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 부자 맞아의 모든 챕터: 챕터 1031 - 챕터 1040

1277 챕터

제1031화

고정남은 릴리에게 이런 것을 가르친 적이 없다.그러니 릴리가 말한‘아버지’는 분명 그가 아니다.어느 아버지가 도대체 뭘 어떻게 가르쳤는지 고정남은 지켜보려 했다.“자, 이제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아버지, 이제 돌아가세요. 여기는 제가 맡을게요!”릴리는 너무 자연스럽게 고정남에게 말했다.말하는 동시에 릴리는 고정남의 자리를 툭툭 치며 자리를 비켜달라는 손짓을 했다.“...”켈슨은 괜한 걱정을 했다.이 아가씨는 똑똑하기 그지없다.고정남은 냉담한 시선에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무슨 뜻이지?”릴리는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무슨 뜻이라니요?”“...”그는 릴리를 쳐다보며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자기를 쫓아내는 거냐고 따질 수는 없다. 이미 주식 양도서에 서명을 해서 릴리는 현재 그룹의 최고 이사가 맞다. 반대로 그는 퇴임한 사람이고 이곳에 앉아 있는 것은 확실히 적합하지 않다...진짜 간다고?그러기에는 분노를 도저히 삼킬 수가 없다!릴리가 큰 사고를 쳐서 고정남이 수습하기 위해 주최한 회의인데 이제 와서 쫓겨난다고?“아이고, 걱정되는 건 알지만 평생 제 옆에 있으실 수도 없잖아요? 사람들이‘파파걸’이라고 비웃어요. 이러실 거면 저를 왜 최고 이사로 취임시키셨어요!”릴리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위협적인 말을 내뱉었다.맞다, 실권이 없다면 최고 이사를 할 필요가 없다. 시선이 마주쳤다. 한 명은 화를 누르고 있고 한 명은 웃으며 협박하고 있다. 공기가 화약 냄새로 가득했다.결국 릴리가 먼저 타협했다. “정말로 걱정 되시면 저쪽 의자에 앉으셔서 회의를 지켜보세요.”“...”고정남은 옆에 좌석을 힐끗 보았다. 그것은 회장 비서의 자리였다.일반 프로젝트 회의 때는 비서가 회장 바로 옆에 앉아 있는다.하지만 이런 그룹 고위층 회의에서는 비서는 멀리 떨어져 지켜봐야 한다.이 계집애는 복수를 하는 것이다.방금 비서가 자기를 모욕한 것에 대한 복수다.비서더러 회의 내내 서서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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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2화

더 말할 필요도 없이 모두 릴리가 무슨 일을 말하는 건지 알고 있다.원래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다.릴리의 계정을 받아서 삭제해야 될 것들을 삭제하고 릴리의 대외 이미지를 보호하면 됐다. 그런 다음 공식적으로 해명하면 여론몰이도 쉽게 피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들은 가장 어리석은 방법을 선택했다. 바로 릴리의 모든 계정 내용을 삭제해 버린 것이다.이 행동은 릴리를 완전히 화나게 했다.그래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었다...그들의 잘못이지만 주주들은 릴리를 못마땅하게 여기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릴리를 비판했다.“계정을 전부 삭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결국 네가 철이 없어서...”“닥쳐요! 제가 당신한테 물었나요?”릴리는 매서운 눈빛으로 그 늙은 이사를 힐끗 쳐다보았다.그 이사는 릴리의 눈빛에 순간 겁을 먹고는 바로 얼굴을 찡그렸다. “너, 너 건방지게 굴지 말아라! 계집애 주제에 자기가 뭐라도 된 줄 알고. 이제는 말도 못 하게 하는 거냐?”“그러니까 말이야. 너무 버릇이 없어. 예의범절은 배우지를 못했나?”“그룹 내에서는 몰라도 대중 앞에서까지 망언을 하다니. 창피해서 원.”“...”늙은 이사들은 또다시 나이로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릴리는 좌석에 기대어 앉아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지켜보았다.그들은 불만과 질책이 늘어놓으면 릴리의 기를 좀 눌러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릴리가 이런 태도로 그들을 지켜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알 수 없는 릴리의 눈빛에 그들은 당황했고 불만의 목소리도 점점 작아졌다...“얘기가 끝났나요?”릴리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들을 훑어보았다. 모두들 침묵하며 릴리가 무슨 말을 할 지 기다렸다.“아버지, 아버지가 이 자리에 계실 때 다들 이렇게 건방지게 굴었나요?”릴리는 고정남에게 물었다. “아니면 저는 이 자리에 앉아도 직원들의 잘못을 물을 자격이 없는 건가요? 당신들은 도대체 회장이 필요한 거예요? 아니면 가정교육이 잘 된 꼭두각시가 필요한 거예요? 만약 답이 후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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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3화

