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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내가 어떻게 너한테 화를 내겠어? 화를 내도 그 철이 없는 손주 녀석에게 내겠지...”

성주혁이 여기까지 말하고는 슬프면서도 답답한 듯한 마음으로 말했다.

“이렇게 좋은 아내를 몇 년 동안이나 찾아 못 냈으니 정말 쓸모없군. 우리 성씨 가문을 쪽팔리게나 하고.”

차설아는 성주혁이 덤덤한 얼굴로 성도윤을 혼내고 있는 것을 보자 아마 그는 아직 성도윤에게 변고가 생긴 걸 모르는 눈치인 것 같아 조심스럽게 물었다.

“할아버지, 혹시... 요새 무슨 소식을 듣지 못하셨어요?”

“무슨 소식?”

성주혁이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느긋하게 물었다.

“내 못난 손주 녀석이 세상을 떴다는 소식? 아니면 성대 그룹의 주인이 곧 바뀔 거라는 소식?”

“그게...”

차설아는 어색한 마음에 고개를 푹 숙였다.

보아하니 성주혁은 모든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 여전히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

성주혁은 차설아의 마음을 알아챘는지 깊게 한숨을 쉬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늙어서 많은 일에 관여할 수 없어. 사람은 각자 운명을 타고난 거야. 받아들이지 못해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성주혁에게 성도현 총살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물어보려고 했는데, 지금 그 물음을 물어보면 어르신의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격이 되니 차설아는 고민 끝에 끝내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설아야, 그동안 어디에 가 있었어? 잘 지냈어?”

성주혁이 차설아를 살피며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네, 외국에 몇 년 동안 있었어요. 잘 지냈어요.”

“그래 보이네. 사람이 훨씬 기운이 넘쳐 보인단 말이야. 역시 도윤이 녀석과의 결혼 생활은 많이 힘들었는가 보네. 그때 잘 이혼했어, 아주 좋은 선택이야.”

성주혁이 말하고는 한숨을 푹 쉬며 유감스러운 얼굴을 보였다.

“아쉽게도 두 사람은 결혼 4년이 넘도록 아들딸을 낳지 않았으니 이 늙은이는 많이 속상하단다...”

성주혁은 갑자기 눈을 반짝이더니 전보다 기운이 넘치는 얼굴로 차설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설아야, 여기 남도 없으니까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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