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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다

날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아무도 오지 않았다. 혹시 내가 자생 자멸하기를 원하는 걸까? 그렇다면 아마 내가 사라지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배씨 부인이 한 짓일 것이다.

하지만 나처럼 연약하고 어린 여자에게 이런 수단을 쓰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기에 그녀는 아닐 것이다.

신호연도 아닌 것 같다. 만약 신호연이면 나에게 원하는 것은 돈, 회사, 혹은 그가 필요한 자원이다.

나는 계속 허튼 생각을 했고, 생각할수록 짜증이 나고 머릿속이 복잡해져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날이 어두워질수록 절망 속에서 희망의 불씨가 조금씩 살아났다.

만약 내가 한 전화를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면 유치원에 아이를 데리러 가지 않은것 때문에 유치원 선생님이 연락했을 것이다.

내가 연락이 안 되면 어떤 방법을 쓰든지 가족을 찾아 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내야 하므로 적어도 배현우를 찾았을 가능성이 있다.

영재 유치원에 가게 된 것도 배현우 덕분이고 그 배후에는 두터운 내막이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나는 마음이 놓이고 또 희망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실망한 콩이의 모습을 떠올리면 나는 가슴이 미어졌다. 나 때문에 내 딸이 고생하는 날이 올 줄 생각도 못 했다.

그래도 부모님이 안 계셨을 때 발생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안 그랬으면 아버지가 나를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어둠의 장막이 서서히 드리워졌다. 콩이를 누가 데려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쯤 내가 실종된 것을 누군가 발견했고, 곧 찾으러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고 사방이 고요해지자 쥐가 찍찍거리고 움직이는 소리만 끊임없이 들려왔다. 놀란 나는 두 눈을 부릅뜨고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손과 발이 뒤로 함께 묶여 있어 몸을 펼 수조차 없었다.

같은 자세로 계속 있다 보니 어깨가 너무 아파 나는 애써 몸을 돌려 자세를 바꾸었다. 나는 누군가 빨리 이곳을 찾을 수 있기를 기도했다.

누군가가 나를 구하러 올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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