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161 - 챕터 170

1265 챕터

제161화

송연아는 무언가에 옥죄인 듯 가슴이 답답하고 숨을 쉴 수가 없었다.“설마 싫다고 하려는 건 아니지?”강의건은 그녀의 안색이 어두운 걸 보더니 말을 이었다.“너 그럼 근본도 없는 잡종이 세헌이를 아빠라고 부르길 원하는 거야? 말이 된다고 생각해? 세헌이가 받아들일 것 같아? 내가 받아들일 것 같냐고?!”송연아는 확실히 주도면밀하게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한 가지 일을 소홀히 했다.강세헌은 강씨 일가의 상속자라 재산이 어마어마하다.이런 대가족일수록 혈연관계에 대해 더 까다로운 법이다.강세헌이 전혀 신경 안 쓴다고 해도, 친자식처럼 대한다고 해도 강의건이 이 상황을 지켜보기만 하겠는가? 제 손주가 강씨 일가와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는 아이를 키우는 걸 어찌 용납할 수 있겠냐는 말이다!평범한 가정이면 몰라도 강씨 일가는 재벌 가문이다.황제의 자리를 물려받는 정도는 아니어도 부자들의 상속권 전쟁을 소홀히 할 순 없다.송연아는 생각이 너무 짧았다.자신과 강세헌만 고려할 뿐 수많은 외부적인 요소를 신경 쓰지 못했다.게다가 아이가 이런 환경에서 성장하면 얼마나 큰 마음의 상처를 받을까...‘찬이 생각은 전혀 못 하고 나만 신경 썼어. 찬이에게 안일한 환경을 제공해줘야 해. 이렇게 복잡한 가정환경에 처하게 하는 게 아니라.’“떠날게요.”송연아는 고개를 들고 말했다.강의건은 그녀의 태도에 흡족한 듯 대답했다.“그렇게 말해주니 나도 더는 난처하게 안 할게. 너랑 세헌의 혼인신고서는 내가 해준 거니까 파기하는 것도 내가 알아서 해.”“할아버지 분부대로 할게요.”송연아는 고개를 푹 숙였다.“저를 도와 저희 엄마를 구해주셨는데... 믿음에 보답해드리지 못했어요...”“그만해. 일이 이 지경으로 됐는데 그런 말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 그 아이 더는 우리 집안에서 보고 싶지 않아. 그리고 또 한 가지 네가 도와야 할 게 있어.”강의건이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송연아가 먼저 잘못했으니 그녀가 당연히 도와줘야 한다고 여겼다.“말씀하세요.”송연아는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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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우유 먹이고 달래서 재웠어. 지금도 자.”안이슬이 대답했다. 지금은 송연아가 더 안쓰러웠다. 좀 전에 강의건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는데 그가 괜히 송연아를 괴롭힌 게 아닌지 걱정됐다.송연아는 고개를 내저었다.“우리 먼저 가요.”“어딜 가?”안이슬이 물었다.사실 송연아도 어디 갈지 몰랐다...일단은 찬이를 데리고 무작정 여길 떠나야 한다.안이슬이 그녀를 도왔다.“연아 너 진짜 괜찮아?”송연아의 안색이 너무 어두웠다.“내가 일을 너무 많이 그르친 것 같아요...”그녀는 고개를 푹 숙였다. 강의건의 등장으로 그녀는 많은 걸 깨달았다.사랑에 눈이 멀어 강세헌과 함께할 생각만 했을 뿐 찬이의 존재가 두 사람에게 가져올 타격은 아예 뒷전이었다. 강세헌의 집안 배경이 워낙 복잡하여 피 한 방울 안 섞인 아이는 아예 끼어들 수 없다.송연아도 찬이가 서러움을 당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하지만 찬이를 강씨 일가에 들이면 아이는 무조건 서러움을 당한다!“네가 무슨 일을 그르쳤는데?”안이슬이 물었다.“찬이를 이 집에 들이는 게 아니었어요. 회장님은 오늘 저를 많이 참아주셨어요. 아마도 돌아가신 저희 할아버지를 생각해서 그러신 것 같아요. 그게 아니면 나랑 찬이 진작 이 집에서 쫓겨났을 거예요.”그녀가 생각이 짧았을 뿐 회장님은 틀린 것 하나 없었다.안이슬은 한숨을 내쉬었다. 송연아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그저 손 내밀어 그녀의 어깨를 다독여주었다.“나 괜찮아요.”송연아는 잘 알고 있다. 모든 건 그녀의 잘못이니 회장님이 그런 요구를 제안했을 뿐이다.‘내가 생각이 짧았어!’송연아는 일단 환경 좋은 호텔에 묵기로 했다.안이슬이 그녀를 도와 짐 정리를 했다.“호텔에서 지내는 것도 하루 이틀이야. 