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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2화

탁유미는 그 말에 한숨을 내쉬더니 임유진을 바라보며 담담히 얘기를 꺼냈다.

“유진 씨 추측이 맞아요. 나 간암 3기예요. 이제 6개월 정도 남았어요. 항암 치료하면 2년 정도 더 살 수 있다고 했지만 남은 생을 항암치료에 쏟아붓고 싶지는 않아요. 하고 싶은 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마지막 6개월을 보내고 싶어요.”

임유진은 그 말에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

약 봉투를 봤을 때부터 불길한 예감이 들기는 했지만 설마 암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럼... 수술은요? 수술로는 어떻게 안 된대요?”

임유진이 다급하게 물었다.

“간이식을 받는 것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대요. 하지만 내 혈액형이 좀 특별해서 같은 혈액형을 가진 사람을 찾는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에요. 그래서 수술은 진작에 포기했어요.”

김수영은 탁유미의 말에 잠깐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다.

“유미야, 수술 말인데 사실 아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그때 네가 골수를 이식해준 사람이 있잖아. 그 사람 나이가 너랑 비슷하다고 했었지, 아마? 혈액형도 같고 또 젊고, 우리... 그 사람 한번 찾아보면 어떨까? 사정을 얘기하면 너한테 간을 기증해줄지도 모르잖아.”

간이식 수술이라는 건 원래 간의 일부만 이식하는 수술이고 간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라기에 간을 기증해도 일상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다.

“엄마, 그만 해요. 이미 지난 일이에요. 그리고 당시 골수를 받은 사람이 누구였는지는 병원 규정상 얘기를 못 해줘요. 애초에 저도 뭔가를 바라고 기증한 게 아니고요. 지금 나 필요하다고 간 내놓으라는 건 강도질이나 다름없어요.”

“하지만...!”

“그리고 간이식 수술이라는 건 생각하는 만큼 쉬운 일이 아니에요. 골수 이식 수술보다 리스크가 더 큰 수술이라고요. 만약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이면 지금쯤 배우자도 있고 아이도 있을 텐데 생판 모르는 남을 위해 리스크를 감당할 필요는 없죠.”

모녀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임유진의 눈이 순간 반짝였다.

“언니도... 골수를 기증해준 적 있어요?”

“네, 몇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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