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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이것은 좋은 소식이다.그런데 안 좋은 소식은 LK 주얼리에서 예선을 통과한 디자이너들이 모두 육 실장 사람이었다는 것이다.회사에서 명망이 가장 높은 두 명의 최고 디자이너는 국내에서 영향력이 아주 크지만 예선에서는 밀려났다.육 실장이 성씨 가문의 사위로 세마와 친분이 있다는 소문이 그룹에서 나돌았다. 이번에도 세마의 협력을 빌어 LK 주얼리의 결책권을 따내고자 하였다.지금 이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분명한 신호였다.소문은 사실이다.LK 주얼리의 리더가 곧 바뀔 것 같다.“그쪽에서 예선은 중시하지도 않고 아무것도 모르는 성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가 선발했습니다. 그리고 세마의 팀들도 참가하지 않았고 심사 기준도 확실하지 않았습니다.”책임자는 약한 소리로 왜 탈락하는지 설명하려고 했다.육시준은 그 명단을 마구 뒤적였다. “이것이 최후의 결과라고요? 언제 공개하는데요?”책임자는 급히 말했다. “내일 공개하고 이것이 최종 결과입니다.”“누가 줬어요?”“네?”책임자는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육시준의 목소리에 짜증이 있었다. “명단은 아직 공개도 하지 않았는데 어디서 났어요?”책임자는 황급히 대답했다. “육 실장님이 줬습니다.”“팡!”서류들을 책상 위에 무겁게 놓았다.책상 뒤에 있는 남자의 목소리는 차갑고 온몸은 상위자의 압박이 가해졌다. “육 실장이 주는 것 바로 나에게 전해줘요? 보아하니 그 자리 정말 내주어야 하겠어요.”책임자는 부끄럽고 창피하여 해석했다. “제가 확인해 봤는데 이 명단은 유강 그룹 쪽에서도 확정했습니다. 오늘 이사회에서 통과되면 공개한다고 합니다.”“통과했어요?”“...”책임자는 잠시 목이 메었다.그는 성 이사님이 딸을 지나치게 사랑하는 정도로는 이사회도 하나의 형식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유강 그룹은 이번 대회를 통해 인맥을 만들 생각이어서 예선에서 누구를 뽑고 누구를 탈락할지는 뻔한 일이다.그리고 육 사장님이 일이 진전이 있으면 즉시 보고하라고 전에 명령을 내렸다.그는 그래도 수시로 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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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사무실 문이 닫혔다..육시준은 머리를 주무르고는 피곤해서 의자에 기댄다.그는 기둥서방이 되는 것을 좋아한다. 강유리가 감싸 주는 것도 즐거운데 그녀의 남성 친구를 동원할 생각은 절대 없다.그 세마란 지금 쟁취하지 않으면 그만이다…핸드폰이 한 번 진동했다.핸드폰을 보니 문기준의 문자였다.눈썹을 찌푸리며 문기준은 서산에서 돌아와서는 그에게 강유리의 행방을 알려주지 않았다. 문기준은 강유리를 보호하려는 마음이다. 이제 와서 이것은 무슨 뜻인가?다시 강유리의 일을 보고하기 시작했다?핸드폰을 책상 위에 던졌다. 그녀의 생활을 감시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어쨌든 강유리는 친구가 많기에 사고가 생겨도 그의 도움이 필요 없을 것이다.모니터로 시선을 옮겨 하던 일을 다시 한다.그러나 5분이 지나도록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핸드폰이 다시 진동했다.그는 살짝 입술을 다물고 마침내 메시지를 읽었다.문기준: 【육 사장님, 부인께서 병원에 왔습니다. 산부인과에서 일련의 검사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검사들은… 혹시 부인 임신하였습니까?】“쿵!”핸드폰을 제대로 잡지 못하여 탁자 위로 떨어졌다.육시준의 눈빛에 당황한 기색이 보였다.그는 진정하고는 강유리가 갑자기 토라진 이유가 생각났다. 그와 도희가 나눈 대화 내용을 그녀에게 비밀로 하였기 때문이다.친밀한 관계에서는 다른 사람이 알고 있지만 자기는 모르는 비밀이 있으면 서운함을 느끼기 마련이다.예를 들면 지난번에 신아람의 신분을 소지석도 알고 있지만 그는 몰랐다.같은 도리로 이번에 도희와 일을 얘기하지만 강유리는 모르고 있었다.