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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551 - 챕터 560

1297 챕터

제551화

‘X발, 이거 완전 답 없는 상황 아니야. 방법이 많아 보이지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잖아!’“어휴, 어휴, 어휴!”차설아는 머리를 긁적였는데 미쳐버릴 지경이었다.“엄마, 무슨 속상한 일 있어요?”원이가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한숨을 푹 쉬고 있는 차설아를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봤다.“아니야, 엄마 엄청 기뻐. 천사 같은 너랑 달이가 있는데 엄마는 기뻐도 모자랄 판에 왜 속상해하겠어?”차설아는 입꼬리를 끌어올리더니 햇살 같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엄마, 거짓말하지 마세요. 지금 억지로 웃고 계시잖아요. 거짓말하는 게 너무 티가 나요, 눈도 계속 끔뻑거리면서. 제가 세 살짜리 애도 아니고, 벌써 네 살 반, 거의 다섯 살이 다 되어간다고요. 제가 그렇게 우스워 보이나요?”“어, 그게...”차설아는 제 발 저린 도둑처럼 미소가 굳어졌다.하긴, 원이가 워낙 똑똑하기에 차설아가 서투른 연기를 선보이니 바로 원이에게 들통날 것이다. 그래서 차설아는 더는 연기하지 않고 원이에게 솔직하게 말했다.“원이야, 엄마에게 요즘 조금 까다로운 일이 생긴 건 맞아. 그 일을 해결하기 위해 잠시 해바라기 섬을 팔아야 할 것 같은데, 너랑 달이는 동의할 수 있어?”해바라기 섬을 파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그녀 또한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해바라기 섬을 팔기 전에 그녀는 아이들의 허락을 구해야 했다.“당연히 동의할 수 없죠.”원이가 주저하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해바라기 섬은 우리 집이에요, 우리의 즐거운 추억이 있는 곳인데 당연히 팔면 안 되죠.”“하긴!”차설아는 이마를 ‘탁’ 치더니 의자에 확 누웠다.그녀는 맑은 두 눈으로 하얀 천장을 보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엄마가 생각이 짧았네. 엄마 원망하지 마. 해바라기 섬은 절대 팔지 않을 거야. 다른 방법을 더 생각해 볼게.”원이는 차설아의 팔을 잡고는 지체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엄마, 돈이 필요해요? 얼마나 해결하기 쉬운 일이에요. 제가 아는 사람이 있는데 돈이 엄청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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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무슨 일인데? 왜 이렇게 숨을 헐떡여? 숨 고르고 천천히 말해.”차설아는 미간을 구기며 자리에서 일어서고는 너무 흥분한 바람에 몸을 비틀거리는 배경윤을 부축했다.“오빠, 오빠에게 일이 생겼어!”얼굴이 창백해진 배경윤은 깊은숨을 들이쉬더니 말을 더듬었다.“전에... 전에 천신 그룹의 적자를 막기 위해 오빠가 흥신은행에서 대출을 받았거든. 담보물이 바로 부성 그룹의 지분이었어. 원래 상환 기간 전에 아무도 모르게 돈을 갚으면 되는데 이 일이 아빠 귀에 들어간 거야...”배경윤의 팔을 잡고 있던 차설아의 손에 힘이 조금 더 들어갔다.그녀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물었다.“그래서 어떻게 됐어?”“우리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언니도 알잖아. 화가 나면 가족도 안중에 없어. 우리 배씨 가문이 워낙 그레이존 사업으로 자수성가했잖아. 아빠가 지금 옛날에 조직에서 사용했던 방법으로 오빠에게 벌을 주고 있어. 오빠... 오빠 지금 거의 맞아 죽고 있어!”배경윤은 눈물을 흘리며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다.“언니, 방법 생각해서 우리 오빠 구해주면 안 돼? 아니면 오빠가 정말 죽을 수도 있어!”“그만 울고. 지금 경수가 어디에 있는데? 내가 바로 찾으러 갈게.”차설아는 배경윤을 위로해 주며 출발하려고 준비하기 시작했다.그녀는 배성준과 만난 적이 없었지만 그가 고지식하고 고집불통일 뿐만 아니라 수완이 있는 분이라는 건 잘 알고 있었다.배경수는 배성준이 학수고대한 아들로서 줄곧 그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그래서 배경수는 부성 그룹의 확실한 후계자였고, 부성 그룹에서도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주였다.