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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531 - 챕터 540

1335 챕터

제531화

“현관 캐비닛에 있어요. 폐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해요.”성도윤이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는데 연기 대상을 받아도 될 정도로 사람의 마음을 간드러지게 하는 불쌍한 연기를 선보였다.차설아는 현관 캐비닛에서 알코올, 연고 등 여러 가지 약이 들어 있는 약상자를 발견했다. 그녀는 소파에 다시 돌아왔다.완벽에 가까운 얼굴과 보일 듯 말 듯 한 근육 라인, 그리고 차가운 분위기를 보인 남자에게 자꾸만 눈이 갔다. 아니, 눈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먼저 옷 벗어.”차설아는 마치 경험이 많은 바람둥이처럼 남자를 내려다보며 명령했다.‘이렇게 거침없이 말한다고?’성도윤은 오히려 부끄러워 두 손으로 가슴팍을 가로막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옷은 왜 벗어요? 지금 이런 꼴로 무슨 일을 하기는 불편할 거예요... 물론 당신이 굳이 요구한다면 저도 잘 협조할게요.”차설아는 얼굴을 붉히더니 어금니를 깨물며 말했다.“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옷을 벗으라고 한 건 너에게 약을 발라주기 위해서야. 옷을 벗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너 약 발라줘?”그의 흰 셔츠는 이미 채찍으로 찢어져 있었고, 얼룩덜룩한 붉은 핏자국은 마치 매혹적인 꽃처럼 그를 더 돋보이게 했다. 차설아는 밤새 그의 얼굴을 감상하고 싶은 지경이었다.하지만 약을 바르기 위해 옷은 벗어야 했으니.“그래요...”성도윤의 목소리에는 실망이 담겨 있었다.그는 방금 차설아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할 각오를 했는데... 결국 약을 바르는 거였다니?‘하지만 괜찮아, 앞으로 시간은 많이 남았으니까. 내가 고생해서 만든 완벽한 몸이 차설아를 언젠간 홀리겠지!’성도윤은 기다란 손가락으로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섹시한 쇄골부터 튼실한 가슴팍, 그리고 초콜릿 복근까지, 하나하나씩 드러났다...차설아는 마치 신이 만들어낸 완벽한 예술작품을 보듯 성도윤의 몸을 뚫어지게 살펴봤다.그러더니 갑자기 복숭아처럼 얼굴이 불그스름해졌는데 차가운 그녀의 얼굴에서 귀여움이 엿보였다.‘쯧쯧, 몸매가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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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성도윤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제가 겉으로는 바에서 노래나 하는 바람둥이처럼 보이지만 사실 1급 자격증이 있는 심리상담사예요. 심리상담, 심리치유, 재건심리학, 그리고 최면술을 잘해요. 친구분께서 당신에게 안 좋은 일들이 일어나 기분이 우울하다고 하셨는데 제가 당신을 도와주길 바랐어요. 혹시 저를 믿는다면 제가 도와줄게요.”“1급 자격증이 있는 심리상담사라고?”차설아는 의외이기도 하면서 어색한 마음이 들었다.눈앞의 녀석이 온전히 얼굴로만 돈을 버는 줄 알았으니 말이다.“그게 무슨 표정이에요?”성도윤이 웃으면서 부드러운 손길로 그녀의 얼굴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헤치며 감미롭고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저 못 믿으시는 거예요? 아니면 실망스러운 거예요? 사실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당신의 몸도 치유할 수 있는데요, 필요하다면요.”“아니, 필요 없어. 고마워.”차설아는 얼굴이 빨개진 채 남자의 몸을 확 밀어내고는 자리에 곧게 앉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연히 너를 믿지 못하는 거지. 네가 온밤 동안 이상한 말을 하고 있는데 심리상담사일 리가 있겠어?”1급 자격증은 심리상담사 자격증 중에서도 최고급의 자격증이었다. 