앞으로 어디서 지낼지 잘 생각해봐!”어른은 괜찮지만 찬이가 너무 어려 거처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없다.“장례식 마치거든 집 사서 엄마랑 찬이랑 함께 지낼 거예요.”송연아는 침대 머리맡에 앉아 찬이를 내려다보았다.“찬이 낳은 이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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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우린 아직 이혼하지 않았어. 자격 없는 건 너야.”한혜숙은 전혀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반박했는데 이에 백수연은 말문이 턱 막혔다!송태범과 결혼하지 못해서 아무런 명분이 없는 게 바로 백수연의 가장 큰 고통이다.그 사실을 한혜숙에게 들으니 송연아가 건드렸을 때보다 더 화났고 송예걸이 다친 것까지 생각하자 꾹 참았던 울화가 한순간 폭발해버렸다. 백수연은 한혜숙의 뺨을 내리치려 했는데 송연아가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아빠 빈소에서 막무가내로 굴지 말아요!”백수연은 고개 돌려 송연아를 보더니 눈알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아주 쌍으로 들이대네. 네 아빠 아플 땐 한 번도 찾아오지 않더니 죽으니까 재산이라도 나눠 가지려고? 똑똑히 들어, 송씨 집안의 재산은 전부 예걸의 몫이야!”그녀는 곧이어 표독스러운 눈길로 쏘아붙였다.“송연아, 네가 내 아들 다치게 했어. 너 절대 가만 안 둬!”송연아는 그녀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아 아예 한쪽 옆으로 패대기쳤다.“적당히 해요!”모든 일은 장례식을 마친 후에 해결해야 한다.백수연은 홀로 송연아와 한혜숙 두 사람을 감당할 수 없기에 마지못해 참았다.그녀는 또다시 제 아들이 생각났다. 송예걸이 있었다면 그녀도 한혜숙 모녀를 두려워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한혜숙은 백수연 같은 인간을 상대하고 싶지 않아 송연아를 끌고 한쪽 옆으로 가서 나지막이 물었다.“넌 왜 왔어? 찬이는?”“이슬 선배한테 맡겼어요...”“연아야.”송연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혜숙이 불쑥 가로챘다.송연아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왜요, 엄마?”한혜숙의 시선이 줄곧 그녀 뒤를 향했다. 송연아는 엄마의 시선을 따라 뒤돌아보니 강세헌이 가까운 곳에 서 있었다.그녀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여긴 왜 왔어요?”강세헌이 대답했다.“너 보러 왔어.”한혜숙은 딸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여긴 엄마가 있으니까 얼른 가봐.”송연아는 알겠다고 대답한 뒤 이제 막 걸어가려는데 강세헌이 이쪽으로 다가오며 말했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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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변호사가 내용을 채 읽기도 전에 안달이 난 백수연이 덥석 가로채 갔다. 그녀는 초조하게 서류를 열고 내용을 읽어보았다. 송씨 집안의 전 재산을 물려받을 설렘과 기대에 가득 차 있었는데...읽을수록 그녀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결국 그녀는 사색이 되었다.“아니야, 말도 안 돼. 태범 씨 나한테 이럴 수 없어. 이건 가짜야, 가짜라고!”그녀는 미친 듯이 서류를 찢었다.변호사는 그녀를 말리지 않았다. 원본이 아닌 복사본이라 찢어도 아무 상관이 없으니까.“다들 한패가 되어 날 해칠 셈이지?!”그녀는 두 눈을 부릅뜨고 변호사와 한혜숙, 그리고 송연아까지 째려봤다.“너희 둘, 분명 너희 둘이 수작 부린 거야!”송연아는 백수연과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아 변호사에게 유언장을 읽으라고 했다!이대로 가만히 있을 백수연이 아니었다. 보다 못한 송예걸이 엄마를 말리며 말했다.“엄마, 최 변호사님은 아빠가 생전에 가장 신뢰하시던 분이야. 거짓말할 리가 없다고. 