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Kabanata 1381 - Kabanata 1390

1419 Kabanata

제1381화

하지만 다시 오게 된 지금, 그런 감정 같은 건 전혀 없었다.임유진은 강지혁의 책상 앞으로 걸어갔다.다가가 보니 상당히 많은 서류가 이곳저곳 흐트러져있었다.강지혁이 이 책상에서 회사 일을 처리하는 모습이 멋대로 그려지는 듯했다.그때 흐트러진 서류 속 유난히 눈에 띄는 [진가원]이라고 적혀 있는 서류 봉투가 보였다.진가원은 진씨 가문에서 주관하고 있는 중요한 프로젝트로 듣기로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땅 부지를 사는 데만 천억 원도 넘게 들었다고 하며 근 2년간 대외홍보에도 역시 돈을 아끼지 않았다고 했다.그런데 그 중요한 서류가 왜 강지혁의 책상 위에 있는 거지?임유진이 의문을 가진 그때 갑자기 사무실 문이 열리고 이에 깜짝 놀란 임유진은 손에 든 서류 봉투를 그만 바닥에 떨어트리고 말았다.바닥에 떨어진 충격으로 봉투가 열리고 안에 든 것들이 하나둘 밖으로 튀어나왔다.그리고 임유진은 그것들을 보고는 그대로 굳어버렸다.봉투 안에서 나온 것들이 전부 진애령의 사진이었기 때문이었다.강지혁의 유일한 약혼녀였던 진애령 말이다.진애령의 사진이 왜 봉투 안에 들어있는 거지? 그것도 엄청 많이?진애령은 강지혁의 약혼녀로 안타깝게도 차 사고로 죽어버렸다. 그리고 그 사고로 임유진은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살이를 하게 되었다.하나의 교통사고로 두 사람의 운명은 한순간에 전혀 예상치도 못한 곳으로 흘러가게 되었다.임유진이 멍하니 사진을 구경하고 있을 그때, 강지혁이 다가와 사진을 주웠다.임유진은 허리를 숙인 채 바닥에 떨어진 사진과 서류 봉투를 줍는 그의 모습을 그저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어...”그녀는 어쩐지 목이 말라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지영이 보러 병원에 갔다가 너 보고 싶어서 왔어.”“한지영은 좀 어때?”강지혁이 물었다.“괜찮아. 힘들어할 줄 알았는데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고 있어.”임유진은 사진들을 아무렇게나 서류 봉투에 넣어버리는 강지혁을 보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그 사진들은 뭐야?”“신경 쓰여?”“그거 진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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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2화

“소민준...”강지혁의 입에서 세글자가 흘러나왔다.“만약 소민준이 그때 너를 배신 안 했으면 지금쯤 소민준과 결혼했을 수도 있었겠네?”“아니.”임유진이 단호하게 대답했다.“어떻게 그렇게 확신해?”“그때의 나는 너무 어렸어. 그래서 결혼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잘 몰랐어.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결혼하겠다고 해도 소민준네 집안에서 반대했을 거야.”임유진은 그때 너무 어렸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그리고 소민준도 나를 결혼까지 생각할 만큼 좋아했던 것도 아니었고. 호감 정도의 좋아함은 있었겠지만 그것보다는 주변 여자들이랑 다르다는 신선함이 더 컸을 거야. 소민준은 나를 위해 자기 부모님의 반대까지 무릅쓸 사람이 아니야. 그건 이미 진애령 씨 사건으로 증명이 됐고. 나를 정말 진심으로 사랑했다면 그렇게 쉽게 버리지 않았겠지.”“만약 소민준이 부모님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널 선택했다면?”임유진은 강지혁이 엄청 신경 쓰인다는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자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세상 사람들이 다 너 같은 줄 알아? 세상에 만약에는 없어. 그리고 나도 마치 장기 말 버리듯 날 버린 사람으로 만약이라는 가정을 하고 싶지 않고.”강지혁은 그 말에 임유진의 손을 꽉 쥐었다.“조금만 기다려. 소씨 가문도 곧 조용히 사라질 테니까. 그렇게도 진세령과 진세령네 집안이 좋다면 그 인간들과 같은 말로를 맞게 해야지.”임유진이 흠칫하며 강지혁을 바라보았다.“소씨 가문을 없애려고?”“진씨 가문은 조만간 사라질 거야. 소씨 가문은 진씨 가문과 엮여 있으니 자연스럽게 같이 사라지게 되겠지.”강지혁은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로 무서운 얘기를 꺼냈다.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으면 농담이겠거니 할 테지만 강지혁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쉽게 넘어갈 수가 없었다.아마 별다른 이변이 없으면 진씨 가문과 소씨 가문은 정말 머지않아 조용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름이 있는 두 가문인데...’특히 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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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3화

