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래, 나 부자 맞아: Chapter 1041 - Chapter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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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1화

댓글 창에는 공감부터 의심까지, 릴리가 고성그룹과 무슨 합의를 이룬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다.‘솔직담백’ 컨셉은 이미 철저히 무너졌다.스토리를 삭제한 것에 대해 처음에는 분노했을지 모르지만, 적당한 이익을 챙긴 후에는 이것 또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여론이 점차 바뀌고 어떤 사람들은 악플을 달기 시작했다.[그러게. 개인이 어떻게 그렇게 큰 그룹과 싸우겠어? 이전에 공주였다고 지금도 공주인 줄 아나?][이게 진실이야. 정말 이렇게 함부로 하면 고성그룹이 망하지 않겠어?][고성그룹 임원들이 밥그릇이나 축내는 사람들이겠어?][이게 현실이지만 너무 실망이야.][...]원래는 이렇게 나오면 여론이 천천히 잠잠해진다.이는 고성그룹 홍보팀의 최초 의도이기도 했다. 내부 문제는 내부적으로 소화하고 외부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을 끌지 않는 것이다.하지만 임강준과 여한영은 여론을 잠재우려 하지 않았고 이 불길이 더 거세지기만 바랐다.더 많은 시선을 끌어야만 내부의 인원 교체가 더 순조롭게 진행되고, 고성그룹의 늙다리들이 방해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많은 사람들이 릴리의 그 스토리가 언제 삭제될지에 관심을 집중했다.삭제되기만 하면 이 일이 끝날 것 같았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스토리는 삭제되지 않았고, 오히려 또 하나의 새로운 스토리가 올라왔다.[상륙 후 첫 작전, 면종복배 처단하기!]댓글 창에는 면종복배가 뭐냐고 궁금해하는 댓글들이 줄줄이 달렸다.이 스토리는 무슨 뜻일까?누군가가 고성그룹에 들어가기 전의 인터뷰를 언급했다. 그녀는 고성그룹에서 매우 존중해 주었고, 어제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면종복배하는 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었다.오늘 그룹에 돌아온 후 첫 번째로 할 일은 물갈이, 즉 그녀가 말한 면종복배하는 자를 제거하는 것이다.[죄송해요, 공주님. 방금 제 목소리가 너무 컸죠.][하하하! 공주는 어디서나 공주야. 지금 왜 공주가 될 수 없는데? 제 딴엔 상황을 다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잘 봐!][싹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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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화

“바론 공작님? 지금 모두 빌붙지 못해 안달일 텐데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 그러니까 이전에 감히 하지 못했던 말들을 시원하게 다 쏟아내.”여한영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듣고 보니 좀 일리가 있네요. 제가 맨 처음 삭제한 세 개 스토리도 풀어주세요.”“...”전화기 너머에서 잠시 침묵이 흘렀고 마우스를 클릭하는 소리만 들렸다.몇 초 후, 여한영은 놀란 가슴을 달래며 숨을 들이마셨다.“이건 됐어. 너 정말 대담하구나. 아무 말이나 해! 끊을게. 심사하느라 바빠!”전화를 끊은 후 릴리는 휴대폰 화면을 보며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하나하나 심사한다고?정말 그렇게 대담한 줄 알았더니.그런데 정말 자기 편이라야 이렇게 꼼꼼하게 일을 처리한다...릴리는 정식 출근한 첫날 어쩔 수 없이 야근했다.어둠이 내리고, 그녀는 창가에 앉아 차가 줄지어 달리는 도로를 내려보면서 갑자기 감회가 새로웠다.‘높은 자리에 있는 것이 확실히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편하고 자유롭지는 않구나.’특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으니 더더욱 긴장을 늦출 수 없다.