엄마 제발 그만해.”“예걸아, 난 네 엄마야...”“알아, 내 엄마란 걸. 지금 이렇게 난리 친다고 해결되는 게 있어?”송예걸이 되물었다.백수연은 말문이 턱 막혔다.그녀는 마지못해 변호사가 읽는 유언장의 내용을 들었다.“저는 송태범 씨의 의뢰를 받아 이 유언장을 발표합니다. 송태범 씨는 다음과 같이 재산을 분배했습니다. 송씨 일가의 저택, 펀드, 예금은 아내 한혜숙에게 전부 물려주며 회사는 송연아 씨와 송예걸 씨에게 맡기기로 했습니다...”여기까지 읽은 변호사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여기 특수 사항이 하나 있는데 송연아 씨의 허락 없이 송예걸 씨는 회사의 그 어떤 사무에도 간섭할 수 없습니다. 회사의 모든 업무를 송연아 씨가 전적으로 책임질 것입니다. 말인즉슨 회사의 지분을 송예걸 씨도 절반 차지하지만 발언권이 없습니다. 발언권을 줄지 말지는 온전히 송연아 씨에게 달렸습니다.”송에걸은 이 말을 듣고도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분노와 원망이 전혀 없이 그저 무덤덤하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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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송연아는 곧이어 한혜숙에게 말했다.“가요, 엄마.”한혜숙은 송연아와 함께 송씨 일가에서 나왔다.송태범이 죽으니 송씨 일가도 매우 처량했다.“네 아빠가 편지에 뭐라고 썼어?”한혜숙이 궁금한 듯 물었다.그녀는 진작 묻고 싶었지만 방금 백수연 모자가 방에 있어 말을 아꼈다.송연아가 대답했다.“예걸이를 나한테 맡길 거래.”한혜숙이 쓴웃음을 지었다.“네 아빠 대체 무슨 생각이야? 예걸이를 너한테 맡겨? 네가 무조건 받아들일 거라고 확신이라도 한 거야? 설사 네가 원한대도 내가 허락 못 해.”송예걸은 어릴 때부터 백수연의 손 밑에서 커왔기에 보고 배운 게 그녀뿐이라 인품이 어디 가지 못할 것이다.“그래서 날 위로하느라고 백수연이 날 해치려던 증거를 찾아주셨어.”송연아도 송태범이 너무 매정하다고 느껴졌다.백수연은 젊은 나이에 그와 함께 지내며 명분 없이 아들까지 낳아줬는데 결국 아무것도 물려주지 않는다니.실로 비참할 따름이었다.세상에서 가장 야속한 게 사람 마음이었던가.한혜숙은 깨달았다.“네 아빠는 일부러 너를 화풀이하게 했어. 이래야만 네가 예걸이를 받아들일 테니까.”송연아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엄마의 말이 일리가 있어 보였다.“엄마는 아빠를 사랑한 적 있어?”딸의 물음에 한혜숙은 입술을 앙다물었다!그녀는 한참 침묵한 후에야 입을 열었는데 약간 실망스러운 말투였다.“당연히 사랑했겠지. 안 그러면 결혼할 리도 없잖아. 밖에 여자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혼하지 않았어. 실은 네 아빠한테 조금이라도 기대를 품었던 거야.”“아빠가 미워?”“다 죽은 마당에 밉고 말고가 뭐가 중요해. 내가 죽다 살아나니 많은 걸 깨달았어.”한혜숙은 지금 훨씬 활달해졌다.전에 분명 원망도 하고 미워도 했겠지만 정작 남편이 죽으니 과거를 깨끗이 청산했다.최 변호사는 업무 효율이 엄청 빨랐다. 짧디짧은 며칠 사이로 백수연의 일을 모두 끝마쳤다. 그녀가 사람을 해친 증거도 있고 이미 모든 걸 내려놓은지라 일 처리가 더 깔끔하고 신속하게 진행됐다.송씨 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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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그녀는 재빨리 시선을 거두어 피하려고 했다.그런데 이때 임지훈이 말했다.“강 대표님 오셨는데 가서 인사하실래요?”그의 목소리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강세헌이 고개를 돌리자 송연아는 숨을 곳이 없어 그의 시선을 마주하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임 비서님한테 볼 일이 있어서 왔어요.”“무슨 일인데?”강세훈이 물었다.사실 강세헌은 마음속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물었다.목적은 그녀가 어떻게 대답할지 보기 위해서였다.