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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1화

약 처방을 다 받은 다음 집으로 돌아가는 길, 임유진은 윤이에게 새로운 장난감을 사주고 싶다며 탁유미와 함께 근처 백화점에 들렀다.

“장난감은 이미 많아요. 동현 씨가 준 것만 해도 한가득 이에요.”

탁유미가 거절하려 하자 임유진이 웃으며 말했다.

“언니, 장난감이 많아서 싫어할 애들은 없어요. 이왕 나온 김에 윤이 겨울옷도 좀 사줘야겠다. 슬슬 날씨가 쌀쌀해지니까요.”

임유진은 장난감을 다 고른 후 탁유미를 데리고 키즈 코너 쪽으로 걸어갔다.

예쁜 옷들을 가득 고른 다음 돈을 지급하고 매장을 떠나려는데 그때 익숙한 두 명이 매장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임유진은 그 두 사람을 보고는 바로 안색을 굳혔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하필이면 이 넓은 백화점 안에서 이경빈과 공수진을 마주쳐 버렸다.

물론 상대방도 임유진과 탁유미를 보고는 이런 곳에서 만날 줄은 몰랐다는 듯 흠칫했다.

이경빈은 탁유미 쪽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탁유미는 오늘 안색이 무척이나 안 좋아 보였고 가뜩이나 가녀린 몸인데 옷도 얇은 것을 입고 있어 더욱더 왜소해 보였다.

실내에서는 큰 문제가 될 게 없는 옷이지만 밖으로 나가게 되면 바람 하나 제대로 막아주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이 여자는 날씨 변화도 제대로 못 느끼나?

“어머, 여기서 마주치게 될 줄은 몰랐는데.”

공수진이 고개를 살짝 치켜들며 소유권을 주장하기라도 하듯 이경빈의 팔짱을 더 세게 꼈다.

“지난번에는 썩 유쾌하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서로서로 다 잊어버리는 거로 해요. 제가 그렇게 속이 좁은 사람은 아니거든요. 참, 안 그래도 윤이 옷 사러 온 건데 이렇게 된 거 예쁜 옷 고를 때까지 잠깐 기다려 줄래요? 지난번에 보니까 제대로 된 옷 하나 없더라고요. 윤이도 이제는 내 아들이나 마찬가지인데 허름한 옷을 입힐 수는 없잖아요.”

퍽 아이를 위한 말인 것 같지만 말투는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

마치 불쌍한 사람들에게 적선해준다는 듯한 느낌이었다.

“필요 없어.”

아니나 다를까 탁유미가 차가운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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