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현실 / 군신의 귀환 / Chapter 1311 - Chapter 1320

All Chapters of 군신의 귀환: Chapter 1311 - Chapter 1320

1802 Chapters

제1311화

좀 전에 사람이 폭발하는 장면은 그에게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그럼 죽어!”노파가 손을 들어 남자를 향해 공격을 날렸다. 남자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자리에 즉사했다. “이득을 얻고자 하면서 대가는 치르기 싫어하다니, 어리석구나.”“스승님, 제가 가겠습니다.”이때, 리아가 앞으로 나서 스스로 본보기가 되기를 자청했다. 사우가 동맹의 대표로서 힘을 쓰려면 그에 걸맞은 명분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녀는 오감을 차단한 뒤,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계단을 뛰어올랐다. 역시나 노파의 말 대로 오감을 차단한 것이 답이었는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리나는 포자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입을 다문 채, 고개만 돌려 사람들을 향해 괜찮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봤겠지? 날 믿고 오감을 차단한 뒤, 한 사람씩 계단을 올라!”운 좋게 맞춘 거지만, 노파는 티를 내지 않고 뻔뻔하게 말했다.“역시 어르신이네요. 경험이 많은 분 답게 단번에 이 어려운 관문을 돌파할 방법을 찾으시다니!”“어르신을 저희 동맹 대표로 선출한 게 정말 큰 행운이네요!”“정말 위대하십니다. 앞으로는 전적으로 어르신만 믿고 따르겠습니다!”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이 아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서 그녀의 말에 따라 오감을 차단한 채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두가 순조롭게 성공하진 못했다. 일부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하고 말을 내뱉으며 포자가 체내로 들어가 폭발을 일으켰다. 덩달아 옆에 있던 사람들까지 함께 피해를 보게 되었다. 그렇게 열대명의 사상자가 나오긴 했지만, 다행히 나머지는 무사히 관문을 통과했다. “오! 다들 잘 올라오셨네요!”먼저 올라가 있던 염구준이 차례로 도착하기 시작한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어이! 해결책을 알고 있었으면, 미리 말해야 할 거 아니야!”이때, 한 남자가 나서며 그에게 따졌다. 이들은 염구준이 일부러 경쟁자를 죽이기 위해 입을 다문 것이라 생각했다.“멍청한 소리 하지 마시죠.”염구준이 냉랭한 눈빛을 보
Read more

제1312화

물론 염구준은 어젯밤 경험 덕에 이미 모든 관문을 파악해둔 상태였다. 그래서 실력을 숨긴 채 어떤 관문에 들어가게 되어도 무사히 통과할 자신이 있었다. 그의 말을 들은 노파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무리 중 아무나 가리키며 지시했다.“거기 너, 네가 한번 올라가 봐!”비록 두번째 관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는 하지만, 노파는 아직 염구준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았다.“예!”운 없게 지목된 남자가 고개를 숙이며 숲을 향해 나아갔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남자는 돌아올 기색이 없었다. 노파는 또다시 사람을 파견했다. 그런데 반나절을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참다 못한 그녀는 열댓 명을 한 번에 들어가게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숲은 마치 블랙홀처럼 사람을 삼키기만 할 뿐, 돌려주지 않았다.“스승님, 제가 가볼까요?”리아가 앞으로 나서며 자청했다. 그녀가 노파의 제자이자 오른팔이 될 수 있었던 건 강해서가 아니었다. 결정적인 순간, 항상 알맞게 지지해주며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었다. 어려운 순간에 도와주는 사람만큼 기억에 남는 것도 없으니까.“아니, 됐어. 다 같이 들어가자. 어쩌면 앞서 나간 사람들, 무사히 숲을 지나 다음 관문에 갔을지도 몰라.”노파가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귀가 솔깃했다. 노파는 앞서 나간 사람들이 위험에 빠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득을 봤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은연중 암시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욕심에 눈먼 사람들은 떠밀지 않아도 알아서 자진해 숲으로 들어갈 것이다. 아주 교활한 계략이었다.그렇게 노파의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 모두 발등에 불이 붙은 듯 숲으로 돌진했다. “숲에 들어가면 최대한 내 옆에 붙어있어. 저 숲은 기운이 안 좋아.”염구준이 주의를 주었다. 어젯밤 가장 그의 발목을 가장 오래 잡았던 관문이 이 숲이었기 때문이다.“네, 알겠어요.”수안은 결연한 얼굴로 대답한 뒤, 양 볼을 붉히며 수줍게 염구준의 옷자락을 잡았다. 이 숲은 전갈문 대나무 숲
Read more

