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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521 - 챕터 530

1335 챕터

제521화

차설아는 카페를 떠난 후 혼자 차를 운전하며 무작정 이 도시를 돌아다녔다.아무리 성진이 미친놈이고, 하는 말이 믿을 수 없다고 하지만 차설아는 괜히 기분이 우울해졌다.그리고 4년 전 성도현이 도대체 왜 죽었는지, 사고로 죽었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에 해코지를 당해 죽었는지 차설아도 궁금해지기 시작했다.만약 다른 사람에 해코지를 당했다면 가해자는 누군지, 성도윤은 도대체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도 알 길이 없었다.차설아는 성도현 총살 사건의 상세한 정보를 알아내려면 뉴욕 경찰의 파일 시스템을 해킹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그 생각에 차설아는 방향을 돌리고 곧바로 아파트로 돌아갔다.아파트 안에서.배경윤은 잠시 일이 있어서 밖에 나갔고, 집에는 원이 혼자 있었다.녀석은 지난번에 혼난 뒤로 많이 얌전했다. 차설아의 허락 없이는 다시는 함부로 여기저기 다니지 못했다.너무 심심한 나머지 원이는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또 차설아의 컴퓨터를 켜더니 테트리스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집에 돌아온 차설아가 얌전히 혼자 놀고 있는 원이를 발견하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원이, 엄마 왔어. 엄마가 뭘 가져왔는지 한번 봐볼래?”손에 정교한 포장 박스를 들고 있는 차설아는 활짝 웃으며 컴퓨터 앞에서 열심히 스크린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원이를 향해 말했다.“엄마, 잠깐만요. 제가 일 끝내고 다시 얘기하죠.”원이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그리고 미간을 잔뜩 구겼는데 꽤 엄숙한 얼굴을 보였다.차설아가 웃음을 터뜨리며 물었다.“녀석, 게임하고 애니메이션 보는 것 외에 네가 무슨 할 일이 있다고 그래?”차설아가 말하고는 정교한 포장 박스를 열었다. 그 안에는 딸기 케익이 들어 있었는데 원이가 가장 좋아하는 케이크였다.차설아는 녀석이 냄새만 맡고도 반갑게 달려올 줄 알았는데 녀석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컴퓨터에만 푹 빠져 차설아는 한숨을 푹 쉬었다.‘쯧쯧, 원이가 점점 게임에 빠지고 있는 것 같은데 방법을 좀 생각해야겠어!’“너 유치원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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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차설아는 눈앞의 모든 것을 믿을 수가 없어 야단법석을 쳤다.“그럴 리가 없는데. 2진법 암호키 시스템은 너한테 가르쳐준 적도 없잖아. 도대체 어떻게 해킹한 거야? 그리고 역추적 코드 추가했어? 우리 IP 노출하면 안 돼, 아니면...”“쉿!”원이는 질문 폭주하는 차설아의 말을 끊어버렸다.“책 보고 혼자 배웠어요. 이미 90% 완성되었어요, 곧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엄마는 그만 떠들어요, 아니면 나 생각하는 데 방해된단 말이에요.”“...”차설아는 갑자기 깊은숨을 들이마시더니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저번에 70% 완성하는 데도 한참이 걸렸으니 말이다.만약 원이가 이번에 정말 파일을 해킹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녀는 원이를 ‘사부’로 모실 수도 있었다.장장 10여 분간의 정적이 흘렀고, 차설아는 프로그래스 바가 90%에서부터 95%, 그리고 99.9%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지켜봤다.그리고 마지막 ‘띵’ 소리와 함께 원이는 시스템을 100% 해킹하는 데 성공했다!“장하다, 우리 원이. 너 정말 최고야! 너무 대단하잖아!”차설아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아이의 얼굴에 마구 뽀뽀하기 시작했다.‘유전자가 신기하긴 해. 