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535화

“얘가 뭐라는 거야? 그냥 잠만 잤다고, 편안하게. 그래서 지금 엄청 개운해.”

차설아가 말하고는 품에 안은 해바라기꽃을 유리병 안에 꽂았다.

노란색 해바라기꽃은 햇빛 아래서 은은한 향기를 풍겼다. 화려하지도 단조롭지도 않았는데 딱 맞춤하게 아름다웠다.

“택이가 겉보기와는 다르게 1급 심리상담사일 줄은 몰랐어. 그림 하나로 날 정확히 분석하더라고. 그리고 최면술도 할 줄 알았어. 택이랑 같이 있으면 마음이 평화롭고 편안해.”

이때 부드러운 판다 인형을 끌어안은 원이가 침실 문을 열고는 졸린 눈으로 걸어 나왔다.

“엄마, 드디어 오셨어요. 경윤 이모가 그러는데 어제 엄마가 일이 바빠 야근했다면서요. 고생하셨어요...”

녀석이 차설아를 확 끌어안더니 애늙은이처럼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어젯밤에 엄마를 위한 남편감을 열심히 골랐으니 이제 곧 엄마를 돌볼 사람이 생길 거예요. 그러면 엄마도 그렇게 힘들지 않을 거예요.”

진지한 모습의 녀석이 차설아는 귀엽기만 했다.

그녀도 똑같이 원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고마워. 마침 엄마도 어제 원이를 위해 괜찮은 유치원을 골랐거든. 오늘 바로 가보자.”

“...”

원이는 말문이 막혔다.

차설아는 농담 삼아 한 말이 아니었다. 그녀는 정말로 원이와 달이를 위해 유치원을 몇 군데 골랐다.

마침 오늘 날씨도 좋고 주말이기도 해서 그녀는 원이를 데리고 유치원을 하나하나씩 둘러보고, 또 원이더러 마음에 드는 유치원을 선택하라고 할 계획이었다.

차설아의 선택은 몬테리 유치원이었다.

이 유치원은 설립된 지 몇 년 안 됐지만 교사 수준이 높고 환경이 훌륭할 뿐만 아니라 입학 수속도 간단해 이민 온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유치원이었다.

차설아는 원이와 달이의 국적을 북유럽의 어느 작은 나라로 만들었기에 그들도 이민한 외국인에 속했고, 이런 국제 사립 유치원에 다닐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외국인 학생 위주인 국제 유치원에서는 지인을 만날 확률이 아주 낮았고, 자연스럽게 번거로운 일이 생길 확률도 낮았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