홍보팀 본부장은 자신이 호명된 것을 듣고 얼른 사실대로 말했다.“하지만 저희는 이 계정을 없애라고 지시받았습니다.”“그래요?”“원래는 공지를 올리고 난 다음 사장님의 이미지에 안 좋은 내용들을 하나씩 삭제하려고 했는데...”여기까지 말하고 그는 난처한 듯 옆에 있던 양율을 쳐다보았다.릴리가 이 얘기를 꺼냈을 때 양율은 이미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머리를 다 굴린 상태였다. 예상했던 상황이라 양율은 무척이나 여유로웠다.양율이 이어서 말했다. “이번 일은 제 불찰입니다. 계정을 저희에게 맡기셔서 이 계정은 포기하신 줄 알았습니다. 게다가 올리신 내용들은...”양율은 얼굴에는 얕보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말투는 공손했다.“남길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삭제하라고 지시했습니다.”“...”‘어쩌면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는지.’릴리는 급히 결론을 내리지 않고 고정남을 돌아보았다.고정남은 이런 장면에 익숙하다는 듯 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게다가 자기의 옛 비서의 행동에도 꽤 만족하는 모양이었다...“사실상 삭제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사장님의 계정 내용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 후 바로 공지를 올리면 이 계확은 매우 성공적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방안은 그대로 중단됐습니다.”그는 원망스럽다는 말투로 해명했다.릴리가 아무것도 모르고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계획에 실패한 것이다.이사들이 릴리를 철이 없다며 나무라고 함부로 끼어들어 지금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그들은 한바탕 호통을 맞은 뒤 몇 분간 잠잠해 있다가 지금 같은 상황을 보고 다시 입을 열었다.그들은 또다시 릴리를 비판했다. “우리도 당신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에 습관이 됐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전처럼 제멋대로 행동할 수는 없습니다!”“당신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고성그룹의 이미지를 대표합니다!”“당신이 충동적이고 철이 없어서 지금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겁니다.”“...”릴리는 시선을 돌려 가장 가까이 앉아 있는 충동적이고 철이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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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화

양율은 안색이 유난히 나빠졌다.그는 옆에 있던 고정남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리고 고정남이 무표정한 얼굴로 도와주려는 기색이 전혀 없다는 것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전에 고정남은 릴리의 의견은 상관없이 그가 독단적으로 결정해도 된다고 했었다.그는 릴리의 말을 부인할 절대적인 권리가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양율을 도와줄 기색이 눈곱만치도 없어 보였다. 양율은 고정남이 당최 이해가 안 갔다! 몇 초 후 양율은 마음을 가다듬고 변명하려고 했다.“이번 일은...”“됐습니다. 실수를 저질렀으면 사과하면 될 것을 계속 변명만 하고 계시네요. 저는 당신이 아버지 곁에 오래 계셨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번 더 기회를 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시네요!”릴리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이런 사람은 저도 더 이상 쓸 수 없습니다. 재무팀에 가서 월급을 정산하고 이만 나가세요.”양율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뭐라고요?”“왜요? 이제는 사람 말도 못 알아듣습니까?”양율의 놀란 얼굴을 릴리는 차가운 눈빛으로 훑어보았다.“저를 해고하는 겁니까?”“역시 나이가 들어서 반응력도 많이 느려지셨네요. 저도 억지를 부리는 사람은 아닙니다. 당신이 고성그룹을 위해 이렇게 오랫동안 일한 노고를 생각해서 이번 업무 소홀로 인한 피해는 당분간 추궁하지 않겠습니다.”“...”양율은 입을 벌리고 한참 동안 완전한 말 한마디 하지 못했다.그는 릴리가 이런 말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해고?고성그룹에서 양율의 직책은 매우 중요하다.고정남이 그에게 불만이 있어도 기껏해야 훈계 몇 마디일 뿐 감히 해고라는 말은 하지 못한다.어쨌든 회장 비서라는 자리는 보통 직원이 대신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특히 지금의 고성그룹 같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말이다...과연 고정남은 이 말을 듣고 더 이상 가만히 앉아 있지 못했다. “이게 무슨 소리냐! 사장 비서 자리가 네가 함부로 장난칠 수 있는 자리 같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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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5화

