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신의 귀환의 모든 챕터: 챕터 1301 - 챕터 1310

1562 챕터

제1301화

이때, 노파 뒤에서 굉장히 외모가 출중한 한 여인, 리아가 요염하게 걸어 나오며 군중들을 향해 말했다.“천무산에 맞서 옥패를 빼앗아 오려면, 결코 혼자만의 힘으로는 안 된다는 거 다들 아실겁니다. 오늘 스승님께서 이 모임을 주최한 이유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결코 여러분들께 손해가 아닐 테니, 다들 협조 바랍니다. 저희가 오늘 정해야 할 거는 두가지입니다. 첫째, 동맹을 이끌어줄 대표를 선출하는 것, 둘째, 천무산을 어떻게 공격할지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눈길을 사로잡는 미모에 사람들의 얼굴이 점점 몽롱해졌다. 모두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자신만 바라보고 있자 리아는 말없이 싱긋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럼 이제 저희 동맹 대표를 선출해 볼까요? 저희를 천무산까지 이끌어 공격을 주도해줄 분!”그제야 사람들도 정신을 차리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아름다운 여자라도 동맹 대표 자리보단 중요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동맹 맺는 걸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만, 천무산을 점령하게 되면 그 배분은 어떻게 할 겁니까?”한 젊은 남자가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 핵심을 찌르는 질문이었다. 뱀 지팡이를 들고 있는 노파, 사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참 질문이 어리석군. 강호 초행인가? 이익은 각자 알아서 챙겨야지, 동맹은 천무산을 공격할 때만 해당된다.”능력만능주의, 이것이 마로 무리안의 규율이다.“알겠습니다.”그러자 질문을 한 남자를 포함해 주변에 있던 사람들 모두 하나 둘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이 소란속에서도 한쪽에 유유히 차를 마시고 있는 남녀가 있었다.“오라버니는 대표 자리에 관심이 없나요?”수안이 장난스레 물었다.“관심 없어. 아니, 있다고 해도 이 자리를 만든 사람이 있을 텐데, 과연 대표 자리를 남한테 넘겨줄까?”염구준이 차를 한 모금 마시며 홀 중앙에 있는 노파를 바라봤다. 여기 있는 대부분, 이 모임에 응한 순간 노파의 계략에 휘말린 거나 마찬가지였다. “동맹 대표로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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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2화

이때, 누군가가 기다렸다는 듯이 군중들 속에서 말했다. 노파가 사람들을 움직이기 위해 미리 심어둔 스파이들이었다.그러자 동요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하나 둘 동조하기 시작했고, 점점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어갔다. 처음 완고히 거부하던 사람들 마저도 대세가 기울어지니, 어쩔 수 없이 찬성을 들었다. 어찌 되었든 혼자서는 얻을 이익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수안님도 동맹에 동참하시겠습니까?”리아가 수안이 말이 없자 공손히 물었다. 수안은 오늘 모인 인원들 중에도 손꼽히는 강자로서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오라버니?”수안이 옆에 있던 염구준에게 의견을 묻듯 불렀다.“급할 거 없어. 상황이 끝난 다음에 결정해도 늦지 않아.”염구준이 평온하게 답했다.어리석게도 이들은 지금 자신이 무슨 상황에 처해 있는지 알지 못했다.리아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채 그의 말 뜻을 되물으려던 찰나였다.“죽여! 한 명도 남기지 말고!”갑자기 누군가가 외쳤다. 그러자 홀 곳곳에서 사람들이 무차별한 공격을 쏘아붙이기 시작했다. 무력이 약했던 자들은 정말 반응할 틈도 없이 죽었다.“모두 죽여라!”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갑자기 홀 문이 열리더니, 한가득 무장한 사람들이 쳐들어왔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동맹은 날아가고 사람들의 얼굴이 배신감만이 가득 찼다. 그렇게 각자도생, 서로가 서로의 적이 되었다.“크흑!”염구준이 자신을 향해 칼을 들어 올린 남자의 목을 단단히 비틀어 올렸다.천무산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이제 막 전투가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기세만으로 밀리기 시작했다.“오라버니, 저희도 나서야 할까요?”수안이 주변을 경계하며 물었다.“아니, 우리를 노리고 온 사람도 아니니, 굳이 끼어들 필요 없어.”염구준이 주변을 관찰하며 답했다. 방 안은 혼란스러웠고, 비명과 욕설 그리고 피비린내로 가득 찼다.그리고 멀지 않은 곳, 십여 명이 되는 천무산 강자들이 노파를 향해 달려드는 모습이 보였다. 전장에서는 적장의 우두머리를 잡는 것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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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3화