그녀는 기지개를 켠 후 의자에서 일어나 코트와 가방을 들고 지친 발걸음을 옮겼다.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닫히려는 순간 마디가 뚜렷한 손이 엘리베이터 문을 막았다.“잠깐만요.”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열리고 익숙한 키 큰 남자가 앞에 나타났다.릴리는 약간 의아해하며 입을 열었다.“켈슨 씨도 지금까지 있었어요?”“선임자가 남겨 놓은 문제가 많아서요. 최대한 빨리 일을 시작하려면 프로젝트를 파악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일부 문제도 해결해야 해요.”켈슨이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듯 설명했다.“입사 첫날부터 야근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켈슨이 웃었다.“저는 직장인이잖아요. 회사에서 고액 연봉을 주고 저를 채용한 목적이 이런 걸 하라는 것이 아닙니까? 야근해야 밥벌이하죠.”릴리도 따라 웃었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엘리베이터가 지하 1층에 멈춰 섰다.릴리가 작별 인사를 하려는데 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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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3화

“하균 씨, 무슨 일이에요?”“새로운 목표인가요?”신하균도 시선을 거두고 차가운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는 말하면서 담뱃갑을 꺼내더니 담배 한 대를 꺼내 입에 물었다.“내 존재를 알게 될까 봐 그리 급하게 보냈어요?”릴리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우리가 무슨 사이라도 돼요?”켈슨과 아무 사이도 아닌 것은 그렇다 치고, 좋아서 쫓아다닐 생각이라고 해도 그를 만나지 못하게 할 필요는 없다.두 사람이 떳떳하지 못한 사이도 아니고 말이다.“저를 무슨 일로 찾아왔어요? 별일 없으면 가볼게요.”릴리는 말하면서 차 키를 눌렀다.신하균은 잠시 침묵하더니 화제를 바꾸었다.“형부가 집에 밥 먹으러 오래요. 마침 제가 근처에 있으니 데리고 오라던데요.”“네?”육시준이 그렇게 한가하다고? 심지어 이 사람까지?“업무 계획에 관해 물어볼 게 있대요. 고한빈 건이 세부적으로 처리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이렇게 늦은 시간에 위험할 수 있으니 데려다줄게요.”신하균은 그녀의 의문스러운 마음을 알아챈 듯 차가운 목소리로 설명했다.릴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여전히 의심스러운 듯이 그를 힐끗힐끗 쳐다봤지만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신하균도 더 길게 말할 생각이 없는 듯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를 다시 집어넣고 차에서 내리더니 조수석 문을 열어주었다...차가 천천히 주차장을 빠져나갔다.적막이 흐르는 차 안에서 릴리는 이것저것 오만가지 생각을 했지만 상대방이 계속 침묵을 지키니 그녀도 혼란하던 마음이 진정됐다.그녀는 머리를 차창에 기대고 창밖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을 보면서 천천히 머리를 비웠다.“켈슨 같은 사람을 좋아해요?”뜬금없는 소리에 정신이 돌아온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네?”“목소리가 듣기 좋고 잘생겼고 몸매도 완벽하고, 완전히 릴리 씨의 이상형이잖아요.”그는 잠시 멈추었다가 한마디 덧붙였다.“젠틀해서 거리를 유지할 줄도 알고.”“...”사실 처음에 알렉스가 이렇게 놀릴 때 그녀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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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4화

