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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화

양율은 안색이 유난히 나빠졌다.

그는 옆에 있던 고정남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리고 고정남이 무표정한 얼굴로 도와주려는 기색이 전혀 없다는 것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전에 고정남은 릴리의 의견은 상관없이 그가 독단적으로 결정해도 된다고 했었다.

그는 릴리의 말을 부인할 절대적인 권리가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양율을 도와줄 기색이 눈곱만치도 없어 보였다.

양율은 고정남이 당최 이해가 안 갔다!

몇 초 후 양율은 마음을 가다듬고 변명하려고 했다.

“이번 일은...”

“됐습니다. 실수를 저질렀으면 사과하면 될 것을 계속 변명만 하고 계시네요. 저는 당신이 아버지 곁에 오래 계셨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번 더 기회를 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시네요!”

릴리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이런 사람은 저도 더 이상 쓸 수 없습니다. 재무팀에 가서 월급을 정산하고 이만 나가세요.”

양율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뭐라고요?”

“왜요? 이제는 사람 말도 못 알아듣습니까?”

양율의 놀란 얼굴을 릴리는 차가운 눈빛으로 훑어보았다.

“저를 해고하는 겁니까?”

“역시 나이가 들어서 반응력도 많이 느려지셨네요. 저도 억지를 부리는 사람은 아닙니다. 당신이 고성그룹을 위해 이렇게 오랫동안 일한 노고를 생각해서 이번 업무 소홀로 인한 피해는 당분간 추궁하지 않겠습니다.”

“...”

양율은 입을 벌리고 한참 동안 완전한 말 한마디 하지 못했다.

그는 릴리가 이런 말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해고?

고성그룹에서 양율의 직책은 매우 중요하다.

고정남이 그에게 불만이 있어도 기껏해야 훈계 몇 마디일 뿐 감히 해고라는 말은 하지 못한다.

어쨌든 회장 비서라는 자리는 보통 직원이 대신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특히 지금의 고성그룹 같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과연 고정남은 이 말을 듣고 더 이상 가만히 앉아 있지 못했다.

“이게 무슨 소리냐! 사장 비서 자리가 네가 함부로 장난칠 수 있는 자리 같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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