만 회장이 어색하게 웃으며 다급히 말을 이었다.“제 기억이 맞다면, 당신 그 염구준 맞죠?”질문이긴 했지만, 그는 이미 확신하고 있는 듯했다. “그렇다만.”염구준은 숨길 이유가 없었기에 솔직하게 인정했다.염구준! 소문에 의하면, 그의 손엔 이미 옥패가 세 개나 있었다!곧이어 주변에서 둘의 대화를 얼떨결에 듣게 된 사람들의 눈빛이 빛나기 시작했다. 이들이 오늘 이곳에 온 이유도 옥패 때문이었는데, 그 옥패 중에 세 개나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될 줄이야! “정말 그 옥패를 세 개나 가지고 있다고?”전신 경지에 있는 한 강자가 믿기지 않는 듯한 얼굴로 물었다. “그래, 무슨 문제라도?”염구준이 냉소를 지으며 되물었다. 자신이 옥패를 가지고 있다고 한들, 이들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확답이 들려오자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이 탐욕스러운 눈빛을 한 채 침을 꿀꺽 삼키는 모습이 들어왔다. “선생님, 가지고 계신 옥패 잠시 볼 수 있을까요?”“안 될 거 없지.”염구준이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아이고, 감사합니다.”좀 전에 질문을 던졌던 남자가 조심스레 손을 내밀었다. 그는 염구준이 옥패를 건네면 곧바로 가지고 도망칠 생각이었다. “뭐 하자는 거지? 내 옥패를 보고 싶다면, 먼저 네 옥패부터 내놓아야 공평하지 않겠어?”염구준이 뒷짐을 진 채 남자에게 말했다. 바보도 아니고, 설마 그 중요한 것을 아무에게나 보여줄까?“이… 감히 날 가지고 놀다니!”그제야 남자는 자신이 우롱당했다는 것을 깨닫고 분개했다. “아니, 하도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길래, 장단에 좀 맞춰줬을 뿐이잖아. 뭘 그렇게 화내? 화는 내가 내야 맞지.”염구준이 계속해서 조롱했다.“빌어먹을 놈이! 죽고 싶어?”분노한 남자가 전신 영역을 풀어 젖히며 염구준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채 닿기도 전에 수안에게 제압당하고 말았다. 남자는 쾅하고 충돌과 함께 뒤로 튕겨 나가며,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싸우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나와라. 얼마든지 받아주지.”수안이 주변을 둘러보며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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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4화

“젊은이, 뭘 이리 서두르나? 우리 좀 얘기하지 않겠는가?”이때, 뱀 지팡이를 든 노파, 사우가 앞을 가로막았다. 사우는 자신이 전력을 다해 반보천인으로서 그와 붙는다면 이길 자신이 있었다. 한 명이 앞장서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하나 둘 용기를 내어 노파의 편에 섰다. “염 선생, 우린 그저 옥패를 좀 구경하려는 것뿐이야.”“맞아. 거의 다 죽어서 남은 사람도 많지 않은데,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정말 좀 보기만 하자고.”염구준은 주제를 모르고 함부로 도전하려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보기만 한다고? 당신들이?”싸늘한 눈빛, 아무리 떼거지로 몰려와도 염구준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 홀로 수많은 적들을 상대해온 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릴 탓하지 마라.”노파가 음산하게 말했다. 다른 사람들도 전투를 치룰 준비를 마쳤다. 자의로 내놓지 않겠다면, 강제로라도 빼앗을 수밖에!“그래, 전력 다해 덤벼봐!”이 말과 함께, 염구준은 몸에서 기운을 풀어 젖히며 어마어마한 기세를 내뿜었다. 곧이어 그의 실루엣이 희미해지더니, 순식간에 노파의 앞에 모습을 들어냈다. 기왕 싸울 거면 강한 상대를 선호했다. 수안도 함께 전신 영역을 펼치며 가까이 있는 사람들부터 공격했다.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면 먼저 공격을 날려 주도권을 가지고 올 수밖에!노파의 부하들이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 나섰다. 하지만 노파가 손을 들어 이들에게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다. “물러나. 너희들은 상대가 안 된다. 나한테 맡겨.”이 말을 끝으로 노파 또한 몸에서 기운을 폭발시키며 천인의 힘을 들어냈다. 그렇게 노파의 지팡이와 염구준의 주먹이 허공에 맞닿았다. 쾅! 생각보다 빠른 반응에 염구준은 속으로 살짝 놀랐다. 자신의 주먹을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노파는 생각보다 막기 어렵지 않은 염구준의 공격에 쾌재를 불렀다. 예상했던 대로 실력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것 같았다. “부서져라!”염구준이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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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5화