신하균은 고개를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는 이 말을 듣고 이전처럼 폭주하지 않았고 그녀가 상상한 것처럼 기회를 틈타 마음을 털어놓지도 않았다.그는 단지 가볍게 한마디 했다.“네, 조카딸이죠. 삼촌이라고 부르잖아요?”릴리는 이 아저씨가 오늘 저녁에 가짜 술이라도 마신 게 아닌지 의심했다.하던 대로 하지 않으니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주아언니는 신하균이 여러 가지 원인으로 그녀에게 피드백을 주려 한다고 했는데?그 피드백이 고백은 아니더라도 친척관계를 맺는 건 좀 아니지 않은가?그렇게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차가 은하타운에 도착했다.릴리는 천천히 안전 벨트를 풀고 운적석의 남자를 보면서 눈알을 굴리다가 무심하게 물었다.“삼촌, 들어가서 차라도 한 잔 마실래요?”“네, 내려요.”남자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자연스럽게 대답했다.릴리는 손해 본 것 같은데 화를 낼 수도 없었다.‘와! 이 아저씨가 미친 거 아니야? 그래, 정말 삼촌이 되고 싶다, 이거지?’두 사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자마자 익숙한 입씨름 소리가 들려왔다.“이 계집애가 들어오기만 해 봐. 다리를 분질러버릴 거야. 이게 다 뭐야? 어떻게 이런 걸 올릴 수 있어?”바론 공작의 목소리는 무시무시하고 불만으로 가득했다.하지만 강유리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왜 못 올리는데요? 아버지 위치에 영향이라도 있어요?”바론 공작은 딸이 이렇게 말하자 조금 누그러든 목소리로 설명했다.“나한테는 영향이 없지만 그 계집애한테 영향이 있잖아. 지금 사람들이 웃음거리로 삼고 있어.”“누가 웃음거리인데요? 릴리가요? 솔직담백하고 용감하고 책임지는 사람을 웃을 일이 뭐가 있어요?”“아니, 걔가 지금은 고성그룹 일원인데 이렇게 가문의 명예를 고려하지 않으니...”“목숨도 위태로운데 가문의 명예까지 고려해야 해요?”“그렇다고 함부로 하면 안 되잖아. 고정철이 이미 체포됐는데, 또 뭐가 불만이래?”“네, 아버지는 성홍주가 체포되니 만족스럽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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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5화

“맞선다는 말은 좀 심하지만, 이 일로 말다툼이 일어난 건 확실히 문제 있어요. 결국 릴리가 그날 아버지에게 썼던 표현이 정확한 것 같네요.”“무슨 표현?”“이중잣대!”문밖에서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려와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릴리가 스스로 신발을 벗고 들어왔다.“고치겠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뭘 고쳤는데요? 맨날 싸우고. 형부가 있어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둘이 싸웠을 거잖아요?”“위아래도 없어? 누구한테 말해? 어른을 보고 인사도 안 해?”바론이 못마땅한 듯 흠부터 잡았다.릴리는 그와 다투지 않고 착하게 그의 말에 따라 인사했다.“아버지, 안녕하세요.”바론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녀의 뒤에 있는 사람에게 시선을 돌렸다.“이분은...”“아, 이분은 제 삼촌이에요.”“...”공기가 얼어붙은 듯 조용했다.신하균은 발걸음을 멈추었고, 돌아서서 가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이 계집애가.’그는 한참 잠자코 있다가 나지막이 말했다.“농담이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릴리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뭐라고 반박하려 할 때 옆에서 협박의 뜻이 담긴, 차가운 시선이 날아왔다.“어른 앞에서 소란 피우지 마세요.”릴리는 말없이 입을 삐죽거렸다.‘아까는 자연스럽게 대답하지 않았어? 겁쟁이!’속으로는 비난했지만 겉으로는 더 이상 맞서지 않고, 계속해서 아버지 트집을 잡았다.“아버지, 이중잣대가 무슨 뜻인지 아세요?”“...”또다시 그 화제로 돌아가자 바론은 잠시 침묵했다.그때 당시는 몰랐지만, 그 표현을 그런 맥락에서 썼으니 어쨌든 좋은 말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았다. 그리고 후에 특별히 알아봤었다.“이중잣대는 분명 같은 일인데 자기 취향, 이익 등 요인 때문에 다르게 요구하는 것을 말해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과 비슷한 말인데 이해되세요? 말 그대로인데...”“됐어. 나도 알아. 누가 설명하래?”바론은 화가 나서 그녀의 말을 끊었다.릴리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비아냥거렸다.“아세요? 저는 또 몰라서 번번이 고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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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6화

