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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991 - 챕터 1000

1270 챕터

제991화 일이 크게 번지다

“괜찮을 거야, 괜찮을 거야.”여준재는 고다정에게 일이 생겼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은 듯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을 위로하며 인파 속에서 앞으로 걸어 나갔다.뒤늦게 반응한 구남준도 얼굴이 창백해진 여준재를 도와 인파 속을 가르며 길을 비켜 나섰다.“자, 다들 옆으로 좀 가주세요. 저희 가족이라 저희가 들어가서 봐야 해요.”구남준은 사모님인 고다정이 현재 어떠한 상황인지 얼른 확인하고 싶어 안달이 났고, 그녀가 투신했다는 사실 또한 전혀 믿겨 지지 않았다.그 말에 여준재와 구남준을 알아본 일부 사람들은 길을 비켜주기도 하였다.한편, 화영은 자기 집 아가씨가 매트에 떨어진 걸 보고는 바로 긴장하며 앞으로 다가가 확인했다.그녀는 일단 고다정의 코에 손을 가져다 대보고, 고다정이 호흡을 하는 상태인걸 확인한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윽고 그녀는 옆에 있는 구조대원들이 손을 쓰기도 전에 고다정을 안으며 부하들을 향해 말했다.“얼른 차 준비하고 병원으로 가. 선생님께 알리는 것도 잊지 말고!”말을 마친 뒤 그녀가 고다정을 안은 채 밖으로 나가려던 찰나, 때마침 인파 속을 비집고 들어오는 여준재와 구남준을 마주했다.“서방님.”여준재를 발견한 화영은 깜짝 놀라 그를 불렀다.화영에게 있어 그 순간의 여준재 모습은 여태껏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런 모습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여준재는 화영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그녀 품속에 안긴 고다정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하려는 듯 빤히 응시했다.화영은 여준재의 긴장감 섞인 모습과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보며 얼른 해명했다.“서방님, 걱정하지 마세요. 아가씨는 현재 혼수상태일 뿐입니다. 하지만 아직 다친 곳이 있는지는 알 수가 없는 상태라, 병원에 가서 확인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그 말을 들은 여준재는 그제야 조금은 차분해지더니, 힘겹게 고다정을 자신에게로 뺏어오며 입을 열었다.“알겠으니까 병원은 일단 제가 데려갈게요. 뒤따라 오시면서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인지나 말해줘요!”여준재가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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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화 누가 고다정을 배신했는가

“그럴 필요 없어. 넌 그냥 재경이랑 밖에서 즐거운 시간이나 보내면 돼.”여준재는 유라까지 와서 이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하는 게 싫었다.그렇게 말을 마친 뒤, 여준재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한편, 핸드폰을 내려놓은 유라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표정이 굳어있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박재경은 일부러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척 걱정스레 물었다.“준재 형이 뭐래요? 우리더러 오래요?”“아니요. 오지 말래요. 우리보고 즐거운 시간이나 보내라네요.”유라는 불만으로 가득 찬 눈으로 그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했다. 그러고는 핸드폰을 내려놓은 뒤 고개를 들며 그에게 말했다.“저는 계속 불안해서 그러는데 혹시 저랑 같이 가보지 않을래요?”그녀는 박재경도 함께 간다면, 그때 가서 여준재가 싫다고 한들 별말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박재경은 유라가 자신을 끌고 가는 목적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개를 저으며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다.“준재 형이 올 필요 없다고 하는데 그냥 가지 말죠. 게다가 준재 형 능력도 대단하니까, 굳이 저희까지 갈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유라는 박재경의 거절에 가슴이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그녀가 아니었다. 그녀는 고다정이 대체 왜 건물에서 떨어졌는지 너무나도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안 갈 거면 됐어요. 그냥 저 혼자서라도 갈게요. 우리 약속은 다음으로 미뤄요.”그녀는 그 한마디만 남긴 뒤 박재경을 더는 신경 쓰지 않고, 멀지 않은 곳에 숨어있는 부하에게 사인을 건넸다.그러자 몇 초 안 되어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그녀 앞에 세워졌다.유라는 박재경에게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를 건넨 뒤 바로 차에 탄 채 그 자리를 떠났다.한편, 박재경은 별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핸드폰으로 여준재에게 전화를 걸었다.“준재 형, 유라 씨가 형 찾으러 갔어. 내가 아무리 말려도 별 소용이 없었어. 그러니 이건 내 탓 아니야. 알겠지?”“그래, 알았어. 며칠 동안 수고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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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3화 임은미를 의심하다