제1313화

어둠 속에서 정체불명의 존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독안개로 가득한 숲은 사람들의 비명소리로 큰 혼란에 빠졌다.“나무가 움직여, 나무가 사람을 먹고 있다고!”“다가오지 마! 다 베어버릴 거야!”“이런 미친놈, 눈깔이 삐었어? 어디를 찌르고 난리야!”적을 보지도 못했는데, 아군은 이미 혼란에 빠졌다.서로 언제 뒤통수 때려도 이상할 것 없는 오합지졸들이 모인 동맹 답게, 단합심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다들 진정해! 우왕좌왕하지 말고 서로 등 맞대고 방어해!”노파가 목이 찢어져라 외쳤다. 그녀의 해결책은 이 상황에 매우 타당했지만, 이미 흔들리기 시작한 사람들의 귀엔 들어가지 않았다. 비명 소리의 빈도를 보아 최소 스무 명은 공격당했고, 그 수는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었다. ‘왔어!’염구준의 오른쪽 귀가 움찔거리며 미세한 움직임 소리를 포착했다. 무언가가 그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온 것을 본 염구준의 눈이 크게 떠졌다. 공격해온 것의 정체는 바로 나무였다! 손처럼 뻗은 나무!하지만 곧 이질적인 기운도 함께 느껴졌다. 그것은 바로 나무 속에 숨어 있는 사람, 역시나 식물이 자기 의지가 있을 리 없었다.‘요상한 짓거리 하기는!’쾅하고 염구준이 주먹을 날리자 나뭇가지와 함께 안에 숨어 있던 사람도 함께 날려버렸다. 이 정도는 그에게 운동거리도 되지 않았다.“오라버니, 천무산은 정말 상상력이 대단한 집단 같아요.”수안도 상황을 알아차리고 감탄을 내뱉었다. “그러게… 하지만 실력은 생각보다 대단치 않아. 지금 상황에 전신 경지 강자 몇몇만 보냈어도, 여기 사람 중 절반은 죽였을 텐데 생각보다 부진해.”염구준은 적의 문제점을 단번에 짚어낸 것도 모자라 해결 방안까지 내놓았다. 전신전 전주로서 본능과도 같은 사고였다. 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노파의 위엄 있는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나무는 천무산 놈들이 위장한 껍데기에 불과하다. 전력으로 나무들을 부숴라!”정체를 알게 되자 사람들은 다시 희망에 차기 시작했다. 이제 뭐가 진
Read more