거실에는 야릇한 침묵이 흘렀다.육시준은 비슷한 성격에, 툭하면 싸우는 부녀를 보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이런 말투는 당연히 문제없다. 하지만 그걸 들춰내고 일부러 그러는 건 문제다...“풉!”옆에 서 있던 릴리가 참지 못하고 먼저 웃음을 터뜨렸다.그러고는 극히 과장된 목소리로 말했다.“언니, 일부러 그런 거죠? 제가 언제 그렇게 가식적으로 말했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애교스러운 말투를 좋아하는 건 사실이에요. 연습 많이 하셔서 앞으로 아버지가 화낼 때마다 애교 부리세요. 굉장히 효과적이고 백발백중이에요.”“...”신하균은 옆에 서서 소리 없이 입가를 씰룩했다.남의 약점을 논하는 건 그렇다 치고, 그걸 그 사람 앞에서 말하면 어떡하나?그 사람 체면은 생각하지 않는 건가?이전에 효과가 있었다고 해도 앞으로는 효과가 없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바론이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헛소리하지 마! 내가 언제 그랬어?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애교를 부린다고 마음이 바뀌면 뭐가 돼?”“당연히 우리를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아버지가 되는 거죠. 사랑해요.”릴리는 그를 향해 하트를 날리고 윙크도 했다.“...”가장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은, 이 망할 계집애와 의견이 맞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가 화를 낼 때 이 계집애는 애교를 부리며 그의 환심을 산다는 것이다.화가 나지만 어찌할 수도 없다.어쨌든 원칙을 지켜야 하는 큰일도 아닌데, 굳이 감정 상하게 혼낼 필요가 없고, 또 그렇게 하지도 못한다.그리고 이 일 때문에 딸과 사이가 멀어지고 싶지 않다...입술을 꽉 깨물고 생각하던 바론은 한참 뒤에야 결론을 냈다.“이번에는 됐어.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 그리고 나는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야. 너희가 정말 잘못을 저질렀다면 나는 절대 눈감아 주지 않을 거야.”“네네, 맞아요! 아버지는 매우 합리적이고 원칙적인 사람이죠. 하지만 이번에 입장을 바꿔서 제 생각을 해주셨으니 큰 변화라 할 수 있어요. 이중잣대를 쓰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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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7화

릴리는 문득 한 가지 일이 생각났다.“언니 결혼식에서 소란을 피웠던 한지철이라는 사람이 뭔가 불었어요?”“맞아, 증거는 그 사람 손에서 받은 거야. 고한빈도 이번에 결사의 각오로, 성신영을 이용해 너를 구렁텅이에 빠뜨리려고 했지. 그리고 은밀히 재산을 빼돌린 것도 사실이야. 지금 천천히 되돌리고 있어.”“되돌릴 수 있어요?”릴리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강유리는 잠시 멈추고 바론을 힐끗 쳐다보았다.“되겠지.”그가 하루빨리 귀국하면 어떤 일은 처리하기 편리해질 것이다.그녀의 시선을 느낀 바론은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나는 토요일에 Y국으로 돌아가.”“...”전에 일정 얘기를 듣지 못 했던 강유리는 갑자기 돌아간다고 하니 좀 놀랐다.“그렇게 빨리요?”딸이 가라고 암시하는 것 같아 좀 서운했던 바론은 이 말을 듣고 마음속의 먹구름이 조금은 걷혔다.“빠르긴. 여기 충분히 오래 있었어. 며칠 전에 결정하고 너와 상의하려 했는데 네가 너무 바빠서 말을 못 했어.”