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Chapter 1341 - Chapter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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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1화

이경빈은 곽동현을 무섭게 노려보았다.곽동현의 말에 탁유미의 팔을 잡고 있는 자신이 순간 필요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꼭 이 공간에 자신이 있으면 안 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이경빈은 결국 천천히 탁유미의 팔을 잡고 있던 손을 풀었다.그러자 탁유미가 이경빈을 향해 말했다.“나 이제 병원 갈 건데 계속 여기 있을 거야?”이경빈은 그 말에 이를 꽉 깨물고 복도로 나왔고 탁유미는 그대로 문을 닫았다.문을 닫은 후 곽동현은 다시 탁유미를 부축해 이경빈의 반대편으로 걸어갔다.이경빈은 멀어져가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저딴 남자의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든 거지?대체 저 남자의 뭐가 그렇게도 좋아서 이렇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리는 거지?이경빈은 기다렸다는 듯이 냉큼 곽동현을 따라가는 탁유미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자기가 버린 여자를 신줏단지 모시듯 조심스럽게 대하며 데려가는 곽동현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탁유미는 곽동현의 도움으로 택시에 올라탄 후 고개를 돌려 옆자리에 있는 곽동현을 향해 말했다.“근처 사거리 편의점에서 내릴게요. 병원은 됐어요.”“네? 하지만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그러지 말고 나온 김에 병원으로 가보는 게 어때요?”곽동현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묻자 탁유미가 고개를 저었다.“난 정말 괜찮아요. 그리고 아까는... 고마웠어요.”“그 남자... 윤이 아버지 맞죠?”곽동현은 이경빈의 얼굴이 윤이와 닮아있었던 것을 기억하고 조심스럽게 물었다.“네. 3개월 뒤에 윤이 양육권을 아이 아빠한테 넘기기로 했어요. 윤이를 보내고 나면 나는 엄마랑 같이 엄마 본가 쪽으로 내려갈 거고요. 동현 씨랑 유진 씨, 그리고 지영 씨랑 알게 돼서 정말 좋았어요.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탁유미가 곧 사라질 것 같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어머님 본가로 내려간다고요?”동현이 조금 놀란 듯한 얼굴로 물었다.“네, 본가로 내려가서 엄마랑 둘이서 살려고요. 그 누구의 방해도 없이 그렇게...”탁유미는 또다시 통증이 일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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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2화

탁유미는 그 말에 한숨을 내쉬더니 임유진을 바라보며 담담히 얘기를 꺼냈다.“유진 씨 추측이 맞아요. 나 간암 3기예요. 이제 6개월 정도 남았어요. 항암 치료하면 2년 정도 더 살 수 있다고 했지만 남은 생을 항암치료에 쏟아붓고 싶지는 않아요. 하고 싶은 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마지막 6개월을 보내고 싶어요.”임유진은 그 말에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약 봉투를 봤을 때부터 불길한 예감이 들기는 했지만 설마 암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그럼... 수술은요? 수술로는 어떻게 안 된대요?”임유진이 다급하게 물었다.“간이식을 받는 것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대요. 하지만 내 혈액형이 좀 특별해서 같은 혈액형을 가진 사람을 찾는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에요. 그래서 수술은 진작에 포기했어요.”김수영은 탁유미의 말에 잠깐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다.