송태범의 장례식이 있던 지난 며칠 동안 그녀는 바쁘다는 이유로 빌라에 자주 돌아가지 않았고, 강세헌도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송연아가 거리를 두는 것처럼 느껴졌다.“별일 아니에요.”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강세헌은 아무런 내색하지 않고 말했다.“날 따라와.”그렇게 말한 후 그는 자신의 사무실로 걸어갔다.송연아가 제자리에서 머뭇거리며 따라가지 않자, 임지훈은 그녀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낮은 목소리로 주의를 주었다.“지금 강 대표님께서 연아 씨한테 잘해준다고 해서 화가 안 나는 건 아니시니까 사무실에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송연아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알아요. 그런데 저분은 해고되지 않았나요? 왜 아직 회사에 있죠?”송연아가 물었다.임지훈은 고개를 들어 이지안을 힐끗 쳐다보더니 대답했다.“해고된 건 맞는데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강 대표님께서 다시 일자리를 마련해 주셨어요. 지금은 홍보부 직원으로 일하고 있고 방금은 서류를 전달하러 온 것뿐이에요.”임지훈도 그 점이 의아했다.강세헌은 분명히 송연아에게만 관심이 있다.그는 이지안을 싫어한다.그런데 또 갑자기 일자리를 마련해 줬다.지금 임지훈은 강세헌이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었다.혹시 강세헌이 이지안에게 관심이 생긴 걸까?송연아는 웃으며 물었다.“세헌 씨의 행동이 이상하지 않나요?”임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재빨리 반응하여 다시 고개를 저었다.“강 대표님은 그런 사람이 아니시니까 오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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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비즈니스에 대해 잘 몰라서 조언을 구하려고 임지훈을 찾아온 게 아니야?”강세헌의 목소리는 낮게 눌려 차분한 듯 들렸지만 사실은 은근히 격앙되어 있었다!송연아는 그의 시선에 뻔뻔하게 맞섰다.“제가 당분간 저희 아빠 회사를 맡게 되었어요. 전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회사 경영에 전혀 경험이 없어요. 그래서 임 비서님 도움을 받으러 온 거고요. 세헌 씨가 바쁠 것 같아서 귀찮게 하지 않으려고 찾지 않은 거예요...”“그래?”강세헌의 목구멍에서 코웃음이 흘러나왔다.“말해봐, 또 무슨 일 있어!”송연아가 웃으며 말했다.“아무 일도 없어요...”“계속 숨길래?”강세헌이 그녀의 말을 잘랐다.“할아버지가 불러서 무슨 말을 한 거 아니야?”송연아 얼굴의 미소는 더 이상 유지되지 못하고 서서히 무너졌다.“너더러 나를 떠나라고 했어?”강세헌이 물었다.송연아가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다.“아니요.”“그럼 요즘 왜 나한테 그렇게 차갑게 대했어?”그는 추궁하듯이 질문을 던졌다.송연아는 갑자기 고개를 들고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왜냐하면 내가 감히...”‘당신을 좋아하기 때문에 깊게 빠질까 봐 두려워요.’“감히 뭐?”강세헌은 앞으로 나아갔고 송연아는 즉시 뒤로 물러났다. 그녀가 피할수록 강세헌이 더 가까이 다가왔다.송연아는 강세헌을 쳐다보지 못하고 말했다.“난 아직 다른 볼 일이 있어요...”강세헌은 이 시점에서도 그녀가 자신에게 정직하게 사실을 털어놓지 않는 것에 화가 나서 그녀를 문으로 밀쳤다. 쾅! 그녀의 뒤통수가 문짝에 부딪혔고 머리가 윙윙거렸다!고통으로 인해 의식이 흐릿해졌다!강세헌은 불도저처럼 가까이 와서 그녀의 턱을 움켜쥐고 힘껏 입에 키스했다!아프다!송연아가 느낀 것은 아픔뿐이었다.키스라고 하기엔 깨무는 것에 가까웠다.강세헌은 난폭했고 그녀를 점유하려는 듯이 요구했다.송연아는 저항하지 않았고 저항할 수도 없었다.그녀는 그의 분노를 묵묵히 견디고 있었다.하지만 강세헌은 점점 더 무자비해졌고, 셔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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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임 비서님은 세헌 씨 옆에 오래 계셨으니 세헌 씨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아시겠죠? 