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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방 안은 조용하다 못해 적막했고, 안에서 어떠한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이건 좋은 소식인지 나쁜 소식인지 모르겠지만, 말다툼이라면 목소리가 커지고 격렬해지는 게 당연한데, 설령 말다툼했다 쳐도 불만과 분노를 터뜨린 후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소통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었다.

의아해하고 있을 때쯤, 문이 안쪽에서 열리면서 송미연의 몸이 안쪽으로 쏠려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고, 육지원이 손을 잡아당기고 나서야 똑바로 설 수 있었다.

부모님은 멈춰 섰고, 아들의 냉정하고 평온한 표정을 마주치자, 순간 심장이 쿵쾅거리며 긴장되기 시작했다.

아들의 얼굴이 평온할수록 더욱 화가 났다는 것을 의미했다.

물론 싸우지 않고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류씨 댁이 점심 준비가 다 되었다고 해서, 이제 내려가서 밥 먹자!”

육지원은 보다 차분한 목소리로 아무렇지 않게 말을 꺼냈다.

송미연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밥부터 먹자, 밥 먼저 먹고 나서 다시 얘기해!”

육시준이 두 사람을 무시하고 냉정하게 한마디를 던졌다.

“회사에 아직 할 일이 남아서, 먼저들 드세요.”

육지원과 송미연은 말문이 막혔다.

아들을 떠나보내고 고개를 돌려 침실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강유리는 소파에 앉아 손에는 여전히 우유 한 잔을 들고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완전히 차갑 식은 게, 마치 인간의 마음과도 똑같았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마치 뜨거운 심장을 상대방 앞에 드러내는 것인데, 반응이 늦어지면 결국 열정은 사라지고 감정도 서서히 식어들 것이다.

초반에는 육시준이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을 믿고 그녀는 무모하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했다.

하지만 감정은 상호적이기에 그녀는 이제 그에게 동등하게 줄 수 없으며, 그의 좋아하는 마음을 받아들이는 것도 그리 편하지는 않았다.

가벼운 발걸음 소리와 함께 송미연은 방 안으로 들어왔고, 그녀의 눈에 감춰진 걱정을 보고 따뜻하게 물었다.

“둘이 싸웠어, 또?”

강유리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손에 든 우유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벌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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