탄탄한 전문지식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공감 능력과 상황판별 능력이 필요한데 겨우 얼굴로 돈을 버는 사람이 어떻게 그 자격증을 딸 수 있단 말인가?“믿지 못하시겠으면 한 번 실험을 해볼까요? 제가 거짓말을 했는지?”“무슨 실험?”“혹시 그림 심리테스트 들어봤어요?”“들어보긴 했지만... 그냥 흰 종이에 집, 나무, 사람 그리는 거 아니야?”“맞아요.”성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림을 다 그리시면 제가 분석을 시작할게요. 만약 제 분석이 맞는다면 저 믿으실 수 있겠죠?”차설아는 심리 테스트가 나름 재밌어 보여 흔쾌히 동의했다.“그래, 한 번 그려보지 뭐. 네가 심리상담사인지 아닌지도 곧 알게 될 거야.”성도윤은 색연필과 종이를 찾아내고는 차설아에게 건네면서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한 번 그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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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차설아가 입꼬리를 씩 끌어올렸다.‘녀석, 연기하기는, 어떻게 지어내는지 한 번 보겠어!’“친구분이 하신 말, 사실인가 보네요. 많은 감정을 마음속에 억누르고 있어 거의 감당하지 못해낼 지경이에요. 계속 이러다간 위험해요. 우울증의 증조가 보이고 있다고요...”“뭐래? 나 지금 밥 잘 먹고, 잠 잘 자는데 왜 우울증이 와?”“말로는 저를 속일 수 있지만 그림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성도윤이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사람들이 집을 그릴 때는 보통 굴뚝을 그려요. 굴뚝이 없다고 해도 문이나 창문을 그리는데... 그것들은 출구를 상징하죠. 하지만 당신이 그린 집은 네모나요. 문도 없고 창문도 없어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에요. 그만큼 당신이 지금 자신을 꽁꽁 싸매고 다른 사람에게 진심을 보여주고 있지 않다는 걸 말해주죠...”“...”차설아는 주먹을 꼭 쥐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래도 좀 볼 줄 아네?’차설아는 애써 털털한 척, 괜찮은 척, 즐거운 척 연기했지만 사실 많은 감정들을 마음속에 숨기고만 있고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으려고 하지 않았다.“집 옆의 나무는 곧게 서 있어요. 뿌리는 깊고요. 그만큼 당신은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다는 걸 설명해요. 그래서 가족에 대한 정도 깊고, 가족에게 보답을 하고 싶어 해요... 나무에 열매가 맺혔으니 당신은 결과를 아주 중요시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아마 어떤 것이 당신 마음속의 집착이 되었을 거예요, 그 결과를 바라고 있고요.”“...”차설아는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뭐야? 좀 하는 게 아니라 완전 고수 아니야? 내 상황을 정확하게 맞혔잖아.’성도윤이 분석을 계속했다.“문 앞에 남자, 여자, 그리고 아이를 그렸는데 강해 보이는 겉모습 아래 부드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세계를 정복하기보다는 온전하고 원만한 가족을 원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게 부끄럽게 느껴져 세 사람을 작게 그린 거예요, 당신의 마음에서 가장 갈망하는 걸 억누르려고 애쓰고 있는 것 같아요.”차설아는 한숨을 깊게 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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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하지만 차설아는 결국 거절했다.“나중에 해, 오늘은 너무 피곤하니까 집으로 가서 휴식할래.”차설아는 택이가 1급 심리상담사인 건 믿었지만 그녀는 결국 자신의 마음을 감추기로 했다. 그녀는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묵힐지언정, 직면하려고 하지 않았다...