“나도 혁이 널 지켜줄 거야.”임유진은 강지혁을 꼭 끌어안으며 말하다가 뭔가 생각난 듯 다시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혹시 진씨 가문에서 네가 진가원 프로젝트를 방해하려고 한다는 걸 알게 된 거 아닐까? 한때 약혼녀였던 자기 딸을 생각해서라도 좀 봐달라고.”강지혁은 그 말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그러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진씨 가문에서 진애령의 사진을 보낸 건 봐달라고 부탁하려는 것이 아닌 그때의 일을 잊지 말라고 알려주는 것이다....공항 VIP 라운지.백연신은 라운지 소파에 앉아 아무 말 없이 수중에 들린 티켓을 바라보았다.그는 이제 몇 분 뒤면 S 시를 떠나게 된다.이미 확정된 일이지만 머릿속으로 자꾸 그날 흰색 붕대를 감은 채 창백하고도 또 평온한 얼굴로 헤어져 주겠다고, 원하는 것을 이루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던 한지영의 얼굴이 떠오른다.원하는 것을 이루길 바라겠다라...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만약 한지영이 치료에 전념하고 무사히 퇴원해 앞으로 행복하게만 살아간다면 가능한 일이 될 수도 있다.지금의 백연신이 바라는 건 오직 한지영의 행복뿐이니까.“설마 아직도 전 여자친구 생각해요?”그때 고은채가 다가와 그의 팔짱을 끼며 옆에 찰싹 달라붙었다.“우리가 했던 약속을 잊은 건 아니죠?”“안 잊었어.”백연신이 차가운 말투로 대꾸했다.“아니면 됐어요. 한지영 씨가 무사히 살 수 있었던 게 다 내 덕이라는 거, 평생 잊어버리면 안 돼요. 연신 씨가 내 옆에 있는 게 그것 때문이라는 것도요.”고은채는 백연신의 얼굴이 어두워져 가는 걸 보면서도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그런데 나는 지금도 이해가 안 가요. 여자친구로나 아내로나 한지영 씨보다는 내가 훨씬 낫잖아요. 나랑 결혼하면 연신 씨는 고씨 가문을 등에 업을 수 있고 회사를 더 크게 키울 수 있어요. 나는 그 과정에서 연신 씨랑 권력 다툼도 하지 않을 거고요. 연신 씨가 줄곧 원하던 게 이런 거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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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4화