그러나 강유리와 세마가 절친이고 자신의 도움을 거절하고 강씨의 주식을 되찾아 달라고 다시 그에게 도움을 청한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울적해진다.그래서 그녀가 마음이 불편한지 알면서도 어젯밤에 그녀를 찾아 해명하지 않았다.강유리의 성격으로는 이런 사소한 일에 오래 매달리지 않을 것이다. 오늘 아침에 그가 주동적으로 입을 열면 원래대로라면 그녀는 두 마디 하고는 지나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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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진료실 문을 건너보면 타오를 것 같은 감정을 억누르는 깊은 한 쌍의 눈을 볼 수 있다.진료실 문이 열리자, 강유리가 제일 먼저 본 건 아주 익숙한 사람의 자태였다.기다란 몸매를 가진 남자가 벽에 기대어 셔츠 옷깃은 약간 펼쳐서 있으며 양복을 손에 들고 이전처럼 차갑고 자중하던 모습과 달리 순간 퇴폐의 기미가 보인다.오전의 햇빛이 복도 끝까지 관통하여 그의 몸에 쏟아져 그림자를 남겼다.그녀는 놀랐다."당신은 여길 왜?"남자는 고개를 들어 까만 눈빛으로 그를 바라본다. "그럼, 당신은 왜 병원에 있지?"강유리는 잠시 멍해졌다. 뭔가를 생각해 냈는지 눈가에 다 알았다는 듯이 빛이 스쳐 지나갔다. "왜긴, 밥 먹으러 온 건 아닐 테고?""검사 결과 내줘."“...”강유리는 바로 전에 불안함을 생각하면서 검사 결과를 기억해 보니 안색은 부자연스러워져 저도 모르게 몸을 뒤로 피했다.육시준은 앞장서 한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뒤로 빼앗기 시작했다.강유리는 뒤로 후퇴하면서 뒷발이 문에 부딪혔다.진료실 의사는 한참 머리를 숙여 진료 상담 보고를 쓰고 있다가 문소리에 놀라 소리 방향을 보더니 말했다. "강 여사 남편분이세요? 마침 잘 왔네요. 말하려던 참인데! 어쩜 남편이란 사람이 이렇게 역할을 못 해요! 부인이 생리도 한 달이나 밀렸는데 관심 좀 해주지?"남자의 안색은 점점 어두워진다.내심 참고 있던 의문이 입증이라도 받은 듯 그는 시선을 내려 뚫어져라 앞에 있는 사람을 쳐다본다.강유리는 그의 위압감에 휩쓸려 아무래도 마음이 조마조마해진다. 이번 건은 그 사람 탓은 정말 아니었다. 그녀 자신도 알아채지 못했는데 말이다."우린, 우린 신혼이라, 이 사람이 잘 몰라요." 그녀는 입을 열더니 의사한테 설명하려 한다…하지만 의사는 점점 불만이 커졌다. "그래요, 신혼이면 마누라 몸 건강 안 챙겨도 되는 건가요? 이 정도인데 혼자 병원 오게 놔두고! 얼마나 긴장했겠어요! 그리고 신혼이라 하더라도 약 먹는 동안 부부관계 자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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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검사 결과를 볼 필요 없이 육시준은 방금 그 의사의 말에서 사건의 전후 관계를 쉽게 추측할 수 있었다.강유리가 있다고 의심하고 일련의 검사를 한 결과 생리불순일 뿐이라는 것을 발견했다.의사는 그들이 임신 준비 중인 줄 알고 성급하게 서둘렀는데...이런 결과는 거의 발생할 뻔한 문제를 해결한 것 같다.그러나 분노는 가라앉을 수 없었다.강유리의 행동 그 자체도 큰 문제가 있다.만약 정말 임신했다면, 그녀는 오늘 조용히 처리할 계획이었을까?그녀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정말 아무것도 돌보지 않을 수 있을까?그녀는 도대체 그를 무엇으로 생각할까?강유리는 눈썹을 찡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눈빛이 막연하던 것이 확고해졌고 마지막에는 냉담하게 되물었다. ”너 다 알고 있잖아, 왜 또 물어봐?”남자는 몸 옆으로 늘어진 손가락을 천천히 조이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너 입으로 말하는 걸 듣고 싶었어.”강유리는 붉은 입술을 약간 오므리고 눈꺼풀을 약간 떨며 그를 보았다.비상 통로 불빛이 어두워 그녀는 그의 표정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자세히 보지 않아도 이 얼음조각에 담금질한 말투에서 지금 억눌린 그의 분노를 들을 수 있었다.그녀는 지금까지 그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신분을 고백하기 전에 그는 그녀를 자상하고 대해주었으며 신분을 고백한 후에도 그녀를 백방으로 방임했다.