성도윤은 그녀를 강요하지 않았지만 그런 그녀가 너무 안쓰러웠다.차설아가 자신의 ‘죽음’ 때문에 괴로워하는지는 몰랐지만, 그녀는 절대 겉으로 드러난 것처럼 털털하고 유쾌하진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사람들이 원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차설아는 양파처럼 자신을 겹겹이 쌓았다.“그동안 많이 힘들었죠?”성도윤이 무겁고도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차설아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솔직하게 말했다.“그래, 많이 힘들었지.”이곳에는 그녀와 아무 상관이 없는 택이만 있을 뿐이었다. 가족도 원수도 없었으니 그녀는 더는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우울한 척하는 건 홀가분하고 부담이 없었지만 애써 즐거운 척하는 건... 정말 너무나도 힘들고 피곤했다.성도윤은 그녀를 안아주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괜찮아요, 한잠 푹 자면 모든 게 괜찮아질 거예요.”그는 1급 심리상담사일 뿐만 아니라 훌륭한 최면술사이기도 했다.은은한 향기와 성도윤의 부드러운 속삭임에 차설아는 부드러운 소파에 누운 채 깊은 잠에 빠졌다...이튿날 아침, 햇살과 새소리와 함께 차설아는 잠에서 깨어났다.그녀는 만족스러운 듯이 기지개를 켰는데 몸도 마음도 너무나 상쾌했다.전에 전문가로부터 최면술을 받은 후 수면의 질이 평소 열흘 동안의 수면의 질과 맞먹는다고 들었는데, 차설아는 그 말이 헛소리라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지금 와서 보니 전문가의 말은 역시 정확했다.택이의 최면술 덕분에 그녀는 정신이 개운했다.소파 옆의 테이블 위에는 전처럼 해바라기꽃과 쪽지 한 장이 놓여 있었다.“좋은 아침이에요, 나의 여신님. 고난은 결국 지나갈 것입니다. 당신은 이 모든 걸 이겨내고 승승장구할 것입니다-당신의 해어화로부터.”차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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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얘가 뭐라는 거야? 그냥 잠만 잤다고, 편안하게. 그래서 지금 엄청 개운해.”차설아가 말하고는 품에 안은 해바라기꽃을 유리병 안에 꽂았다.노란색 해바라기꽃은 햇빛 아래서 은은한 향기를 풍겼다. 화려하지도 단조롭지도 않았는데 딱 맞춤하게 아름다웠다.“택이가 겉보기와는 다르게 1급 심리상담사일 줄은 몰랐어. 그림 하나로 날 정확히 분석하더라고. 그리고 최면술도 할 줄 알았어. 택이랑 같이 있으면 마음이 평화롭고 편안해.”이때 부드러운 판다 인형을 끌어안은 원이가 침실 문을 열고는 졸린 눈으로 걸어 나왔다.“엄마, 드디어 오셨어요. 경윤 이모가 그러는데 어제 엄마가 일이 바빠 야근했다면서요. 고생하셨어요...”녀석이 차설아를 확 끌어안더니 애늙은이처럼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어젯밤에 엄마를 위한 남편감을 열심히 골랐으니 이제 곧 엄마를 돌볼 사람이 생길 거예요. 그러면 엄마도 그렇게 힘들지 않을 거예요.”진지한 모습의 녀석이 차설아는 귀엽기만 했다.그녀도 똑같이 원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고마워. 마침 엄마도 어제 원이를 위해 괜찮은 유치원을 골랐거든. 오늘 바로 가보자.”“...”원이는 말문이 막혔다.차설아는 농담 삼아 한 말이 아니었다. 그녀는 정말로 원이와 달이를 위해 유치원을 몇 군데 골랐다.마침 오늘 날씨도 좋고 주말이기도 해서 그녀는 원이를 데리고 유치원을 하나하나씩 둘러보고, 또 원이더러 마음에 드는 유치원을 선택하라고 할 계획이었다.차설아의 선택은 몬테리 유치원이었다.이 유치원은 설립된 지 몇 년 안 됐지만 교사 수준이 높고 환경이 훌륭할 뿐만 아니라 입학 수속도 간단해 이민 온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유치원이었다.차설아는 원이와 달이의 국적을 북유럽의 어느 작은 나라로 만들었기에 그들도 이민한 외국인에 속했고, 이런 국제 사립 유치원에 다닐 수밖에 없었다.