대부분의 환자가 그러하듯 탁유미 역시 유한한 시간을 병원에 갇힌 채 치료에 쏟는 것보다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싶었다.“알고 있어요. 그리고 마음의 준비도 이미 다 돼 있어요. 그러니까 선생님, 다른 거 말고 그냥 진통제만 더 많이 처방해주세요. 요즘 통증이 더 심해져서요.”탁유미의 말에 주치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녀의 선택이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탁유미는 죽음에 대해 지나치게 평온했다.이제껏 봐온 환자들은 남은 수명을 들으면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거나 살고 싶다며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했었다.치료할 돈이 없어도 어떻게든 돈은 구해올 테니 목숨만은 제발 살려달라고 했었다.하지만 탁유미는 달랐다. 병원으로 찾아올 때마다 수명이 줄어가는 걸 들으면서도 그녀는 여전히 아무런 표정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이렇게 담담한 사람일수록 사연이 더 많은 법이었다.“알겠습니다. 진통제는 효과가 더 강한 것으로 대체하죠. 다만 진통제도 많이 먹게 되면 내성이 생겨 약효가 들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암세포 증식도 더 빨라지게 되고요. 그러니 정말 참지 못하겠을 때만 드세요.”의사가 신신당부했다.“네, 그럴게요. 감사합니다.”처방 약을 받은 후 1층 로비를 지나 밖으로 걸어 나가려는데 김수영으로부터 전화가 걸어왔다.“네, 엄마. 무슨 일...”“유미야, 공수진 그 여자가 우리 윤이를... 우리 윤이를 데려갔어!”전화기 너머로 다급한 김수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네? 공수진이 윤이를 데려갔다고요?!”탁유미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그래. 선생님이 그러는데 공수진이 직접 찾아와서 자기가 새엄마라고 애 아빠한테 데려다준다고 하면서 윤이를 데려갔대! 원장님하고도 인사를 한 탓에 한 선생님도 뭐라 말릴 수가 없었대.”김수영은 지금 제정신이 아니었다.탁유미는 놀란 가슴을 진정하고 일단 차분하게 답했다.“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윤이는 내가 빨리 찾아볼게요.”“그래그래. 윤이 그게 다치면 안 되는데. 내가 조금 더 빨리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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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5화

탁유미는 마침 정차되어 있는 택시로 달려가 기사에게 얼른 XX 레스토랑으로 가달라고 했다.레스토랑에 도착한 후 탁유미는 문자에 적혀 있던 룸으로 향했다.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거기에는 공수진과 윤이 뿐만이 아니라 공수진의 부모님, 그리고 부하직원으로 보이는 우락부락한 남성들까지 여럿 서 있었다.윤이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맛있는 쿠키와 장난감에는 손도 대지 않고 가만히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러다 탁유미의 얼굴을 보고는 그제야 뚱한 얼굴을 지우고 활짝 웃었다.그러고는 의자에서 폴짝 뛰어내려 탁유미의 앞으로 달려왔다.“엄마!”탁유미는 아들을 꼭 껴안으며 눈으로 어디 다친 곳은 없는지 샅샅이 훑어보았다.다행히 다친 곳은 없어 보였다.“엄마 왔으니까 우리 빨리 집으로 가자.”“안 돼요. 조금 있으면 아빠가 여기로 온다고 했어요.”윤이가 나지막이 속삭였다.아이가 공수진을 따라간 건 아빠가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지난번 셋이서 놀이공원을 갔다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차에서 깜빡 잠이 드는 바람에 이경빈과 제대로 인사를 못 했으니까.탁유미는 아이의 말에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아빠는 나중에 또 만나면 되지. 오늘은 빨리 집으로 돌아가자. 할머니가 지금 윤이 없다고 많이 걱정하고 계셔.”윤이는 그 말에 조금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할머니한테로 가요!”하지만 윤이와 탁유미가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룸 안에 있던 남성들 몇몇이 두 사람의 앞길을 막아섰다.그리고 곧바로 뒤에서 공수진의 아버지인 공한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뭘 그리 급하게 가려고 하나. 수진이와 경빈이가 결혼하게 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우리 수진이 아들이 될 텐데 여기까지 온 거 이 기회에 우리 딸한테 제대로 된 감사의 인사라도 하는 게 어떻겠나? 그래야 자네도 앞으로 두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을 테니까.”탁유미는 굳게 닫힌 문과 그 앞을 막아선 건장한 체격의 남자들을 빤히 바라보았다.이 남자들을 뚫고 아이와 함께 빠져나간다는 건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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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6화