“유미야, 수술 말인데 사실 아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그때 네가 골수를 이식해준 사람이 있잖아. 그 사람 나이가 너랑 비슷하다고 했었지, 아마? 혈액형도 같고 또 젊고, 우리... 그 사람 한번 찾아보면 어떨까? 사정을 얘기하면 너한테 간을 기증해줄지도 모르잖아.”간이식 수술이라는 건 원래 간의 일부만 이식하는 수술이고 간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라기에 간을 기증해도 일상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다.“엄마, 그만 해요. 이미 지난 일이에요. 그리고 당시 골수를 받은 사람이 누구였는지는 병원 규정상 얘기를 못 해줘요. 애초에 저도 뭔가를 바라고 기증한 게 아니고요. 지금 나 필요하다고 간 내놓으라는 건 강도질이나 다름없어요.”“하지만...!”“그리고 간이식 수술이라는 건 생각하는 만큼 쉬운 일이 아니에요. 골수 이식 수술보다 리스크가 더 큰 수술이라고요. 만약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이면 지금쯤 배우자도 있고 아이도 있을 텐데 생판 모르는 남을 위해 리스크를 감당할 필요는 없죠.”모녀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임유진의 눈이 순간 반짝였다.“언니도... 골수를 기증해준 적 있어요?”“네, 몇 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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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3화

임유진은 윤이 양육권만큼은 어떻게든 지켜내려 했던 탁유미가 이경빈에게 양육권을 넘기기까지 얼마나 큰 결심을 해야 했는지는 감히 상상도 되지 않았다.다만 윤이를 보내기로 결정을 내린 지금에도 마음속 한구석이 공허하고 쓸쓸하고 또 아플 거라는 건 탁유미의 마음을 굳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자기 목숨처럼 생각하던 자식을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만 하는데 그 어떤 부모가 마음이 편할 수 있을까.강지혁은 임유진의 말에 조금 놀란 얼굴로 물었다.“무슨 병인데?”“간암이래. 벌써 3기고. 간이식 수술을 받으면 살 수 있는데 언니 혈액형이 흔치 않은 혈액형이라서 공여자를 찾는 게 쉽지 않나 봐.”임유진은 코를 훌쩍이더니 고개를 들어 강지혁을 바라보았다.“혁아, 나 좀 도와줘.”강지혁은 눈이 빨개진 채 울먹거리고 있는 임유진을 바라보며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응, 뭐든 도와줄게. 그러니까 그만 울어, 응?”임유진의 눈물은 여전히 강지혁을 약하게 만든다.그리고 이러면 안 되는 걸 알지만 강지혁은 한편으로 질투도 났다.탁유미의 상황상 임유진이 걱정하는 것도, 걱정되어 눈물을 흘리는 것도 너무 당연한 일이라는 걸 아는데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눈물을 흘리고 걱정을 쏟아붓는다는 게 질투가 났다.임유진은 강지혁의 말에 감정을 추스르고 한참 뒤에야 다시 평온해진 얼굴로 말했다.“언니랑 얘기를 나누다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는데 언니도 예전에 골수를 기증해준 적이 있대.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공여자는 자기 골수가 누구에게로 가는지를 몰라.”강지혁은 그녀의 말에 뭔가 깨달은 듯 물었다.“탁유미 씨가 골수를 기증해준 사람이 이경빈이라는 말이 하고 싶은 거야?”임유진은 정확하게 간파한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응, 그런 의심이 들어. 우연치고는 너무 공교롭잖아. 공수진도 골수를 기증했고 언니도 골수를 기증했어. 그리고 공수진은 당시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남자친구를 뒀었고. 이경빈은 마침 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어.”너무나도 잘 짜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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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4화

