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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먼저 상처부터 치료하는 게 좋겠어요.”

차설아는 택이를 병원에 데려가려고 했지만 택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 정도 상처로 병원으로 갈 것 없어요. 날 집에 데려다줘요, 며칠 누워있으면 괜찮아질 것이니.”

차설아는 얼른 이 성가신 놈을 보내고 싶었다. 그러면 자기가 해야 할 일은 다 했으니 마음 놓고 떠날 수 있었다.

“알겠어, 데려다줄게.”

택이의 집은 바 근처에 있었는데 아파트 투룸이었다. 인테리어는 매혹적인 겉모습과는 달리 아늑하고 포근했다.

“됐어, 집까지 데려다줬으니까 푹 쉬어. 시간이 늦었고, 나는 이만 갈게.”

차설아는 그래도 선을 지키며 밖에 선 채 작별 인사를 건넸다.

한밤중에 두 사람이 같이 있는 게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면 안 좋으니 말이다.

훤칠한 택이는 차설아의 부축 없이 병약한 모습을 보이며 휘청거렸다.

그는 또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왜요? 제가 잡아먹을까 봐 들어오지 못하는 거예요?”

“그건 아니고!”

차설아는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면서 남자를 샅샅이 훑어보고는 군침을 꿀꺽 삼켰다.

“내가 주체하지 못하고 널 잡아먹을까 봐 겁이 나.”

“...”

가면에 가려진 남자의 잘생긴 얼굴은 순식간에 차가워졌고, 그의 얼굴색도 한껏 어두워졌다.

그는 당연히 택이가 아닌 성질 나쁘고 소유욕이 강한 성도윤이었다.

오늘 밤에 있었던 일은 모두 그의 자작극이었다.

그는 택이의 신분으로 모두를 속였는데 합당한 이유로 뻔뻔스럽게 차설아의 옆을 독차지하려고 했다.

바에서 일하는 남자로 차설아의 취향을 쉽게 만족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나도 수월하게 그녀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차설아, 이렇게 원칙 없는 여자였어? 이렇게 쉽게 걸려드는 거였어?’

“괜찮아요, 저는 어차피 당신 거잖아요. 좋을 대로 저를 즐겨주세요, 저는 아무 불평도 하지 않을 거예요.”

성도윤은 어금니를 꽉 깨물며 말했다.

“그게...”

그의 말은 차설아를 난감한 상황에 부닥치게 했다.

차설아는 그저 택이에게 이 세상이 얼마나 무섭고 험악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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