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의 모든 챕터: 챕터 1361 - 챕터 1370

1419 챕터

제1361화

매일 보는 얼굴이지만 임유진은 볼 때마다 그의 외모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연예인 중에도 내로라하는 잘생긴 얼굴들이 많은데 왜 그 사람들에게는 이런 느낌이 들지 않는 걸까.팬들이 세상을 구한 얼굴이라고 자기 아이돌을 치켜세워도 잠깐 동조만 할 뿐이지 그 뒤로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은 한 번도 들지 않았다.하지만 강지혁의 얼굴은 아무리 많이 봐도 질리지 않는다.“좋은 아침. 생일 축하해, 혁아.”임유진의 아침 인사에 강지혁이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좋은 아침.”“오늘은 출근 안 하는 거지?”“응, 안 해.”강지혁이 옷장에서 옷을 꺼내며 입기 시작했다.임유진은 강지혁이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항상 저도 모르게 긴장하고야 만다.부부가 된 지도 이제 한 달이 다 되고 이제는 볼 것도 다 본 사이인데도 그녀는 여전히 강지혁이 옷을 갈아입을 때면 이불을 얼굴까지 끌어올리고 얼굴을 붉혔다.하지만 눈을 감거나 고개를 돌리지는 않았다.그리고 강지혁은 그녀가 그럴 때면 일부러 더 보라는 듯 옷을 느긋하게 갈아입고는 한다.“혁아, 우리 아이들 말이야. 누구를 더 닮게 될까? 아무래도 너를 더 닮게 되겠지?”임유진의 질문에 강지혁은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채우며 미소를 지었다.“왜? 나를 더 많이 닮았으면 좋겠어?”“응.”임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너 닮았으면 좋겠어. 만약 아들이 나오면 수많은 여자들을 울리는 아이가 될 테고 딸이 나오면 남자들이 우리 딸 차지하겠다고 엄청 많이 싸워댈 거야. 분명해.”“나는 반대로 아이들이 너 닮았으면 좋겠어. 아들이고 딸이고 다 너를 닮는 게 좋아.”“나?”임유진은 그 말에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나 닮으면 억울하지 않겠어? 네 예쁜 얼굴을 하나도 남기지 못하게 되는데?”“내가 예뻐?”강지혁이 침대 곁으로 다가와 두 손을 임유진의 곁에 두며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나한테는 네가 제일 예뻐.”펑.그 말에 임유진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자기보다 예쁜 남자에게서 그런 말을 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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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2화

둘만 있는 생일 파티이기는 하지만 임유진은 그래도 일부러 강지혁과 같은 색의 옷을 입었다.그러고는 아래로 내려가 같이 밥을 먹었다.사실 점심에 강지혁을 위해 직접 요리를 만들고 싶었지만 임신 중이라 안 된다며 강지혁에게 바로 거절당해버렸다.처음에는 괜찮다고 하던 그녀였지만 완강한 반대에 결국 그에게 손수 음식을 차려주는 건 아이를 다 낳은 뒤에 하기로 했다.그래도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 직접 요리하는 건 아니지만 대신 점심 메뉴 주문은 평소 강지혁이 좋아하는 음식들로 직접 했으며 생일 케이크도 직접 그림을 그려 케이크 가게 사장에게 보내주며 자신이 그린 대로 만들게 했다.케이크를 강지혁의 앞에 대령했을 때 강지혁의 얼굴에는 정말 기쁜듯한 표정이 어렸다.그 표정에 임유진은 벌써 배가 부른 듯한 느낌이었다.“너 이거...”강지혁이 임유진을 바라보며 물었다.“마음에 들어?”임유진이 묻자 강지혁이 천천히 입을 열며 웃었다.“응. 마음에 들어.”임유진이 준비한 케이크는 조금 많이 특별했다.케이크 위에는 마당이 딸린 작은 집이 있었고 마당에는 흰머리 노인 부부가 손을 잡고 서 있었다.그리고 그 노인 부부 주위에는 성인처럼 보이는 세 명의 사람들이 세워져 있었고 그 옆으로는 그보다 더 작은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다.마지막으로 마당에는 초콜릿으로 된 문구도 적혀 있었다.[혁아, 생일 축하해. 우리 평생 함께하자!]이건 강지혁의 소원이기도 했고 임유진의 소원이기도 했다.먼 미래, 그와 그는 흰머리가 뒤덮인 노인이 될 것이고 두 사람의 아이들은 어느새 훌쩍 큰 어른이 되어 있을 것이며 그 세 명의 아이들에게는 저마다의 예쁜 아이들이 또 생기게 될 것이다.임유진은 초를 꽂고 강지혁에게 케이크를 내밀었다.“혁아, 28살 생일 축하해!”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로 인해 많은 것들이 변화했다.1년 전, 두 사람은 우연히 만나 1년 뒤인 지금 이렇게 부부의 연을 맺었다.강지혁은 임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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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3화

