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송연아를 보호하려는 고훈의 모습은 참으로 남자다웠다.하지만 그는 여태까지 온실 속의 화초와 다름없었기에 전투력이 전혀 없었다. 게다가 웨딩카를 막으러 온 남자들은 키가 크고 몸이 소처럼 건장해서 조금만 힘써도 쉽게 고훈을 송연아의 옆에서 떼어내었다.그들은 아주 손쉽게 송연아를 웨딩카에서 끌어내렸다.“너희들 누구야?” 송연아는 끝까지 차 문을 꼭 붙잡고 내려오지 않았다.“우리가 누구인지는 알 필요 없어. 네가 순순히 우리와 함께 간다면 너를 해치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네가 너무 반항하면 우리도 폭력을 쓸 수밖에 없어.”남자의 얼굴에는 표정 하나 없었다.송연아는 여전히 놓지 않으려 했다. 이 사람들의 정체도 잘 모르는데 어떻게 순순히 따라가겠는가!아무리 생각해 봐도 살면서 누구의 미움을 산 적은 없었다.그들은 도대체 누가 보낸 사람인 걸까?“백주대낮에 뭘 하려는 거야?” 고훈은 성질을 내고 말았다. 그들은 사람을 해치는 행동은 하지 않았고 오직 송연아를 잡으려는 것을 보니 송연아를 노리고 온 것이 분명했다.“우리가 누구인지는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 한 사내가 고훈을 붙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서 동료에게 말했다. “빨리 사람을 데려가. 시간 지체하지 말고.”송연아는 강제로 웨딩카 밖으로 끌려 나와 험한 허머에 처박혔다.고훈은 그저 바라만 보고 초조해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오늘은 그의 경사스러운 날인데 도대체 누가 그의 좋은 일을 망치는 것이란 말인가!이 사람들은 일처리가 신속했는데 송연아를 납치하자마자 잡고 있던 고훈을 풀어주고 차를 몰고 떠났다.“빨리 쫓아가지 못해!” 고훈은 너무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그는 차마 더는 밖에다가 분풀이를 하지 못해 자신한테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그들은 차를 몰아 쫓아갔지만 이미 한참 늦은 후였다. 게다가 상대방이 철저히 준비했는데 일부러 고훈의 차를 가로막아 모든 것이 헛수고가 되었다.결혼식에 신부가 없어지자, 어쩔 수 없이 결혼식을 취소해 버
그의 기억 속에 송연아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었다.무슨 일을 하든지 다 자기만의 계획이 있었다.그러면 혹시 이번 일은 그녀의 계획이 아닐까?그녀는 송씨 집안을 떠나고 나서 사라졌는데, 그와 한혜숙을 연루시키고 싶지 않아서였을까?그녀를 잡아간 사람들 모두 그녀가 고용한 사람인 걸까?그녀는 결코 고훈과 결혼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앞에서 그냥 승낙하는 척한 것일까?송예걸의 태도를 생각할수록 그런 것 같았다.고성그룹에서 나온 고훈은 차 안에 앉아 이리저리 궁리하였다. 도대체 누가 송연아를 납치해 갈 수 있는지.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던 순간, 강세헌의 이름이 머리에 떠올랐다.그는 순간 눈을 부릅떴다. 설마 그 사람인가?“맞아! 무조건 그놈일 거야.” 고훈은 흥분해서 허벅지를 팍팍 쳤다. ‘왜 이제야 생각이 났지?’강세헌은 충분히 흔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큰 힘을 가지고 있고 또 그 사람 말고는 누가 그런 마음과 능력을 가지고 있겠는가?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 그는 즉시 차를 출발시켜 천주그룹으로 가서 강세헌을 찾아 송연아의 행방을 물어보고 싶었다.30분 뒤, 그의 차는 천주그룹 빌딩 아래에 주차되었다.고훈은 화가 치밀어 회사 안으로 무작정 뛰어들었고 로비에 근무하고 있던 직원이 그를 막아서자 바로 밀어냈다.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 성큼성큼 강세헌의 사무실 문 앞에 이르러 무거운 문을 열어젖혔다.“강세헌!”고훈은 곧장 그의 이름을 부르며 책상 앞으로 달려갔다. “송연아 내놔!”강세헌은 눈썹을 슬쩍 올렸다. “네 신부 아니야? 왜 나한테 내놔래? 설마 결혼 축하주를 너무 많이 마셔서 취한 건 아니야?”“얼렁뚱땅 넘어갈 생각하지 마. 난 다 알고 있어. 송연아 네가 잡아간 거지? 너 말고는 없잖아!” 고훈은 노발대발하였다.“증거 있어?” 강세헌은 아무렇지 않은 듯 반박했다.고훈은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그는 확실히 증거가 없었고 모두 추측에 의거한 것이었다.“넌 증거가 없어.” 강세헌이 일어났다. “임 비