“어쩜 이렇게 끝까지 뻔뻔하신지.”그때 의자에 앉아 있던 공수진이 차를 홀짝이며 입을 열었다.“애 앞에서 거짓말하는 거 부끄럽지도 않아요? 나랑 경빈 씨가 함께 있는 게 질투 난다고 탁유미 씨가 나를 계단에서 밀어버린 건 사실이잖아요. 내가 아이를 임신한 걸 뻔히 알면서. 그때 그렇게 아이를 잃지만 않았으면 나는 지금쯤...”공수진은 말을 흐리면서 윤이 쪽을 바라보았다.“지금쯤 윤이만큼 큰 아이와 함께 경빈 씨랑 셋이서 도란도란 잘살고 있었을 거예요.”“공수진, 그 입 안 다물어?!”탁유미는 공수진의 말에 크게 화를 냈다.아이의 앞에서 이런 말을 하는 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화를 내는 걸 보니 찔리기는 하나 보죠?”공수진은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윤이 앞으로 다가왔다.“그거 알아? 너희 엄마가 너희 아빠랑 함께 있는 나를 질투해서 내 배 속에 있는 아이를 죽여버렸어. 그 예쁜 생명체가 빛을 보기도 전에 그렇게 죽여버렸다고.”악마가 있다면 바로 공수진 같은 얼굴을 하고 있을 게 분명했다.그녀는 지금 아이에게 평생의 트라우마가 될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었다.윤이는 지난번의 살인자 소동 이후에 또다시 엄마가 살인자라는 말이 들리자 눈을 동그랗게 부릅뜨며 소리를 쳤다.“아니에요! 우리 엄마는 살인자가 아니에요! 아무런 잘못도 한 적이 없다고 했단 말이에요!”“그건 너희 엄마가 네가 어리다고 거짓말을 한 거고. 만약 정말 누구를 해친 적이 없으면 왜 감옥에 갔겠어? 감옥에 가는 사람들은 모두 나쁜 사람들인데. 안 그래?”공수진은 미소를 지으며 한 손을 뻗어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었다.그러자 탁유미가 공수진의 손을 세게 뿌리쳤다.“우리 아들한테 손대지 마!”탁유미는 공수진이 무슨 짓을 할까 봐 두려웠다.하지만 손을 뿌리치자마자 공수진은 마치 크게 밀침을 당한 것처럼 뒤로 쓰러졌다. 그리고 쓰러지는 순간 테이블 매트를 건드리는 바람에 그만 테이블 위에 있던 것들이 공수진 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악!”공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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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7화

‘아, 이걸 원했던 거였어. 이경빈 앞에서 또다시 나를 가해자로 만들 생각이었던 거야. 하지만 왜? 무엇 때문에?’탁유미는 공수진이 왜 이런 짓까지 하는지 그 목적이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그녀는 이미 이경빈을 포기했고 아이까지 주겠다고 했다.그런데 왜 이런 짓을 벌인 거지?탁유미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었다.얼마 안 가 이경빈과 결혼까지 하게 되면서 대체 뭐가 그렇게도 거슬리는 거지?이경빈에게 있어 그녀는 그저 죽이고 싶은 원수일 뿐일 텐데 대체 이러는 이유가 뭐가 있지?‘설마... 이경빈이 나를 좋아하게 될까 봐?’탁유미는 그 생각에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튀어나왔다.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한 손을 들어 윤이의 인공와우를 떼어냈다.지금부터 하는 말을 윤이에게 들려주고 싶지 않았다.어른들의 더러운 싸움은 아이에게 트라우마만 남기게 될 뿐이니까.그녀는 자기 아들이 어른들의 싸움에 휘말리는 것도 원치 않았고 어른들 때문에 불필요한 원한의 감정을 갖게 되는 것도 원치 않았다.탁유미는 그저 윤이가 항상 행복하기만을 바랄 뿐이다.윤이는 인공와우를 떼어낸 그녀를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로 바라보았다.“멍청한 짓도 적당히 해야지. 공수진, 그때 네가 날 음해해 날 가해자로 만든 건 이경빈이 나를 좋아하게 될까 봐 그런 거였겠지만 지금은 대체 왜 이래? 이경빈은 내가 자기 앞에서 죽는다고 해도 눈 하나 깜짝 안 할 사람이야. 아니, 어쩌면 기분 나쁘다고 눈살이나 찌푸리겠지. 그런데 대체 왜 날 아직도 건드리지 못해 안달이야?”탁유미가 차가운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아니면 서로에게 확신이 없는 건가? 그래서 맨날 뒤에서 이런 추잡한 짓이나 하는 거야? 그래?”공수진은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탁유미의 입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경빈이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아픈 척을 해야만 했다.물론 식기가 떨어진 건 정말 아팠지만 말이다.그때 탁유미의 말을 들은 한영애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사람이 어쩜 그렇게 악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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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8화