그런데 배경수가 말도 없이 지분을 담보로 갖다 썼을 뿐만 아니라 겨우 작은 하이 테크의 적자를 막기 위해서 썼으니, 배씨 가문의 가주인 배성준도 화가 났을 뿐만 아니라 배씨 가문과 아무 상관이 없는 차설아조차도 화가 났다!“배경수가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했대? 아무리 나를 믿고 천신 그룹을 믿는다고 해도 부성 그룹의 미래를 걸지 말았어야지. 만약 우리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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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여보, 더 때리면 안 돼요. 우리 경수 당신한테 맞아 죽겠어요...”강혜정은 울면서 아들을 꼭 끌어안더니 눈물을 흘리면서 배성준에게 빌었다.“경수는 당신의 유일한 아들이잖아요. 이대로 때려죽이면 배씨 가문의 가업은 누구에게 맡길 거예요?”“엄마, 그 말 참 듣기 불편하네요!”배씨 가문 셋째 딸인 배경림이 눈을 부라리더니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우리는 뭐 배씨 가문 사람이 아니에요? 엄마가 길바닥에서 주워 온 애들이냐고요. 경수가 없다고 우리 배씨 가문의 대가 끊겨요?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남녀 차별을 하세요.”“경림이 말이 맞아.”배성준이 씩씩거리며 말했다.“나 배성준의 자식이 얘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이놈을 때려죽여도 딸이 여섯이나 있어. 딸들이 다 이 패가망신하는 놈보다는 낫지. 특히 우리 경림이, 내가 그동안 맡긴 업무를 얼마나 잘 해내고 있어. 내가 마음 놓고 우리 배씨 가문의 가업을 맡길 수 있을 정도라고!”배경림이 입꼬리를 씩 끌어올리더니 거실에 무릎 꿇고 있는 배경수를 향해 말했다.“경수야, 그때 돈을 받아 천신 그룹을 설립한 것도 여자를 꼬시려고 그런 거잖아. 그때 네가 곧 흥미 잃을 줄 알았는데 천신 그룹에 점점 더 많은 돈을 투자할 줄 누가 알았겠어? 네가 배씨 가문의 돈을 다 성도윤이 갖고 놀다가 질려서 이혼한 여자에게 갖다 바쳤잖아. 그래서 결국 네가 얻은 게 뭔데? 성도윤과 이혼한 여자가 너에게 고마워했어? 너랑 연애를 해준다고 했어? 잘 보이려고 몇 년 동안 고생했는데 뭘 얻었는데? 지금 네가 거의 맞아 죽고 있는데 그 여자가 눈곱만큼이라도 신경을 써?”배경수는 주먹을 불끈 쥐더니 벌게진 눈으로 배경림을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누나, 말은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보스는 내 목숨을 살려줬던 은인이야. 내 마음속의 신이라고. 계속 그런 보스에 대해 함부로 말한다면 아무리 누나라고 해도 난 안 봐줘.”그 말을 들은 배성준은 벌컥 역정을 냈다.“이놈의 자식, 진짜 마가 씐 거야? 나 배성준이 너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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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어머, 이게 무슨 일이래. 우리 아들을 제대로 홀려 정신줄을 놓게 만든 여자가 드디어 나타났구먼?”배성준은 차설아를 위아래로 훑어봤는데 마치 상품을 훑어보듯 눈빛이 매서웠다. 그러고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 말 진심이야? 정말 이 패가망신한 놈을 구하기 위해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어?”차설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저는 큰소리만 떵떵 치는 사람이 아닙니다.”“좋아, 그래도 양심은 있구먼.”차설아가 마음에 들었는지, 아니면 경멸하는 마음이 들었는지, 그녀를 바라보는 배성준의 눈빛이 복잡해졌고, 이어서 그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얼굴이 예쁘긴 하네, 우리 아들이 그렇게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이유가 있었네...”바닥에서 무릎 꿇고 있던 배경수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보스, 나 상관하지 말고 얼른 여길 떠나. 아빠가 나를 아끼기 때문에 아무리 화가 나도 나를 죽이진 않으실 거야. 하지만 보스는 달라. 