그래서 임유진은 주사를 다 맞고 나면 항상 제일 먼저 강지혁부터 달래야 했다.“혁아, 나 정말 괜찮아. 몇 번 맞았다고 이제는 아픈 것도 모르겠어.”그 말에 강지혁의 눈가가 서서히 빨개졌다.임유진은 아프지 않다고 하지만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었다.전에 의사가 이 주사는 맞으면 맞을수록 감각이 무뎌지기는커녕 점점 더 아프다고 했으니까.그러니 아프지 않을 리가 없었다.“정말이야. 혁이 너 지금 곧 울 것 같은 표정인 거 알아? 아까 나한테 울지 말라고 한 사람이 이런 얼굴을 하고 있으면 어떡해. 이따 수업도 들어야 하는데.”임유진은 아이 달래듯 강지혁의 볼을 매만지고 머리도 다정히 쓰다듬었다.주삿바늘을 정리하던 간호사는 그런 두 사람을 보고 헙 하고 숨을 들이켰다.눈앞에 있는 남자가 정말 강지혁이 맞나?무정한 것을 넘어 냉혈한이라는 소문을 가진 남자인데 지금 눈앞에서 보이는 행동을 보면 영락없는 한 마리 강아지였다.주인의 애정과 관심을 바라고 있는 강아지 말이다.그리고 그 주인은 당연하게도...간호사의 눈빛이 임유진에게로 향했다.천하의 강지혁이 이런 식으로 행동을 하는 건 오직 이 여자 앞에서만일 것이 분명했다.강지혁이 일반인 여성과 결혼했다는 건 병원 내부에서만 돌고 있는 얘기로 밖으로는 뉴스는 물론이고 기사 한 줄 나가지 않았다.그래서 병원 종사자들은 처음에는 임유진이 임신을 무기 삼아 강지혁을 협박한 것이라고 자기들끼리 쉬쉬했었다.하지만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게 된 사람들은 금방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도 그럴 것이 강지혁은 여자 배 속에 있는 세 명의 아이보다 그 아이들을 임신한 여자에게 더 관심이 많아 보였으니까.주사 하나 맞는 것도 자기 살이 뚫리듯 걱정스러운 얼굴로 보고 있는데 그 누가 협박받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임유진은 강지혁과 함께 수업이 진행될 회의실로 향했다.안으로 들어가 보니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어쩐지 첫날 수업을 들었을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몰려든 듯했다.다만 이유가 무엇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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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5화

“너한테라면 괴롭힘당해도 괜찮아.”강지혁이 임유진의 눈을 빤히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괴롭히는 건 얼마든지 해도 되니까 대신 내 곁에서 떠나지만 마.”그 말에 임유진은 심장께가 갑자기 뭔가에 꽉 눌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강지혁은 여전히 뭔가를 불안해하고 있는 듯했다.대체 뭐가 그렇게 불안한 거지?결혼도 했고 여전히 서로를 사랑한다는 마음까지 확인했고 이제야 서서히 예전에 함께 했을 때와 같은 분위기가 되어가고 있는데 대체 왜 아직도 불안해 하고 있는 거지?임유진은 양손을 들어 강지혁의 볼을 살포시 감싸며 진지하게 대답했다.“난 너 안 떠나. 무슨 일이 있어도!”그녀의 말에 강지혁의 눈가가 짙어지더니 이내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 미소가 너무나도 예쁘고 황홀해 임유진은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그런데 그녀 말고 넋을 잃은 사람들이 또 있었으니, 그건 바로 주변 사람들이었다.여자가 강지혁의 볼을 감싸는 것도 놀랄 일인데 강지혁은 여자가 그렇게 하도록 가만히 내버려 두었으며 기분이 좋은지 미소까지 지어 보였다.강지혁이 웃는 얼굴을 볼 기회는 절대 흔치 않다.강지혁은 지금 꼭 눈앞에 있는 여자밖에 보이지 않는 듯했고 자신의 웃음을 포함한 모든 것이 전부 눈앞에 있는 여자의 것이라는 듯 굴었다.여성들은 강지혁의 순종적인 모습에 임유진이 부러워났다. 이미 배 속에 아이까지 품은 예비 엄마들이었지만 그럼에도 부러웠다.그리고 강지혁의 정체를 알고 있는 사람은 특히 더 부러워했다.뉴스나 기사에서 강지혁이 결혼했다는 소식은 전혀 보도되지 않았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 중 대개는 어느 한 가문의 며느리나 딸이라 다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임유진은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어느새 따끔해진 주위의 시선을 느끼고 화들짝 놀라 얼른 강지혁의 볼에서 손을 뗐다.그러고는 빨개진 얼굴로 앞을 바라보며 수업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수업이 시작되고 오늘도 역시나 의사가 예비 아빠들을 앞으로 불러 시범을 보이게 했다.임유진은 시범을 보이러 나간 예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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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6화