갑자기 공허해진 손아귀에 이경빈의 두 눈이 미세하게 흔들렸다.“경빈 씨...”그때 공수진의 허약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이에 이경빈은 서둘러 공수진의 옆으로 다가가 그녀의 상태를 살폈다.공수진은 차를 뒤집어써 엉망진창이었고 얼굴을 새하얗게 질렸으며 입술은 파르르 떨고 있었다.“경빈 씨, 나는... 나는 그저 윤이랑 대화를 조금 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앞으로는 내 아들이 될 아이니까... 그런데... 그런데 왜 이렇게 됐는지 나도 잘 모르겠어요... 나는 정말...”공수진은 힘겹게 입을 열며 억울하고 또 상처받은 표정을 지었다.“윽...”그때 공수진이 미간을 세게 찌푸리더니 고통을 호소했다.“나... 나 배가 너무 아파요. 윽... 경빈 씨...”그 모습에 이경빈이 미간을 찌푸렸다.“알았으니까 그만 말해. 지금 당장 병원에 데려다줄 테니까.”하지만 공수진을 안으려 허리를 숙이려는데 공수진의 치마 사이로 피가 흥건하게 젖어 있는 것이 보였다.오늘 입은 치마가 흰색 치마라 빨간색이 더더욱 눈에 띄었다.공수진의 부모님은 그 피를 보더니 아연실색하며 말했다.“피?! 수진아, 너 대체 어디를 다친 거야?!”탁유미도 피가 흥건한 것을 눈치챘다.‘피가 저 정도로 심하게 흐른다고?’공수진은 그저 넘어진 것뿐이다. 테이블 위의 식기들에 맞았다고 해도 피까지 흘릴 정도는 아니었다.순간 탁유미의 머릿속으로 몇 년 전의 광경이 스쳐 지나갔다.그때도 공수진은 계단에서 넘어진 후 이렇게 치마를 빨갛게 적시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리고 이경빈은 그 모습을 보고 그녀를 안고 바로 병원으로 뛰어갔다.이렇게도 똑같은 광경을 두 번이나 겪는다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공수진은 정말 그때와 똑같은 수법으로 그녀를 가해자로 만들려는 걸까?탁유미는 온몸이 싸늘하게 굳어버렸다.이경빈은 공수진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보더니 얼굴을 굳히고 곧바로 공수진을 안아 들고 밖으로 향했다.룸을 나설 때 분노에 찬 얼굴로 탁유미를 향해 한마디 하는 것도 잊지 않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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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9화