강세헌은 고개를 들어 그를 한 번 쳐다보았지만, 부인은 하지 않았다.임지훈은 그의 속마음을 꿰뚫고 있었다.“대표님.” 임지훈은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아직 송연아 씨를 좋아하고 있으면서 이지안 씨를 회사에서 일하게 했던 거예요? 여자들은 질투가 심해요. 송연아 씨가 보면 분명 기분이 안 좋아하실 거고 이러면 감정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요.”강세헌이 말했다. “다른 여자에게 나를 떠넘기기까지 했는데 나와 감정이 생길 것 같아?”임지훈은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그렇긴 하다.진심으로 좋아한다면 다른 여자가 자기 남자에게 다가가는 것을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감정의 세계에는 모두 결벽증이 있기 마련이니까.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 후에는 절대 자신의 남자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없게 된다.“대표님, 송연아 씨가 무심하셨네요. 차라리 고훈과 결혼하는 게 낫겠어요. 억지로 옆에 둔 다고 감정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한동안 그녀를 가둘 수 있어도 평생 가둘 수는 있겠어요?”강세헌이 말했다. “나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은 죽어도 못 보겠어.”임지훈은 말문이 막혔다.“......”‘이건 무슨 자기가 가질 수 없으니까, 다른 남자도 가질 생각을 하지 말라는 거야?’‘너무 야비한 거 아니야?’그는 오히려 마음속으로 송연아를 동정했다. 하지만 송연아가 다소 눈치 없어 보였다. 강세헌의 눈에 들어온 것 자체가 얼마나 큰 복인데, 그리고 강세헌은 이미 그녀를 많이 감싸주었다.‘송연아는 왜 좋고 나쁨을 모를까?’“그 고훈이라는 사람은 어딜 보아도 대표님보다 나은 곳이 하나도 없는데 도대체 왜 그런 사람한테 빠진 건지...” 임지훈은 도저히 이해가 안 갔다.강세헌이 말했다. “눈이 멀었나 보지.”임지훈은 눈을 깜박거리더니 강세헌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대표님 한번 가보시지 그래요?” 임지훈이 물었다.강세헌이 말했다. “안 가. 회의는 몇 시에 시작하지?”“1시 반이요.” 임지훈이 대답했다.
강세헌은 너무 귀찮았다. “나 일이 좀 있으니까, 너는 가서 네 일이나 좀 봐.”이지안은 여전히 시큰둥해 있었다. “그래도 할아버지는 집안의 어른이신데... 우리를 불렀으면 가야 하는 게...”“그쪽은 내가 알아서 설명할게.” 강세헌은 더 이상 대화를 나누기 싫어 일어나 사무실에서 나와 회의실로 향했다.이지안이 뒤따라갔다. “왜 나한테 이렇게 차갑게 대하세요?”강세헌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왜, 너한테 일자리 찾아줬으면 됐지, 내가 뭐 평생 책임져야 돼?”이지안은 흠칫했다.“.....”“아니요...” 그녀는 급히 해명했다. “할아버지께 들었어요. 그 옥패는 당신을 구해줬던 여자아이가 잃어버린 거고 그 옥패의 주인이 바로 나라는 걸요. 비록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렸을 때, 확실히 사람을 구하려고 물에 빠진 적이 있는 것 같아요. 당신은 당신의 생명의 은인에 대해 너무 무관심한 거 아니에요? 나한테 너무 차갑게 구는 것 같아요.”“그럼 내가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데?” 강세헌은 차가운 목소리로 되물었다. 이지안이 말을 하기도 전에 웃으며 비아냥거렸다. “네가 날 구해준 건 맞아. 그래서 내가 너에게 일자리 줬잖아. 이게 보답이야. 또 뭘 원해?”이지안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아무것도 필요 없으면 일이나 열심히 해, 그 외의 일은 하지 마. 그리고 서류를 가져오는 일은 너희 부서 팀장이 하면 돼. 내 사무실에 나타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야.” 강세헌은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다.그는 그를 구해준 여자아이를 여태껏 잊지 않았다.특히 그녀의 눈은 꿈속에 자주 나타났다.하지만 지금 이지안이 그의 앞에 서 있어도...그의 마음속에는 아무런 파장이 일어나지 않았다.그런 느낌이 털끝만큼도 없었다.이지안의 목적을 뻔히 알면서도 그녀를 곁에 두었으니, 그녀에게 충분히 관대했다고 생각했다.이지안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그녀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이득을 챙기려고 했다가 오히려 손해를