임유진은 강지혁의 말에 처음에는 신기해하며 놀라다가 점점 이름이 많이 거론될수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아무리 생각해 봐도 우연치고는 유명인들이 너무나도 많았다.그룹의 총수씩이나 되는 사람들이 임신한 아내를 위해 하나같이 제 할 일을 뒷전으로 미루고 여기로 왔다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게다가 이 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임산부 교육 프로그램은 시간대가 무척이나 다양해 꼭 이 시간대만 있는 건 아니었다.그러니 아내를 위해 수업에 참여하는 정성은 그럴 수 있다고 쳐도 하필이면 이 시간대에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는 건 누가 봐도 이상한 일이었다.“뭐가 그렇게 많아?”강지혁의 말이 끝난 후 임유진이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로 물었다.“아마 일부러 온 거겠지.”강지혁은 이런 상황이 익숙하다는 듯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대답했다.“일부러?”임유진은 그 말에 그제야 뭔가를 깨달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설마 이 사람들... 네가 여기 있다는 거 알고 일부러 온 거야...?”“목적이 뭔지는 수업이 끝나면 알게 되겠지.”강지혁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수업이 끝난 후 강지혁이 임유진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서자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다.그들은 비즈니스맨의 얼굴을 하며 눈도장이라도 찍으려는 듯 활짝 웃어 보였다.게다가 다가온 사람들 모두 강지혁이 아까 임유진에게 이름을 얘기해줬던 사람들이었다.즉 여기 있는 사람들은 정말 강지혁 때문에 수업에 참석한 것이었다.만약 눈앞에 있는 광경을 사진이라도 찍으면 아마 사람들은 재계 총수들끼리의 사적인 만남이나 비즈니스 포럼인 줄 알 것이다.뭐가 됐든 임산부 교육 프로그램이 끝난 뒤의 광경으로는 보이지 않았다.임유진은 앞을 꽉 메우고 있는 재계의 거물들과 그런 거물들의 아내군단을 한번 훑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강지혁을 바라보았다.강지혁은 늘 있는 일이라는 듯 여유로운 태도로 그들을 상대했다.하지만 그 와중에도 임유진의 손은 여전히 꽉 잡고 있었다....오후.탁유미는 식자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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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7화

화를 내는 김수영과 달리 탁유미는 그럴 줄 알았다는 양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엄마, 내가 골수를 이식해줬다고 해서 그 사람이 반드시 나한테 간 기능을 해줄 거라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어요. 당시 나는 정말 그저 누군가의 목숨을 구해주고 싶었을 뿐이고 이제 와서 그 사람이 간 기증을 거부했다고 해서 속상하지도 실망감이 들지도 않아요. 그건 어디까지나 그 사람의 선택인 거예요.”“왜 유미 너만 이런지 모르겠어. 왜... 왜 내 딸 명이 이리도...”김수영은 결국 참지 못하고 탁유미를 와락 끌어안고 통곡을 했다.그리고 탁유미는 그런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엄마, 우리 이제 그 얘기는 그만하기로 해요. 남은 시간도 얼마 없는데 속상한 얘기보다는 즐거운 얘기를 더 많이 하고 싶어요. 나는 정말 마지막 6개월을 엄마랑 윤이랑 행복하게 보내고 싶어요. 네?”김수영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런 양심도 없는 인간 얘기 말고... 이제는 행복한 얘기만 하자. 그러자 유미야...”탁유미는 미소를 지으며 김수영의 눈물을 닦아주었다.