내가 해킹 천재라고 한다면, 원이는 나를 뛰어넘는 그 이상의 존재잖아. 글로벌 해킹 대회의 대상을 휩쓰는 사람은 나랑 바람을 제외하고 이제 원이도 있겠네.’“뭐 어려운 것도 아닌데요!”원이는 덤덤한 얼굴로 말하고는 또 물었다.“엄마, 제가 대단하다고 하셨잖아요. 그래도 저 유치원에 가야 해요?”차설아는 바로 엄숙한 얼굴을 보이더니 진지하게 말했다.“당연히 가야지. 유치원 가서 다른 애들이랑 같이 공부를 해야지.”“그런데 엄마는 제가 대단하다고 하셨잖아요. 걔들이 배우는 건 이미 알고 있단 말이에요. 그러면 유치원에 가도 시간 낭비 아니에요?”“다 알고 있는 거 확실해?”“당연하죠, 얼마나 쉬운 건데!”차설아가 목을 가다듬더니 원이에게 말했다.“그러면 엄마에게 동요를 불러보거니 손가락 댄스를 춰볼래?”원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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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3화

“그게...”차설아는 말문이 막혔다.성도윤은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엄밀히 따지고 보면 그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다만 매정하고 이기적일 뿐이지.자기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차가운 사람이지만 아무도 해치지 않았고, 설사 상처를 입은 사람이 있다고 해도 스스로 자초한 것이지 성도윤의 탓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만약 성도현의 죽음이 정말 그와 연관이 있다면, 그럼 당연히 그를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차설아는 파일 시스템에서 단서를 찾으려고 했지만 성도현 총살 사건의 CCTV 영상은 이미 4년 전에 소거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게다가 경찰 쪽 기록에 따르면 그 영상을 소거한 사람은 다름 아닌 총살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성도윤이었다!“이상하네!”차설아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성도현의 사인을 알 수 있는 CCTV 영상이 유일한 목격자에 의해 소거되다니, 그러면 이 사건이 우연으로 일어난 것인지, 아니면 인위적으로 일어난 것인지 모두 성도윤이 어떻게 어떻게 말하는 데에 달리지 않았는가.게다가 성도현은 죽기 전에 귀국하고 성대 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물려받을 참이었다.그런데 그가 갑작스럽게 죽는 바람에 그 후계자 자리는 자연스럽게 성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인 성도윤에게로 넘어갔다.‘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잖아.’성도현이 죽은 후 성씨 가문은 대량의 인력과 물력을 동원하고서야 겨우 이 소식을 잠재웠다.그 어떤 언론에서도 감히 이 소식을 보도하지 못했고, 감히 이의를 제기하는 언론은 더더욱 없었다. 조금이라도 일이 커질 기미가 보인다면 성대 그룹은 모두 알아서 ‘해결’했다.해안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언론보도를 지향한다. 그런데 성씨 가문에서 후계자인 성도현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이렇게도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아 하니 성도윤 때문이 아니라면 무엇 때문이겠는가?하지만 이제 성도윤도 죽었고, 증거가 없어 도대체 그가 좋은 사람인지 아니면 나쁜 사람인지 검증할 방법도 없었다.“어휴, 짜증 나!”차설아는 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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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내가 어떻게 너한테 화를 내겠어? 화를 내도 그 철이 없는 손주 녀석에게 내겠지...”성주혁이 여기까지 말하고는 슬프면서도 답답한 듯한 마음으로 말했다.“이렇게 좋은 아내를 몇 년 동안이나 찾아 못 냈으니 정말 쓸모없군. 우리 성씨 가문을 쪽팔리게나 하고.”