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의 모든 챕터: 챕터 201 - 챕터 210

692 챕터

제 201화 때마침 도착하다.

이미 옷을 벗어 던진 신호연이 어느새 한지아를 짓누르고 있었다. 신호연은 몸을 굽힌 채 점점 한지아에게로 다가갔다. 한지아는 미친 듯이 그를 물어뜯고 마구 발버둥을 치며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신호연은 마치 미친 치타처럼 두 눈이 새빨개져서 섬뜩한 웃음소리를 냈다.“너 원래 이러지 않았잖아, 너 날 제일 좋아했었잖아… 지아야? 오늘 내가 너 기쁘게 해줄게, 다시 추억해봐! 하하…”“… 이거 놔… 신호연…”이 시각 한지아는 매우 절망스러웠다, 한지아는 속이 울렁거리면서 토할 것 같은 메스꺼움이 또 한 번 밀려오는걸 느꼈다. 한지아는 지금 죽는다고 해도 신호연이 자신을 만지는 게 싫었다.“짝!”또 뺨 한 대를 맞았다. 한지아는 눈앞이 빙빙 돌며 코끝이 따뜻해 지는 것을 느꼈다.“좋게 말로 할 때 가만히 있어, 그래도 내가 네 남편이었었잖아, 예전처럼 이뻐해 줄게… 지아야,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아, 너 때리고 싶지 않아, 그냥 널 사랑하고 싶어… 떨어져 있은 지 너무 오래됐어, 나 정말 네가 많이 생각났어, 나 너랑 하고 싶어, 이런 거 좋아하지? 함께…” 쾅! 누군가 밖에서 강제로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이때다 싶어 소리를 질렀다.“… 살려줘… 살려줘요… 나 좀 놔줘…”살려는 본능에 한지아는 있는 힘껏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몸이 가벼워지더니 우당탕하고 누군가 넘어지는 듯한 둔탁한 소리와 잔뜩 화가 나 있는 목소리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인간 쓰레기 새끼! 감히 지아 씨를 건드려? 네 인생 아작 내줄께!”배현우의 살기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한지아는 침대 위 먼지 가득한 이불로 자기 자신을 감쌌다. 그제야 긴장이 풀렸는지 입술 사이로 울음이 터져 나왔다.고개를 돌려 보니 쉴 새 없이 주먹을 휘두르고 있는 배현우와 늑대처럼 울부짖는 신호 연의 비명이 들려왔다.한지아는 이불로 자기 자신을 꼭 감쌌다. 억울함과 비참함 수치스러움과 슬픔이 한 번에 몰려왔다. 신호연에게 짓밟혀 한지아의 인생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한지아는
더 보기

제202화 구사일생

내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자, 배현우는 흠칫 몸을 떨더니 횡설수설 해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아니 전 지아 씨가 걱정되니까 그러죠. 저랑 콩이 데리러 가는 거 같이 가요. 제가 데려다줄게요. 그리고 먼저 콩이랑 놀고 있어요. 전 일이 있어서 잠깐 나갔다 올게요. 정말 잠깐이면 돼요!”순간 숨이 턱 막혀온 난 그 자리에서 더 이상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입술을 꾹 깨물고 아무렇지 않은 듯 몸을 일으켰지만 가슴은 여전히 미친 듯이 두근거렸고 온몸은 사시나무 떨듯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간신히 정신을 부여잡고 옷을 갈아입고 나니 현우가 이미 현관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몸에 기대 아래층으로 내려와 그의 차를 타고 콩이를 데리러 이미연의 집으로 갔다.나를 본 미연은 상당히 놀란 눈치였다. 그동안 내가 미연이와 지내온 바로는 나에게 못 박힌 듯이 고정된 저 눈빛은 나를 향해 뭔 일 있었지? 라고 캐묻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미연이는 콩이의 눈치를 슬쩍 보더니 무언가를 말하려는 것인지 입을 열었다가도 다시금 머뭇거리며 입을 꾹 다물었다. 나는 어떻게든 입꼬리를 치켜올리고 콩이의 손을 꼭 잡은 채 미연에게 슬쩍 눈짓하고는 말을 꺼냈다. “시간 날 때 얘기해 줄게.”그녀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더니 전화하라는 손짓을 해 보였다.나는 슬며시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콩이의 손을 꼭 쥐고 함께 미연이의 집을 빠져나왔다.콩이는 미연이의 집에서 대체 얼마나 온갖 난리를 치며 즐겁게 놀았던 것인지 내 품에 안긴 지 얼마 안 되어 금방 단잠에 빠져버렸다. 집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릴 때 배현우는 행여 콩이가 단잠에서 깰까 조심스레 그녀를 내 품에서 데려가 항상 그랬듯이 품에 안고는 집으로 올라가 방의 침대에 살며시 눕혀 놓았다. 그러고는 나를 껴안고 내 이마에 부드럽게 키스를 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잠깐만 기다려요. 금방 다녀올게요.”말을 끝맺은 배현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급히 집을 떠나 어느새 어둠 속에서 종적
더 보기