그는 한 번도 진정으로 화를 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녀는 그를 온순한 충견으로 착각하게 했다.생각지도 못한 것은, 줄곧 높은 직위에서 책략을 세우는 남자가 겉모습의 온화함을 찢고 상아를 숨기고 있는 늑대라는 것이다…그녀는 가슴이 떨려서 냉정해졌는지, 아니면 그의 이 분노한 모습에 놀랐는지 모르겠다.몇 초 동안 말문이 막혀 계속 말다툼하지 않았다. "나도 몰라."육시준은 눈동자가 흔들리더니 물었다.“몰라?”“아이를 가진 적도 없고, 엄마가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이런 일이 닥친다면 내가 무엇을 할지 모르겠어.”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사실대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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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육경원은 제 발 저리는지 시선을 피해 빠른 걸음으로 강유리를 따라갔다.그녀의 옆에서 걸으면서 부축한다. "형수, 어디 편찮으세요? 괜찮은 거죠?""이것 놔!""멀리 떨어져, 너 지금 꼴불견이야!"양쪽에 목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한쪽은 강유리이다. 경계의 의미가 담겨있다. 그 후의 극히 험오한 목소리는 육시경 어머니이다.육경원은 죽음을 마다하고 계속 따라가며 웃으면서 말한다. "괜찮아! 나 지금, 이 꼴인데 누구도 못 알아봐!"세 사람이 자리를 뜨자 뒤에 있던 육시준 부자의 대화는 계속되고 있다.육시준 아버지는 잠깐 침묵을 잇다가 무거운 소리로 입을 연다. "대체 어떻게 된 거야?"육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별 큰일도 아닌데 육경원이 오버한 거예요."육시준 아버지는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면서 그를 훑는다. "너희 병원에 온 것이 정녕 강유리 몸 때문이야?""당연하죠?""너 할아버지도 이 병원에 머무는데 난 또 너희들 싸운 게 할아버지 때문일 줄 알았어.""..."육시준은 눈을 감으면서 조금 피로해 보였다.얼마 전 일인데 그는 자기 태도 이미 아주 명확했을 거로 생각했다.육시준 아버지는 가볍게 한숨을 쉬면서 하는 얘기가 육시준을 놀라게 했다. "그 일 말이야, 유리가 생각이 짧아서 그랬다 해도 너 할아버지가 너무한 거야. 일과 관련된 원한을 그 애한테 풀면 안 돼!"육시준은 의아했다. 까만 눈으로 그를 몇 초간 지켜보면서 천천히 입을 연다."걱정하지 마세요, 저 안 그럽니다."그는 아버지가 위압에 못 이겨 이전처럼 할아버지한테 고개를 숙이는 줄 알았다.이번엔 상상했던 것보다 의지가 굳건해 보였다.강유리를 한 편으로 끌어들인 것이 신이 한 수였나 보다.흐뭇한지 얼마 안 돼 육시준 아버지는 다음 말을 꺼내더니 순식간에 그의 환상을 깨뜨렸다. "그럼 됐어, 너희 둘 잘 지내고, 너 할아버지 쪽은 내가 가서 사과하마."VIP 병실에서.육 회장은 침대 머리에 기대어 전화를 받고 있었다. 매의 눈동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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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두 사람이 서로 눈이 마주치는 순간, 둘은 놀란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육지원은 뼛속 깊이 새겨진 비겁함과 나약함으로 인해 그는 육창수와 직접 대면하는 것을 꺼렸다.그리고 상대방의 노여워하는 얼굴 앞에서 그는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한참이 지나서야 울며 겨자 먹기로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어색하면서도 무례하지 않게 인사를 나누었다.“아버지, 어떻게 퇴원하셨어요? 안 그래도 시준이랑 막 아버지 보러 가려던 참이었어요.”육창수가 침묵으로 일관했다.우연히 차에 타려고 준비하던 두 사람을 마주치지 않았다면, 그는 정말 그렇게 믿었을 것이다.그의 얼굴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일그러졌다.