게다가 외국인 학생 위주인 국제 유치원에서는 지인을 만날 확률이 아주 낮았고, 자연스럽게 번거로운 일이 생길 확률도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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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차설아가 뒤돌아보니 뜻밖에도 그녀의 전 시누이, 성도윤의 사촌 여동생 소이서였다.소이서는 어려서부터 곱게 자란 재벌가 아가씨로, 차설아를 처음 봤을 때부터 눈엣가시로 여기며 늘 아니꼽게 보았었다.차설아가 이혼한 후부터는 그녀의 못된 성질을 받아주지 않고 여러 번 혼을 낸 후로 그제야 좀 잠잠해졌었다.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4년 만에 이곳에서 마주칠 줄이야!“진짜 너였어? 설마 했는데!”소이서는 화려한 옷차림이었다. 샤넬 세트에, 몇억은 호가하는 핑크색 에르메스 가방, 그리고 베이지 색 하이힐은 지방시의 한정판이었다. 마치 전 세계 사람들에게 ‘나 돈 있어.’라고 여과 없이 보여주려는 것 같았다.차설아는 그녀를 한 번 훑어보고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불과 4년 만에, 이제 겨우 20대 후반인 소이서는 이미 젊음의 생기를 잃고, 전형적인 부잣집 귀부인의 까칠하고 도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차설아가 해안을 떠나던 해에 소이서는 해주시의 부유한 상인과 결혼했다고 한다.혼전 임신이라 시부모님들은 그녀를 반가워하지 않았고, 아이가 분만실에서 나오자마자 친자 검사를 의뢰했다고 한다.이것은 한 여자에게 큰 수치였다.요 몇 년 동안 소이서의 귀부인 생활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처럼 화려하지 않은 것이 틀림없다.소이서의 옆에는 원이와 비슷한 나이 또래의 꼬마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옷차림은 원이와 완전히 달랐다.어린 나이에, 온몸을 명품으로 치장하고, 머리카락은 번지르르하고 턱은 높이 치켜들고 있었다. 안하무인의 모습은 소이서와 똑 닮아 보였다.소이서도 원이를 훑어보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였다.원이가 성도윤의 어린 시절과 너무 똑같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 아이 설마...”소이서가 막 질문을 하려 하자, 명품으로 치장한 꼬마가 비웃음을 터뜨렸다.“엄마, 이 두 사람 거지처럼 옷을 입었어요. 이 꼴로 몬테리 유치원에 오다니! 원장님한테 말해서 당장 쫓아내세요!”“준혁아, 버릇없게 굴면 안 돼. 이 이모는 엄마의 오랜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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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나를 혼내 줄 능력은 있고? 앞으로 다시 한번 까불면 절대 이 정도로 안 넘어가!”차설아는 위에서 차갑고 독한 표정으로 내려다보았다. 간담이 서늘해지는 모습에 소이서는 금세 꼬리를 내렸고, 낭패하게 땅바닥에 엎드려 잠자코 있었다.‘4년 만에 만났는데, 차설아는 왜 더 오만하고 독해졌어?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 아니면 외도를 저지른 남자가 엄청난 사람인가?’“나쁜 여자, 감히 우리 엄마를 괴롭히다니! 물어 죽여버리겠어!”소이서의 아들은 차설아의 팔을 움켜잡고 입을 벌려 물었다.“우리 엄마 내려놔! 이 미친개야!”원이도 당연히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정색하더니 흑기사처럼 나서서 소이서의 아들을 땅바닥에 밀어버리고는 여세를 몰아 그의 몸 위에 올라탔다.“감히 우리 엄마를 물어? 내가 그 이빨을 다 뽑아버리겠어!”“흑흑흑, 엄마, 엄마 살려주세요!”소이서의 아들은 놀라서 엉엉 울며 도움을 요청했다.하지만, 지금 소이서는 차설아의 발에 의해 밟혀있는 상태라 감히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지켜보던 학부모와 학생은 점점 많아졌고 너도나도 한마디씩 했다.“쯧쯧. 어쩜 이런 사나운 모자가 다 있어?”“이런 학생과 학부모는 절대 몬테리에 올 수 없어! 우리 아이가 괴롭힘을 당할지도 몰라!”이때 면접실의 원장은 바깥의 인기척을 듣고 차가운 얼굴로 나왔다.“무슨 일이죠?”원장은 중년 여성으로, 아주 엄격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딱 보아도 보통 여자가 아니었다.