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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8화 도착

고다정은 일어나는 남자를 보며 사과했다.

“시끄럽게 해서 미안해요.”

“조금 시끄럽긴 했지만, 더욱 중요한 건 전 다정 씨가 그 일로 너무 신경 쓰지 않았으면 해요.”

여준재는 부인하지 않고 그저 안쓰러운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고다정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살며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길을 닦지 않은 곳도 있고 시간도 너무 늦어서 운전하기에는 위험해요. 그러니 내일 가는 거로 하고 오늘 밤은 푹 쉬도록 해요.”

“다정 씨도 푹 쉴 건가요?”

여준재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말문이 막힌 고다정은 헛기침하며 얼버무렸다.

“노력할게요. 얼른 자요.”

그녀는 이내 이불을 덮고 잘 것처럼 흉내를 냈다.

여준재의 시선에는 그녀를 향한 사랑과 편애가 가득 담겨있었다.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다시 누워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

여준재의 말이 효과가 있어서일까, 고다정은 그의 가슴에 얼굴을 기대고 얼마 되지 않아 이내 잠들었다.

...

이튿날 아침,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는 고다정은 날이 밝아오자마자 잠에서 깼다.

그녀는 아직 깊은 잠에 빠져있는 여준재를 보더니 허리에 둘러있는 그의 손을 살며시 내려놓고는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그런데 금방 깬듯한 남자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어디 가요?”

“일어나서 세수하려고요. 나 때문에 깼어요?”

고다정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여준재는 고개를 젓더니 미간을 어루만지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잠자리를 바꾼 탓인지 잠을 설친 것 같아요. 깨어난 김에 아침 먹고 마을에 가보도록 하죠.”

한 시간 정도 지난 후, 두 사람은 가령에서 출발했다.

블랙 승용차가 도로에서 달리고 있었다. 차창 밖 풍경도 점차 현대적인 도심을 벗어나 외딴 교외로 변했고 나중에는 논밭으로 변했다. 하늘도 아주 푸르렀는데 보기만 해도 상쾌한 느낌을 주었다.

“이런 풍경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너무 아름다워요.”

고다정은 차창 너머 풍경을 보며 감탄했다.

여준재는 그녀의 손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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