송연아는 비몽사몽 했다. 의식이 좀 있었지만 눈꺼풀이 너무 무거워 도저히 떠지지 않았다.의식이 혼미해져 그녀는 어둠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강세헌은 송연아가 깨어나지 않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만약 그녀가 깨어나면 이렇게 조용하지 않을 것이다.생각할수록 강세헌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그리고 그녀가 입고 있는 웨딩드레스까지 그의 눈에 거슬렸다.다른 남자의 품에 안기기 위해 이렇게 예쁘게 입었다는 생각만 해도 그의 얼굴빛은 이미 새파랗게 변해 있었다.이 여자가 진짜!그는 허리를 굽혀 손을 뻗어 그녀의 웨딩드레스를 잡아당겨 벗겨냈다. 그녀의 벌거벗은 몸을 보고는 순간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한 후, 이불을 당겨 그녀의 몸을 덮었다.그는 웨딩드레스를 들고 나가 방문을 닫고는 현관문 앞에 가서 경비원한테 건넸다. “가져다 버려.”“네.” 경비원이 즉시 가져갔다.강세헌은 방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는 이불을 들추고 침대에 누웠다.그는 옆에 있는 송연아를 끌어안았다. 그녀를 꼭 껴안고 한시라도 옆에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다. 그녀가 자신의 품에 조용히 누워 있는 느낌을 탐욕스럽게 즐겼다.어느새 밤이 깊어졌다.강세헌은 모처럼 빨리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그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송연아를 침실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게 하라고 아랫사람들한테 지시하였다.관리인들도 명령에 따랐다.......이쪽의 안녕에 비해 고훈 쪽은 상황이 좋지 않았다.송연아가 사라지자, 송예걸과 한혜숙이 찾아와 그녀의 행방을 물었다.고훈의 얼굴이 창백해졌다.“저도 아직 찾고 있어요!” 그는 하루 종일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쉬지도 않으면서 사람을 찾아다녔다.사람이 없어졌는데 그도 매우 조급해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그도 그럴 것이 도대체 누구를 찾아가 사람을 내놓으라고 하겠는가?“사람은 네가 송씨 가문에서 데려간 거야. 다른 건 모르겠고 너 반드시 사람을 내놓아야 할 거야!”
“내 누나를 네가 잃어버렸으면서 우리더러 찾아달라고? 내가 너를 해코지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생각해!” 송예걸은 화를 내며 말했다.고훈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믿거나 말거나, 송연아는 확실히 납치당한 거야. 만약 찬이를 일찍 데려가고 싶으면 반드시 나를 도와 함께 사람을 찾아야 할 거야. 송연아를 찾지 못하면 내가 분명히 말했지만, 아이를 돌려주지 않을 거야. 나한테 단서가 지금 하나 있는데 강세헌이 납치한 사람일 수 있어. 비록 지금은 증거도 없고 다른 단서도 없지만 그쪽에서 강세헌에 관한 단서나 증거를 찾아 줄 수 있다면 내가 송연아를 찾을 수 있을 테고 그러면 아이를 돌려줄 수도 있는데, 어때?”“고훈, 네가 이렇게 우리 연아를 협박하면 우리 연아가 진짜로 너 같은 사람을 좋아할 것 같아? 연아도 엄마야. 자신의 아이를 위해 무엇이든 희생할 수 있다고. 네가 연아의 아이를 잡아놓고 있는 이상, 너를 미워할 수밖에 없어!” 한혜숙이 노발대발했다.고훈은 마음에 두지 않았다.어쨌든 처음부터 그는 뒤따를 결과를 예상했던 것이다.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것, 바로 그가 강세헌한테서 배운 점이었다.“계속 찾아보러 가야겠어요.” 고훈은 사람을 불렀다. “손님 나가신다!”송예걸과 한혜숙은 그렇게 쫓겨나고 말았다.“남의 아이를 뺏은 주제에, 곱게 못 죽을 줄 알아!” 송예걸은 소리를 질렀다.고훈은 그냥 못 들은 척,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됐어.” 한혜숙은 송예걸을 진정시켰다. “그 사람 욕해도 소용없어. 이런 양심 없는 사람이 과연 나쁜 짓을 해서 다른 사람 욕 몇 마디 먹는다고 두려워나 할까, 더 말해도 사치일 뿐이야.”송예걸은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그렇게 말한 것이었다.“일부러 이 기회에 욕 하고 싶었어요.”한혜숙은 그를 쳐다보았다. 송연아가 곁에 없는 이 시점에 그녀의 곁에 머물며 돕고 있는 사람이 다름 아닌 그녀가 가장 증오했던 여자의 아들이라니.정말 세상에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그리고