저한테 알려주시면 안 돼요?”이지안은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임지훈은 경계했다.그녀는 “강 대표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그의 이름을 불렀다.“강 대표님께서는 이미 결혼하셨고 아시다시피 방금 전에 보셨던 송연아 씨가 대표님의 부인이세요. 강 대표님이 좋아하시는 음식은 왜 묻는 거예요?”임지훈은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 이지안이 이렇게 묻자마자 그는 이지안이 무슨 의도를 품고 있는지 알아챘다.그는 말할 때 일부러 “강 대표님”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그녀에게 여기서 일하는 이상 자신의 신분을 확실히 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키려고 하는듯했다.그리고 선을 넘지 말라고!이지안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저는 그저...”“일하러 왔으면 본분에 충실하게 일만 해요. 문제 일으키지 말고요. 여자는 자중할 줄 알아야죠. 유부남을 탐내지 말아요!”임지훈은 경고하듯 말했다.말을 마치고 그는 돌아서서 걸어 나갔다!이지안의 안색은 몇 번이나 바뀌었고 순진하고 무해했던 표정은 사라지고 임지훈을 노려보고 있었다.그녀는 그가 쓸데없이 참견하고 있다고 느꼈다.그는 단지 강세헌의 비서일 뿐인데 자신에게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나?그녀는 몸 옆에 늘어뜨리고 있던 두 손을 꽉 쥐었다.강세헌의 부인이 되고 싶은 욕망은 더욱 강해졌다.이지안은 임지훈이 자신을 정중하게 “사모님”이라고 부르기를 원했다!회사에서 나온 임지훈은 차를 운전하고 송경 그룹으로 갔다.송연아는 사무실에 앉아 책상 위에 쌓인 서류 더미를 읽었지만 이해를 못 했다. 그녀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용어가 많았다.송연아는 이 분야의 지식을 접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녀가 당황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들어오라고 말했다.비서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말했다.“송 대표님,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임지훈인 것을 확인한 송연아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들어오라 하고 먼저 나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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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송연아 씨, 어르신께서 부탁하신 일은 전혀 진척이 없네요? 오늘 도련님을 만나러 회사까지 가셨다고 들었는데요?”임지훈이 떠난 후 전 집사는 송연아를 부르는 호칭마저 바꿨다.송연아가 말했다.“세헌 씨를 찾으러 간 게 아니라 임지훈 씨를 찾으러 갔어요...”“누구를 찾으러 가셨는지는 중요하지 않지만 어르신께서 시키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잖아요!”전 집사는 매우 직설적으로 말했다.“송연아 씨가 제대로 일 처리를 하지 못하니까 이제 어르신께서 직접 나서실 거예요. 송연아 씨는 도련님을 그쪽으로 유인하는 것을 도와주기만 하면 임무를 완수한 셈이에요.”“어디로 유인해야 하는 거죠?”“랭턴 호텔의 로얄 스위트룸으로요.”전 집사가 말했다.송연아는 자신이 들은 것을 믿을 수 없었다. 강의건 어르신은 강세헌과 이지안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몰 생각인 걸까?“왜요, 싫어요?”전 집사가 물었다.송연아는 확실히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좋아하는 남자를 다른 여자의 침대로 보내라고?“어르신과 약속한 것을 잊은 거예요?”