제1314화

낯익은 존재의 정체는 바로 크롱이었다. 두번째 관문을 통과한 뒤, 곧바로 염구준에게 시비를 걸었던 그 남자! 미로를 벗어나다니, 어쩌면 남자 또한 실력을 숨기고 잠입한 고수였던 것일까? 염구준은 의아했다.“너!”크롱이 다가오는 두 사람의 모습을 발견하곤 손가락질했다. 운 좋게 길을 헤매다가 숲을 빠져나왔더니, 외나무다리에 원수를 만나고 말았다. 악연도 이런 악연이 없었다.“그래, 나야. 다시 만났네.”염구준이 웃으며 대답했다.“알아서 목을 내주러 오다니, 정말 하늘이 내 편인가 보구나.”크롱이 하늘을 바라보며 크게 웃었다. 그는 반드시 염구준을 죽이고 아까 받은 치욕을 씻어내야겠다고 다짐했다. “하늘이 네 편이라고? 아니, 넌 하늘의 저주를 받은 것 같은데?”염구준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흥, 죽어라! 네가 죽으면 네 뒤에 있는 여자는 내가 가지고 노마!”크롱이 음흉하게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그의 머릿속엔 이미 승리와 그 뒤에 따라올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아악!”이때, 검은 그림자가 번뜩였다. 동시에 크롱은 가슴에 심한 고통을 느끼며 무기력하게 바닥에 쓰러졌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공격이었다. 그는 죽는 순간까지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렇게 또 한 명이 염구준의 손에 삶을 마감했다. “오라버니, 저쪽 전투 끝나면 저희 다시 저 무리로 돌아가나요?”수안이 조금씩 소리가 줄어들고 있는 숲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니, 이젠 그럴 필요 없어. 우린 다른 길로 산을 오를 거야.”염구준이 손을 들어 숲 밖, 인적이 드문 한 공간을 가리키며 답했다.평소 천무산은 방어가 매우 철저해 쉽게 뚫을 수 없지만, 오늘은 노파의 일당이 시선을 끌어주고 있어 구멍이 생겼다.그렇게 두 사람은 신속하게 천무산 정상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길이 나 있는 곳은 아니었기 때문에 일반 사람이라면 거닐 수 없는 곳이었을 테지만, 두 사람 모두 무공을 익힌 강자였다. 가시밭길이라도 평지처럼 달릴 수 있었다. “후….”그런데 이때,
Read more

제1315화

염구준은 망설임 없이 주먹을 휘두르며 자신을 공격해 오는 자들을 무자비하게 쓰러뜨렸다. 주먹 한 대에 한 명, 그의 공격을 받은 사람 모두 중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었다. 염구준은 전투를 치르면서 계속해서 정상을 향해 움직이며 포위당하는 것을 방지했다. 위급한 상황일수록 그의 능력은 더 빛났다.“저 자는 도대체 뭐지? 어떻게 이렇게 강할 수 가 있지?”천무산 주술사들은 그의 모습을 보며 놀라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다. 아군의 사상자는 점점 늘어갔지만, 상대는 작은 생채기조차 생기지 않았다. 무적이라 생각했던 모든 전술이 깨진 순간이었다.“덤벼!”염구준이 적을 도발하며 외쳤다. 전투가 치열 해질수록 염구준은 더욱 불타올랐다. 그러나 천무산 사람들은 이미 겁에 질려 그에게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염구준은 이들에게 지옥에서 올라온 악귀 그 자체였다.“으악!”이때, 수안이 피를 토하며 그의 방향으로 날아왔다. 염구준은 당황하지 않고 빠르게 그녀를 받아낸 다음, 공격한 대상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수안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아, 꽤나 만만치 않은 상대 같았다. “염구준, 네가 여기에 나타날 줄이야.”그는 천무산의 방어를 책임지고 있는 대장로이자, 전신 경지 가장 높은 단계에 있는 강자였다. “당황할 것 없어. 아직 놀랄 일 더 남았으니까.”염구준이 수안을 옆으로 내려놓으며 반보천인의 힘을 끌어올렸다. “역시 반보천인이었구나!”자신의 추측이 사실이었다는 것을 확인한 대장로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도달하기 그렇게 어렵다는 반보천인의 경지, 지금까지 그가 본 반보천인은 산주 현충이 유일했는데, 오늘 한 명이 더해졌다.“순식간에 죽고 싶지 않으면, 힘 아끼지 말고 마지막 수단까지 사용해야 할 거야.”주술사만이 사용할 수 있는 최후의 비법, 후유증으로 죽을 수도 있지만, 사용하는 순간 순식 자신의 경지를 뛰어넘게 되는 기술! 염구준은 그걸 말하고 있었다.“독충!”대장로가 큰 소리로 외쳤다. 염구준의 말 대로 지금은 수단과 방법을 가릴 때
Read more