강지혁은 촛불을 끄더니 다시 천천히 입을 열었다.“내가 빈 소원은...”소원이 뭐였는지 얘기하려던 찰나 임유진이 손으로 그의 입술을 막았다.“잠깐! 소원을 말하면 어떡해. 그러면 안 이뤄진단 말이야.”그러자 강지혁이 그녀의 손을 내리며 말했다.“나한테 소원권 준다며. 내가 속으로만 빌면 내 소원이 뭔지 네가 모르잖아.”“그건 이거랑 별개 소원이지. 그 세 개 소원은 내가 들어주기로 약속한 거고 지금 이 소원은 음... 그러니까 하느님만이 이뤄줄 수 있는 소원이야. 예를 들어 회사가 더 잘되게 해달라거나 백 세까지 건강하게 살게 해달라거나 하는 거.”“하지만 내 소원은 모두 다 너랑 연관이 있는 건데?”강지혁은 손을 뻗어 임유진의 손을 잡고 이내 그녀의 검지를 하나 폈다.“내 첫 번째 소원은 백발 할아버지가 되어 죽는 그 날까지 네가 평생 이렇게 나랑 같이 생일날 함께 있어 주는 거야.”그 말에 임유진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뭐라 대꾸할 새도 없이 강지혁의 소원은 계속됐다. 그는 또다시 그녀의 손가락을 펴더니 ‘2’를 만들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두 번째 소원은 네가 영원히 내 곁을 떠나지 않는 거야.”말을 마친 그는 잠시 침묵하며 시선을 내려 임유진의 손을 바라보았다.무슨 이유 때문인지 그는 세 번째 소원을 좀처럼 입에 내지 못했다.“세 번째 소원은 뭐야?”결국 궁금해진 임유진이 못 참고 물었다.“세 번째 소원은 아직 안 쓸래. 정말 필요할 때, 그때 다시 얘기할게.”강지혁이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대신 내가 세 번째 소원을 말했을 때 그게 뭐든 꼭 들어줘야 해. 그럴 수 있어?”“당연하지.”임유진이 호쾌하게 대답했다.그러자 강지혁이 그녀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약속한 거야. 꼭 들어줘야 해?”“대체 무슨 소원이길래 그래? 갑자기 궁금해지네.”임유진의 말에 강지혁은 아무 말도 없이 그저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그 미소 뒤에는 짙은 어둠이 보였다.강지혁은 속으로 소원을 빌었다.제발 이 세 번째 소원을 쓸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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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4화