강유리는 약간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바쁘다는 건 다 거짓말이고, 그를 피하고 싶어서 자꾸 회사에 나갔을 뿐이다.그와 같은 공간에 있으면 의견이 달라 말다툼을 하거나 그가 이유 없이 지극 정성을 보여서 당해낼 수 없었다...그녀가 입을 벌리고 뭔가 말하려는데 바론이 말을 이었다.“시준의 말을 들어 보니 너희가 아직 신혼여행 시간과 장소를 정하지 않았다며? 아니면 Y국으로 올래?”전에는 시국도 그렇고, 두 사람의 관계를 분명히 하지 않아 부녀 사이가 매우 소원했다.강유리가 Y국에 3년 동안 머물렀지만 두 사람은 별로 만나지 않았다.그녀는 오히려 릴리 모녀와 더 자주 만났다.그녀가 Y국으로 신혼여행을 온다면 그는 반드시 일정을 적절하게 배치해서 그녀가 편하고 달콤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줄 것이다.“물론 네가 따로 좋아하는 곳이 있다면 그쪽으로 준비해 줄 수도 있어. 네가 원한다면, 나는 반드시...”“Y국도 괜찮을 것 같아요.”강유리는 무슨 생각이 떠오른 듯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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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신하균은 정면을 응시하며 조용히 차를 몰았다.차 안이 너무 조용했는지 그는 가끔 고개를 돌려 조수석에 앉아 있는 소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은 소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차창에 기대어 가끔 휴대전화를 보았다. 나무 그림자 사이로 가로등 불빛이 차에 비치어 들어와 얼룩덜룩하게 그녀의 작은 얼굴에 떨어졌다.“무슨 생각 해요?”신하균은 낮은 목소리로 예고 없이 입을 열었다.“대표 이사 자리에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릴리도 갑자기 답답한 속마음을 털어놓았다.말이 나오자 두 사람은 모두 어리둥절했다.신하균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다시 쳐다보더니 눈 밑에서 몇 가닥 어두운 빛이 번쩍였다.정신을 차린 릴리는 머뭇거리며 신하균에게 질문을 던졌다.“고한빈의 일은 하균 씨 알고 계시죠?”“릴리씨 생각은 어때요?”신하균은 무심코 반문했다.“내 생각은 하균 씨 형부랑 그렇게 친하게 지내는데 이 일을 같이 꾸몄다는 걸 보니 알고 계셨겠죠? 조사 따위는 그냥 의례적인 일인가요?”“릴리 씨는 아마 형부를 잘 모를 거예요. 그는 일을 할 때 사람들에게 완전히 털어놓지 않아요.”“...”릴리는 잠시 침묵했다.‘그러니까 미리 몰랐다는 말이지?’추측이 오락가락하는 사이에 신하균은 다시 말했다.“하지만 우리 친분이 있으니 이런 건 나한테 숨기지 않을 거예요.”랄리는 이 말을 듣자, 눈빛을 반짝이며 물었다.“그래서 하균 씨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말인가요?”“전적으로는 아니지만 무슨 상관이 있어요?”신하균이 다시 물었다.“그는 하균 씨에게 숨길 게 없다면서요. 왜 또 전적으로 아니라고 하죠? 그럼, 하균 씨는 대체 아시는 거예요, 모르시는 거예요?”릴리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릴리 씨 묻고 싶은 것은 제가 아는 것에 대한 어느 부분 말이에요?”그 말에 혼란스러워하는 릴리는 그와 계속 얼버무리고 싶지 않았다.“오늘 밤 우리가 물어본 내용에 대해 고씨 가문의 약점이 우리 형부 손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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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9화