유라의 말을 들은 여준재는 별다른 기색 없이 여전히 차갑게 답했다.“이론적으로는 네 말이 맞지만, 나도 대답하지 않을 권리가 있어.”그 말에 유라는 더 이상 웃을 수 없었다.“준재야, 너 혹시 나한테 불만이라도 있는 거야?”그녀는 차분한 표정으로 여준재를 바라봤지만, 사실 속으로는 엄청 떨고 있었다.그 이유는 여준재가 최근 며칠 동안 본인을 대하는 태도가 차가웠다는 걸 유라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설마 전에 폭로한 것 때문에 그러는 건가?’이윽고 여준재가 차갑게 답했다.“아니, 그냥 오늘 일어난 일 때문에 기분이 별로 안 좋아서 그래. 그리고 너한테 대꾸할 힘도 없고. 사람 불러서 널 데려다주라고 할게.”말은 마친 뒤 그는 유라가 동의를 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바로 구남준을 불러 그녀를 데려가라고 했다.돌아가는 길, 유라의 얼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굳어있었다.그녀가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듯이, 여준재가 말하려 하지 않는 일에는 반드시 그 내막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거 몰래 조사 좀 해줘. 고다정이 건물에서 뛰어내린 진상이 무엇인지, 일단 병원 쪽부터 착수 진행하고.”병원은 사람이 많은지라 여준재가 특별히 숨기려 해도 꼭 한두 명은 그걸 누설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물론 실제로도 그렇고 말이다.그날 저녁 8시쯤, 유라 쪽 부하가 그 진실을 알아냈다. “주인님, 병원 쪽 간호사들 말에 따르면 고다정 씨가 최면에 걸렸다고 합니다. 약효가 더해져서 일반 정신과 의사는 그걸 풀 수 없었고요.”“최면에 걸렸다라…”유라는 두 눈을 가늘게 뜨며 생각에 잠겼다.‘어쩐지 여준재가 말해주지 않는다고 했어. 결국은 날 경계하고 있었던 거잖아?’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유라는 자신의 부하를 향해 명령했다.“계속해서 몰래 조사 해봐.”…이튿날 아침, 병실.혼수상태에서 깨어난 고다정은 하얀 천장을 바라보며 한동안 상황파악이 되지 않았다.‘나 지금 살아있는 건가?’어제 의식을 잃기 전 봤던 화면이 문득 떠오른 그녀는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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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4화 단서를 찾아내다

대략 30분이 지난 뒤, 임은미가 숨을 헐떡이며 병실에 찾아왔다.그녀는 침대에 누워있는 고다정을 보며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걱정스레 물었다.“어디 좀 봐봐. 진짜 괜찮은 거야?”그녀는 어제저녁 고다정이 누군가에 의해 투신 최면에 걸렸다는 소리를 듣고 심장이 쿵 내려앉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다정은 걱정이 가득한 임은미를 보며 재빨리 대답해 그녀를 안심시켰다.“난 괜찮아. 비록 어제 놀라긴 했어도 제때 조치를 취해서 다친 곳도 없어.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마.”“그래, 그럼 다행이야. 나 진짜 그 소식 듣고 깜짝 놀라 죽는 줄 알았어.”임은미는 겁에 질린 듯한 얼굴로 가슴을 내리쳤다. 그러고는 몇 초 뒤,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임은미가 고다정에게 물었다. “그래서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난 네가 건물에서 뛰어내렸다는걸 믿을 수가 없어.”“난 당연히 건물에서 뛰어내릴 리가 없지. 그러니까 이게 어찌 된 일이냐면…”고다정은 대체적인 상황을 그녀에게 설명해주었다.모든 사실에 관해 이야기를 끝마친 고다정은 의문 섞인 말투로 그녀를 향해 물었다.“어제 네 핸드폰 누구한테 줬었어?”그녀는 임은미가 자신을 해쳤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다른 한 가지 가능성은 누군가가 임은미의 핸드폰을 빌려 갔다는 것이다.그 말을 들은 임은미는 단번에 고다정의 뜻이 무엇인지 알아챘다.“다른 사람한테 핸드폰 빌려준 적은 없지만, 누군가가 내 핸드폰을 뺏어갔어.”임은미는 어제 퇴근 후 핸드폰을 소매치기당한 일에 대해 고다정에게 설명했다. 그녀는 고다정이 행여나 믿지 않을까 봐 경찰서에 해당 기록도 있다고 알려주었다.고다정은 자기 친구한테 이런 일이 생겼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에 걱정스러운 말투로 그녀에게 물었다.“넌 어디 다친 데 없고?”“난 괜찮아. 근데 주민등록증도 다 소매치기당해서 다시 신청해야 해.”임은미는 고개를 저으며 어이가 없다는 듯 답했다.하지만 여준재는 만약의 경우까지 생각하고 옆에 있는 구남준에게 눈빛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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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5화 당신이 있어서 좋아요

