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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0화 세상엔 귀신이 존재하지 않아

심여진은 GS그룹을 진시목에게 팔아넘긴 후, 작은 별장을 하나를 구매하고는 진씨 저택에서 나왔다. 그 별장에서 노후 생활을 즐길 생각이었다.

그녀가 금방 샤워하고 쉬려고 할 때, 별장 전체가 갑자기 어두컴컴해졌다.

“아!”

깜짝 놀란 심여진은 비명을 지르더니 선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얼마 후, 그녀는 진정하고 창문을 통해 비춰 들어오는 달빛을 타고 벽을 더듬으며 방에서 나와 소리쳤다.

“누구 없어?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왜 갑자기 정전되고 난리야?”

그녀가 여러 번 소리 쳤지만 그녀의 말에 답해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주변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만큼 아주 고요했다.

“젠장, 다 어디 간 거야?”

누구도 그녀의 말에 답해주지 않자 그녀는 점차 화가 치밀어 올랐다.

두어 번 더 소리쳐보았지만 여전히 누구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그녀는 욕설을 퍼부으며 방으로 돌아가 무슨 상황인지 알아보려고 경비실에 전화를 걸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방에 들어선 순간, 펑하는 소리와 함께 창문 유리가 갑자기 산산조각이 나면서 거센 바람이 몰아쳐 들어왔다. 바람에 휘날리는 커튼 사이로 빨간 원피스를 입고 머리를 풀어헤친 여자가 나타났다. 이윽고 소름 돋게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심여진, 내 목숨 내놔.”

“귀신이야!”

경황실색한 심여진은 비명을 지르더니 너무 놀란 탓에 정신을 잃고 꼬꾸라졌다.

창문에 매달려 있던 여자는 눈을 가린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고 방에 뛰어 들어갔다.

그녀는 조심스레 심여진 곁으로 다가가 그녀가 진정으로 쓰러졌는지 확인했다. 그녀가 정신을 잃었다는 걸 확인한 여자는 입을 삐죽거리며 무선기 너머에 있는 사람에게 말했다.

“정신 잃고 쓰러졌어요. 오늘 저녁 미션은 끝내도 될 것 같아요.”

“너무 조급해하지 마. 대표님이 원하는 단서나 범죄 증거가 없는지 찾아봐.”

무선기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자는 명을 받고 방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여자는 어쩔 수 없이 사실대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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