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미친 그날 밤: Chapter 181 - Chapter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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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화

송연아는 웃었다.심재경은 송연아한테 푹 쉬라고 말한 뒤, 안이슬과 함께 돌아갔다.송연아는 잠이 다 깨어 고훈을 찾아가려고 몸을 일으켰다. 근데 외출하기도 전에 고훈이 알아서 찾아왔다.그는 빙그레 웃고 있었고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송연아는 별 표정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언제 내 아이를 볼 수 있죠?”“제가 말했잖아요. 결혼하고 나서라고. 와서 좀 봐봐요, 어느 스타일이 마음에 드는지.”그는 송연아의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라고 여러 가지 스타일의 청첩장을 들고 왔다.송연아의 눈에는 고훈이 너무 별난 사람 같아 보였다.그녀는 분명히 말했다.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고.결혼을 승낙한 것은 순전히 아이 때문이었다.‘미친 건가? 무슨 청첩장까지 고르라는 건지...’“나한테 아무것도 묻지 말고 알아서 하세요.”송연아는 소파에 앉았다.고훈이 대답했다.“그럼, 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청첩장이 나오면 첫 번째로 강세헌한테 보낼게요.”송연아는 그를 상대할 기분이 아니어서, 아무말 없이 그저 나른하게 소파에 누워있었다.“어디 불편해요?”고훈이 다가왔다. 송연아의 옆에 앉으려고 하자, 그녀는 곧바로 일어났다.고훈은 눈썹을 찌푸렸다.“내가 그렇게 싫어요?”송연아는 조금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안 그러면요?”“나한테 적응해 봐야죠. 전에 청양시에서 우리 그래도 잘 맞지 않았나요?”고훈은 염치없이 옆자리를 툭툭 쳤다.“자, 여기 앉아봐요.”송연아는 그의 맞은 켠에 앉았다.“연아 씨, 그렇게 시간을 허비할 필요 없어요. 지금 당장 가서 혼인신고 할 수 있으니까. 아, 그러면 안 되네요. 멋진 결혼식을 올려서 연아 씨가 내 것이라는 것을 모두에게 알려야 하니까요.”그는 웃으면서 말했다.“웨딩드레스를 해외에서 주문했는데, 연아 씨는 전통식 결혼식을 좋아해요, 아니면 현대식 결혼식을 좋아해요?”“마음대로 하세요.”송연아는 그의 수다를 참을 수 없었다.이런 것들에 대해서 송연아는 조금도 흥미가 없었다.그가 하고 싶은 대로 하든지 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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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강세헌은 송연아 이름 석 자를 듣고서야 마침내 서류에서 시선을 떼고 눈을 치켜떴다.그러자 고훈은 의기양양해하면서 일부러 강세헌에게 청첩장을 펼쳐 두 사람의 이름이 적혀있는 것을 보게 하였다.“봤어?”강세헌의 얼굴빛은 고요한 호수면처럼 잔잔했다.“고훈, 송연아는 내가 원하지 않는 여자야, 네가 좋아한다면 얼마든지 가져가.”고훈은 강세헌이 아무렇지 않은 척을 잘하는 것을 알았기에 그의 비꼬는 말에 개의치 않았다.“네가 원하지 않는 여자? 강세헌, 그건 네가 여자를 볼 줄 몰라서야. 난 송연아가 마음에 품었던 남자가 있었든 없었든 상관 안 해. 그리고 송연아는 앞으로 쭉 내 사람이야. 너무 감사하게도 그녀를 가질 수 있게 된 건, 우리 강 대표가 나한테 흔쾌히 양보해 줘서가 아니겠어? 안심해, 내가 많은 사랑을 줄 거니까.”“이제 좀 꺼져줄래?”강세헌은 서류의 마지막에 사인을 휘갈겨 쓰고는 그대로 덮어 버렸다.고훈은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했고 한 대 때리고 싶은 표정으로 말했다.“토요일입니다. 강 대표님, 절대 잊으시면 안 돼요.”강세헌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올라간 입꼬리의 각도가 다소 흉악해 보였다.고훈은 청첩장을 바로 놓고 말을 덧붙였다.“그럼 토요일에 봅시다.”말을 마친 고훈은 휘파람을 불며 의기양양하게 강세헌의 사무실을 나섰다.문이 닫히자, 강세헌 얼굴의 평온함이 순식간에 분노로 변했다!“송연아!”그는 이를 악물었다.