이경빈은 그 말에 정신을 차리고 얼른 공수진을 안아 들고 밖으로 나섰다.그리고 공한철과 한영애는 독기 어린 눈으로 탁유미에게 모진 말을 내뱉었다.“이번 일 절대 쉽게 안 넘어갈 거다. 우리 수진이는 너랑 달리 무척이나 소중한 아이니까! 반드시 너한테 책임을 물을 거야!”탁유미는 그들에게 싸늘한 눈빛을 보냈다. 그러면서 두 손으로는 계속해서 아이를 제 품에 끌어안으며 악의에 가득 찬 인간들을 보지 못하게 했다.윤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 탁유미는 진이 다 빠지는 느낌이었다.김수영은 윤이가 무사한 걸 보더니 가슴을 쓸어내리며 아이를 꽉 끌어안았다.“아이고, 다행이야. 우리 윤이가 다치지 않아 정말 다행이야.”그녀는 집에서 탁유미와 윤이가 무사히 돌아오길 빌고 또 빌었다.탁유미는 그 모습에 한숨을 푹 내쉬며 안방 쪽으로 향했다.“엄마, 잠깐 윤이 좀 봐줘요. 나는 일단 옷 좀... 갈아입어야겠어요.”김수영은 탁유미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복부를 꽉 누르고 있는 것을 보며 통증이 또다시 시작됐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래그래. 얼른 들어가.”탁유미는 윤이 앞에서 아픈 티를 내고 싶어 하지 않았기에 김수영은 얼른 그녀를 방으로 보냈다.탁유미는 방으로 들어간 후 병원에서 받은 진통제를 두 알 복용했다.그러고는 침대 위에 새우 자세로 누워 고통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오늘 일은 이대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공씨 집안에서 이렇게까지 공을 들였다는 건 그녀를 완전히 제거해버리겠다는 뜻이니까.하지만 그걸 알고 있다고 해도 지금 이 몸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게다가 한 달 정도 뒤에는 직접 윤이를 이경빈에게 보내줘야만 한다.이씨 가문이 정말 윤이를 지켜줄 수 있을까?공씨 가문 쪽에서 아이를 없애려고 들 텐데 정말 이경빈이 제대로 지켜줄 수 있을까?윤이는 아직 어려서 자기 몸을 지킬 능력이 없다.그러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어떻게 하면 죽기 전에 아이를 지켜줄 수 있지?엄마로서 제 아들 하나 보호해주지 못한다니... 정말 무능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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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0화

당시 이경빈은 누군가를 배신했다는 죄책감 같은 것이 들어 바로 눈을 옆으로 돌렸다.하지만 곧바로 자신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배신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그는 곧 있으면 공수진과 부부가 되고 부부 사이에 잠자리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었다.게다가 그는 이미 탁유미가 감옥으로 들어가기 전에 공수진과 잠자리를 한 적도 있었고 말이다.물론 탁유미가 감옥에 들어간 뒤로는 계속해서 혼자 잠들었다.공수진과는 연인 사이를 넘어 결혼 얘기까지 오가던 상태였는데도 이상하게 공수진과 잠자리를 하려고 하면 이상한 죄책감이 들었다.그조차도 알 수 없는 감정이었다.탁유미 때문일까? 말도 안 된다.탁유미의 존재가 이토록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리가 없다.재판장에서 증인으로 나서 증언까지 했는데 아직 그 여자에게 마음이 남아 있을 리 없다.“아이고, 이걸 어째! 우리 수진이가 또다시 아이를...!”한영애는 공수진의 손을 잡고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그 빌어먹을 것이 또다시 우리 수진이 아이를 사라지게 했어! 두 아이 모두 탁유미 그것 때문에! 우리 수진이 불쌍해서 어째...!”“엄마... 흡... 그만 해요...”공수진은 가뜩이나 수술을 막 하고 난 뒤라 얼굴이 창백한데 거기에 눈물까지 범벅이 되니 가엽기 그지없어 보였다.“임신이 힘든 몸이 된 후로 찾아온 기적적인 아이를 또다시 탁유미 때문에 잃어버렸는데 내가 어떻게 그만해! 분명히 일부러 그랬을 거야! 네가 아이를 낳으면 자기 아들이 나중에 이씨 가문을 물려받지 못할까 봐, 그래서 미리 수를 쓴 게 분명해!”이경빈은 그 말에 몸을 휘청였다.“탁유미도 알고 있었습니까? 수진이가 임신했다는 사실을...?”“수진이가 윤이한테 이제 곧 있으면 네 동생이 생긴다고 했어. 오늘 수진이가 윤이를 데리고 우리를 만나러 온 것도 앞으로 자기 아들이 될 아이니까 잘 봐달라고 데리고 온 거였어. 그런데 탁유미 그게... 우리 수진이를...!”한영애는 마치 이 자리에 탁유미가 있었다면 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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