“조금 전 다정 씨가 자리에 없었을 때 제가 전달받은 소식이 있거든요. 수년 전 다정 씨 어머님을 치료한 의사 선생님을 찾았대요.”여준재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고다정은 격동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하지만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여준재가 미안하다는 듯 이어서 말했다.“근데 일단 기뻐하긴 일러요. 그렇게 좋은 소식은 아니니까요.”“조금 전에 사람 찾았다면서요?”고다정은 그 말에 미처 반응하지 못한 채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그녀는 여준재의 어두운 눈동자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이윽고 고다정이 입술을 깨물며 물었다.“설마 그 사람 죽은 건가요?”그 말에 여준재는 부인하지 않았다.“세 달 전 그 의사 집에 화재가 일어났대요. 그분 가족들까지도 전부 그 화재로 집에서 숨졌고요.”여준재의 말에 고다정은 순식간에 표정이 어두워졌다.‘세 달 전이면 내가 준재 씨더러 그 사람을 조사해보라고 한 시간이잖아?!’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그녀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여준재를 바라봤다.“설마 심여진 쪽에서 저희가 증거를 찾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 미리 그 사람 가족들까지 다 죽인 거 아닐까요?”“그건 아닌 것 같아요. 세 달 전 심여진과 고다빈은 다들 자기 자신을 챙기기에 바빴어요. 그러니 해외로 사람을 보내 살인을 저지르라고 시킬 정신 같은 건 없었을 거예요.”여준재가 고개를 저으며 부인하자 고다정이 눈썹을 치켜세웠다.“만약 그 사람들이 아닌 거면, 설마 그 의사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밉보이기라도 한 걸까요?”고다정은 이렇게밖에 추측할 수 없었다.그 이유는 그 의사가 수년 전 돈을 위해 심여진 모녀의 진실을 숨기고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했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누가 뭐라고 하든 해외 생활은 그렇게 생각처럼 쉬운 것도 아니니 말이다.여준재는 고다정의 말을 들은 뒤 바로 반박하지 않고 찬성한다는 듯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그럴 수도 있겠네요.”그 대답을 들은 고다정은 삽시간에 실망감으로 가득 찼다.“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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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6화 엄마밖에 모르는 아빠

그날 저녁, 고다정은 여준재와 함께 별장에 돌아왔고 카주로 가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말을 꺼냈다.“아빠, 엄마. 우리도 갈래요.”두 아이가 기대 섞인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봤지만, 고다정은 생각지도 않고 바로 거절했다.“안돼, 너희 학교도 가야 하잖아. 그리고 우리는 해외로 놀러 가는 게 아니라 엄청 중요한 일 보러 가는거거든. 그래서 너희들과 같이 갈 수 없어.”사실 그녀는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빠지는 걸 원치 않았다. 게다가 손 씨네 가문 일이 제대로 해결된 것도 아니고, 해외라는 환경은 언제 어디서든 쉽게 사고도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이었다.하지만 그녀의 거절을 들은 하준이와 하윤이는 삐진 듯 입술을 삐죽거리며 여준재를 바라봤다.“아빠~”하윤이는 여준재더러 자기들 대신 고다정에게 말 좀 해달라고 애교를 부렸다.너무도 쉽게 아이들 속셈을 눈치챈 고다정은 화가 나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아빠 불러도 소용없어. 아빠도 엄마 편이야. 내가 안 된다고 했으니까, 이건 누가 뭐래도 안 되는 거야.”말을 마친 뒤 그녀는 경고 섞인 눈빛으로 여준재도 한번 바라봤다.그 모습을 본 여준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두 아이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엄마 말이 맞아. 아빠도 엄마 말은 들어야 하거든. 그러니까 너희들도 엄마 말 들어, 알겠지?”“휴, 아빠 점점 멋없어. 예전에는 엄청 강하고 멋졌었는데. ”두 아이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젓는 모습을 보며 여준재는 어이가 없는 듯 웃어 보였다.‘이 귀여운 것들. 본인들 생각대로 안 되니까 이제는 나를 자극까지 하네.’“날 자극해도 소용없어. 아빠는 엄마의 말에 절대 반박하지 않을 거니까. 그러니까 너희들도 얌전히 집에 있어. 그리고 엄마 대신 할머니도 잘 보살피고, 알겠지? 엄마 아빠가 갔다 온 뒤에 우리 같이 나가서 놀자. 그때는 가고 싶은데 다 가도 돼.”여준재는 다시금 아이들을 거절한 뒤 그들에게 당근을 주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그의 당근에 두 아이는 순순히 넘어갔다.이때 그 모습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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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화 의학계의 수치