그리고 그는 이 말이 점점 더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그의 건강이 회복했는지 묻는 대신 어떻게 퇴원했는지를 물었으니까 말이다.‘이 자식, 내가 일부러 꾀병을 부렸다고 날 비웃는 거야, 뭐야?’평소 늘 성실했던 큰아들이었는데, 그의 속마음이 이렇게 깊게 감춰져 있을 줄은 몰랐다.겉으로는 정직한 척, 뒤에서는 속임수를 써서 그를 속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런 생각에 그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더욱 싸늘해졌지만, 그는 체면을 생각해서 결국 그를 폭로하지 않기로 하고 냉랭하게 한숨을 내쉬고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육지원은 차가 떠날 때까지 그 자리에 공손하게 서서 배웅했다.안도감이 드는 동시에 약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는 고개를 돌려 육시준을 바라보며 불만을 드러냈다.“방금 왜 할아버지께 인사도 안 했어?”윤시준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감정적이지 않았다.“할아버지가 여기서 우리를 마주쳤는데, 우리를 반갑게 맞이할 것 같아요?”육지원은 할 말을 잃었다.‘어이쿠, 내가 경솔했다!’여러 대의 차가 앞뒤로 육씨 가문 저택으로 들어갔다.거실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찼고, 분명 때를 기다렸다가 따지려고 하는 것 같았다.육시준과 육지원이 들어왔을 때, 거기 있던 사람 전부 어리둥절했다.하지만 육지원은 송미연의 성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잠시 생각하더니, 성큼성큼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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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이제 와서 이렇게 오리발을 내민다고?’“요즘 촬영 때문에 바쁘다고 하지 않았니? 하루가 멀다 하고 집을 비우더니, 이제 와서 무슨 일로?”송미연은 그에게 화살을 돌려 눈살을 찌푸리며 쏘아붙였다.육경서가 능청스럽게 말했다.“아무리 바빠도 상사가 부르는데 안 들을 수 없잖아요!”송미연은 이에 질세라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그래? 그럼, 계속 가서 바쁘게 일하지!”“…”‘형수가 나타난 뒤로 어째 내 지위가 완전히 추락한 거 같은데?과거에 큰형이 집에 안 오면, 그가 바로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귀염둥이였다.하루가 멀다 하고 따뜻한 문안을 해주고, 명절 때마다 일에만 몰두하지 말고 집으로 돌아오라고 재촉했었다. 그가 돌아가고 싶지 않을 때는 몰래 촬영 현장을 찾아오곤 했었다.물론, 매번 그를 통해 큰형의 사생활에 대해서만 질문을 하긴 했었다. 또한 형을 설득하는 것도 모두 그의 역할이었다.그런데 지금은 형수가 나타나고 나서부터 그는 자신이 애당초 다 쓰면 버려지는 도구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너무 화가 났다.그리고 사람은 정말이지 이상하고 천한 생물이다.그들이 예전에 그를 집으로 오라고 재촉했을 때는 여러 가지 이유로 거절하며 돌아오고 싶어 하지 않더니, 이제 집 밖으로 내쫓으려 하니, 그는 오히려 집에 남아 밥을 먹고 가려고 했다.하지만 부모님이 정작 자기에게는 무관심하고 위층만을 주시하는 모습을 보며 그도 속이 살짝 상했다.‘좋아, 내가 가면 될 거 아냐?’위층.강유리가 육시준의 침실에 간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인테리어와 가구마저 전부 칙칙한 게 그의 성격처럼 딱딱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풍겼다.그녀는 더 훑어볼 겨를도 없이 조용히 들어가 창가에 있는 소파에 앉아 턱을 반대쪽으로 살짝 돌리며 말했다.“앉아, 할 말 있으면 하고!”“…”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경멸의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강유리는 애써 침착하며 최선을 다해 마음을 가다듬었다.