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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흥, 너야말로 어리석은 거 같은데?”

성주혁이 분노의 목소리로 말했다.

“설아는 이미 널 좋게 생각하고 있지 않아. 그런데 이제 와서 죽는 척을 한다고.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두 사람 점점 멀어지더니 이제 와서 이 사달을 내고. 이제 어떻게 설아의 마음을 되돌릴지 지켜보겠어.”

성도윤이 말했다.

“제가 알아서 잘 합니다. 어차피 제가 살아 있어도 차설아는 나를 극도로 싫어했어요. 차라리 다른 신분으로 옆에서 지켜주며 마음을 얻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말만 번지르르하게 해.”

성주혁은 화난 나머지 가슴팍을 움켜쥐며 다시 성도윤을 혼냈다.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이미 죽은 마당에 설아가 너를 위해 과부를 자처하겠어? 네가 무슨 계획을 하고 있든 빨리 설아에게 솔직하게 말해. 아니면 일이 점점 커질수록 수습하기 어려워질 거야. 만약 설아가 너한테 완전히 마음이 식고 다른 남자한테 덜컥 시집 가버리면 어떻게 해? 그때 가서 후회해도 늦었을 거라고!”

성도윤의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단호하게 말했다.

“절대 그럴 리가 없어요!”

성도윤이 죽은 척 연기를 한 건 성대 그룹의 ‘암흑’ 세력들을 일망타진하기 위해서이다.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고, 이제 손을 쓸 타이밍만 기다리면 되었는데 방금 성주혁과 차설아의 말을 들으니 성도윤은 저도 모르게 마음이 급해 났다.

이대로 계속하다가는 그와 차설아의 거리가 점점 멀어져 다시는 원래처럼 되돌아올 가능성이 없어질까 봐 걱정했다. 차설아는 지금 그를 형을 죽인 범인이라고도 생각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성도윤은 너무 억울했다. 그때 CCTV 영상을 지운 것도 할아버지의 뜻으로 지운 거였다.

“할아버지, 아직도 왜 형이 총을 맞은 영상을 지우라고 하셨는지 모르겠어요. 그때 범인도 끝까지 쫓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이걸 설아가 오해해서 저는 후계자 자리를 위해 형을 죽인 범인으로 되었다고요.”

성도윤은 한숨을 푹 쉬었다.

지금 그는 이미 ‘죽은’ 신분이다. 아무리 억울해도 차설아 앞에서 해명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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