그렇게 두 사람은 빠르게 현장을 빠져나갔다. 현장엔 사지가 멀쩡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노파마저 패배한 마당에 그 누구도 앞을 가로막을 용기를 내지 못했다. “추적해. 인원이 많으니, 마을 전체를 수색하는 것 따위 어렵지 않을 거야.”그러자 즉시 모두 사방으로 흩어지며 두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그날 밤, 무산채는 소란스러운 밤을 보내고 있었다. 반면, 염구준은 마을 밖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정말 어리석고 욕심이 많은 놈들이군. 별 볼일 없는 것들이 옥패를 노리다니.”“오라버니, 그 옥패 그렇게 대단한가요?”수안이 반짝이는 눈동자로 물었다. “자, 여기. 직접 보던가.”염구준이 품에서 옥패를 꺼내 수안에게 건네주었다. 청용, 백호, 주작, 현무, 모두 옥패를 봤지만, 각자 받아들인 것은 모두 달랐다. 결국 제대로 옥패의 능력을 이어받으려면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나야 했다. 이건 마치 수학과도 같았다. 어떤 이들은 이론 한 번에 바로 이해하지만, 어떤 이들은 여러 번 봐도 풀지 못하는 것처럼.잠시 후, 수안이 옥패를 돌려주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안에 들어있는 것은 기억했지만, 이해하려면 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아, 맞다. 그런데 아까 왜 그 할망구를 죽이지 않았어요?”노파와의 전투에서 염구준은 압도적인 실력차이를 보여주었다. 그런데 충분히 상대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직 쓸데가 있어서, 일단 내버려 두려고.”그에게 패배한 이상, 노파는 반드시 동맹을 맺어 천무산을 공격하려 할 것이다. 염구준은 강 건너 불 구경하듯, 알아서 이들이 파멸하는 모습을 지켜볼 생각이었다.“아, 손 안 쓰고 코 풀기?”수안이 깨달은 듯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물론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그들에겐 그럴만한 능력이 없을 것 같으니, 주의를 분산시키는 것만으로 만족해야겠지.”거저 생긴 인력, 이용할 수 있으면 기꺼이 이용해줘야지!“수안아, 넌 여기 남아 있어. 난 잠깐 산 좀 둘러보고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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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6화

여긴 성충 지궁밖에 없는데, 두 사람이 어디론가 가고 있다면 그곳 밖에 없을 것 같았다. 염구준은 눈을 빛냈다. 몇시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찾아온 기회였다. 덜컹! 앞에 있던 사람이 어느 한 곳을 누르자, 바닥이 들썩이며 희미한 불빛이 비치는 지하 입구가 나타났다.“먼저 내려갈 테니, 문 단속하는 거 잊지 마.”앞에 있던 사람이 뒤따라오던 사람에게 말하며 먼저 지하로 내려갔다. “뭐가 그렇게 급해? 가도 뭐 좋은 일이 있다고.”뒤에 있던 사람이 핸드폰을 보며 콧방귀를 뀌고는 천천히 따라갔다. 서서히 사라지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염구준은 재빨리 통로가 닫히기 전에 굳은 마음을 먹었다. ‘해보자!’슉! 바람이 지나가는 듯한 작은 소리와 함께 문이 절반쯤 닫혔을 때, 염구준은 통로 안으로 몸을 날렸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그가 한 첫번째 일은 바로 숨을 만한 장소를 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직선으로 뚫려 있는 길 때문에 장애물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염구준은 최대한 인기척을 죽인 채 핸드폰을 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남자의 뒤를 따랐다. 아무리 통로가 어둡고 인기척을 죽였다고 해도, 이 거리에선 발견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만약 남자가 고개를 뒤로 돌린다면, 즉시 그를 제거해야 했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염구준의 우려는 현실이 되지 않았다. 남자는 핸드폰에만 집중할 뿐, 전혀 뒤돌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일정한 거리를 둔 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염구준은 느긋하니 둘의 뒤를 따랐다. “매일같이 저놈을 보러 와야 하다니, 지겹다, 지겨워.”“쉿, 조용히 해. 저 뱀, 영물이야. 사람 말 다 알아듣는다고. 조심하지 않으면 진짜 먹힐 수도 있어.”한 마디씩 주고받는 두 사람, 그 말을 들은 염구준은 가슴이 덜컹했다. 쌍두성사를 뒤로 뱀 이야기만 나오면 그는 귀가 쫑긋하고 섰다. 만약 이들이 말하는 영물 뱀이 염구준이 찾고 있던 쌍두성사라면? 염구준은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그렇게 두 사람은 어두운 길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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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7화