차설아는 성주혁이 덤덤한 얼굴로 성도윤을 혼내고 있는 것을 보자 아마 그는 아직 성도윤에게 변고가 생긴 걸 모르는 눈치인 것 같아 조심스럽게 물었다.“할아버지, 혹시... 요새 무슨 소식을 듣지 못하셨어요?”“무슨 소식?”성주혁이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느긋하게 물었다.“내 못난 손주 녀석이 세상을 떴다는 소식? 아니면 성대 그룹의 주인이 곧 바뀔 거라는 소식?”“그게...”차설아는 어색한 마음에 고개를 푹 숙였다.보아하니 성주혁은 모든 걸 알고 있었다.그런데 왜 여전히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성주혁은 차설아의 마음을 알아챘는지 깊게 한숨을 쉬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늙어서 많은 일에 관여할 수 없어. 사람은 각자 운명을 타고난 거야. 받아들이지 못해도 받아들여야 한다고.”성주혁에게 성도현 총살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물어보려고 했는데, 지금 그 물음을 물어보면 어르신의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격이 되니 차설아는 고민 끝에 끝내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설아야, 그동안 어디에 가 있었어? 잘 지냈어?”성주혁이 차설아를 살피며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네, 외국에 몇 년 동안 있었어요. 잘 지냈어요.”“그래 보이네. 사람이 훨씬 기운이 넘쳐 보인단 말이야. 역시 도윤이 녀석과의 결혼 생활은 많이 힘들었는가 보네. 그때 잘 이혼했어, 아주 좋은 선택이야.”성주혁이 말하고는 한숨을 푹 쉬며 유감스러운 얼굴을 보였다.“아쉽게도 두 사람은 결혼 4년이 넘도록 아들딸을 낳지 않았으니 이 늙은이는 많이 속상하단다...”성주혁은 갑자기 눈을 반짝이더니 전보다 기운이 넘치는 얼굴로 차설아를 바라보며 물었다.“설아야, 여기 남도 없으니까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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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화

“사고가 맞는지 아닌지는 우리도 잘 몰라, 유일한 목격자가 도윤이었거든. 도윤이가 사고라면 사고인 거지... 이미 죽은 사람을 두고 그렇게 많이 따지고 싶지 않아.”성주혁의 의미심장한 말에 차설아는 머리가 복잡했다.“그럼 혹시 사건 현장에 목격자인 도윤 씨를 제외하고 이 모든 걸 담은 CCTV 영상이 있었다는 건 알고 있어요? 그 CCTV 영상은 도윤 씨에게 소거되었어요. 이 일이 이상하지 않으세요?”성주혁은 이미 이 일을 알고 있다는 듯이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지. 두 형제가 어려서부터 워낙 친하게 지냈어. 특히 도윤이는 자기 형을 좋아해서 형의 꼬리처럼 어딜 가나 따라갔거든. 자기 형을 아주 신처럼 생각한 모양이야. 자기가 그렇게 좋아하던 사람이 비참한 방식으로 죽었으니 도윤이에겐 그 영상은 아주 고통스러운 존재였을 거야. 자기 형의 신성한 이미지를 파괴하는 영상을 남겨두는 건 도현이에게 굴욕을 안겨줄 거라고 생각했기에 도윤이는 그 영상을 소거했겠지. 뭐가 이상해?”성주혁의 말은 그럴듯하게 들렸지만 차설아를 설득할 수는 없었다.“그때 성대 그룹의 후계자가 도현 오빠였다면서요? 그런데 하필 그 자리를 이어받으려고 귀국할 때 사고가 생겼고, 그 후계자 자리는 자연스럽게 유일한 목격자인 도윤 씨의 손에 넘어가게 되었죠. 두 사건 사이에 정말 수상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차설아는 격분해서 말했다.이 일의 진실은 그녀에게 너무나도 중요했기 때문이다.차설아는 자기가 미친 듯이 사랑했던 남자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심지어 자기 친형까지 죽이는 쓰레기가 아니길 바랐다.“수상한 점?”성주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설마 도현이의 죽음이 도윤이와 연관 있다는 거야? 아니면 도현이가 도윤이에게 살해되었다는 말이야?”“...”차설아는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고개를 푹 숙였다.