제1316화

천무산 꼭대기엔 인공적으로 평평하게 다듬어놓은 넓은 공터가 있었다. 그리고 그 공터 중앙, 거대한 둥근 제단이 있었는데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신비한 무의가 그려져 있었다. 제단 주변에 약 20명 정도 되는 강력한 기운을 가진 사람들이 서 있었는데, 바로 천무산을 대표하는 전력들이었다. 염구준은 조금 떨어진 경사진 곳에서 몸을 숨긴 채 제단 위에 올려져 있는 쌍두성사를 주의 깊게 지켜봤다.쌍두성사의 몸에서 강력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반보천인의 경지까지 정말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았다. 이 강력한 존재를 키워내기 위해 천무산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을 지 상상이 갔다. ‘그런데 왜 쌍두성사를 제단 위에 올려 놨지?’염구준은 이제 막 도착한 터라 상황이 잘 파악되지 않았다. 제단 위, 쌍두성사가 꼬리로 거대한 거미를 움켜잡은 채 와그작와그작 씹어 댔다.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절대로 약할 리 없는 거대 거미가 전혀 반항하지 않고 뱀에게 먹히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거미와 비슷한 크기의 독충들이 줄줄이 먹히는 걸 기다리 듯, 바닥에 조용히 붙어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쌍두성사가 몸을 뒤틀더니, 하늘을 향해 입을 쩌억하고 벌렸다. 드디어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좋아!’염구준은 속으로 기뻐하며 눈을 빛냈다.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한 쌍두성사의 영단을 얻게 된다면 딸의 독을 해독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긴다! 딸이 더 이상 고통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니,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있을까!“오라버니, 이제 움직일까요?”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수안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녀는 염구준이 무엇 때문에 이토록 쌍두성사를 찾길 원했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염구준은 이상하게도 망설여졌다. 상황을 보니, 비록 쌍두성사가 반보천인의 경지에 오르긴 했지만, 저 독충들을 모두 섭취해야 상황이 마무리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쌍두성사는 그와 맞먹는 힘을 가지게 될지도 몰랐다. 강한 상대와 맞붙을 수 있
Read more

제1317화

“그래도 정말 대단하십니다, 산주님!”삼장로가 뒤질세라 덧붙였다.이들 모두 높은 위치에 있는 장로였지만, 현충의 앞에서는 그저 별볼일 없는 존재였다.“솔직히 조금 아쉬워. 염구준이라는 변수만 아니었다면, 지네와 전갈 성충까지 섭취해 전설 속 천인 경지에 도달했을 텐데.”현충은 그 일만 떠올리면 혈압이 솟구쳤다. 무려 50년이라는 세월을 걸쳐 쏟아 부은 노력이 염구준으로 인해 차질이 생기고 말았다.‘염구준!’현충은 쌍두성사가 완성되는 즉시 제일 먼저 그부터 처리할 생각이었다.“긴급상황! 긴급상황입니다!”이때, 멀리서 누군가가 달려오며 소리쳤다.“산주님, 산을 공격해온 무리가 벌써 15번째 관문까지 도달했습니다. 순찰대들이 지금 밀리고 있어요!”현충이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앉아 있던 의자 팔걸이를 내리치며 말했다.“흥, 기고만장한 녀석들! 감히 이 천무산에 도전장을 내밀어? 오늘 쌍두성사만 아니었어도 진작에 없애 버렸을 텐데.”그는 원래 진짜 옥패를 가진 사람을 유인하기 위해 가짜 옥패를 뿌렸는데, 도리어 주객전도 되어 얻은 것 없이 상황만 꼬이게 되었다.“산주님, 제가 직접 나서 저 잡것들을 처리하겠습니다.”삼장로가 현충을 향해 한쪽 무릎을 꿇으며 자청했다.천무산이 설립된 후로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이대로 계속해서 산을 향해 오르게 내버려 두는 것은 두고두고 수치로 남을 터, 그는 한시라도 빨리 처리해 버리고 싶었다.“그렇게 화낼 것 없다. 여기까지 올라오면 한 번에 처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현재 중요한 것은 쌍두성사지, 다른 게 아니야.”현충의 시선엔 오직 쌍두성만이 있었다. 한평생 노력한 것이 드디어 빛을 발하게 되었는데, 절대로 차질 생기지 않게 해야 했다.“알겠습니다.”삼장로가 분노를 억누르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산주의 의사가 그렇다는데, 감히 거역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제단 중앙, 쌍두성사는 열심히 독충들을 집어삼키며 힘을 키워갔다. 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다. 한 마리, 한 마리 집어삼킬 때마다
Read more