차설아는 침착하게 용모를 다듬고, 한쪽에 있는 원이를 향해 말했다.“원아, 원장님께 인사드려야지?”원이는 그제야 소이서의 아들을 놓아주고,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해바라기처럼 귀엽고 찬란한 웃음을 지었다.“원장님, 안녕하세요.”‘너무 예쁘고 귀여워!’원장은 원이를 보자마자 속으로 참지 못하고 감탄했다.10년 넘게 유치원을 운영하면서 예쁘고 귀여운 아이를 많이 만나보았지만, 지금 눈앞의 아이는 단연코 최고였다.흑진주 같은 동글한 눈, 곧게 뻗은 오똑한 콧날, 어렴풋하게 보이는 입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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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원이는 겉으로는 원장에게 옳고 그름을 묻고 있지만 실제로는 원장을 자기편으로 만들려는 속셈이었다.사랑하는 어머니의 손이 물렸으니 절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반드시 잘잘못을 따져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만들어야 했다.원장은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목청을 가다듬고 진지하게 자신의 태도를 밝혔다.“원아, 어찌 된 일인지 원장님이 알았어. 엄마를 보호하려는 건 당연히 맞고, 용감한 행동이야. 하지만 보호하는 방식이 너무 충동적이고 폭력적이었어. 원장님 생각에는 너무 감정적이었다고 봐. 어쨌든 준혁이와 똑같은 잘못을 저지른 거야. 안 그래?”“원장님 말씀이 맞아요. 원이가 잘못했어요.”원이는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고, 소이서의 아들을 향해 말했다.“동생아, 미안해. 형이 방금 너를 미는 게 아니었어. 형이 사과할게.”잘못을 제때 깨우칠 줄 알고 사과도 할 줄 아는 원이의 모습에 원장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주변 학부모들도 방금까지의 편견을 버리고 혀를 내둘렀다.하지만 소이서의 아들은 눈물 콧물 범벅으로,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손에 든 가방을 원이에게 던지며 억지를 부렸다.“감히 날 괴롭혀? 아빠한테 말해서 널 때려죽이라고 할 거야! 우리 아빠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데! 널 반으로 찢어버리고도 남을 사람이야!”“원아, 조심해.”손 빠른 차설아가 원이를 자신의 뒤로 끌어당겼기에 원이는 날아오는 책가방을 피할 수 있었다.지켜보던 학부모들도 놀라서 자신의 아이들을 뒤로 끌어당겨 보호했다.“저 아이 정신이 이상한 거 아니야? 어유, 놀라라!”“아주 말을 안 듣는 아이네. 애 엄마가 아이를 어떻게 가르쳤기에 저렇게 교양이 없어?”소이서는 자신의 아들이 좀 창피하게 느껴졌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준혁아, 조용히 해.”차설아는 여세를 몰아 먼저 자세를 낮추더니 소이서를 향해 말했다.“방금 우리 서로 잘한 건 없어. 원이가 사과했으니 나도 너와 네 아이에게 정중하게 사과할게. 앞으로 두 아이는 같은 반 친구로 지내야 할 텐데 우리 사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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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당신...”체면이 제대로 구겨진 소이서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내가 못할 것 같아? 남편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나랑 아들이 밖에서 이런 대우를 받은 걸 알면,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차설아는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게 사랑받고 있다면, 어디 한번 오라고 해봐.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기에 네가 미쳐 날뛰는지 내 눈으로 봐야겠어.”“흥, 후회하지 마. 기다려!”