제203화 서프라이즈

그 일이 있고 나서 한동안 배현우는 짬만 나면 항상 저녁시간에 우리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만 신기한 건 항상 콩이가 잠이 든 후 우리 집으로 찾아온다는 것이었다. 대체 무슨 수로 매번 타이밍을 그렇게나 정확하게 잘 맞추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은 듯 나의 생활은 언제 그랬냐는 듯 빠르게 평화를 되찾아 갔다. 그러나 의문점이 있다면 진작에 다시 나를 찾아와 괴롭혀야 했을 신호연 쪽에서 이상하리만치 감감무소식이었다. 신호연이라는 존재 자체가 내 인생에서 아예 증발해 버린 것처럼 말이다. 오랜만에 되찾은 평화였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갑자기 변해버린 이 모든 상황이 그저 낯설게만 느껴졌다.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점들이 한가득 있었지만 난 차마 배현우에게 답을 요구할 수가 없었다. 배현우에게 이 상황에 관하여 묻는다고 하여도 대충 거짓말들로 둘러대며 상황을 모면해 버릴 것이 너무나도 뻔했기 때문이다.회사의 업무들도 모두 순조롭게 운영되어 가고 있었다. 우리 회사에 있어 이동철은 너무나도 훌륭한 인재였다. 그의 활약하에 마케팅 부서의 실적도 나날이 상승세를 보인다. 물론 그중에는 동철 씨와 장영식 사이의 케미도 크게 한몫 차지하고 있는듯하다.요즘 세림 씨가 계속하여 나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모두 바쁘다는 빌미로 거절해 버리고는 더 이상 그녀를 상대해 주지 않았다. 애초에 파티장에서부터 난 이미 그녀의 의도를 모두 파악해 버렸거니와 이제 그녀를 상대해 줄 여력이 없었다. 더 이상 의미 없는 정신력 싸움에서 나의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기 싫었다.오늘따라 퇴근이 빨라져 마트에 잠깐 들러 이것저것 먹을거리들을 양손 가득 챙기고는 콩이를 데리러 발걸음을 옮겼다. 콩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 한편으로 콩이를 돌봐주며 한편으로는 저녁 준비를 시작하였다. 오랜만에 정성스레 준비한 저녁 식사를 바라보며 내심 뿌듯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눈치 빠른 콩이는 초롱초롱 반짝이는 눈빛으로 푸짐한 저녁 메뉴들을 바라보더니 잔뜩 신나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나에게
더 보기