육시준이 그녀를 한참 바라보다가 느릿느릿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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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육시준은 너무 갑작스러운 그녀의 말에 연신 이마를 주물러댔다.자리에 한참을 앉아있던 그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냉장고를 한참이나 뒤졌다. 그는 무슨 생각인지 냉장고 문을 다시 닫고 컵을 가져다 그녀에게 뜨거운 우유 한 잔을 따라주었다.강유리는 뜨거운 우유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린 채 짜증을 부렸다.“난 아이스 마시고 싶다니까!”남자의 목소리는 몹시 차가웠다.“네가 오늘 병원에 간 거랑 이번 여름 내내 차가운 음료만 마시는 것도 무슨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애당초 생리대의 종류도 몰랐던 이 남자가 지금은 어쩜 이리도 많이 알고 있지? 그것도 하필이면 아무 반박도 하지 못하게 만들지?’강유리는 눈을 천천히 감으면서 손에 든 뜨거운 우유를 가볍게 한 모금 마시고는 자연스럽게 입을 열었다.“여기가 네 방이야? 우리 오늘 여기서 자면 돼?”육시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침울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아직 얘기가 끝나지 않았으니, 제대로 얘기할 기회를 줄 때 계속하라는 눈빛이었다.“이건 너무 뜨거워서 못 마시겠어.”그녀는 눈꺼풀을 부르르 떨면서 입을 삐죽삐죽 내밀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육시준이 말했다.“내가 불어 주리?”강유리가 고개를 들어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그녀는 “응”하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상대방의 어둡고 차가운 검은 눈동자를 마주하자, 입에서 나오려던 말을 삼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아니, 괜찮아. 식을 때까지 잠깐 놔두지 뭐.”방 안은 고요한 적막이 감돌았지만, 그나마 창문으로 들어오는 밝은 햇살이 차가운 방 안을 비추어 약간의 온기가 더해졌다.강유리는 컵 속의 우유를 잠깐 응시하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실은 난 아직 아이를 가질 준비가 안 됐어. 그래서 이럴 때면 널 어떻게 대해야 할지 나도 모르겠어.” 그녀는 잠시 멈칫하다 다시 입을 열었다.“그리고 도련님이 날 데리러 온 건 알고 있지?”그녀는 임신에 대한 공포를 분명하게 말했지만, 마지막 한마디에 그는 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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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방 안은 조용하다 못해 적막했고, 안에서 어떠한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이건 좋은 소식인지 나쁜 소식인지 모르겠지만, 말다툼이라면 목소리가 커지고 격렬해지는 게 당연한데, 설령 말다툼했다 쳐도 불만과 분노를 터뜨린 후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소통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었다.의아해하고 있을 때쯤, 문이 안쪽에서 열리면서 송미연의 몸이 안쪽으로 쏠려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고, 육지원이 손을 잡아당기고 나서야 똑바로 설 수 있었다.부모님은 멈춰 섰고, 아들의 냉정하고 평온한 표정을 마주치자, 순간 심장이 쿵쾅거리며 긴장되기 시작했다.아들의 얼굴이 평온할수록 더욱 화가 났다는 것을 의미했다.물론 싸우지 않고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류씨 댁이 점심 준비가 다 되었다고 해서, 이제 내려가서 밥 먹자!”육지원은 보다 차분한 목소리로 아무렇지 않게 말을 꺼냈다.