제1318화

“그쪽이 적당히 선을 지켰다면, 나도 오늘 중요한 날이라 뱀섬의 명성을 봐서라도 적당히 했을 거야. 그런데 감히 대장로를 죽여? 할망구, 넌 반드시 고통스럽게 죽여주지.”현충은 오랫동안 무리안을 휩쓸며 악명을 쌓아온 인물이었다. 결코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었다. 그가 죽인 적의 숫자만 해도 거의 작은 산을 이뤘다.“하하, 현충. 개소리 하지 마. 겨우 실력 좀 있다고 자만하지 말라고. 어차피 진짜 실력자는 몇도 없지 않나? 우릴 막을 순 없을 거다.”노파는 천무산을 공격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이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녀는 두렵지 않았다. 이미 늙어 죽음을 코 앞에 둔 상황이었다. 옥패를 얻고자 하는 이유도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함이었다.“오합지졸들, 너희야말로 자만하지 마.”현충은 경멸이 가득한 표정으로 노파와 함께 온 무리를 바라본 뒤, 부하들을 향해 신호를 보냈다. “움직여! 한 놈도 놓치지 말고 모조리 죽여!”이 말을 끝으로 현충은 몸을 날려 곧바로 노파를 향해 돌진했다. 두 사람은 주술사로서 곧바로 제일 먼저 본명충부터 꺼내 싸우기 시작했다. 둘의 실력은 생각 외로 비등비등해 보였다. 곧이어 다른 사람들도 손에 들고 있던 무기를 고쳐 들며 서로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그렇게 천무산은 또다시 혼란에 빠졌다. 오직 제단 위 쌍두성사만이 아무렇지 않게 계속해서 독충들을 집어삼켰다. 이제 남은 독충의 숫자는 세 마리가 뿐이었다. 드디어 의식이 끝나가고 있었다. 곧 그 모습이 노파의 눈에도 들어왔다. 그녀는 불길한 기분을 느꼈다. “빨리 쌍두성사부터 공격해. 절대로 나머지 독충들을 삼키게 내버려두면 안 돼!”오백 년 한번 나오는 쌍두성사가 천무산에 있을 줄이야. 거기에 뿜어져 나오는 어마어마한 기운은 결코 심상치 않았다. 만약 저 괴물이 남은 독충들을 모두 집어삼키고 자신들을 향해 공격한다면, 현충과 쌍두성사, 승산이 없었다.“예!”노파의 명령을 들은 리아가 부하들을 데리고 곧바로 쌍두성사를 향해 돌진했다
Read more