제204화 소소한 행복

저녁 식사 시간 내내 콩이는 작은 입술을 쉴 새 없이 움직이며 배현우를 우주 끝까지 치켜세워 줄 기세였다.“아저씨가 최고야!”배현우는 내심 뿌듯했는지 싱글벙글 웃으며 물었다. “아저씨가 최고야? 왜?”“아저씨가 우리 집에 오니까 먹을 것도 엄청나게 많아지고, 인형 동생들도 생겼어요! 제 인형들도 이제 가족이 생겼어요. 인형 엄마, 인형 언니, 그리고 인형 동생까지요!” 그러고는 배현우를 바라보며 다시금 말을 이어갔다. “엄마, 언니, 동생 이렇게 얘네가 한 가족이에요. 전 인형 아빠는 필요 없어요! 아빠는 나쁜 사람이거든요. 전 아빠보다 아저씨가 더 좋아요!”콩이의 말에 배현우의 입꼬리는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 그러고는 연신 자신의 젓가락으로 콩이에게 반찬을 먹여주며 콩이에게 사랑 표현을 해댔다.밥을 다 먹고 나는 부엌에서 설거지하고 배현우는 거실에서 콩이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부엌에서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아직도 꿈인지 현실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배현우가 콩이와 이토록 친하게 지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거니와 그는 콩이의 어리광도 불편한 기색 하나 없이 모두 받아주었다.콩이는 놀다 말고 갑자기 무언가가 떠오른 듯 쪼르르 배현우에게 달려가 자신의 호주머니를 뒤적이더니 사탕 하나를 꺼내 쥐고는 직접 포장지까지 손수 까 배현우의 입 속에 넣어주었다.“아저씨에게 주는 답례예요! 엄마가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도 있어야 한대요.”그날 밤, 콩이는 늦은 시간까지 실컷 놀고 나서야 겨우 씻고 잠들었다. 씻기 전 콩이는 아쉬운 듯이 배현우의 옷자락을 꼭 쥐고는 조심스레 물었다. “아저씨 내일도 놀러 오실 거죠?”배현우는 그런 콩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되물었다. “콩이는 아저씨가 놀러 왔으면 좋겠어?”“네! 아저씨가 매일 왔으면 좋겠어요! 그럼, 아저씨가 저희 엄마 지켜 주실 거죠?”콩이는 졸린 눈을 부릅뜨고는 진지한 어투로 질문을 던지고는 배현우의 답을 기다렸다.나는 콩이의 예상 밖의 질문에 순간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대체 그 조그마한
더 보기

제205화 분명히 다른 사람이 있다

아침에 첫 알루미늄 창이 도착했기 때문에 아이를 일찍 유치원으로 데려다준 나는 차를 몰아 창고로 갔다.상품 검열을 다 마치기도 전에 알 수 없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지난번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여자가 한 번도 가본적 없는 외곽에 있는 클럽으로 오라며 전화가 왔다.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해 보니 평택시 외곽이었다. 꽤 먼 곳이다.나를 만나고자 하는 사람은 그녀가 아니라는 예감이 들었다! 분명히 다른 사람이 있다.나는 차를 몰고 그곳으로 가면서 배현우에게 이 사실을 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생각해 보니, 됐다. 아직 그녀들이 나를 만나고자 하는 목적을 모르니. 그를 걱정시킬 필요는 없다... 게다가 나는 이기적이어서 배현우를 잃을까 두렵다.배현우와 멀리 떨어져만 있어도 난 두렵다.클럽에 도착하니 짐작했던 사람이 보였다. 멀리서 한번 본 적 있던 배현우의 고모다..그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여자는 배현우의 고모를 나에게 소개해 주었다.배씨 가문의 유전자가 좋은 것인지, 배현우의 고모는 매우 아름답고 키도 컸으며 꽤 카리스마가 있어 보였다. 이세림의 말이 맞았다. 배현우의 고모에게서 온화한 기질이라고 묘사될 만한 것을 찾을 수 없었다.헤어스타일, 눈썹, 옷, 몸짓 하나하나까지 차갑고 도도했다.나를 본 순간, 배현우의 고모는 실눈으로 잠시 동안 바라보더니 눈썹을 치켜올리며 "앉아요!" 하고 말했다.나는 배현우의 고모 옆 소파에 앉아 차분한 척했지만 사실은 매우 긴장하고 있었다."지아 씨, 내가 왜 당신을 여기로 불렀는지 아세요?" 배현우 고모의 말투는 매우 친절하고 차분했지만 나는 배현우의 고모가 가장 절제하는 말투로 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질문이 매우 까다롭고 어려워 대답하기 힘들었다.내가 안다고 말한다면 내가 잘못한 것을 시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른다고 말한다면 배현우의 고모에게 내가 정직하지 못하게 비칠 것이다.나는 배현우의 고모를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배현우의 고모를 존중하지 않아서가 아니
더 보기