한 번의 우연이면 몰라도 많은 우연이 겹치게 되니 차설아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성도윤을 오해하기 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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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흥, 너야말로 어리석은 거 같은데?”성주혁이 분노의 목소리로 말했다.“설아는 이미 널 좋게 생각하고 있지 않아. 그런데 이제 와서 죽는 척을 한다고.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두 사람 점점 멀어지더니 이제 와서 이 사달을 내고. 이제 어떻게 설아의 마음을 되돌릴지 지켜보겠어.”성도윤이 말했다.“제가 알아서 잘 합니다. 어차피 제가 살아 있어도 차설아는 나를 극도로 싫어했어요. 차라리 다른 신분으로 옆에서 지켜주며 마음을 얻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말만 번지르르하게 해.”성주혁은 화난 나머지 가슴팍을 움켜쥐며 다시 성도윤을 혼냈다.“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이미 죽은 마당에 설아가 너를 위해 과부를 자처하겠어? 네가 무슨 계획을 하고 있든 빨리 설아에게 솔직하게 말해. 아니면 일이 점점 커질수록 수습하기 어려워질 거야. 만약 설아가 너한테 완전히 마음이 식고 다른 남자한테 덜컥 시집 가버리면 어떻게 해? 그때 가서 후회해도 늦었을 거라고!”성도윤의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단호하게 말했다.“절대 그럴 리가 없어요!”성도윤이 죽은 척 연기를 한 건 성대 그룹의 ‘암흑’ 세력들을 일망타진하기 위해서이다.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고, 이제 손을 쓸 타이밍만 기다리면 되었는데 방금 성주혁과 차설아의 말을 들으니 성도윤은 저도 모르게 마음이 급해 났다.이대로 계속하다가는 그와 차설아의 거리가 점점 멀어져 다시는 원래처럼 되돌아올 가능성이 없어질까 봐 걱정했다. 차설아는 지금 그를 형을 죽인 범인이라고도 생각하고 있었으니 말이다.하지만 성도윤은 너무 억울했다. 그때 CCTV 영상을 지운 것도 할아버지의 뜻으로 지운 거였다.“할아버지, 아직도 왜 형이 총을 맞은 영상을 지우라고 하셨는지 모르겠어요. 그때 범인도 끝까지 쫓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이걸 설아가 오해해서 저는 후계자 자리를 위해 형을 죽인 범인으로 되었다고요.”성도윤은 한숨을 푹 쉬었다.지금 그는 이미 ‘죽은’ 신분이다. 아무리 억울해도 차설아 앞에서 해명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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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화

“뭐라는 거야?”차설아는 신경 쓰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하지만 곧이어 배경윤도 전화를 걸어오고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언니, 지금 어디에 있어? 얼른 보이 바로 가봐. 늦으면 언니가 마음에 들어 하던 택이가 더럽혀질 거야.”“더럽혀진다고?”“그래, 아까 바에 있던 사람이 나한테 도움을 요청하더라고. 택이가 너무 인기 많아서 이미 어떤 여자 보스의 눈에 들었대. 2억 내고 방으로 데려가려고 했는데 택이가 당당하게 거절하고 자기는 이미 주인 있는 몸이라고 했대. 설아 언니를 위해 몸을 지켜야 한다며.”“뭐? 나를 위해 몸을 지킨다고?”차설아는 어이가 없었다.차설아와 택이는 겨우 하룻밤을 같이 보냈고 술김에 키스한 것뿐이었다.‘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나를 위해 몸을 지키겠다고 하니, 설마 내 돈을 뜯어내려고 이러는 건가?’“양쪽에서 싸움이 났대. 언니도 알다시피 바에는 잘생긴 남자들이 많지만 다 사회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애들이라고. 그 여자 보스가 깡패들을 불러 모은 모양이야. 택이가 아닌 바에서 일하는 잘생긴 남자들을 위해서라도 당장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배경윤이 흥분된 목소리로 차설아를 타일렀다.그녀는 마침 택이와 차설아를 어떻게 엮을지 고민하던 참에 이런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이었다. 