임유진은 그저 혼자 몰래 연습했다고만 했지만 그 연습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지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돈 되는 물건은 아니지만 내 정성이 들어간 거야. 나중에 나이가 들면 그때는 이런 것도 다 재밌는 추억이 될 테니까.”“지금도 나한테는 최고의 선물이야.”강지혁이 허리를 숙여 임유진의 입술에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고마워, 유진아.”임유진은 그에게 행복을 주는 여자고 그에게 삶의 의미를 부여해준 여자다.이 세상에서 그에게 이것들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임유진, 그녀뿐이다....작은 모텔 방안.공수진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눈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야비하게 웃는 남자의 얼굴을 보며 당시 이따위 남자와 연애를 한 자신이 후회스러워 미칠 것 같았다.이경빈과 비교하면 주원호의 의사라는 직업은 큰 메리트가 없었다.‘내가 그때 정신을 차리고 빨리 차버렸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지금도... 윽, 소름 돋아!’그녀의 경멸 가득한 눈빛을 읽었는지 주원호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네가 지금이야 사모님 소리 들게 될 여자가 됐다지만 그때는 너도 별 볼 것 없는 여자였어. 너나 나나 그 나물에 그 밥이었다고. 탁유미의 골수 기증 기록을 네가 한 것처럼 조작해달라고 나한테 빌었던 것도 너야. 내가 없었으면 넌 이경빈 그 남자하고 말도 못 섞었을 거라고. 지금도 그래. 만약 네가 막판에 골수 기증을 포기했다는 걸 이경빈이 알게 되면 아마 널 가만두지 않을걸? 그러니까 너는 나한테 그런 불손한 눈빛을 보내면 안 돼. 오히려 감사의 눈빛을 보내야지. 안 그래, 수진아?”주원호의 말에 공수진은 바로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주원호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이상 그를 자극해봤자 득 될 건 아무것도 없었다.“여기, 네가 말한 100억이야. 비밀번호는...”공수진은 가방 안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며 그에게 비밀번호를 얘기해주었다.주원호는 카드를 받아들더니 피식 웃었다.“그래, 난 수진이 네가 100억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게 줄 수 있을 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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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5화

다 좋지만 윤이의 성장 과정을 보지 못하는 건 앞으로도 큰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두 사람이 아래로 내려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경빈의 차량이 이미 단지 앞에 세워져 있었다.그리고 이경빈은 상념에 잠긴 듯 차 옆에 기대 서 있었다.“아빠!”윤이가 이경빈을 발견하고 크게 외쳤다.이에 이경빈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하지만 시선을 들어 올리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윤이가 아닌 탁유미였다.탁유미는 베이지색 스웨터에 흰색 치마를 입고 있었고 어깨에는 네이비색 에코백을 들고 신발은 편한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게다가 얼굴에는 평소와 달리 옅은 화장까지 했다.그래서일까, 어쩐지 감옥으로 들어가기 전 활발하고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던 그녀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이경빈이 넋을 놓고 있을 때 탁유미와 윤이는 어느새 그의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아빠, 좋은 아침이에요!”윤이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그래, 윤이도 좋은 아침이야.”이경빈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자, 이제 같이 놀이공원으로 갈까?”“네!”이경빈은 방금 넋을 잃었던 자신의 모습을 떨쳐버리기 위해 얼른 뒷좌석 문을 열어주었다.윤이가 먼저 올라타고 탁유미가 올라타려고 할 때, 이경빈은 갑자기 그녀의 팔을 잡아당기더니 둘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얘기했다.“오늘 무슨 목적으로 이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허튼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네가 무슨 생각을 하든 나와 결혼할 사람은 수진이 뿐이니까.”이에 탁유미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일말의 동요도 없는 그녀의 얼굴에 이경빈은 힘이 다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경계 태세를 잔뜩 갖추고 힘껏 주먹을 휘둘렀는데 아무런 공격성 없는 솜사탕을 맞춘 것 같은 느낌이었다.“이제 그만 팔 좀 놔줄래? 윤이가 기다리잖아.”아니나 다를까 차 안에서 윤이가 머리를 빼꼼 내밀며 물었다.“엄마 왜 안 와요?”이경빈은 그 말에 바로 손을 풀어 주었고 탁유미도 천천히 뒷좌석에 올랐다.그리고 이경빈은 운전석에 올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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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6화