”...”릴리는 눈을 깜빡이며 그를 바라보는 눈빛이 약간 황홀하고 불확실했다.그가 이렇게 빙빙 돌려서 말하는 것이 바로 그녀의 이 말을 듣기 위해서 인가?삼촌 조카 농담 안 하겠다는 말?릴리가 넋을 잃고 있을 때 그가 덧붙여 말했다.“다음에 궁금한 것이 있으면 이렇게 돌려서 말하지 말고 직접 물어봐요.”릴리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제가 직접 물어봤잖아요.”“핸드폰만 쳐다보고 있는데 그쪽에서 답장이 없어요? 그리고 릴리 씨 물어본 것이 아니라 제가 물어본 것이에요.”신하균은 담담하게 말했다.“제가 직접 물어보면 알려 주실 거예요?”신하균은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그건 모르는 거죠.”“봐요, 제가 물어봐도 안 알려주는데 저보고 직접 물어보라고요?”릴리가 눈을 희번덕거렸다.“하지만 릴리 씨 묻지 않으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잖아요.”“...”릴리는 눈동자가 번쩍하여 잠시 말이 없었다.이 말은 좀 익숙하다.그녀가 전에 그에게 얘기했던 것이었다.예전에 그녀는 항상 그의 꽁무니를 쫓아다녔고 그의 기분을 지켜보았다. 그의 과묵한 것을 눈치채거나 그녀의 어떤 말 때문에 기분이 나빠지면 아양을 떨며 그를 달래곤 했다. 그에게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했고 묻지 않으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하균 씨 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신경 쓰여요? 릴리가 떠보듯 물었다.“네. 신경이 쓰여요.”몇 초가 지나자 그는 덧붙여 말했다. “릴리 씨가 여동생이라 신경 쓰이는 게 아니예요.”릴리가 입을 딱 벌리고 ‘그럼 뭐 때문인가요?’라는 말이 입가에 맴돌았지만 삼켜버렸다.짐작한 그 답을 얻을까 봐 두려웠고 또 얻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차 안이 조용했다.두 사람 모두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에어컨에서 찬 바람을 내뿜는 희미한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어둠을 밟으며 차는 월계만으로 들어가 천천히 주차장에 들어섰다.“내일 몇 시에 회사에 가요?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신하균은 먼저 입을 열었다.“아, 아니에요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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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릴리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재빨리 그를 엘리베이터 밖으로 밀어냈다.“그냥 물어본 거예요. 대답하지 않아도 돼요.”그런 다음 릴리는 미친 듯이 ‘문 닫기’ 버튼을 눌렀다.엘리베이터 문은 그녀가 서두른다고 해서 속도가 빨라지지 않았다.마침, 문 닫기 전에 그녀는 신하균의 또렷한 대답을 들었다.“릴리 씨.”“...”손가락이 버튼 위에 멈췄다.입가에 미소가 번졌다.릴리는 혼자 엘리베이터 안에 서서 문을 바라보며 자랑스럽게 웃었다.봐봐, 그녀 자신이 가장 이쁘다는 것을 알고 있다.김솔 그 계집애는 몇 년 더 꾸민다고 해도 그녀를 따라잡지 못하겠지. 헤헤헤...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문제는 그만 생각하고 번거로운 문제는 일단 접어두는 것이 릴리가 줄곧 유지해 온 이념이다.그래서 신하균의 변화가 그녀를 잠시 혼란스럽게 만들었을지 모르지만, 그녀는 고민하지 않았다.앞으로 대범하게 지내면서 차갑지도 않고 들이대지도 않고 예전 습관을 고치고 툭하면 애매한 화제를 불러일으키지 말고 점잖게 말하면 된다.토요일 오전.간만에 쉬는 날 릴리는 강유리의 전화에 잠이 깬 다음에 계속 눈을 붙이려는데 또 초인종이 울렸다.릴리는 벌떡 일어나 앉아 초인종 소리를 꾹 참고 귀찮은 얼굴로 문 앞으로 걸어갔다.“그만 눌러. 그만 눌러! 누구야. 이른 아침에!” “...”문을 확 열자 요즘 낯익고 아주 멋진 얼굴이 나타났다.남자는 제복을 입고 있어 터프하고 멋있는 모습이 방금 그녀의 분노를 소리 없이 잠재우게 했다.하여튼 진짜 잘 생겼다...릴리가 그를 훑어볼 때 그도 릴리를 훑어보고 있었다.릴리는 검은색 슬립이 헐렁헐렁하게 걸쳐져 있고 방금 일어나 긴 머리가 어깨에 헝클어져 있었다.헝클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가느다란 목덜미와 쇄골이 보였다.그녀는 맨발에 날씬한 몸매가 드러나는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있어 가느다란 팔로 문설주를 짚은 채 비스듬히 문에 기대어 있었다. 항상 활력이 넘치던 작은 얼굴에 나른함과 여성스러움이 더해졌고 눈동자는 매혹스럽게 그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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