송미연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밥부터 먹자, 밥 먼저 먹고 나서 다시 얘기해!”육시준이 두 사람을 무시하고 냉정하게 한마디를 던졌다.“회사에 아직 할 일이 남아서, 먼저들 드세요.”육지원과 송미연은 말문이 막혔다.아들을 떠나보내고 고개를 돌려 침실을 다시 들여다보았다.강유리는 소파에 앉아 손에는 여전히 우유 한 잔을 들고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완전히 차갑 식은 게, 마치 인간의 마음과도 똑같았다.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마치 뜨거운 심장을 상대방 앞에 드러내는 것인데, 반응이 늦어지면 결국 열정은 사라지고 감정도 서서히 식어들 것이다.초반에는 육시준이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을 믿고 그녀는 무모하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했다.하지만 감정은 상호적이기에 그녀는 이제 그에게 동등하게 줄 수 없으며, 그의 좋아하는 마음을 받아들이는 것도 그리 편하지는 않았다.가벼운 발걸음 소리와 함께 송미연은 방 안으로 들어왔고, 그녀의 눈에 감춰진 걱정을 보고 따뜻하게 물었다.“둘이 싸웠어, 또?”강유리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손에 든 우유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벌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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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질의자는 바로 강인호이며, 그는 정직하며 강직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었다. 우연히 강학도의 은혜를 받은 인물로 그룹 내에서는 드물게도 강씨 가문 산업체를 확고하게 지지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대개 그는 평소에 성홍주와 그다지 의견이 맞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지금 상황에 이것을 묻는 것은 단순한 궁금증과 더불어 약간의 사심도 섞여 있었다.강인호는 그가 더 일찍 회장직을 내려놓기를 바랐다.하 어르신이 세마와 협력하는 것이 아가씨가 그룹에 복귀하는데 있어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기 때문에 그는 진행 과정을 진척시키고 싶었다.성홍주가 얼굴이 살짝 굳어지며 목소리를 높였다.“협력과 관련된 일인데 굳이 내가 속일 필요가 있나?”“지분 양도는요? 왜 아직도 변경 등록을 하지 않으셨어요?”강인호가 차근차근 말을 이어갔다.진상을 모르는 일부 고위 임원들은 뒤늦게야 반응을 보였다.“지분 양도가 무슨 소리예요? 세마와의 계약 조건이 지분 양도였어요? 왜 우리는 이 사실을 몰랐던 거죠?”“당신은 모르실 수도 있지만 저는 알아요. 제가 증명할 수 있어요. 신영 아가씨와 사모님께서 직접 말씀하셨다는 증거가 있어요.”“정말요? 그런 게 있어요? 그런데 왜 변경 등록이 늦어지는 거죠?”“그래서 이것 때문에 세마 씨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걸까요?”“…”그룹 임원들은 짧은 몇 마디로 상황을 무마시켰다.다들 성홍주를 바라보는 눈빛이 묘하게 변했다.성홍주가 권력과 돈에 관해서는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는 모두가 다 알고 있었다.그러나 큰 손실을 감수해 가면서까지 거래를 성사하기로 동의했으면,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해야 했어야지, 지금처럼 미루다가 세마가 먼저 선심을 써서 혜택을 받지 않기를 바랄 수는 없는 일이었다.당사자가 아닌 일부 사람들까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비쳤다.“이 명단, 세마 씨도 봐야 하는 거 맞죠? 세마 씨에게 보내고도 확인을 못 받으면 이거 큰 망신이에요!”환영식에 당사자가 없는 격이 되듯이 디자인 대회의 절차와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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