티켓을 받으러 줄을 설 때 윤이가 물었다.“오늘 우리, 아빠랑 사진 많이 찍을 수 있는 거예요?”탁유미가 잠시 멈칫했다.“그래. 엄마가 윤이랑 아빠가 함께 있는 사진 많이 찍어줄게.”“나는 엄마랑 아빠랑 같이 찍고 싶어요.”같이?탁유미가 잠시 침묵했다.그녀는 상관이 없었으나 이경빈이 싫어할 수도 있으니까.“같이 사진 찍으면 안 돼요? 혹시... 엄마랑 아빠랑 이혼해서 그래요? 그래서 함께 못 찍는 거예요...?”윤이가 두 손을 꼼지락거리며 조금 부루퉁한 얼굴로 물었다.“하지만 희성이는 엄마랑 아빠도 이혼했는데도 같이 찍은 사진이 엄청 많았단 말이에요.”아이의 얼굴은 이제 부루퉁을 넘어서 속상해 보이기까지 했다.탁유미는 그런 아이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이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그럼 이따 엄마가 먼저 아빠랑 윤이 사진 찍어줄게. 그리고서 셋이서 같이 찍자. 어때?”“좋아요!”아이는 그제야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 모습에 탁유미는 옅게 웃었다.이경빈에게 놀이공원 얘기를 꺼낸 건 어차피 윤이 소원 때문이었다.그러니 셋이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부탁하는 것도 어려울 것 없는 일이다.그때 주차를 마친 이경빈이 이쪽으로 다가왔다.아이는 이경빈을 보더니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자기 손을 내밀었다.이경빈은 손잡아달라는 아이의 작은 손을 보더니 잠깐 멈칫했다.“너랑 손잡고 안으로 들어가려는 거야.”탁유미가 아이 행동의 의미를 대신 얘기해주었다.윤이는 까만 두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손잡아도 돼요?”거절당할까 두려워 조금 긴장한 듯한 얼굴이었다.이경빈은 그 모습을 보더니 서서히 손을 뻗어 아들의 손을 잡았다.그러자 아이의 얼굴에 금세 웃음꽃이 피었다.윤이는 한 손에는 이경빈의 손을, 그리고 나머지 한 손에는 탁유미의 손을 잡고 그렇게 앞으로 걸어갔다.뒤에서 보면 영락없는 단란한 한 가족이었다.윤이에게는 놀이공원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새롭게 느껴졌다.일전 임유진과 곽동현과 함께 온 적이 있지만 그때와는 다른 설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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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7화

회전목마 순서가 다가왔을 때, 탁유미는 그제야 회전목마가 멀리서 보는 것보다 더 빠르게 돌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병 때문에 식욕이 떨어져 제대로 음식을 섭취하지 않고 있기는 하지만 눈앞에서 빙글빙글 도는 걸 보니 금세 토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그리고 아까부터 간 쪽이 또다시 욱신거리는 것으로 보아 통증이 시작되려 하는 게 틀림없었다.윤이는 차례가 다가오자 환호를 지르며 방방 뛰었다.아들이 이렇게도 좋아하는데 이제 와서 빠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탁유미는 한 손을 들어 옆에 있는 안전바를 꽉 잡으며 최대한 통증을 참아내려 했다.이경빈의 시선이 아까부터 자신에게 있었음을 모른 채 말이다.이 정도의 회전속도는 이경빈에게 있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또 조금 유치할 수 있는 행동도 윤이와 함께 한다고 생각하니 전혀 유치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새로운 체험을 하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윤이가 기뻐서 방방 뛸 때면 그 역시 마음이 부풀어 오르며 심장이 따뜻해졌다.이런 감정은 처음이다.피가 당긴다는 말이 바로 이런 것일까?윤이가 친아들이라서 이런 마음이 드는 걸까?어쩌면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그는 원래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이경빈의 시선이 매섭게 탁유미를 쫓았다.그는 창백한 얼굴로 이제는 이마에 땀방울까지 맺혀있는 그녀를 보며 미간이 절로 찌푸렸다.그녀가 참고 있는 것이 눈에 훤히 보였다.윤이에게는 가슴 설레는 이 순간이 그녀에게는 고통스러운 순간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이경빈은 어이가 없게도 자신이 아까 내뱉은 말이 후회되기 시작했다.회전목마가 멈추고 탁유미는 애써 웃어 보이며 윤이에게 말했다.“엄마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 테니까 아빠랑 여기 있어.”그녀는 말을 마친 후 대답을 듣지도 않고 그렇게 화장실로 뛰어갔다.그러고는 세면대에 얼굴을 박고 게워내기 시작했다.하지만 오늘 아침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 터라 게워내려고 해도 뭘 게워낼 것이 없었다.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다행히 윤이는 그녀의 몸 상태가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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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8화

