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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6화 엄마밖에 모르는 아빠

그날 저녁, 고다정은 여준재와 함께 별장에 돌아왔고 카주로 가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말을 꺼냈다.

“아빠, 엄마. 우리도 갈래요.”

두 아이가 기대 섞인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봤지만, 고다정은 생각지도 않고 바로 거절했다.

“안돼, 너희 학교도 가야 하잖아. 그리고 우리는 해외로 놀러 가는 게 아니라 엄청 중요한 일 보러 가는거거든. 그래서 너희들과 같이 갈 수 없어.”

사실 그녀는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빠지는 걸 원치 않았다.

게다가 손 씨네 가문 일이 제대로 해결된 것도 아니고, 해외라는 환경은 언제 어디서든 쉽게 사고도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거절을 들은 하준이와 하윤이는 삐진 듯 입술을 삐죽거리며 여준재를 바라봤다.

“아빠~”

하윤이는 여준재더러 자기들 대신 고다정에게 말 좀 해달라고 애교를 부렸다.

너무도 쉽게 아이들 속셈을 눈치챈 고다정은 화가 나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

“아빠 불러도 소용없어. 아빠도 엄마 편이야. 내가 안 된다고 했으니까, 이건 누가 뭐래도 안 되는 거야.”

말을 마친 뒤 그녀는 경고 섞인 눈빛으로 여준재도 한번 바라봤다.

그 모습을 본 여준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두 아이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엄마 말이 맞아. 아빠도 엄마 말은 들어야 하거든. 그러니까 너희들도 엄마 말 들어, 알겠지?”

“휴, 아빠 점점 멋없어. 예전에는 엄청 강하고 멋졌었는데. ”

두 아이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젓는 모습을 보며 여준재는 어이가 없는 듯 웃어 보였다.

‘이 귀여운 것들. 본인들 생각대로 안 되니까 이제는 나를 자극까지 하네.’

“날 자극해도 소용없어. 아빠는 엄마의 말에 절대 반박하지 않을 거니까. 그러니까 너희들도 얌전히 집에 있어. 그리고 엄마 대신 할머니도 잘 보살피고, 알겠지? 엄마 아빠가 갔다 온 뒤에 우리 같이 나가서 놀자. 그때는 가고 싶은데 다 가도 돼.”

여준재는 다시금 아이들을 거절한 뒤 그들에게 당근을 주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그의 당근에 두 아이는 순순히 넘어갔다.

이때 그 모습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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