 짓을 버릴 줄은 몰랐다. 량천옥은 고은영을 해치려는 것뿐만 아니라 고은지의 목숨까지 노리고 있었다.

사무실 안에서 의사는 떨리는 손으로 콧등에 있는 안경을 밀어 올리며 돈을 갖고 온 량천옥을 꾸짖으려 했다.

그런데 사무실의 문이 갑자기 열렸다.

고은영은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다가가 의사와 량천옥이 반응하기도 전에 책상 위의 돈 상자를 들어 량천옥의 머리 위에 쏟아부었다.

현금이 사무실 전체에 흩어지며 아주 자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 순간 사무실 안의 분위기는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고은영은 량천옥에게 소리를 질렀다.

“량천옥. 당신 어쩌면 이렇게 더럽고 악독한 짓을 해?”

“내가 악독해? 넌 날 속이고 천의와 지분을 가져갔어. 그런데 무슨 자격으로 날 비난해?”

“누가 당신을 속여? 당신이 처음부터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단정 지은 거잖아. 처음부터 끝까지 나한테 뭘 물어본 적이라도 있어? 아니면 나한테 확인이라도 했어? 내가 당신 딸이라고 직접 인정한 적 있어?”

량천옥을 속였다는 말을 고은영은 절대로 인정할 수 없었다.

량천옥은 위헌한 분위기를 뿜어내며 몸을 일으키더니 고은영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녀는 의사 앞에 놓인 물컵을 들어 고은영에게 바로 뿌렸다.

고은영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촥하는 소리와 함께 온몸이 차갑게 젖어 들었고 이 순간 고은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고은영은 부드러운 사람이 맞지만 그렇다고 아무 사람에게나 호락호락 당하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량천옥에게서 물세례를 받아 초췌해진 고은영은 바로 분노하며 신발을 벗었다.

“이 미친 여자가 정말.”

그렇게 말하며 량천옥에게 다가가 싸우기 시작했다.

처음에 고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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