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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진료실 문을 건너보면 타오를 것 같은 감정을 억누르는 깊은 한 쌍의 눈을 볼 수 있다.

진료실 문이 열리자, 강유리가 제일 먼저 본 건 아주 익숙한 사람의 자태였다.

기다란 몸매를 가진 남자가 벽에 기대어 셔츠 옷깃은 약간 펼쳐서 있으며 양복을 손에 들고 이전처럼 차갑고 자중하던 모습과 달리 순간 퇴폐의 기미가 보인다.

오전의 햇빛이 복도 끝까지 관통하여 그의 몸에 쏟아져 그림자를 남겼다.

그녀는 놀랐다.

"당신은 여길 왜?"

남자는 고개를 들어 까만 눈빛으로 그를 바라본다.

"그럼, 당신은 왜 병원에 있지?"

강유리는 잠시 멍해졌다. 뭔가를 생각해 냈는지 눈가에 다 알았다는 듯이 빛이 스쳐 지나갔다.

"왜긴, 밥 먹으러 온 건 아닐 테고?"

"검사 결과 내줘."

“...”

강유리는 바로 전에 불안함을 생각하면서 검사 결과를 기억해 보니 안색은 부자연스러워져 저도 모르게 몸을 뒤로 피했다.

육시준은 앞장서 한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뒤로 빼앗기 시작했다.

강유리는 뒤로 후퇴하면서 뒷발이 문에 부딪혔다.

진료실 의사는 한참 머리를 숙여 진료 상담 보고를 쓰고 있다가 문소리에 놀라 소리 방향을 보더니 말했다.

"강 여사 남편분이세요? 마침 잘 왔네요. 말하려던 참인데! 어쩜 남편이란 사람이 이렇게 역할을 못 해요! 부인이 생리도 한 달이나 밀렸는데 관심 좀 해주지?"

남자의 안색은 점점 어두워진다.

내심 참고 있던 의문이 입증이라도 받은 듯 그는 시선을 내려 뚫어져라 앞에 있는 사람을 쳐다본다.

강유리는 그의 위압감에 휩쓸려 아무래도 마음이 조마조마해진다. 이번 건은 그 사람 탓은 정말 아니었다. 그녀 자신도 알아채지 못했는데 말이다.

"우린, 우린 신혼이라, 이 사람이 잘 몰라요."

그녀는 입을 열더니 의사한테 설명하려 한다…

하지만 의사는 점점 불만이 커졌다.

"그래요, 신혼이면 마누라 몸 건강 안 챙겨도 되는 건가요? 이 정도인데 혼자 병원 오게 놔두고! 얼마나 긴장했겠어요! 그리고 신혼이라 하더라도 약 먹는 동안 부부관계 자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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