제206화 강한 여자

지아 씨가 이렇게 말한다는 건 똑똑하다고 말한 걸 이해했다는 뜻이죠. 배현우의 고모는 웃음기를 거둔 채 잠시 나를 쳐다보며 의심의 여지가 없는 말투로 말했다. "현우 곁에서 떠나요!""그건 그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물어볼 필요 없어요. 지아 씨가 떠나기만 하면 현우는 받아들일 거예요! " 배현우의 고모는 이미 정해놓은 말들을 내게 했다. "지아 씨는 좋은 여자예요. 영리하고 인내할 줄 알며 야망도 있죠. 난 지아 씨의 이 모든 것들을 좋게 봤어요. 난 지아 씨가 목표한 대로 회사를 더 크게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줄 수도 있죠. 그건 지아 씨의 딸을 잘 키울 수 있는 데 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지아 씨는 외국의 학교를 고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현우는 못해요!"“왜죠?”내가 묻자 배현우의 고모는 갑자기 냉랭한 표정을 지었고 매우 불쾌한 듯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왜냐고요?""현우는 지아 씨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 아니에요. 현우가 천우그룹을 갖고자 한다면 반드시 가법에 따라 행동해야 해요. 이세림이 없다 해도 가족이 전권을 행사해서 동일한 결정할 거예요. 현우는 단독으로 어떠한 특권도 가질 수가 없고 이 문제에 대한 선택의 자유도 없어요!" 배현우 고모의 말은 매우 무자비했다."현우가 비록 지아 씨를 사랑한다 해도, 지아 씨의 결혼 이력을 신경 쓰지 않고 또한 지아 씨에게 아이가 있어도 상관없다 해도 그리고 여전히 잊지 못하는 현우를 미치게 만들었던 임윤아마저도 결국은 하나의 결과를 낳죠. 포기하거나! 타협하거나!"배현우를 미치게 만든 임윤아? 이 한마디가 내 마음을 조여왔다. 임윤아가 전에 이세림이 여러 번 말했던 그 여자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임윤아는 확실히 배현우와 매우 깊은 관계임이 틀림없다.말을 마친 배현우의 고모는 천천히 다시 얘기했다 "지아 씨도 마찬가지로 선택권이 없어요! 배씨 가문은 다른 성씨를 가진 사람이 배씨 가문의 재산과 자원을 승계 받게 하지 않아요! 지아 씨가 원하는 조건을 말해요!
더 보기

제207화 앞뒤로 협공하여 납치하다

나는 일부러 속도를 늦추고 아무렇지 않은 척 뒤쪽의 차량을 관찰했다. 약 2킬로 이동 후 뒤쪽의 SUV 차량이 계속 날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차 안의 사람을 확인하기 위해 길가의 작은 슈퍼 앞에 멈췄다. 슈퍼에 들어가 물 한 병 사 마시며 뒤쪽의 차량이 천천히 지나가는 것을 지켜보았지만 창문이 코팅되어 있어 내부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일부러 차가 멀어진 뒤 다시 운전석에 올랐다.차량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 내가 조금 예민했던 것 같다.돌아가는 길에 해안도로가 있는데 그곳만 지나면 순환 고속도로를 따라 시내로 금방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내 착각이었다. 산으로 통하는 교차로를 지날 때 그 차가 갑자기 튀어나와 앞을 막았다. 나는 급히 브레이크를 밟은 후 재빨리 차 문을 잠갔다.후진을 하려고 보니 뒤쪽에는 어느새 낯선 검은색 승용차가 나타나 막고 있었다.당황한 나는 얼른 가방에서 전화기를 꺼내 손에 잡히는 대로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이때, 헬멧을 쓰고 손에는 소망 망치를 든 건장한 남성 두 명이 만반의 준비를 한 채 차에서 내려 단숨에 창문을 깨고 차 문을 열었다. 그 속도는 내가 정신 못 차릴 만큼 빨랐고 심지어 전화도 아직 연결되지 않았다.나는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차를 부순 그 남자는 차에 올라타 손에 든 무언가로 나의 코와 입을 막았다. 그러자 갑자기 세상이 빙빙 돌고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나는 의식을 잃었다.정신이 들었을 때 머리가 깨질 듯 아팠고 입이 바싹 말랐다. 몸은 묶여있어 움직일 수 없었고 눌린 두 팔은 감각이 없었다.소리를 내고 싶었지만, 입에 테이프가 붙여져 있어 아무런 소리를 낼 수 없었다. 끝없는 공포가 나를 덮쳐왔다. 나는 몇 번 허우적거리다 몸을 옆으로 돌려 눌린 팔을 꺼냈다. 주위를 둘러보니 버려진 작은 공장 창고인 것 같았는데 여러 가지 도구들도 지저분하게 널려있었다.그런데 이상한 것은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았지만, 시간을 알 수 없었고 내
더 보기