간암 3기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탁유미도 김수영처럼 모든 게 원망스러웠다.하지만 지금은 원망보다는 그저 엄마랑 윤이랑 더 오랜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다는 게 조금 아쉬울 뿐이었다.그 시각, 공수진은 웬 남자를 만나러 클럽 룸 안으로 들어갔다.공수진의 반대편 소파에 앉은 남자는 훈훈한 외모를 가진 젊은 남성이었다.이 남자는 바로 공수진의 전 남자친구로 공수진이 이경빈과 사귀기 전까지 사귀었던 남자였다.공수진은 가방을 옆에 내려놓더니 남자를 무섭게 노려보았다.“내가 분명히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했지. 그런데 왜 또 불러?”공수진의 말에 그녀의 전 남자친구인 주원호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나도 그러고 싶었는데 최근 재밌는 전화를 한 통 받아서 말이야. 너도 흥미를 느낄 일이라 불렀어.”“전화?”“얼마전에 웬 아줌마가 전화가 와서 자기 딸이 간염에 걸렸는데 간이식 수술이 필요하다며 자기 딸이 전에 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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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8화

“걱정하지 마. 그 아줌마한테는 골수 이식을 받는 환자가 간 기증을 거절했다고 해뒀으니까. 만약 탁유미가 죽으면 수진이 너는 더 이상 이렇게 조바심내지 않아도 돼.”주원호가 소파 등받이에 기대며 말했다.주원호의 말대로 탁유미가 죽으면 공수진은 더 이상 마음을 졸일 필요가 없다.주원호가 협박해온 건 짜증이 나지만 그만큼 유익한 정보였다....탁유미가 골수를 기증해줬다는 사실에 관해 강지혁도 고이준에게서 자료를 건네받았다.“병원 기록에 따르면 공수진은 확실히 이경빈에게 골수를 기증해줬다고 나와. 탁유미 씨가 기증해준 기록도 있지만 그 골수가 누구에게로 갔는지는 적혀있지 않아. 아무것도 없어.”“아무것도 없다고?”임유진이 미간을 찡그렸다.“어떻게 아무것도 없을 수 있어?”“골수를 이식받은 자가 누군지 알리고 싶지 않았던 거겠지. 자료에 따르면 우연히도 탁유미 씨와 공수진 그리고 이경빈의 혈액형이 같다고 나와. 또한 공수진과 탁유미 씨가 골수를 기증한 날짜도 같고.”강지혁의 말에 임유진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그렇다는 건 유미 언니 골수를 받은 사람이 정말 이경빈일 수 있다는 얘기네?”“그렇다고 봐도 되겠지. 병원 기록은 누가 손을 쓴 게 분명해. 기록 원본이 어디 있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골수 이식 데이터베이스에는 당시 기록이 남아있어. 탁유미 씨의 혈액형은 워낙 흔치 않은 혈액형이라 해당 혈액형의 골수 이식 수술 이력도 하나밖에 없고. 직원 말로는 공수진과 탁유미 씨 두 사람한테 다 연락을 했대. 하지만 공수진은 거절했고 탁유미 씨는 동의했지.”임유진의 추측이 맞았다.탁유미와 이경빈은 인연이라면 인연이고 악연이라면 악연인 아주 복잡한 관계였다.이경빈은 당시 탁유미에게 복수하기 위해 직접 증언까지 해 그녀를 감옥에 보냈다. 몇 년 전 골수를 기증해준 사람이 탁유미라는 것도 모른 채 말이다.그리고 아마 탁유미도 자기가 구해준 사람이 그녀의 인생을 밑바닥까지 끌어내린 사람이라는 건 모르고 있을 것이다.“언니가 너무 불쌍해. 그리고 이경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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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9화

물론 이경빈이 탁유미에게 일말의 감정도 없다면 말이다.“만약 거부하면 기절이라도 시켜서 수술대 위에 올려놓을 거야!”임유진이 이를 꽉 깨문채 단호하게 말했다.이에 강지혁은 조금 의외라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그렇게 봐?”“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는 게 신기해서. 넌 이제껏 그 어떤 상황에서도 누군가를 통제한다거나 법망에서 벗어나는 일은 하려고 한 적 없잖아.”그 말에 임유진이 입술을 깨물며 시선을 내렸다.흥분한 나머지 변호사로서 해서는 안 되는 말을 내뱉고야 말았다.“언니한테 감정이입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가 봐. 만약 이대로 언니가 세상을 떠나면 공수진은 그때부터 아무런 죄책감 없이 자기 세상인 것처럼 굴 거니까. 애초에 죄책감 따위 없는 인간이겠지만.”