일이 이렇게 된 이상, 소이서는 어쩔 수 없이 남편 장시혁에게 전화를 걸어 애교를 떨며 말했다.“여보, 누가 나랑 준혁이를 괴롭히고 있어요. 빨리 와줘요!”바람둥이 남편 장시혁은 늘 소이서를 안중에 두지 않았다. 오늘 마침 근처에서 미팅이 있었고, 아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소리에 죽일 듯이 달려왔다.얼마 지나지 않아, 벤츠 한 대가 학교에 들어섰고, 덩치가 큰 남자가 내렸다. 이 사람이 바로 해주에서 손꼽히는 부유한 상인 장시혁이었다.“누가 내 아들을 괴롭혀! 죽으려고 환장했지! 어느 놈이야, 당장 나와!”장시혁은 사납게 소리쳤다.구경하던 학부모와 학생들은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까 봐 연신 뒷걸음질 쳤다.장시혁의 가문은 확실히 재력이 탄탄하고, 사업을 하는 방식도 거칠어서 누구도 감히 밉보일 용기가 없었다.장시혁의 아들 장준혁은 자신의 든든한 백이 오자 금세 턱을 쳐들고 뛰어가 교활하게 말했다.“아빠, 드디어 오셨어요? 나랑 엄마가 나쁜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했어요. 반드시 우리 대신 저 두 사람을 혼내줘요. 때려죽이라고요!”소이서도 훌쩍이며 말했다.“여보, 방금 저 꼬마가 우리 준혁이 위에 올라타서 준혁이를 때렸어요. 얼마나 불쌍했다고요... 오늘 저 두 사람을 단단히 혼내지 않으면 장씨 가문의 체면이 서겠어요?”“저 꼬맹이가?”장시혁은 원이를 가리키며 거만하게 말했다.“너 어느 댁 아들이야? 아버지가 누구야?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감히 장시혁의 아들을 건드려!”담력이 뛰어난 원이는 조금도 겁내지 않고 또박또박 말했다.“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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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모두들 멍해졌다. 특히 소이서는 눈치 없이 장시혁을 끌어당기며 소리쳤다.“여보, 대체 뭐 하는 거예요? 저랑 준혁이를 위해 복수를 해야지 무릎을 꿇고 있으면 어떡해요? 차설아는 그저 몰락한 가문의 딸이고 도윤이 오빠를 배신해서 집에서 쫓겨났어요. 이렇게 부도덕한 인간에게 무릎을 꿇다니! 사람들 보기 창피하지도 않아요?”“창피라니!”장시혁은 화가 치밀어 올라 소이서의 뺨을 후려쳤다.“당신이 뭘 알아? 애초에 성이란 선생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우리 가문은 진작에 멸망했을 거야... 당신이랑 준혁이가 먹고 입는 것, 당신 손에 들려있는 그 명품 가방, 준혁이가 신고 있는 신발들 모두 성씨 가문 덕분에 누릴 수 있는 거야. 감히 우리 가문의 은인에게 무례하게 굴면, 절대 용서하지 않아!”소이서는 맞아서 빨갛게 부어오른 뺨을 감싸 쥐고 억울해하며 반박했다.“말도 안 돼요. 해주시의 성씨 가문은 진작 몰락했어요. 가문 전체가 몰살당해서 목숨을 부지하기도 어려운데 어떻게 장씨 가문을 도와요? 장씨 가문이 지금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건 전부 가문의 노력으로 얻은 것이지 성씨 가문이랑 뭔 상관이에요? 그리고 그분의 손녀딸이면 또 뭐요? 무릎까지 꿇을 필요 있어요?”소이서는 장시혁과 결혼한 이후로 성격을 많이 굽히고 살았었다. 부유한 장씨 가문에서 재벌가 사모님 생활을 하며 남편의 말을 곧잘 들었고 반항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차설아에게 무릎을 꿇고 있는 장시혁을 보자 그녀는 체면이 구겨졌고, 처음으로 남편과 맞서 싸우고 있었다.“미련한 년! 감히 내 은인에게 무례하게 굴어? 당장 무릎 꿇어!”장시혁은 소이서에게 명령했다.“싫어요!”소이서는 주먹을 불끈 쥐고 이를 악물었다.“차설아에게 무릎을 꿇으라니, 차라리 날 죽여요!”“그래? 그럼 당장 이혼해!”장시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고, 눈을 붉히며 소리쳤다.“당신...”소이서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그녀는 당연히 이혼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이혼하지 않으려면 차설아에게 무릎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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