제208화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다

날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아무도 오지 않았다. 혹시 내가 자생 자멸하기를 원하는 걸까? 그렇다면 아마 내가 사라지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배씨 부인이 한 짓일 것이다.하지만 나처럼 연약하고 어린 여자에게 이런 수단을 쓰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기에 그녀는 아닐 것이다. 신호연도 아닌 것 같다. 만약 신호연이면 나에게 원하는 것은 돈, 회사, 혹은 그가 필요한 자원이다.나는 계속 허튼 생각을 했고, 생각할수록 짜증이 나고 머릿속이 복잡해져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날이 어두워질수록 절망 속에서 희망의 불씨가 조금씩 살아났다. 만약 내가 한 전화를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면 유치원에 아이를 데리러 가지 않은것 때문에 유치원 선생님이 연락했을 것이다. 내가 연락이 안 되면 어떤 방법을 쓰든지 가족을 찾아 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내야 하므로 적어도 배현우를 찾았을 가능성이 있다. 영재 유치원에 가게 된 것도 배현우 덕분이고 그 배후에는 두터운 내막이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나는 마음이 놓이고 또 희망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실망한 콩이의 모습을 떠올리면 나는 가슴이 미어졌다. 나 때문에 내 딸이 고생하는 날이 올 줄 생각도 못 했다. 그래도 부모님이 안 계셨을 때 발생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안 그랬으면 아버지가 나를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어둠의 장막이 서서히 드리워졌다. 콩이를 누가 데려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쯤 내가 실종된 것을 누군가 발견했고, 곧 찾으러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고 사방이 고요해지자 쥐가 찍찍거리고 움직이는 소리만 끊임없이 들려왔다. 놀란 나는 두 눈을 부릅뜨고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손과 발이 뒤로 함께 묶여 있어 몸을 펼 수조차 없었다.같은 자세로 계속 있다 보니 어깨가 너무 아파 나는 애써 몸을 돌려 자세를 바꾸었다. 나는 누군가 빨리 이곳을 찾을 수 있기를 기도했다. 누군가가 나를 구하러 올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더 보기