임유진은 뭔가 생각하더니 고개를 들어 조심스럽게 물었다.“만약 이경빈이 정말 기증을 거부하면 혁이 너는 내가 하려는 일에 동의해줄 수 있어? 날... 도와줄 수 있어?”임유진의 표정은 무척이나 복잡했다.그도 그럴 것이 이건 그녀가 평소 지키던 선을 벗어나는 일이니까.하지만 그녀는 이대로 탁유미가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었다.윤이가 엄마를 잃는 걸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강지혁은 그녀의 질문에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전에도 말했지. 네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 해주겠다고. 그게 아무리 힘든 일이라고 해도 난 널 위해 해줄 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강지혁은 지금 충동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단지 그녀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하는 말이 아니다.그는 정말 임유진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만약 네가 날 도운 거로 인해 너한테 불필요한 일이 생기면?”강지혁은 그 질문에 임유진의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그게 뭐? 유진아, 나는 너를 위해 하는 일이라면 그 무엇 하나 달갑지 않았던 적이 없었어.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거고.”강지혁에게 잡힌 손이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임유진은 강지혁의 손을 꽉 맞잡더니 눈을 맞추고 자기 진심을 내보였다.“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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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0화

임유진은 기사님이 운전해주는 차를 타고 탁유미와 함께 병원으로 왔다.줄을 서서 접수를 기다리는 동안 탁유미의 안색이 또다시 하얗게 질리기 시작했다.임유진은 그 모습에 어제 강지혁과 나눴던 대화가 생각이나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언니, 아주머니 말대로 당시 언니가 골수를 기증해준 사람을 찾으면 이렇게 고통스러워하지 않아도 될 거예요.”그러자 탁유미가 애써 미소를 지어보았다.“유진 씨도 엄마랑 같은 생각인 거예요?”“간이식만이 살길이잖아요.”임유진의 말에 탁유미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간 기증은 가망이 없어요. 엄마가 나 몰래 병원에 연락해서 당시 내가 골수를 기증해준 사람을 찾으려고 했는데 어제 병원 측에서 전화가 와 받아봤더니 기증받은 사람이 간 기증을 거부했대요.”“네? 그럴 리가요.”임유진이 깜짝 놀란 얼굴로 물었다.“당연한 일이죠.”탁유미가 웃으며 답했다.“나랑 일면식도 없는 사람인데 간을 떼어내 주는 리스크를 감당하려고 할 리가 없죠.”임유진은 그 말에 미간을 찌푸리더니 결국 삼켰던 말을 입밖에 내뱉고 말았다.“만약 그 사람이 이경빈이라면요? 언니한테서 골수를 이식받은 사람이 이경빈이라면요?”탁유미는 임유진의 말을 듣더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이경빈이라뇨? 유진 씨, 그게 대체 무슨 말이에요?”임유진은 탁유미에게 어제 강지혁이 알아낸 것들을 전부 다 얘기해주었다.“그래서 나는 언니 골수를 받은 사람이 이경빈이라고 생각해요. 공수진은 골수를 기증한 적 따위 없는 거죠.”탁유미는 임유진의 말에 입만 달싹일 뿐 뭐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세 사람의 혈액형이 다 똑같은 특수한 혈액형이라니, 이런 우연이 정말 가능할까?탁유미는 자신이 구한 사람이 이경빈이라는 말에 문득 그때 의사가 해줬던 말이 떠올랐다.의사는 당시 골수 이식을 받는 사람은 젊은 남자고 외동아들이라 집안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고 했었다.누군가를 특징짓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정보들이었고 이런 사람들은 거리에 수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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