이튿날 오후, 고다정과 여준재는 카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그 시각, 유라 또한 가장 일찍 그 소식에 대해 듣게 되었다.“주인님, 두 분 가셨습니다. 카주로 가는 비행기 따로 배정해 드릴까요?”도우미는 유라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적극적으로 그녀에게 물었다.유라는 그녀를 힐끗 보더니 그 말에 찬성하지 않고 차갑게 답했다.“아니. 괜히 갔다가 준재한테 들키기라도 하면 너무 티 나잖아. 그러면 준재도 나에게 경고를 날릴 거야. 그냥 아랫사람들더러 그 둘의 상황에 대해 지켜보라고 하면 돼.”“네.”도우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한편, 고다정과 여준재는 이 모든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둘은 전용기에 타서 20시간의 비행을 거친 뒤에야 카주에 도착했다.그 시각 하늘은 이미 어둑어둑해졌고, 비행기에서 내린 그들은 한 개인 별장에 도착했다.그 현장에서는 여러 사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한 검은색 슈트를 입은 키가 크고 근육도 탄탄한 남자가 고다정과 여준재를 보더니 정중히 앞으로 다가서며 입을 열었다.“대표님.”“그동안 수고 많았어.”여준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고다정에게 소개했다.“이쪽은 태산이라고 해요. 제 부하 중 가장 미행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죠. 다정 씨 어머님 일도 제가 태산이한테 전부 조사해보라고 한 거예요.”고다정은 태산을 향해 살짝 미소지어 보이며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 사모님.”태산도 정중하게 그녀의 인사에 답했다.여준재는 두 사람에게 소개를 마친 뒤 고다정을 끌어당기며 말했다.“여기는 이야기 할 곳이 아니니 우리 안으로 들어가서 말하죠. ”3분 뒤, 그들 셋은 별장의 거실로 들어갔다.자리에 착석 후, 여준재가 고다정을 향해 웃어 보이며 말했다.“뭐 묻고 싶은 거 있으면 이젠 물어봐도 돼요.”여준재의 말에 고다정은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태산 씨, 혹시 여기서 조사한 모든 정보에 대해 저한테 말해주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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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8화 도착

고다정은 일어나는 남자를 보며 사과했다.“시끄럽게 해서 미안해요.”“조금 시끄럽긴 했지만, 더욱 중요한 건 전 다정 씨가 그 일로 너무 신경 쓰지 않았으면 해요.”여준재는 부인하지 않고 그저 안쓰러운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고다정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살며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괜찮아요. 길을 닦지 않은 곳도 있고 시간도 너무 늦어서 운전하기에는 위험해요. 그러니 내일 가는 거로 하고 오늘 밤은 푹 쉬도록 해요.”“다정 씨도 푹 쉴 건가요?”여준재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말문이 막힌 고다정은 헛기침하며 얼버무렸다.“노력할게요. 얼른 자요.”그녀는 이내 이불을 덮고 잘 것처럼 흉내를 냈다.여준재의 시선에는 그녀를 향한 사랑과 편애가 가득 담겨있었다.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다시 누워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여준재의 말이 효과가 있어서일까, 고다정은 그의 가슴에 얼굴을 기대고 얼마 되지 않아 이내 잠들었다....이튿날 아침,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는 고다정은 날이 밝아오자마자 잠에서 깼다.그녀는 아직 깊은 잠에 빠져있는 여준재를 보더니 허리에 둘러있는 그의 손을 살며시 내려놓고는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그런데 금방 깬듯한 남자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어디 가요?”“일어나서 세수하려고요. 나 때문에 깼어요?”고다정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여준재는 고개를 젓더니 미간을 어루만지며 침대에서 일어났다.“잠자리를 바꾼 탓인지 잠을 설친 것 같아요. 깨어난 김에 아침 먹고 마을에 가보도록 하죠.”한 시간 정도 지난 후, 두 사람은 가령에서 출발했다.블랙 승용차가 도로에서 달리고 있었다. 차창 밖 풍경도 점차 현대적인 도심을 벗어나 외딴 교외로 변했고 나중에는 논밭으로 변했다. 하늘도 아주 푸르렀는데 보기만 해도 상쾌한 느낌을 주었다.“이런 풍경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너무 아름다워요.”고다정은 차창 너머 풍경을 보며 감탄했다.여준재는 그녀의 손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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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9화 이자를 먼저 받다