제209화 하나의 뱀 모양 도안

한지아는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그 사람들이 걸어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들 중 선두로 걸어오는 사람 손에는 손전등이 들려있었다.그 사람의 손에 들려있던 손전등은 금세 한지아를 향해 비췄다, 강렬하고 눈 부신 빛에 한지아는 눈을 감았다. 그 사람들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들려오는 그들의 목소리는 낯설었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진짜 예쁘게 생겼네, 아쉽다!”그들 중 한 명이 작은 소리로 한마디 하였다.“헛소리하지 말고 입 다물어!”그들 중 한 명이 엄숙하게 말했고 모두 입을 다물었다.“데리고 가자!”깜짝 놀란 한지아는 눈을 번쩍 떴다, 한지아는 빛을 거스르고 한 명이 귀신처럼 괴상하게 달려는 것을 보았다. 한지아는 엉엉 울부짖으며 말을 하려고 했다.그 남자는 한 손으로 한지아를 번쩍 들어 올렸다, 한지아는 있는 힘껏 몸부림치며 온몸을 비틀어댔고 그는 한지아를 발로 걷어찼다.“얌전히 있어, 발버둥 치지 말고, 체력 아껴야지? 발버둥 쳐도 소용없어!”한지아는 저 멀리 서 있는 몇몇을 바라보았다, 우두머리로 보이는 사람은 키가 매우 컸고 몸집도 건장했다. 모두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두 눈만 보일 뿐 다른 특징들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한지아는 여전히 몸부림치고 있었다, 한지아를 들고 있던 그 남자가 손을 떼자 한지아는 그대로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한지아는 아픈지도 모르고 말을 하려고 애썼다. 한지아의 애원하는 두 눈이 얼굴을 가린 채 눈만 내놓은 그들의 두 눈을 애처롭게 바라보았다.그 남자는 한지아를 바라보다가 멈칫하더니 허리를 굽히고 손을 뻗어 한지아의 볼을 만졌다.“형님, 정말 이 여자를 죽이려고요? 아쉬운데, 우리 형제 몇 명… 아, 아닙니다. 형님, 형님이 먼저 재미 보세요, 그리고 우리도…” “닥쳐! 헛소리 그만하고 빨리 가자!”얼굴을 가렸지만, 말을 꺼낸 그놈을 쳐다보는 그의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했다.그는 한지아를 확 잡아당겼고 그 순간, 한지아는 불빛을 빌어 그의 손목에 뱀 모양의 문신이 새겨져 있는
더 보기

제210화 도대체 누가 악랄한 짓을 한 것인가?

‘탕’또 한 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다. 한지아의 얼굴에 뜨거운 무언가가 가득 뿌려졌고 짙은 피비린내가 콧구멍을 가득 채웠다. 한지아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한지아가 눈을 떴을 때 짙은 피비린내 대신 코를 찌르는 소독수 냄새가 났다.눈앞에는 이미연의 초조한 눈빛이 보였다.“한지아, 드디어 깨어났구나!”한지아는 눈을 깜빡거렸다. 온몸이 몹시 아팠다, 특히 얼굴이 너무 아팠다.한지아는 갑자기 기뻐졌다.‘죽은 줄 알았었는데 살아있었구나, 그럼 그때 총을 맞은 건 그 칼을 든 남자인가?’생각할수록 아찔해졌다.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한지아는 내일에 뜨는 태양을 볼 수가 없었을 것이다.번쩍이던 칼날이 자신을 찌르던 느낌을 한지아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했다.“하느님 부처님 진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너 진짜 깨어났구나!”이미연은 병실 밖으로 달려나갔다. 뒤이어 이미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깨어났어요, 지아가 깨어났어요!”뛰어 들어오는 배현우의 얼굴을 보자 한지아는 눈물이 밀려 나왔다, 그는 허리를 굽혀 그녀를 꼭 안아주며 말했다.“괜찮아요, 울지 말아요!”한지아는 한동안 마음을 추스르고 나서 물었다.“도대체 누구예요?”배현우는 묵묵히 고개를 저었다.“그 우두머리는 도망쳤고, 똘마니를 잡았는데 그놈은 몰라요, 누가 그들을 사서 이런 일을 벌였는지, 아직도 추적 중이에요.”그가 말한 이유는 매우 충분했다.“내가 없어진 건 누가 알았어요?”한지아는 정말 알고 싶었다.“유치원이야, 너랑도 연락이 안 되고, 아무도 콩이를 데리러 가지 않아서 콩이가 선생님에게 내 번호를 알려줬어, 내가 서둘러 콩이를 데리러 갔고, 너에게 연락을 해봤지만, 연락이 안 되더라, 그래서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배 선생에게 전화했어, 배 선생이 위치추적으로 네 차를 찾았고, 차가 해안도로 옆길에 있더라, 휴대전화며 가방이며 다 차 안에 있었고 차창유리도 깨져있었어.”이미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날 일들을 거의 모두 말해주었다. 배현우의 눈은 계속 나를 쳐다보고
더 보기
이전
1
...
1920212223
...
70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