그녀는 직접 찾아온 손님에게 미움을 살만큼 대담하지 않다.고위층 사람이 끊임없이 교체되고 회사 내부가 변화무쌍한 상황에 그들은 더욱 본분을 다해야 한다. 어느 누구의 미움을 사도 유리할 게 없다.“마침 오셨네요.”릴리는 일어서서 켈슨에게 말했다.“가요. 새 직장 동료를 소개시켜 드릴게요.”켈슨은 눈썹을 찡긋했다. “좋아요. 제 영광입니다.”“별일 없으면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하고 인터넷에 떠도는 글들은 나중에 처리하겠습니다. 홍보팀은 잠시 후 회의 때 새 동료 한 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두 사람이 회의실을 나설 때까지 아무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방금 한 말은 무슨 뜻이지?’‘LK그룹의 임 비서?’‘LK그룹의 어느 비서가 고위층 회의 중에 소식을 전할 만큼 지위가 높지?’그리고 방금 대화를 기억하던 중 그들의 머릿속에는 약속이나 한 듯 한 사람이 떠올랐다...“육시준이 개인 비서를 보낸 건 아니겠죠?”“미쳤어? 가뜩이나 시끄러운 고성그룹에 자기 비서를 보낸다고?”“차라리 그룹 이름도 LK그룹으로 바꾸지 그래!”“그 임 비서의 스펙이라면 이 자리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이 객관적인 발언에 많은 이사들은 그를 째려보았다.그 사람은 말없이 입을 다물었다.회의실 사람들이 하나둘씩 밖으로 나갔다. 그들은 나가기 전에 양 비서를 보며 말없이 동정 어린 눈빛을 보냈다.사람들이 모두 밖으로 나간 후 고정남은 비로소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당신에게 업무에서 릴리를 주시하라고 했지 이렇게 제멋대로 결정하라고 하지는 않았소. 릴리의 물건을 건드리라고 하지도 않았고!”양율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 일도 공적인 일입니다! 저는...”“당신이 릴리에게 불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소. 하지만 이번에는 당신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것이오.”“...”양율은 대꾸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매우 불편했다.그는 회장의 뜻에 따라 일을 처리했고 회장이 찬성하고 지지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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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6화

사장실.릴리는 임강준을 소파에 앉히고 직접 커피 두 잔을 따라왔다. 확실히 VIP 대접이다.곧 두 사람은 마주 앉아서 서로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릴리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당신이 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임강준도 공손한 말투로 감탄했다. “제가 올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어제 오후만 해도 그는 중요한 프로젝트를 처리하고 오늘의 출장을 위해 비행기표를 예약했었다.그런데 저녁에 육시준에게 걸려 온 전화 한 통으로 그는 잘렸다.이 아둔한 상사.여자에게 현혹당한 것이 틀림없다...“언니가 든든한 비서 한 분 찾아주겠다고 했었어요! 당신을 보자마자 저는 생각했죠. 우리 언니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릴리는 계속해서 자신의 숭배를 표시했다.임강준은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사모님은 확실히 애들은 속이지 않으시죠.”그녀는 그저 불쌍한 직원들을 속일 뿐이다.‘정말 너무해요.’“저도 언니와 동갑이니 표현에 신경을 써주세요.”릴리는 1초 만에 진지해졌다.임강준 역시 부당함을 깨닫고 말을 바꾸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나이만 믿고 잘난 척을 했네요.”릴리는 더욱 만족스럽다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이것이야말로 일등 비서다운 모습이지.’1초 만에 자기의 위치를 파악하는 모습. 릴리가 방금 마주한 사람들이야말로 정말로 꼰대 짓을 하는 사람들이다.릴리는 임강준이 지금의 상황에 대해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받아들인 이상 전문적인 태도를 보이려는 것이다.그래서 릴리는 아낌없이 그에게 위로 겸 칭찬을 퍼부었다. “저에게로 온 것이 어려운 결정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아닙니다, 둘째 아가씨.”“네? 상관없으신가요?”“음... 솔직히 조금 있긴 한데 참을 수 있습니다.”“...”릴리는 그의 이런 모습이 웃겼다.예전에는 많이 접하지 못해서 몰랐는데 꽤 재밌는 사람이다. “안심하세요! 이 기간만 버티면 제가 새로운 사람을 키워서 비서 자리를 맡게 할게요. 그럼 당신은 그룹으로 돌아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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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7화