전 집사는 갑자기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내가 잊고 말하지 않은 게 있는데, 어르신께서는 이미 송연아 씨와 도련님의 이혼 증명서를 다 준비해 놓으셨어요. 송연아 씨가 먼저 배은망덕하게 어르신의 믿음을 저버린 것이니 어르신을 탓하지 마세요. 이제는 정신을 차리고 더 이상 어르신의 신뢰를 깨지 않았으면 좋겠네요.”송연아는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돈이 귀신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었다.애초에 강세헌이 결혼을 거부했을 때 강의건은 대신 혼인신고를 할 수 있었다.이제 강세헌은 이혼을 원하지 않는데, 강의건은 당사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이혼 증명서를 받을 수 있었다.돈도 많고 권력도 있는 사람은 역시 달랐다.“알았어요.”송연아는 자신이 신뢰를 깨뜨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어르신께서는 송연아 씨가 약속을 지키길 바라고 있...”전 집사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송연아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녀가 전화를 받자 건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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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송연아가 걸어 들어왔다.“강 대표님.”강세헌은 그 호칭을 듣자마자 순식간에 표정이 굳어버렸다.이때 송연아는 그의 기분에 신경 쓸 컨디션이 아니었고, 그의 가라앉은 안색을 눈치채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입을 열었다.“오늘 밤, 시간 있어요?”강세헌은 뒤로 의자에 몸을 기대어 무심하게 물었다.“무슨 일이야?”“호텔 방을 예약했어요.”송연아는 몸 옆에 늘어뜨린 손을 꽉 쥐었다가 풀고 다시 꽉 쥐었다가 풀면서 반복했다. 몇 번 하고 나서야 차분하게 말을 할 수 있었다.“랭턴 호텔에 로얄 스위트룸...”“송연아.”그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강세헌이 끼어들었다.“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그는 가슴이 뛰는 것을 억누르며 냉담한 태도로 말했다.송연아가 먼저 적극적으로 그에게 다가가는데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다만 체면 때문에 그녀의 앞에서 내색하지 않았을 뿐이었다.송연아가 물었다.“오늘 시간 안 되는 거죠?”“시간 있어.”그는 너무 빨리 대답했고, 그 단어는 그 순간 그의 기분을 폭로했다.송연아는 그가 바쁘다고 말해주기를 바랐다.그러나 동시에 그가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할까 봐 두려웠다.만약 그가 가기 싫다고 하면 임무를 완성하지 못하게 되고 아이가 위험해지면 어쩌지?그녀의 마음은 갈등과 고통에 휩싸였다.“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일 보세요.”그녀가 돌아선 후 강세헌은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가면서 말했다.“같이 가.”송연아는 고개를 숙였다.“네가 먼저 적극적으로 날 찾아와 놓고선 아직도 쑥스러워?”강세헌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어차피 그는 송연아 앞에서는 못난 모습을 보인다.그녀가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면 강세헌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녀에게 맞춰줄 수 있었다.“언제부터 그렇게 마음을 열었어?”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송연아가 이렇게 솔직하게 다가온 적은 없었다.그녀가 순수하고 내성적이든, 정열적이고 거침이 없든, 그는 그녀가 어떤 모습이든 좋아했다.그녀가 송연아라는 이유만으로 그의 마음을 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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