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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서프라이즈

그 일이 있고 나서 한동안 배현우는 짬만 나면 항상 저녁시간에 우리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만 신기한 건 항상 콩이가 잠이 든 후 우리 집으로 찾아온다는 것이었다. 대체 무슨 수로 매번 타이밍을 그렇게나 정확하게 잘 맞추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은 듯 나의 생활은 언제 그랬냐는 듯 빠르게 평화를 되찾아 갔다. 그러나 의문점이 있다면 진작에 다시 나를 찾아와 괴롭혀야 했을 신호연 쪽에서 이상하리만치 감감무소식이었다. 신호연이라는 존재 자체가 내 인생에서 아예 증발해 버린 것처럼 말이다. 오랜만에 되찾은 평화였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갑자기 변해버린 이 모든 상황이 그저 낯설게만 느껴졌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점들이 한가득 있었지만 난 차마 배현우에게 답을 요구할 수가 없었다. 배현우에게 이 상황에 관하여 묻는다고 하여도 대충 거짓말들로 둘러대며 상황을 모면해 버릴 것이 너무나도 뻔했기 때문이다.

회사의 업무들도 모두 순조롭게 운영되어 가고 있었다. 우리 회사에 있어 이동철은 너무나도 훌륭한 인재였다. 그의 활약하에 마케팅 부서의 실적도 나날이 상승세를 보인다. 물론 그중에는 동철 씨와 장영식 사이의 케미도 크게 한몫 차지하고 있는듯하다.

요즘 세림 씨가 계속하여 나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모두 바쁘다는 빌미로 거절해 버리고는 더 이상 그녀를 상대해 주지 않았다. 애초에 파티장에서부터 난 이미 그녀의 의도를 모두 파악해 버렸거니와 이제 그녀를 상대해 줄 여력이 없었다. 더 이상 의미 없는 정신력 싸움에서 나의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기 싫었다.

오늘따라 퇴근이 빨라져 마트에 잠깐 들러 이것저것 먹을거리들을 양손 가득 챙기고는 콩이를 데리러 발걸음을 옮겼다. 콩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 한편으로 콩이를 돌봐주며 한편으로는 저녁 준비를 시작하였다. 오랜만에 정성스레 준비한 저녁 식사를 바라보며 내심 뿌듯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눈치 빠른 콩이는 초롱초롱 반짝이는 눈빛으로 푸짐한 저녁 메뉴들을 바라보더니 잔뜩 신나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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