‘송연아가 나를 다른 여자한테 떠넘긴 이유가 고훈과 결혼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단 말이야? 진짜 대단한 여자네.’그 여자는 신경 쓸 가치도 없고, 좋아할 가치도 없고, 사랑할 가치도 없다고 스스로 자신한테 말했다.하지만 그녀가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에 그는 여전히 화가 났다.가슴이 답답했고 숨이 막힐 정도로 억압이 느껴졌다.“강 대표님...”이지안은 노크도 하지 않고 들어왔다.강세헌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올 지경이었는데 이지안이 노크도 하지 않고 문을 열자 결국 화가 치밀어 올라 폭발하였다.“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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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강세헌과 이지안의 사이가 보통이 아닌 것 같았지만, 이지안이 강세헌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속으로는 눈살을 찌푸렸다.‘이 여자는 정말 자신을 주인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회사에서도 이름을 그렇게 부른다고?’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임지훈은 이지안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대표님 성질이 원래 이렇잖아요.”그는 담담하게 말한 뒤, 성큼성큼 걸어갔다.이지안은 두 걸음 뒤쫓아 갔다.“임 비서님, 그렇게 빨리 가시지 말고요. 제가 지금 들어가면 세헌 씨가 아직도 화를 낼까요?”“한번 해보시던가요.”임지훈은 웃으면서 말했다.그는 지금 강세헌이 아직 화가 나 있는 상태고 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누가 가도 불편할 것이 뻔하였다.이지안도 마냥 멍청하지는 않았다.“기다렸다가 가는 게 좋겠어요. 여전히 화가 나 있는데 제가 찾아가면 괜히 일을 만드는 것 같아서요.”임지훈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똑똑하시네요.”“저는 그저 세헌 씨를 화나게 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에요.”이지안은 다 말하고는 서류를 안고 갔다....고훈의 등장으로 강세헌은 하루 종일 기분이 나빴다.일에 전념할 수 없었고, 심지어 잘못된 결정까지 내리고 말았다. 그는 일을 계속할 마음이 없어 술자리도 미루고 일찍 집으로 돌아갔다.별장 안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아주머니께서 그의 취향에 따라 음식을 준비하였다.유일한 차이점은 송연아가 여기에 없다는 것이다.한 사람이 없어졌을 뿐인데 그녀가 여기에 몇 년 동안 있었던 것도 아닌데...강세헌은 많은 물건이 없어진 것 같았다.그녀의 존재가 익숙해진 것이었다.그는 자신도 자신이 우습다고 생각했다.“도련님.”아주머니는 조심스럽게 다가왔다.송연아가 떠난 이후로 강세헌의 성격이 나빠져 아주머니는 조심스럽게 시중을 들었다.“무슨 일이예요?”강세헌은 외투를 벗고 소파에 앉아 미간을 눌렀다.“물 한 잔만 따라줘요.”아주머니는 먼저 가서 물을 따라와 두 손으로 건네주었다.강세헌은 받아와서 두 모금 마셨다.아주머니는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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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장

“강세헌?” 송예걸은 침착하지 못했다. “누나, 형부 아니야? 그분이 전에 비서한테 누나 도우라고 했는데, 왜 갑자기 누나를 난처하게 만들지?”“예걸씨, 무슨 소리하는 거예요? 강세헌이 언제 결혼했는데요, 그것도 예걸씨 누나랑요?” 출하 담당자가 놀라 물었다.어쨌든 송연아와 강세헌의 결혼은 성대하게 하지는 않았기에 원래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고 더군다나 출하 담당자와 같은 별로 상관이 없는 사람은 더더욱 몰랐을 것이다.송연아는 웃으면서 설명했다. “방금 예걸이가 술을 좀 마셔서 취했나 봐요. 헛소리 들을 필요 없어요.”송연아는 송예걸을 사무실로 끌고 갔고 출하 담당자를 먼저 퇴근시켰다. “이런 일은 내일에 방법을 생각해봅시다.”“아, 네. 알겠습니다.” 