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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3화

임유진은 윤이 양육권만큼은 어떻게든 지켜내려 했던 탁유미가 이경빈에게 양육권을 넘기기까지 얼마나 큰 결심을 해야 했는지는 감히 상상도 되지 않았다.

다만 윤이를 보내기로 결정을 내린 지금에도 마음속 한구석이 공허하고 쓸쓸하고 또 아플 거라는 건 탁유미의 마음을 굳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자기 목숨처럼 생각하던 자식을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만 하는데 그 어떤 부모가 마음이 편할 수 있을까.

강지혁은 임유진의 말에 조금 놀란 얼굴로 물었다.

“무슨 병인데?”

“간암이래. 벌써 3기고. 간이식 수술을 받으면 살 수 있는데 언니 혈액형이 흔치 않은 혈액형이라서 공여자를 찾는 게 쉽지 않나 봐.”

임유진은 코를 훌쩍이더니 고개를 들어 강지혁을 바라보았다.

“혁아, 나 좀 도와줘.”

강지혁은 눈이 빨개진 채 울먹거리고 있는 임유진을 바라보며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응, 뭐든 도와줄게. 그러니까 그만 울어, 응?”

임유진의 눈물은 여전히 강지혁을 약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러면 안 되는 걸 알지만 강지혁은 한편으로 질투도 났다.

탁유미의 상황상 임유진이 걱정하는 것도, 걱정되어 눈물을 흘리는 것도 너무 당연한 일이라는 걸 아는데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눈물을 흘리고 걱정을 쏟아붓는다는 게 질투가 났다.

임유진은 강지혁의 말에 감정을 추스르고 한참 뒤에야 다시 평온해진 얼굴로 말했다.

“언니랑 얘기를 나누다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는데 언니도 예전에 골수를 기증해준 적이 있대.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공여자는 자기 골수가 누구에게로 가는지를 몰라.”

강지혁은 그녀의 말에 뭔가 깨달은 듯 물었다.

“탁유미 씨가 골수를 기증해준 사람이 이경빈이라는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임유진은 정확하게 간파한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런 의심이 들어. 우연치고는 너무 공교롭잖아. 공수진도 골수를 기증했고 언니도 골수를 기증했어. 그리고 공수진은 당시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남자친구를 뒀었고. 이경빈은 마침 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어.”

너무나도 잘 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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