“...”사실 계정 내용을 되찾을 생각을 릴리도 했었다.릴리도 알아본 적이 있다.하지만 그 늙은이들에게 오랫동안 충동적이고 그릇이 작다고 가스라이팅을 당해서 사실은 조금 주눅이 들었다.그래서 임강준의 앞에서는 자신이 세련되고 이성적이며 객관적으로 보이려고 노력했다.모두 중요한 일들에만 초점을 두었고 계정 내용과 같은 작은 일은 조금도 언급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가 자신의 ‘손실’을 이렇게 중요하게 여길 줄은 몰랐다. 그리고 체면도 중요하다고 정중히 말해주었다.임강준은 릴리가 한참 동안 말이 없자 릴리를 쳐다보며 물었다. “왜요? 원래 의도도 이 계정을 삭제하는 것이었나요?”“물론 아니죠!”“임 비서님, 예전에는 제가 실례를 범했습니다. 당신이 이렇게 멋진 사람인지 몰라 뵀다니!”임강준은 안색이 굳어졌다.“...”그는 이상한 표정으로 릴리를 바라보았다. 릴리의 사생활에 대한 숱한 소문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둘째 아가씨, 저는 사실 개인적으로 사내 연애를 매우 반대합니다. 그리고 저 스스로도 인정합니다. 잘생김으로는 신 팀장의 절반도 따라가지 못합니다. 다시 한번 생각하시죠.”“???”릴리는 그를 반쯤 노려보다가 갑자기 픽 웃었다.예전에는 정말 몰랐다. 그가 이렇게 귀여운 모습이 있다는 것을.겉으로 보기에는 누가 봐도 직장 엘리트다.말 한마디에 수천만의 계약이 오갈 것 같은 사람이다.하지만 몇 마디만 더 해보면 업무 외의 생활에서는 진부해 죽을 지경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첫인상과 너무 다르다...릴리는 점점 더 크게 웃었다.임강준의 천하태평이던 표정에도 틈이 벌어져 잠시 안절부절못하는 것이 보였다.‘무서워!’‘둘째 아가씨는 도대체 무슨 뜻인 거지?’‘정말 나를 좋아한다면 나는 죽을 목숨이겠지?’‘사모님한테 죽거나 신하균한테 죽거나!’그 순간, 임강준은 그날 밤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강유리가 술에 취해 육시준이 보는 앞에서 그에게 5,000만 원을 주며 자기를 방까지 안아다 달라고 했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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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8화

회의실 안.홍보팀 직원 십여 명이 단정하게 자리에 앉아 있다.양율의 해고 소식은 순식간에 그룹 내에 퍼졌다. 모두들 자신도 이 일에 참여했기에 간담이 서늘했다.문이 열리자 몇 명은 자신도 모르게 더욱 똑바로 앉았다.그런데 들어온 사람을 보고 그들은 의문이 가득했다.“???”여한영은 강유리의 부탁을 받고 왔다. 그는 릴리가 강유리의 여동생이고 둘이 사이가 좋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고성그룹에 들어오면서 왠지 친딸의 뒤를 받쳐주는 느낌을 받았다.그는 연세가 있어 겸손할 것도 없이 당당하게 걸어 들어가 앞자리에 앉았다.다른 한쪽의 홍보팀 본부장과 얼굴을 맞대고 앉아 있는 모습이 기세가 장난이 아니었다.홍보팀 본부장은 이 상황을 보고 오싹해났고 더욱 긴장했다...미묘한 침묵이 흐른 뒤 문이 다시 열렸다.릴리는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천천히 걸어 들어왔고 임강준은 그녀의 옆에 반 발짝 뒤처져 따라 들어왔다.“여 아저씨, 오셨습니까?”릴리는 여한영을 보고 활짝 웃었다.여한영은 의아한 눈빛으로 임강준을 쳐다보았지만 금세 침착함을 되찾았다.“그래. 내가 늦지는 않았겠지?”회의 테이블 상단에는 한 자리만 남았다.임강준은 갑자기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이번에는 그들이 일부러 그를 난처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임강준의 자리를 남겨 놓았으나 그 자리를 여한영이 차지했을 뿐이다...“의자를 하나 더 가져오세요.”임강준은 고개를 돌려 침착하게 비서에게 분부했다.방금 회의를 통지했던 비서는 이 상황을 보고 멍해 있다가 그의 지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의자가 배치된 후 임강준은 릴리의 옆에 앉았다. 홍보팀 본부장은 어쩔 수 없이 한 자리 뒤로 옮겨야 했다.그래서 임강준과 여한영이 대등한 자리에 앉고 홍보팀 사람들은 그대로 뒤로 밀려나는 형국이 되었다.“다음 회의 때는 인원수를 잘 파악해서 이런 실수는 없도록 하세요.”임강준은 덤덤한 목소리로 상사의 포스를 풍기며 당부했다.어린 비서는 바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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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9화