출하 담당자는 별 생각을 하지 않았고 송예걸이 했던 말은 그저 술김에 뱉은 헛소리라고 여겼다.“누나.” 송예걸이 미간을 찌푸렸다. “누나, 날 왜 끌고 가는 거야? 그리고 누나 강세헌이랑 결혼한 거 맞잖아...”“송예걸.” 송연아는 그의 말을 끊었다. “난 이미 그와 이혼했어. 그러니까 다시는 남들 앞에서 내가 강세헌과 결혼한 적이 있다는 얘기 꺼내지 마.”“언제?” 송예걸은 눈을 크게 떴다. “그놈은 자기 아들도 싫다고 한 거야?”“세헌 씨는 제 아이라는 걸 몰라.” 송연아는 신신당부했다. “너도 입 밖에 꺼내서는 안 돼.”송예걸은 어리둥절했다. “누나는 내가 약속을 어기고 찬이 일을 강세헌한테 말할까 봐 두렵지 않아?”“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우리는 서로 배다른 남매지만, 절반의 피는 같잖아. 너는 내 동생이고 이건 바뀔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난 너를 완전히 믿고 싶어.” 송연아는 이미 송예걸과 가까워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그리고 그가 자신한테 실망시키는 일을 하지 않기를 바랐다.송예걸은 입술을 앙다물고 눈을 천천히 내렸다.송연아가 말했다. “이 일은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 테니까, 너무 성급해하지 않아도 돼.”“응...” 송예걸이 대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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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그래서 인플루언서를 찾으라고 한 거야. 요즘 라이브로 물건을 판매하는 게 얼마나 핫한데.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송연아는 확신했다.“알았어요. 곧 연락할게요.”“그래.”송연아는 전화를 끊고 회사를 떠나지 않고 믿을 만한 사람을 몇 명 찾아 은밀히 회사에서 물품들을 내왔다.강세헌이 그녀를 제압하려고 하는데, 만약 그녀가 인플루언서를 찾아 물품들을 팔려는 것을 안다면, 아마 이 부분에서도 손을 쓸지 모른다. 그는 돈도 있고 권력도 있으니까.그래서 이 일은 비밀리에 진행해야 했다.이 모든 일을 마치고 날이 밝을 무렵, 그녀는 집에 돌아와 막 휴식을 취하려다가 고훈이 불러들인 메이크업 아티스트에 의해 강제로 의자에 앉아 신부 화장을 받았다.송연아는 너무 피곤했는데 의자에 앉자마자 잠이 들 정도였다. 눈꺼풀은 계속해서 졸음과 싸우고 있었다.송예걸은 커피 한 잔을 따라주고 옆에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 “누나...”“예걸아, 아무것도 묻지 마. 넌 지금 더 중요한 일을 해야 해.” 송연아는 그를 쳐다보았다. “이번 일은 내가 전적으로 너에게 맡길게. 비율만 맞으면 계약서에 서명해. 근데 비밀리에 해야 하는 거 알지? 회사 쪽에서는 아직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하고.”“왜 모든 사람한테 숨기는 거죠?” 송예걸은 모르겠다는 듯이 물었다.“누군가가 우리 일을 망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야.” 송연아가 말했다.그녀의 말에 송예걸은 깨달았다. “또 무슨 문제가 생기면 누군가가 우리를 다시 괴롭힐까 봐 두려운 거죠?”“알아들었으면 어서 가서 해.”“누나.” 송예걸은 말을 잇지 못하다가 결국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찬이를 구할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 누나는 고훈을 좋아하지 않잖아요. 그와 결혼하면 행복하지 않을 거예요.”송연아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1초 동안 바라보았다.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행복한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아. 나는 찬이가 괜찮기를 원하고 그와 결혼하지 않더라도, 더 이상 누구와도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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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강세헌의 얼굴은 걷잡을 수 없이 차가워졌고 점점 더 어두워졌다.