이게 하늘이 준 인연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택이는 바에서 일하는 사람이라 어디 내놓긴 부끄럽지만 그래도 성도윤을 대신해 차설아의 기분을 풀어줄 수 있다면 그만이었다.지금 차설아는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었기에 그런 그녀를 ‘구하고’ 같이 ‘미친 짓’을 해줄 사람이 필요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차설아는 흥미를 보이지 않았는지 차가운 얼굴을 하며 대답했다.“도움을 요청하려면 경찰을 찾아야지, 나를 왜 찾아? 나 바쁘니까 일단 끊어!”“당연히 언니랑 상관있는 일이니까 찾지. 택이가 언니 때문에 그 여자 보스를 건드렸다잖아. 언니만을 위한 해어화가 악독한 아줌마에게 괴롭힘당하는 꼴을 꼭 봐야겠어?”“그 여자 보스, 풍채가 있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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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화

여자 보스가 그 말을 듣더니 벌컥 화를 냈다.“뻔뻔스러운 것. 꼭 내가 손을 써야 정신을 차리겠어? 저 녀석 끌어내!”그녀의 말에 택이의 두 팔은 검은 옷을 입은 두 사내에게 꽉 잡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여자 보스는 몸에 지닌 채찍을 꺼내고는 택이의 가슴팍을 향해 ‘짝’ 내리쳤다.남자의 흰 셔츠는 찢어졌고, 이내 피로 빨갛게 물들었다. 그의 잘생긴 얼굴과 차가운 분위기까지 더해져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이 아프게 했다.“다시 한번 물을게. 나랑 갈래? 가지 않을래?”“그분 아니면 어디도 안 가요!”“짝짝짝!”여자 보스는 또 그를 향해 채찍을 몇 번 휘둘렀다.보이 바의 사장과 직원들은 부들부들 떤 채 그저 옆에서 지켜보고 있을 뿐,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보이 바에 여자 보스의 부하들로 꽉 찼고, 택이를 위해 나선다는 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여자 보스가 다시 채찍을 택이의 몸에 내리치려 할 때, 그녀는 갑자기 팔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고개를 뒤로 돌려보니 차설아의 차가운 눈빛과 마주하게 되었다.“감히 내 사람도 건드리는 거야?”말을 마친 차설아는 채찍의 다른 끝을 꼭 잡고 힘껏 당겼다.100kg 넘은 여자 보스는 그대로 멀리 날아가 버렸다!주위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깊은숨을 들이마셨다.여리여리해 보이는 차설아에게 이 정도의 힘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놔!”차설아가 차가운 얼굴을 보이고는 택이의 두 팔을 잡고 있는 두 건장한 사내에게 명령했다.두 사내는 당연히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고, 오히려 그녀에게 손을 쓰려고 했는데 차설아는 바로 두 사람을 발로 세게 걷어찼다.차설아의 싸움 실력으로 이 사람들을 상대하는 건 보잘것없는 개미를 밟아 죽이는 것과도 같이 쉬웠다.깃털 가면을 쓴 남자는 깊은 눈망울을 반짝이더니 여유롭게 말했다.“당신이 날 구하러 올 줄 알고 있었어요.”왠지 모르게 차설아는 가면을 쓴 녀석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졌다. 차갑고 도도한 분위기가 ‘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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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차설아는 부하들을 이끌고 바를 떠난 여자 보스를 보고는 어안이 벙벙했다.‘뭐야? 나 농락하는 거야? 싸울 것처럼 하더니 왜 갑자기 가는 거야?’바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사장과 젊은 남자들이 차설아를 둘러싸더니 그녀를 우상 보듯 숭배의 눈빛으로 바라봤다. 당장이라도 그녀를 위해 무릎도 꿇을 수 있었다.“차설아 씨, 역시 여장부시네요, 실검에 떴던 동영상에서보다도 싸움을 잘하시는데요, 너무 멋있어요!”“차설아 씨, 앞으로 우리 바를 책임져 주세요. 저렇게 막 나가는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더 상대하기 어렵다니까요. 