앞으로도 이렇게 이경빈이 윤이에게만은 다정한 아빠가 되기를 탁유미는 진심으로 바랐다.사진을 찍은 후 윤이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엄마도 아빠랑 같이 사진 찍어요. 윤이가 찍어줄게요!”윤이의 시선에 이경빈이 막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려는 찰나, 탁유미가 한발 빨리 입을 열었다.“괜찮아. 아까 보니까 동물 친구들이 이곳저곳에서 우리가 함께 있는 모습을 찍고 있었어. 아마 엄마랑 아빠가 함께 있는 모습도 찍혔을 거야.”아이는 그 말에 활짝 웃더니 알겠다고 하며 더 이상 사진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탁유미는 이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동물 탈을 쓴 직원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는 건 거짓말이 아니었다. 그리고 안내문을 보니 사진은 원하면 메일로 보내준다고 했다.이로써 무리하게 이경빈과 함께 사진을 찍을 필요가 없어졌다.아무리 아들의 소원이라고 해도 질색할 게 뻔한 얼굴을 보는 게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니까.한편 이경빈은 탁유미의 말에 얼굴이 어둡게 가라앉았다.어이가 없었다.사진을 찍는 걸 거절한다고 해도 그건 그녀가 아닌 그여야 했다.그런데 탁유미는 애초에 그런 생각 따위 해본 적 없다는 것처럼 그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거절해버렸다.그러고는 지금, 그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윤이와 함께 바깥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이경빈은 순간 자신이 이 자리에 없어도 되는 존재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점심이 되고 세 사람은 놀이공원 안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밥을 먹었다.“왜 더 안 먹고?”탁유미가 조금만 먹고 수저를 내려놓자 이경빈이 물었다.“배불러.”탁유미가 담담하게 말했다.그 말에 이경빈의 미간이 꿈틀거렸다.음식이 아직 한가득한데 벌써 배가 부르다고?윤이는 점심을 다 먹은 후 레스토랑 안에 있는 키즈 존으로 가서 놀겠다고 했다.“그렇게 해.”탁유미의 허락이 떨어지자 아이는 신이 나서 방방 뛰며 키즈 존으로 달려갔다.테이블에서 멀지 않는 곳이었기에 탁유미는 따라가는 것이 아닌 의자에 앉은 채 아들을 바라보았다.아이는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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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9화