주위의 공기가 한순간에 몇 섭씨도 차가워진 것 같았다.“송연아, 정말 고훈이 너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잊지 마, 넌 결혼했던 여자고 이미 나랑 잤다는 걸...”“강세헌!” 송연아는 엄한 목소리로 그의 말을 끊었다.“왜, 고작 이 정도에 화를 못 참는 거야?” 강세헌은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금이라도 나랑 가자.”송연아는 너무 화가 나 헛웃음이 나왔다. “강세헌, 네가 먼저 나와 이혼하겠다고 말한 것 같은데? 이혼도장도 다 찍었고 네 곁에 지금 이지안이 있잖아. 이렇게 나를 찾아오면 이지안이 질투할까 봐 두렵지 않아? 참, 네가 그녀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줬다고 들었는데, 넌 정말 그녀를 좋아하는 것 같아. 축하해,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을 찾아서.”“나는 물건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줬을 뿐이야.” 그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송연아한테 설명했다.송연아는 눈썹을 가볍게 치켜들었다. “당신의 소중한 물건은 원래 그녀의 것이었군요, 당신들의 인연이 참 깊은 것 같아요.”강세헌이 입술을 앙다물었다. 그는 부인할 수 없었다.어릴 때 구해줬던 사람이니까.그렇지 않으면 강의건 때문에 그녀에게 일을 안배하지 않았을 것이다.“남편이 곧 데리러 오니 빨리 가세요.” 송연아는 원래 피곤한 모습이었지만 강세헌이 나타나서 기쁨이 넘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강세헌은 손을 앞으로 내밀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따라와.”송연아는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그의 손을 쳐버렸다. “나는 결혼 할 거예요. 나는 나의 고훈을 찾고, 당신은 당신의 이지안을 찾고, 각자의 길을 걷자고요. 서로 건드리지 말고!”“내가 싫다면?” 그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앞으로 다가가 송연아의 허리를 휘감고 힘껏 낚아 채, 자신의 품에 안기게 하였다. 그는 그녀를 꼭 가두었고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탐스럽게 바라보았다. “송연아, 꼭 그놈한테 시집가야겠어?”“네, 꼭 가고 싶어요!”그녀는 고개를 돌렸고, 바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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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우리 진짜 결혼하는 거 맞는데요? 언제... 가짜였죠? 결혼식이 끝나면 바로 혼인신고 하러 갈 거예요.” 고훈은 종래로 이번 결혼식이 가짜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그는 그저 송연아만 바라보고 달려왔다.강세헌을 화나 게 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 아니었다.고훈도 감히 송연아를 너무 몰아붙이지 못했다. “과정이 아주 간단하니까, 빨리 끝낼게요. 동의하죠? 모두 연아 씨 요구대로 할게요.”송연아는 그를 한 번 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시간이 늦었으니 갑시다.” 고훈이 말했다.비록 결혼식을 올리지만, 시끌벅적하지도 않았고 경사스럽게 하지도 않았다.오직 고훈만이 제일 기뻐하였다.송연아는 시원시원하게 말했다. “좋아요.”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굳이 꾸물거릴 필요가 없었고, 결혼식을 빨리 끝내면 아이도 빨리 볼 수 있을 것 같았다.그녀는 문을 나섰다.한혜숙이 위층에서 내려왔다.그녀는 딸이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딸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가는 것을 보니 결코 참을 수 없어 내려온 것이었다.“연아야.”송연아는 고개를 돌려 엄마를 보며 웃었다. “엄마, 나 오늘 결혼하는데, 기뻐해야지.”한혜숙이 어떻게 기뻐할 수 있겠는가.안 운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었다.