여한영은 줄곧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그들의 방안이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들의 입장 때문이다.임강준의 말과 같이 그들은 릴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룹 입장만 고려했다.고성그룹에 오래 있은 사람이었다면 그 역시 그룹 이익을 우선시하는 이런 방안을 선호했을 것이다. 과거의 그는 확실히 그런 사람이었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금의 그는 뚜렷한 친소 관계 편향을 가지고 있다.심지어 이런 방안을 들었을 때 그는 은근히 화까지 났다. 그들 때문에 화가 났는지, 아니면 과거의 자신 때문에 화가 났는지는 모르지만...“간단한 일을 굳이 그렇게 복잡하게 만들 필요가 있나요?”그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턱을 살짝 쳐들고 도도하게 입을 열었다.“루머를 굳이 해명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아요. 넘어진 김에 쉬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자세히 말씀해 보십시오.”“지금 강 이사님의 지지율이 훨씬 높아요. 고성그룹보다 강 이사님을 지지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하지만 강 이사님은 고성그룹 사람이기 때문에 양자가 반대편에 서면 안 되죠.”홍보 담당자가 참지 못하고 귀띔했다.여한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양자가 반대편에 서면 안 되니 반드시 바뀌어야 합니다. 하지만 왜 꼭 강 이사님이 고성그룹에 맞춰야 하죠? 고성그룹이 강 이사님에게 맞추면 안 되나요?”“다 같은 것이 아닌가요? 꼭 그렇게 분명하게 나눠야 하나요?”홍보 담당자는 여전히 고집을 부렸다.“같은 것이긴 하지만 현재 상황은 고성그룹보다 강 이사님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더 높다는 거예요. 그런데도 기어코 그룹을 위해 머리를 숙이라고 하는데, 이건 대중들이 보길 원하는 그림이 아니에요.”“이, 이건 궤변이에요! 고성그룹은 당신들 연예계와 달라요. 팬들의 환심을 사고 관객에게 알랑거려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요.”홍보 담당자의 당당한 말투에는 경멸도 섞여 있었다.그는 여한영의 명성을 익히 들었고 방금 만나자마자 알아봤다.하지만 그는 연예 홍보를 우습게 봤다. 게다가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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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0화

홍보 담당자는 여한영의 입에서 ‘인재 채용’과 ‘직무 경쟁 제도’라는 말이 나오자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이 계집애가 이번에는 진짜네. 먼저 CEO를 교체하고, 그다음 회장 비서를 바꾸고. 마지막에 홍보팀과 기타 위치로부터...’그냥 노는 것이 아니라 그룹 전체를 손에 넣으려는 것이다.“강 이사님!”그는 일어선 릴리를 다급하게 불러 세웠다.릴리는 그 자리에 선 채 의문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그는 한참 머뭇거리다가 겨우 한마디를 내뱉었다.“이렇게 무모하게 추진하다가 정말 문제가 생길까 봐 두렵지 않으세요?”릴리는 우스워하며 말했다.“제가 전에 했던 말을 설마 농담으로 들은 건 아니죠? 고성그룹은 오래전부터 문제가 있었어요. 저는 누구의 이익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도움의 손길을 내밀려는 거예요. 당신들이 협조하지 않는 것도 두렵지 않은데, 뭐가 두렵겠어요?”말을 마치고 그녀는 재빨리 회의실을 나섰다.여한영이 멈칫하더니 일어나 급히 쫓아갔다.홍보 담당자 옆을 지나갈 때 친절하게 귀띔도 해주었다.“똑똑한 사람은 자기 위치를 확실히 알고 추세를 따라 행동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이 사람이 그걸 깨닫고 업무에 잘 협조해야 그는 최대한 빨리 자기의 작은 회사로 돌아갈 수 있다.하지만 확실하지 않아서 다시 물어봐야 한다.그는 빠르게 릴리를 쫓아갔고, 낮은 소리로 열심히 보고하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긴장하게 주의를 주고 있었다.“릴리야, 난 이직하고 승진할 생각이 없어. 저 홍보 담당자가 좀 어리석지만 아직 구제 불능은 아닌 것 같으니 놀라 도망가지 않게 천천히 추진해.”“저 사람이 도망가면 아저씨가 그 자리에 앉으시면 되죠. 제가 아저씨를 푸대접하지 않을 텐데.”릴리의 목소리는 달콤했다.“싫어. 이제 나이도 많은데 새로운 걸 배우고 싶지 않아. 기업 홍보와 연예 홍보는 전혀 다르거든.”여한영의 말에 릴리가 건성으로 대답했다.“알았어요. 그럼 방법을 대서 저 사람을 똑똑하게 만들어 봐요. 성공하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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