방에는 벽 외에 다 타버리고 틀만 남은 가구들뿐이었다.고다정은 포기하지 않고 한참 뒤적였다. 그러나 태산이 말했던 것과 같았다. 아무런 단서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녀는 핑크빛 나는 입술을 꼭 깨물고 있었는데 기분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그녀는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지하실도 있다고 들었는데, 지하실도 한 번 가봐요.”여준재는 그녀가 이런 결과를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태산에게 눈짓했다.태산은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고다정에게 공손하게 말했다.“이쪽으로 따라오시죠.”태산이 앞장서서 길을 안내하고 고다정은 그의 뒤를 바짝 따랐다.2분 후, 세 사람은 지하실에 도착했다. 그러나 여전히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다.표정이 시무룩해진 고다정을 본 여준재는 그녀를 품에 안고 달랬다.“너무 속상해하지 마요. 다른 방법 생각해 보면 되죠.”“다른 방법이 더는 없어요. 이 의사가 마지막 증인이에요. 다른 증거가 있었더라면 나도 이 의사에게 모든 희망을 걸지는 않았을 거예요.”고다정은 고개를 저으며 부인했다.여준재는 침착한 그녀의 모습을 더는 어떻게 달래야 할지 몰랐다.세 사람은 침묵 속에서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방으로 들어간 후 풀이 죽은 고다정은 소파에 앉아 자신이 너무 무능한 건 아닌지 하고 의심했다.‘몇 년 전이면 몰라도 지금은 스승님과 준재 씨의 도움도 있는데 어머니를 위해 복수할 수 없다니.’여준재는 안쓰러운 눈길로 상심해 하는 고다정을 바라보았다.고다정이 이 일로 속상해하는 걸 원치 않는 여준재는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해냈다.“사실 유일한 증인이 사라졌다고 해도 어머니를 살해한 범인을 잡아 벌을 받게 할 수 있어요.”“정말이에요?”고다정은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여준재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당연하죠. 제가 왜 다정 씨에게 거짓말을 하겠어요.”방금전까지만 해도 속상해하던 고다정은 여준재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흥분해 하면서 물었다.“심여진이 우리 엄마를 죽였다는 걸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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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0화 세상엔 귀신이 존재하지 않아

심여진은 GS그룹을 진시목에게 팔아넘긴 후, 작은 별장을 하나를 구매하고는 진씨 저택에서 나왔다. 그 별장에서 노후 생활을 즐길 생각이었다.그녀가 금방 샤워하고 쉬려고 할 때, 별장 전체가 갑자기 어두컴컴해졌다.“아!”깜짝 놀란 심여진은 비명을 지르더니 선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었다.얼마 후, 그녀는 진정하고 창문을 통해 비춰 들어오는 달빛을 타고 벽을 더듬으며 방에서 나와 소리쳤다.“누구 없어?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왜 갑자기 정전되고 난리야?”그녀가 여러 번 소리 쳤지만 그녀의 말에 답해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주변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만큼 아주 고요했다.“젠장, 다 어디 간 거야?”누구도 그녀의 말에 답해주지 않자 그녀는 점차 화가 치밀어 올랐다.두어 번 더 소리쳐보았지만 여전히 누구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그녀는 욕설을 퍼부으며 방으로 돌아가 무슨 상황인지 알아보려고 경비실에 전화를 걸 생각이었다.그러나 그녀가 방에 들어선 순간, 펑하는 소리와 함께 창문 유리가 갑자기 산산조각이 나면서 거센 바람이 몰아쳐 들어왔다. 바람에 휘날리는 커튼 사이로 빨간 원피스를 입고 머리를 풀어헤친 여자가 나타났다. 이윽고 소름 돋게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심여진, 내 목숨 내놔.”“귀신이야!”경황실색한 심여진은 비명을 지르더니 너무 놀란 탓에 정신을 잃고 꼬꾸라졌다.창문에 매달려 있던 여자는 눈을 가린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고 방에 뛰어 들어갔다.그녀는 조심스레 심여진 곁으로 다가가 그녀가 진정으로 쓰러졌는지 확인했다. 그녀가 정신을 잃었다는 걸 확인한 여자는 입을 삐죽거리며 무선기 너머에 있는 사람에게 말했다.“정신 잃고 쓰러졌어요. 오늘 저녁 미션은 끝내도 될 것 같아요.”“너무 조급해하지 마. 대표님이 원하는 단서나 범죄 증거가 없는지 찾아봐.”무선기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여자는 명을 받고 방을 수색하기 시작했다.그러나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여자는 어쩔 수 없이 사실대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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