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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1화 누구도 괴롭히지 못하게 하다

“고다정!”

심여진은 이를 뿌득뿌득 갈며 고다빈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고다정 외에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할 사람이 더는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녀는 고다정이 이런 일을 벌인 목적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강수지를 위해 복수하려던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으니 자신만의 방법으로 복수하려는 게 분명했다.

고다빈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심여진을 보며 잔머리를 굴렸다.

“이번 일은 신고해도 될 것 같아요.”

“그래도 되는 거야?”

심여진은 바로 수긍하지 않고 의심스러운 눈길로 고다빈을 바라보았다.

고다정이 한 짓이라고 생각하는 건 그저 추측일 뿐, 아무런 증거도 없었다.

고다빈은 망설이는 심여진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

“증거가 없으면 증거를 만들면 되죠. 게다가 저랑 고다정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잖아요. 그리고 어제 그렇게 소란스러웠는데도 경비실에서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잖아요. 우리가 책임을 물으면 그들 명성만 나빠질 뿐, 과연 그들이 가만있을까요? 분명히 고다정을 까발리려 할 거예요.”

고다빈은 어젯밤 경비실 사람들이 제때 나타나지 않은 게 다 고다정이 그들을 포섭한 탓이라고 의심했다.

심여진도 그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럼 신고하자.”

그녀는 이내 무언갈 떠올렸는지 말을 보태었다.

“참, 어제 현장은 아직 그대로지?”

고다빈은 머리를 저었다.

“그대로예요. 특별히 청소하지 말라고 당부했어요.”

“처음부터 이미 다 계획해두었구나.”

심여진은 의미심장한 눈길로 고다빈을 바라보았다.

고다빈도 부인하지 않았다.

“고다정 그 천박한 년도 다른 사람에게 심문받는 기분을 맛보게 해줘야죠.”

사실 그녀는 이보다 고다정을 구치소로 보내고 싶었다. 그러나 여준재가 고다정의 곁에 있는 탓에 일이 쉽게 성사되지는 않을 거라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고다정이 잡혀들어가기만 해도 그 두 사람에게는 평생 지울 수 없는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그녀 또한 이 일로 진시목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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