한혜숙이 설명했다. “봐봐. 그가 다른 여자와 감정싸움을 하고 있는데 그걸 잡을 시간이 어디 있어. 어쩌면 정말 네 말대로 결혼식 도중에 도망친 것일지도 몰라.”한혜숙은 자신이 누구보다도 남자의 심리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아마도 그녀가 송태범과 같은 남자와 결혼해서일지도 모른다. 남자에게 배신을 당한 그녀는 세상 모든 남자가 모두 바람기가 있다는 편견을 가지게 되었고 게다가 강세헌처럼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루는 남자한테는 따르는 여자들이 셀 수 없이 많다고 확신했다.그가 송연아를 위해 과연 웨딩카를 막아 세웠을까?만약 그에게 진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었다면, 어떻게 송연아와 이혼할 수 있겠는가?또한 그들이 정말 사랑했다면 송연아가 어떻게 그에게 찬이의 존재를 숨길 수 있겠는가?강세헌도 무자비하고 의리가 없는 사람이었기에 송연아의 마음이 완전히 죽어 찬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훈과 결혼하겠다고 약속했을 것이다.“찬이를 버리고 혼자 도망치지는 않았을 거야!”“누나는 스스로 빠져나와 찬이를 구할 생각을 했을지도 몰라요.” 송예걸이 말했다.한혜숙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그럼 돌아갈까요?” 송예걸이 물었다.한혜숙은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가서 그 사람일 리가 없다고 말하지 마. 정말 그 사람이 한 짓이라 해도 우리가 가서 물어보면 그 사람이 곧이곧대로 말 할 것 같아?”송예걸은 대답했다.“네. 알았어요.”그래서 그들은 택시를 타고 돌아갔다.“넌 먼저 회사 일을 처리하고, 우리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만약 연아가 정말로 도망친 거라면 반드시 우리에게 연락할 거야.” 한혜숙이 말했다.송예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한혜숙을 힐끔 쳐다보았다.그녀가 회사 일에 끼어들 마음이 없는 걸 보니 정말 자신을 전적으로 믿는 것 같았다.그는 마음속의 경계심을 조금 더 내려놓았다.......강세헌 쪽에서는 방금 이 장면이 한혜숙에 의해 목격된 것을 전혀 몰랐다. 이지안은 완전히 통제 불능이 되어 평소처럼 철이 든 모
요 며칠 강의건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비록 전 집사가 스스로 자신이 한 일을 시인했지만, 그도 협박을 당한 것이니 동정할 만은 했다.하지만 그의 속임수 때문에 자신이 송연아와 강세헌을 갈라놓았다!강의건의 원래 의도는 강세헌을 사람답게 보살펴주고 가정의 온기를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그런 여자를 찾아주는 것이었는데...지금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강의건은 강세헌이 자신과 전 집사 때문에 송연아와 헤어지게 되고 또 그의 아이가 잡혀가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자신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아마도 더 이상 나에 대한 존중과 혈육의 정은 없겠지?’“에잇, 나 앞으로 어떻게 해야 돼?” 강의건은 노망 난 사람은 아니었다. 어쨌든 전 집사가 반평생을 그와 함께 지냈고 줄곧 충성을 다했으니, 이번 일로 그를 죽게 내버려 둘 수도 없었다.“어르신.” 전 집사는 허리를 굽히고 깍듯이 말했다. “아니면 도련님에게 사실을 말씀드리는 게...”“됐어, 세헌이 성격 몰라? 너 그 꼴로 걔 손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 강의건이 말했다. “이렇게 된 이상 다시는 그런 일 하지 마. 알았어?”“어르신, 안심하셔도 됩니다. 절대 다음 번은 없습니다.” 전 집사는 맹세했다.“참, 송연아 찾았어?” 송연아가 납치당한 사실을 그도 알고 있었다.전 집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일이 매우 수상쩍습니다. 흔적도 남지 않아 저도 누가 그랬는지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세헌이 한 짓 아니야?”전 집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도련님이 아직 송연아에게 호감을 갖고 계신 것 같지만, 과연 송연아가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한다는데도 그것을 막을까요?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그들이 결혼한 지 불과 1년 남짓밖에 안 됐고 중간에 송연아가 몇 달 동안 사라졌으니 정이 들더라도 그렇게 깊지는 않았을 거야.” 강의건은 짐작했다.“그렇습니다. 도련님이 어떤 분인지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렇게 이성적인 사람이 한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