전신 경지 한 명, 무성 경지 두 명, 모두 실력이 있는 자들이었다. 어둠 속에서 염구준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세 사람을 바라봤다. ‘더는 들어가지 마, 들킬 거야.’조금만 앞으로 더 가면 독충들이 진을 치고 있는 한 지점이 나온다. 이 독충들은 사람에게 큰 해가 되진 않지만, 침입자가 있다는 경고를 날리는 역할을 했다.이름하여 비명충, 한번 울기 시작하면 최소 이, 삼 킬로미터 밖까지 들린다. 염구준은 그래서 일부로 산을 오를 때 더 멀리 돌아왔었다.그리고 잠시 뒤, 역시나 위웅위웅 벌레 소리가 산에 울려퍼졌고 순찰대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럴 줄 알았어.’결국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염구준은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저 세 침입자를 후려갈기고 싶었다. 세 사람 때문에 덩달아 그도 난감한 상황에 처해버렸으니. 조용히 침투해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빠져나갈 생각이었는데, 모두 무산되었다. “여덟 번째 경계선 쪽에 침입자가 발생했다!”순찰대가 사방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두웠던 산이 순식간에 밝아지며, 사각지대가 모두 사라졌다. “도망쳐!”들킨 세 사람은 곧바로 줄행랑치기 시작했다. 단 세 사람만으로 천무산 전체를 상대하긴 무리였기 때문이다. ‘제기랄!’염구준은 속으로 세 사람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세 사람이 도망친 방향이 바로 그가 은신해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정말 운이 안 따르는 것 같았다. “저기, 또 한 명 더 있다!”밝은 조명이 비춰지자 염구준의 모습도 드러났다. 이렇게 된 이상 최대한 빨리 산을 내려가야 했다. 아무리 반보천인이라도 이 많은 숫자를 한번엔 상대하기엔 지치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쌍두성사가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이상, 지금은 천무산을 전멸시킬 수는 없었다.“형씨, 뒤 좀 부탁해.”세 사람 중 한 명이 염구준을 지나치며 종아리 쪽으로 단검을 던졌다. 그의 움직임을 막아 대신 순찰대의 추격을 늦출 생각이었던 것이다. 아주 비열한 수단이었다.“빌어먹을 자식들!”염구준은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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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8화

그렇게 전신 경지 강자의 한 마디를 시작으로 셋은 순찰대원들을 향해 돌진했다. 산을 내려가기 위해선 지금 이 길을 뚫을 수밖에 없었다. 칼부림과 비명소리가 산에 울려 퍼져 나갔다. 그러는 사이 염구준은 산 입구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는 바로 현장을 떠나지 않고, 산 초입구에 있는 바위 옆에 몸을 기댄 채 대기했다. 비록 계획이 그가 의도한대로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원하는 정보도 얻었고 나쁘진 않았다. 곧 눈앞에 이어서 검은 그림자와 함께 발소리가 들려왔다. 염구준이 가지 않고 이곳에 아직 머물고 있었던 이유였다. 산에 남은 세 명 중 한명인, 전신 경지 강자가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처참한 모습으로 내려왔다. 나머지 무성 강자 두 명은 전투 중에 죽은 것 같았다.“도망가지 않고 기다리다니, 제 발로 죽을 길을 택했구나!”전신 경지 강자가 눈이 가득 충혈된 채로 살기를 내뿜으며 염구준을 향해 돌진했다. “용케 살아남았네.”염구준이 남자의 공격에 맞서며 다리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이전에 받은 공격에 대한 복수였다. 결국 남자는 한쪽 다리가 부러진 채 중상을 입었다.“차라리 죽여라!”주변에 슬금슬금 접근해오는 벌레들을 보며 남자가 겁에 질린 채 외쳤다. 벌레들에게 고통스럽게 먹혀 죽는 것보단, 차라리 한방에 죽는 것을 택한 것이다.“싫은데? 내 손이 더러워지잖아.”이 말을 마지막으로 염구준은 자리를 떠났다. 그가 여기에 기다리고 있었던 건 언제까지나 좀 전에 받은 기습에 대한 복수이지, 남자의 목숨이 아니었기 때문이다.“안 돼!”전신 경지 남자의 처절한 외침이 뒤에 울려 퍼졌다. 반면, 염구준은 다시 수안과 헤어졌던 작은 공터로 돌아왔다. “오라버니, 가셨던 일은 잘 해결됐어요?”수안이 돌아온 그를 보며 반갑게 물었다. “응, 순조롭게 끝냈어. 이제 그 할망구가 움직이는 걸 기다리기만 하면 돼.”염구준이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잠시 뒤, 날은 밝아졌지만, 떠올라야 할 태양은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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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9화