제1319화

“그럼 우리도 움직여야 할까요?”수안이 결연한 얼굴로 물었다.“서두를 거 없어. 아직 숨겨진 카드를 내놓지 않은 사람이 있어.”염구준은 이 말과 함께 핸드폰을 꺼내며 전신전 본부 내부 통신망과 연결했다.“청용, 어디까지 왔어?”이번 작전에 염구준은 천무산을 한 번에 정리하기 위해 전신전과 미리 연락을 취해둔 상태였다.“저희는 지금 이동중입니다. 약 30분 뒤면 지정된 장소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전호 너머 천용의 단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아, 그럼 계획대로 진행해.”염구준은 말을 마친 뒤 통화를 끊었다.그 후, 그는 혹시라도 모를 상황을 대비해 계속해서 쌍두성사를 감시했다. “외부 지원을 부르셨어요?”수안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응, 싸움이 끝나면 누군가는 정리하기 위해 나서야 하니까.”염구준이 무심히 답했다.“와!”수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동의했다. 자신 또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그녀는 염구준의 정체가 분명 심상치 않으리라 생각했다. 이때, 싸움에 변화가 생겼다. 잔챙이들을 모두 처리한 천무산 강자들이 현충에게 힘을 보태기 시작한 것이다. 그 여파로 노파는 큰 부상을 입으며 나가 떨어졌다.그 탓에 동맹의 사기는 급속도로 떨어졌고 부상자들과 사망자들이 속속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하하, 할망구, 마지막으로 남길 말 있나?”현충이 승리를 예감하고 후련한 얼굴로 웃었다. “커걱!”노파는 나이가 많은 데다가 부상까지 입어 격렬하게 기침했다. 하지만 그 입가엔 기묘한 미소가 맺혀 있었다.“멍청하긴, 설마 내가 이정도로 끝날 거라 생각해나?”천무산을 공격하러 오는데 저 오합지졸 동맹만 믿고 올 리가 없었다.“설마, 아직 보여주지 않은 카드가 있는 거야?”현충이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얼굴을 굳혔다.“알아 맞춰 봐.”이 말과 함께 노파가 몸을 일으키며 손에 들린 노란 신호탄을 하늘로 쏘아 보냈다. 밝은 빛이 하늘을 가르며 마치 뱀 같은 실루엣을 뽐냈다. 뱀섬
Read more

제1320화

잠시 뒤, 함성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며 뱀섬 대부대가 천무산 정상에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언니,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어!”뱀 지팡이 노파, 사우와 외적으로 굉장히 흡사한 외모를 한 또다른 노파의 등장이었다. 천무산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봤다.“어느 쪽이 진짜이고 어느 쪽이 가짜이지?”현충 또한 처음 보는 광경에 혼란스러웠다.“가짜는 없어. 우리 명성은 한 사람이 쌓은 게 아니라, 함께 쌓은 거니까!”사우가 옆에 있는 동생 사묵을 바라보며 설명했다. 상황이 점점 재미있어지고 있었다. 뱀섬엔 반보천인이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나 있었던 것이다.쌍둥성사가 완전해지지 않은 지금, 현충 혼자서 두 사람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언니, 같이 현충을 죽이고 천무산을 없애 버리자!”동생 사목이 사우와 같은 뱀 지팡이를 바닥에 세게 내리치며 강한 기세를 내뿜었다. “서두를 거 없어. 먼저 저 잡배들부터 처리하자!”사우가 아직 남아 있는 동맹 쪽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강자들의 싸움에서 엉뚱한 놈들이 이득을 보게 할 수는 없었다. “도망쳐!”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사람들이 위험을 감지하고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가기 시작했다. 옥패를 노리다 목숨을 잃게 생겼으니 말이다.뱀섬 강자들이 뭉쳐 공격하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오합지졸들이 정리되었다.“진격하라! 천무산을 멸하자!”상황이 정리된 후, 사우가 소리 높여 외쳤고 그녀의 명령에 따라 뱀섬 부대는 다시 천무산 쪽으로 공격을 날리기 시작했다. “우리도 맞서 싸우자!”현충이 크게 외치자, 숲속에서 수많은 무사들이 뛰쳐나와 뱀섬 사람들과 맞섰다. 과연 무리안 최고의 세력답게 실력이 만만치 않았다. 양측 모두 숨기고 있던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자, 전투는 아까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격렬해졌다. 팽팽한 전력, 승부는 쉽사리 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현충은 반보천인 두 명이 협공해오자 방어하는 것만으로도 급급했다. 지금 그가 걸 수 있는 건
Read more
PREV
1
...
130131132133134
...
181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