탁유미가 담담한 얼굴로 받아쳤다.“걱정하지 마. 나도 네 앞에서 죽을 생각은 없으니까.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는 사람이 너인 건 나도 싫거든.”“너...!”이경빈이 그녀를 무섭게 노려보았다.생각해보면 탁유미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말인 건데 그는 이상하게 가슴이 답답하고 조금 아파 나기까지 했다.“너 혹시 일부러 이래? 약 한가득 보여주면서 내 동정심이라도 사 보려고?”탁유미는 빈정거리는 그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숙이고 계속해서 약을 먹었다.그러고는 다 먹은 다음에야 천천히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았다.“만약 그렇다면 동정하고 싶은 마음은 좀 들어? 만약 내가 정말 죽게 됐고 너한테 나를 구할 기회가 있다고 하면 너는 어떡할래? 날 구해줄 거야?”이경빈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대체 무슨 뜻으로 이런 말을 하는 거지?죽는다고? 탁유미가?죽음이라는 단어가 머리에 스치자 이경빈은 그럴 리 없다며 부인했다.탁유미가 이런 말을 하는 건 그저 그의 동정심이나 얻으려는 수법이거나 다른 목적이 있어서일 게 분명했다.“머리가 나빠지기라도 한 거야? 내가 널 구할 리가 없잖아. 탁유미, 나는 네가 지금 내 앞에서 곧 죽을 것처럼 아파해도 널 구해줄 생각 따위 없어!”이경빈이 차갑게 말했다.이에 탁유미가 가볍게 웃었다.“내 생각도 그래. 고마워.”고맙다고?“고맙다고? 지금 나 놀려?”“아니. 진심이야.”탁유미는 담담한 얼굴로 얘기한 후 시선을 돌려 또래 아이들과 신나게 뛰어노는 윤이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진심이었다.그가 머릿속에 잠깐 든 헛된 망상을 깨워줘서, 그를 마음에서 놓은 게 정확했다는 걸 다시금 알려줘서 그리고 잘못된 감정을 이제는 훌훌 털어버릴 수 있게 해줘서 그녀는 정말 고마웠다.“다음 생이 있다고 해도 우리는 만나지 말자. 다시는.”이제는 얼굴을 마주하는 것도 지칠 대로 지쳤으니까.그녀의 말에 이경빈이 얼굴이 점점 더 어둡게 변해갔다.‘다시는 만나지 말자고? 누가 할 소릴!’그는 그녀의 말에 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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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0화

집에 도착한 후 탁유미는 윤이를 조심스럽게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띠링.그때 메시지 알림 소리가 울리고 탁유미의 휴대폰에 뉴스 기사가 하나 도착했다.뉴스 기사 알림은 보는 즉시 삭제해버렸던 그녀였지만 익숙한 남자의 이름에 탁유미는 얼른 휴대폰을 두 손으로 들고 뉴스 기사를 클릭했다.그녀가 봤던 남자의 이름은 바로 ‘백연신’이었다.그리고 기사 내용은 백연신이 재원시의 고씨 가문과 손을 잡고 오늘 열린 주주총회에 갑자기 나타나 백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권리를 되찾았다는 것이었다.그들이 나타나고 몇 분 뒤 바로 경찰까지 나타났고 경찰들은 그 자리에서 백연신 아버지의 첫째 부인과 그의 두 아들을 특수상해죄로 잡아갔다.즉 치열했던 권력 다툼에서 첫째 부인은 완전히 져버린 것이고 백연신은 최종 승리자가 됐다는 소리였다.기사 내용 중에는 이러한 말도 적혀있었다.백씨 가문과 고씨 가문은 앞으로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며 정략결혼은 물론이고 두 기업이 합병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말이다.탁유미는 기사를 다 훑은 후 입을 다물 수 없었다.두 가문 사이의 정략결혼이라니.그렇다는 건 백연신이 고씨 가문 사람과 결혼하게 된다는 뜻이었다.백씨 가문의 나머지 두 아들은 경찰들에 의해 서로 끌려갔으니까.하지만 그렇게 되면....‘지영 씨는 어떡하고...?’한지영의 얼굴이 떠오르자 탁유미는 갑자기 조급해 나고 또 걱정되기 시작했다.그래서 그녀는 서둘러 침실에서 나온 후 휴대폰을 들고 임유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유진 씨, 백연신 씨가 나타났다는 기사를 봤어요. 그런데... 백씨 가문이랑 고씨 가문 사이에 정략결혼 얘기가 돈다던데 그거 정말이에요?”탁유미의 질문에 임유진이 한숨을 내쉬었다.“네. 적어도 기사 내용에 거짓은 없을 거예요. 하지만 뭐가 어떻게 된 건지는 백연신 씨한테 직접 들어봐야 해요. 언니, 일단 이 얘기는 지영이한테 비밀로 해줘요. 지영이 부모님한테도 방금 전화해서 일단은 아무 말도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어요. 진실이 뭔지 알아내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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