그러나 그 기쁨은 얼마가지 못했다. 땅 아래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전에 나왔던 벌레는 그저 맛보기였던 듯, 상상 이상으로 많은 벌레들이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 소름 돋는 광경에 말문이 막히고 다시 슬금슬금 두려움이 피어올랐다. “두려워하지 마! 겨우 이 정도로 물러서면 안 돼! 다들 공격해!”노파가 손에 든 지팡이로 벌레 떼를 향해 공격을 쏟아 부으며 외쳤다. 그제야 사람들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함께 싸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말 벌레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아무리 사람들이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해도,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결국 비교적 무력이 약했던 사람을 시작으로 희생자가 늘어갔다. “아악! 살려줘!”“옥패 따위 필요 없어. 여길 탈출하게 해줘!”고통에 찬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하지만 만고탈혼 관문에서는 방어가 가장 중요했기에 주변을 돌볼 여지가 있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염구준은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자기 능력이 되지도 않는 일에 뛰어드니 이 꼴이 나지.”그 또한 실력을 숨기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자기 방어에만 집중했다. 성인이라면 모두 자기 선택에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법, 그것이 목숨이라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한바탕 소란스러움이 지나간 뒤, 벌레들 대부분 죽었고 나머지는 땅속으로 도망갔다. 그렇게 첫 관문이 진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전투에 참가한 중 많은 인원이 죽었고, 사기는 바닥을 치고 있었다. 이 와중에 관문은 넘어가야 할 관문은 열 일곱 개나 되니, 당연했다.“빨리 신속하게 이곳을 통과해야 해. 그래야 조금이라도 쉴 틈이 생겨!”노파가 현장을 지휘하며 말했다. 만약 이 상황에 또다시 벌레가 튀어나온다면 답이 없었다. 사람들도 이곳에 더 오래 머물며 안 된다는 자각은 하고 있었기에, 옆에 있는 부상자를 부축하며 다시 앞으로 전진했다.물론 가벼운 상처가 아닌 움직이기 힘든 중상자와 시체는 자연스레 버려지게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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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0화

염구준의 말에 좀 전에 소리쳤던 남자의 입이 조개처럼 다물어졌다. 자신의 목숨은 소중하지만, 남의 목숨은 파리처럼 여기는 전형적인 비겁한 인간이었다. 이때, 옆에 있던 노파, 사우가 웃으며 끼어들었다.“젊은이, 준비되려면 시간 더 필요해?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시간을 미룬다고 해서 저기를 올라가야 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어.”‘뻔뻔하기는!’노파는 상냥하게 말했지만, 내용은 협박이나 다름없었다. “알겠어요. 바로 올라갈 게요.”이 말과 함께 염구준은 천천히 오른발을 들어올려 첫 계단을 밟았다. 사실 어젯밤 이곳을 방문하면서 이미 대책을 세워둔 상태라,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정체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끝까지 가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 오감 차단!사실 좀 전에 계단 앞에서 시간을 끈 이유도 이것 때문이었다. 오감을 차단하기 위해선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 조용한 환경속에 유난히 크게 들리는 발소리, 염구준의 오른발이 계단에 닿았다. 모두 숨 쉬는 법도 잊은 채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깊이 관찰했다. 속으론 그가 무사히 이 계단의 끝자락까지 도달하길 바라면서. 그런데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성공하길 바랐지만, 정말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자 노파는 의아했다. “젊은이, 괜찮은 것 같으니까 앞으로 두어 걸음만 더 가봐.”그렇지만 오감을 모두 차단한 그는 노파의 목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었다. 염구준은 말없이 계속해서 스무 계단 정도 더 올랐다. 그리고 뒤 돌아 사람들을 바라보며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하지만 노파는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빛을 거두지 못한 채 옆에 있던 사람에게 지시했다.“너도 올라가 봐.”“네.”염구준이 무사한 것을 복고 안심한 사람은 망설임 없이 계단을 밟았다. 그렇게 한 계단, 두 계단, 별일 없는 듯했으나, 세번째 계단을 밟았을 때,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며 비명을 질렀다. “아악! 몸 안에 뭔가 들어왔어!”곧이어 급격이 몸이 팽창하기 시작한 남자, 큰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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