괴롭힘을 당했던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요!”바 사장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차설아에게 애원했다.“특히 우리 택이 말이에요. 워낙 잘생긴 얼굴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으니 개나 소나 다 넘보려고 해요. 오늘 그 여자 보스의 뒤를 봐주고 있는 세력이 대단해요. 차설아 씨가 아니었다면 우리 택이는...”차설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뒤에 서 있는 택이를 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어때? 버틸 수 있겠어?”“캑캑.”택이는 몸을 비틀거리더니 기침을 하면서 창백한 얼굴을 보이고는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다.“아직 버틸 수 있어요. 단지 오늘 그 손님의 미움을 샀으니까 나중에 반드시 저에게 복수하려 할 거예요. 오늘이야 별일 없이 여기를 떠날 수 있겠지만 내일 또 그 여자 손에 들어가게 되면 어떻게 해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네요!”남자가 말하고는 당장이라도 바닥에 쓰러질 기세였다.“조심해!”차설아는 재빠르게 그를 부축했다.택이는 차설아가 자신을 부축하자 갑자기 힘을 못 쓰더니 그대로 차설아의 어깨를 감싸고는 그녀의 몸에 찰싹 달라붙었다.옆에 서 있던 다른 잘생긴 남자들이 속삭였다.“역시 택이야. 이 와중에 꼬리 치고 있는 것 좀 봐. 정말 사람 마음을 잘 홀린다니까!”“택이가 뭘 잘못했겠어. 저렇게 예쁜 선을 가진 다리라면 나는 더 꽉 끌어안겠는걸?”바 사장도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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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먼저 상처부터 치료하는 게 좋겠어요.”차설아는 택이를 병원에 데려가려고 했지만 택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이 정도 상처로 병원으로 갈 것 없어요. 날 집에 데려다줘요, 며칠 누워있으면 괜찮아질 것이니.”차설아는 얼른 이 성가신 놈을 보내고 싶었다. 그러면 자기가 해야 할 일은 다 했으니 마음 놓고 떠날 수 있었다.“알겠어, 데려다줄게.”택이의 집은 바 근처에 있었는데 아파트 투룸이었다. 인테리어는 매혹적인 겉모습과는 달리 아늑하고 포근했다.“됐어, 집까지 데려다줬으니까 푹 쉬어. 시간이 늦었고, 나는 이만 갈게.”차설아는 그래도 선을 지키며 밖에 선 채 작별 인사를 건넸다.한밤중에 두 사람이 같이 있는 게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면 안 좋으니 말이다.훤칠한 택이는 차설아의 부축 없이 병약한 모습을 보이며 휘청거렸다.그는 또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왜요? 제가 잡아먹을까 봐 들어오지 못하는 거예요?”“그건 아니고!”차설아는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면서 남자를 샅샅이 훑어보고는 군침을 꿀꺽 삼켰다.“내가 주체하지 못하고 널 잡아먹을까 봐 겁이 나.”“...”가면에 가려진 남자의 잘생긴 얼굴은 순식간에 차가워졌고, 그의 얼굴색도 한껏 어두워졌다.그는 당연히 택이가 아닌 성질 나쁘고 소유욕이 강한 성도윤이었다.오늘 밤에 있었던 일은 모두 그의 자작극이었다.그는 택이의 신분으로 모두를 속였는데 합당한 이유로 뻔뻔스럽게 차설아의 옆을 독차지하려고 했다.바에서 일하는 남자로 차설아의 취향을 쉽게 만족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나도 수월하게 그녀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차설아, 이렇게 원칙 없는 여자였어? 이렇게 쉽게 걸려드는 거였어?’“괜찮아요, 저는 어차피 당신 거잖아요. 좋을 대로 저를 즐겨주세요, 저는 아무 불평도 하지 않을 거예요.”성도윤은 어금니를 꽉 깨물며 말했다.“그게...”그의 말은 차설아를 난감한 상황에 부닥치게 했다.차설아는 그저 택이에게 이 세상이 얼마나 무섭고 험악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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