고훈은 송연아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어머님, 제가 잘하겠습니다.”한혜숙이 어떻게 그를 믿을 수 있을까.아이를 빌미로 협박도 하고 핍박도 하는데, 그가 말하는 잘하겠다는 것이 그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강제로 그와 결혼시키는 것인가?이게 정년 좋은 것인가?게다가, 이번이 두 번째로 송연아를 잡은 것이었다.고훈이 무슨 말을 하든 그녀는 고훈의 말을 믿지 않았다.송연아는 한혜숙이 힘에 부치지 않게 하기 위해 애써 웃으며 말했다. “집에 잘 있어야 돼.”그러자 고훈에게 고개를 돌렸다. “가요.”고훈이 다가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나 한 번만 믿어줘요.”송연아는 대답했다. “찬이를 잡아간 순간부터 그쪽을 믿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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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지금 송연아를 보호하려는 고훈의 모습은 참으로 남자다웠다.하지만 그는 여태까지 온실 속의 화초와 다름없었기에 전투력이 전혀 없었다. 게다가 웨딩카를 막으러 온 남자들은 키가 크고 몸이 소처럼 건장해서 조금만 힘써도 쉽게 고훈을 송연아의 옆에서 떼어내었다.그들은 아주 손쉽게 송연아를 웨딩카에서 끌어내렸다.“너희들 누구야?” 송연아는 끝까지 차 문을 꼭 붙잡고 내려오지 않았다.“우리가 누구인지는 알 필요 없어. 네가 순순히 우리와 함께 간다면 너를 해치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네가 너무 반항하면 우리도 폭력을 쓸 수밖에 없어.”남자의 얼굴에는 표정 하나 없었다.송연아는 여전히 놓지 않으려 했다. 이 사람들의 정체도 잘 모르는데 어떻게 순순히 따라가겠는가!아무리 생각해 봐도 살면서 누구의 미움을 산 적은 없었다.그들은 도대체 누가 보낸 사람인 걸까?“백주대낮에 뭘 하려는 거야?” 고훈은 성질을 내고 말았다. 그들은 사람을 해치는 행동은 하지 않았고 오직 송연아를 잡으려는 것을 보니 송연아를 노리고 온 것이 분명했다.“우리가 누구인지는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 한 사내가 고훈을 붙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서 동료에게 말했다. “빨리 사람을 데려가. 시간 지체하지 말고.”송연아는 강제로 웨딩카 밖으로 끌려 나와 험한 허머에 처박혔다.고훈은 그저 바라만 보고 초조해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오늘은 그의 경사스러운 날인데 도대체 누가 그의 좋은 일을 망치는 것이란 말인가!이 사람들은 일처리가 신속했는데 송연아를 납치하자마자 잡고 있던 고훈을 풀어주고 차를 몰고 떠났다.“빨리 쫓아가지 못해!” 고훈은 너무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그는 차마 더는 밖에다가 분풀이를 하지 못해 자신한테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그들은 차를 몰아 쫓아갔지만 이미 한참 늦은 후였다. 게다가 상대방이 철저히 준비했는데 일부러 고훈의 차를 가로막아 모든 것이 헛수고가 되었다.결혼식에 신부가 없어지자, 어쩔 수 없이 결혼식을 취소해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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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그의 기억 속에 송연아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었다.무슨 일을 하든지 다 자기만의 계획이 있었다.그러면 혹시 이번 일은 그녀의 계획이 아닐까?그녀는 송씨 집안을 떠나고 나서 사라졌는데, 그와 한혜숙을 연루시키고 싶지 않아서였을까?그녀를 잡아간 사람들 모두 그녀가 고용한 사람인 걸까?그녀는 결코 고훈과 결혼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앞에서 그냥 승낙하는 척한 것일까?송예걸의 태도를 생각할수록 그런 것 같았다.고성그룹에서 나온 고훈은 차 안에 앉아 이리저리 궁리하였다. 도대체 누가 송연아를 납치해 갈 수 있는지.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던 순간, 강세헌의 이름이 머리에 떠올랐다.