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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육시준은 너무 갑작스러운 그녀의 말에 연신 이마를 주물러댔다.

자리에 한참을 앉아있던 그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냉장고를 한참이나 뒤졌다. 그는 무슨 생각인지 냉장고 문을 다시 닫고 컵을 가져다 그녀에게 뜨거운 우유 한 잔을 따라주었다.

강유리는 뜨거운 우유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린 채 짜증을 부렸다.

“난 아이스 마시고 싶다니까!”

남자의 목소리는 몹시 차가웠다.

“네가 오늘 병원에 간 거랑 이번 여름 내내 차가운 음료만 마시는 것도 무슨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

‘애당초 생리대의 종류도 몰랐던 이 남자가 지금은 어쩜 이리도 많이 알고 있지? 그것도 하필이면 아무 반박도 하지 못하게 만들지?’

강유리는 눈을 천천히 감으면서 손에 든 뜨거운 우유를 가볍게 한 모금 마시고는 자연스럽게 입을 열었다.

“여기가 네 방이야? 우리 오늘 여기서 자면 돼?”

육시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침울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아직 얘기가 끝나지 않았으니, 제대로 얘기할 기회를 줄 때 계속하라는 눈빛이었다.

“이건 너무 뜨거워서 못 마시겠어.”

그녀는 눈꺼풀을 부르르 떨면서 입을 삐죽삐죽 내밀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육시준이 말했다.

“내가 불어 주리?”

강유리가 고개를 들어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녀는 “응”하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상대방의 어둡고 차가운 검은 눈동자를 마주하자, 입에서 나오려던 말을 삼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 괜찮아. 식을 때까지 잠깐 놔두지 뭐.”

방 안은 고요한 적막이 감돌았지만, 그나마 창문으로 들어오는 밝은 햇살이 차가운 방 안을 비추어 약간의 온기가 더해졌다.

강유리는 컵 속의 우유를 잠깐 응시하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실은 난 아직 아이를 가질 준비가 안 됐어. 그래서 이럴 때면 널 어떻게 대해야 할지 나도 모르겠어.”

그녀는 잠시 멈칫하다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도련님이 날 데리러 온 건 알고 있지?”

그녀는 임신에 대한 공포를 분명하게 말했지만, 마지막 한마디에 그는 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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