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무슨! 내 목소리를 흉내 시켜서 녹음이라도 한 거겠지!”공수진은 마음속으로 그럴 리가 없다며 스스로를 안심시켰다.‘그래, 아무도 모를 거야. 내가 다 손을 써놨는데 어떻게 알겠어. 그냥 해본 소리일 게 분명해!’하지만 공수진의 바람과 달리 임유진은 그저 아무 말이나 뱉은 것이 아니었다.“흉내를 내는 건지 아니면 실제 그쪽 목소리인지는 확인해보면 알게 되겠지. 생각을 좀 해봐. 내가 어떻게 이런 말을 확신을 가지고 내뱉을 수 있는 건지.”임유진은 말을 마친 후 다시 이경빈을 바라보았다.“공수진 씨 대신 복수해주니까 좋아요? 언니를 벼랑 끝까지 내몰아보니까 좋냐고요. 당신이 언니한테 지은 죄는 평생 지워지지 않을 겁니다.”임유진은 발걸음을 돌려 강지혁과 함께 병실을 나갔다.그리고 강지혁의 경호원들도 두 사람의 뒤를 따라 밖으로 향했다.이경빈은 지금 제정신이 아니었다. 머릿속은 온통 강제로 무릎이 꿇린 채 머리를 바닥에 세게 박고 있던 탁유미의 모습뿐이었다.“너를 증오해.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증오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경빈, 네가 그걸 해냈어. 나는 널 절대 용서 안 해. 죽는 순간까지 널 증오할 거야!”탁유미의 악에 받친 목소리가 아직도 머리에서 맴돌았다.만약 그때 골수를 기증해준 사람이, 두 번째 목숨을 부여해준 사람이 정말 탁유미라면 그는...이경빈은 더 이상 생각을 할 수 없었다.아니, 하고 싶지 않았다.“경빈 씨!”그때 공수진이 눈물을 머금은 채 억울함이 가득 담긴 얼굴로 그를 불렀다.“임유진 그 사람은 대체 나한테 왜 그래요? 경빈 씨, 그 여자 말 믿는 거 아니죠?”이경빈은 뻣뻣하게 굳어있던 몸을 움직여 공수진을 바라보았다.공수진은 여전히 한 떨기 꽃처럼 무척이나 가녀리고 또 가여워 보였다.예전이었으면 그런 그녀를 품에 안아주고 위로를 건넸겠지만 지금은...“그때 나한테 골수를 기증해준 사람 정말 너 맞아? 탁유미가 아니고?”이경빈은 두 눈을 공수진의 얼굴에 고정한 채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공수
Huling Na-update : 2024-12-13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