그는 순간 눈을 부릅떴다. 설마 그 사람인가?“맞아! 무조건 그놈일 거야.” 고훈은 흥분해서 허벅지를 팍팍 쳤다. ‘왜 이제야 생각이 났지?’강세헌은 충분히 흔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큰 힘을 가지고 있고 또 그 사람 말고는 누가 그런 마음과 능력을 가지고 있겠는가?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 그는 즉시 차를 출발시켜 천주그룹으로 가서 강세헌을 찾아 송연아의 행방을 물어보고 싶었다.30분 뒤, 그의 차는 천주그룹 빌딩 아래에 주차되었다.고훈은 화가 치밀어 회사 안으로 무작정 뛰어들었고 로비에 근무하고 있던 직원이 그를 막아서자 바로 밀어냈다.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 성큼성큼 강세헌의 사무실 문 앞에 이르러 무거운 문을 열어젖혔다.“강세헌!”고훈은 곧장 그의 이름을 부르며 책상 앞으로 달려갔다. “송연아 내놔!”강세헌은 눈썹을 슬쩍 올렸다. “네 신부 아니야? 왜 나한테 내놔래? 설마 결혼 축하주를 너무 많이 마셔서 취한 건 아니야?”“얼렁뚱땅 넘어갈 생각하지 마. 난 다 알고 있어. 송연아 네가 잡아간 거지? 너 말고는 없잖아!” 고훈은 노발대발하였다.“증거 있어?” 강세헌은 아무렇지 않은 듯 반박했다.고훈은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그는 확실히 증거가 없었고 모두 추측에 의거한 것이었다.“넌 증거가 없어.” 강세헌이 일어났다. “임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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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강세헌은 고개를 들어 그를 한 번 쳐다보았지만, 부인은 하지 않았다.임지훈은 그의 속마음을 꿰뚫고 있었다.“대표님.” 임지훈은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아직 송연아 씨를 좋아하고 있으면서 이지안 씨를 회사에서 일하게 했던 거예요? 여자들은 질투가 심해요. 송연아 씨가 보면 분명 기분이 안 좋아하실 거고 이러면 감정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요.”강세헌이 말했다. “다른 여자에게 나를 떠넘기기까지 했는데 나와 감정이 생길 것 같아?”임지훈은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그렇긴 하다.진심으로 좋아한다면 다른 여자가 자기 남자에게 다가가는 것을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감정의 세계에는 모두 결벽증이 있기 마련이니까.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 후에는 절대 자신의 남자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없게 된다.“대표님, 송연아 씨가 무심하셨네요. 차라리 고훈과 결혼하는 게 낫겠어요. 억지로 옆에 둔 다고 감정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한동안 그녀를 가둘 수 있어도 평생 가둘 수는 있겠어요?”강세헌이 말했다. “나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은 죽어도 못 보겠어.”임지훈은 말문이 막혔다.“......”‘이건 무슨 자기가 가질 수 없으니까, 다른 남자도 가질 생각을 하지 말라는 거야?’‘너무 야비한 거 아니야?’그는 오히려 마음속으로 송연아를 동정했다. 하지만 송연아가 다소 눈치 없어 보였다. 강세헌의 눈에 들어온 것 자체가 얼마나 큰 복인데, 그리고 강세헌은 이미 그녀를 많이 감싸주었다.‘송연아는 왜 좋고 나쁨을 모를까?’“그 고훈이라는 사람은 어딜 보아도 대표님보다 나은 곳이 하나도 없는데 도대체 왜 그런 사람한테 빠진 건지...” 임지훈은 도저히 이해가 안 갔다.강세헌이 말했다. “눈이 멀었나 보지.”임지훈은 눈을 깜박거리더니 강세헌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대표님 한번 가보시지 그래요?” 임지훈이 물었다.강세헌이 말했다. “안 가. 회의는 몇 시에 시작하지?”“1시 반이요.” 임지훈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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