우리 아빠는 여색을 좋아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단 말이야. 보스한테 변태적인 일을 저지를 수도 있어!”배성준은 소문이 자자한 바람둥이였다. 일곱 명의 자녀 외에 그의 혼외자식은 수두룩했고, 많은 여자들을 울리기도 했다.배경수는 그런 아빠의 본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차설아가 걱정되는 것이었다.하지만 차설아는 아주 덤덤했고, 심지어 씩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변태는 많이 만나봤지. 한 사람 더 만나봤자 뭐 어떻게 되겠어?”그녀도 배성준에 관한 소문을 일찍부터 들은 바가 있었지만 자기에게까지 그런 변태적인 짓을 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닥쳐!”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배성준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특히 어릴 때부터 예뻐했던 배경수가 여자에게 모든 걸 갖다 바치는 패가망신하는 놈일 뿐이 아니라 생각이 없는 바보라니. 마음속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모든 여자를 손안에 넣고 마는 그런 사람으로 생각했단 말인가?“내 요구는 아주 간단해. 이 패가망신한 놈이 너를 그렇게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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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사람들은 저마다 한시름을 놓았고, 또 차설아를 마구 비웃었다.“모두 닥쳐요. 설아 언니를 그렇게 말하지 마요. 나랑 경수 오빠의 목숨을 설아 언니가 구해준 거라고요. 우리 배씨 가문이 아무리 노력해도 설아 언니에 걸맞은 가문이 될 수 없을 거예요.”배경윤은 화가 난 나머지 얼굴이 빨개졌고, 한껏 흥분된 목소리로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빨리 보스 데리고 가!”고개를 푹 숙인 배경수가 주먹을 불끈 쥐고는 배경윤을 향해 명령했다.자기가 사랑한 여자가 이토록 가족들에게 모욕을 당하고 있으니 그는 부끄러워 차설아를 바라볼 용기도 나지 않았다!“아버지, 저를 오늘 제발 저를 때려죽이세요. 만약 죽이지 못한다면 저는 제대로 불효자식이 될 겁니다.”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배성준을 보며 경고했다.배성준은 그가 존경하는 아버지이기도 했지만, 그런 아버지가 제대로 선을 넘었으니 그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이놈의 자식. 이혼한 여자 때문에 감히 아버지에게 그런 불효의 말을 해? 그럼 네 소원을 들어주지. 죽을 때까지 때려주겠어.”배성준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또 배경수를 향해 살갗이 찢어지도록 채찍을 휘둘렀다.강혜정은 울면서 그를 말렸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그만해요!”계속 침묵을 지키던 차설아가 무표정으로 말했다.“아버님 말씀 모두 지당하세요. 저도 동의합니다. 제가 이혼한 여자로서 경수와 거리를 둬야 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경수와 거리를 두기는커녕 오히려 가깝게 지냈고, 또 당연하다는 듯이 경수가 해준 모든 걸 그대로 누렸으니 제가 너무 이기적이었습니다.”“흥, 그래도 자기가 누렸다는 걸 인정하긴 하네.”배성준이 차설아에게 이토록 치욕스러운 수모를 안겨준 이유는 바로 차설아가 자기 신분을 확실히 알고 앞으로 더는 금쪽같은 자기 아들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경고하기 위해서였다.차설아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그동안 경수가 저에게 쓴 돈, 그리고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은 모두 이자까지 더해서 갚겠습니다. 그러니 더는 경수를 탓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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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차설아는 이미 배씨 저택을 나섰다.배경수의 목소리를 들은 그녀는 발걸음을 멈췄는데 몸을 돌리지 않고 오히려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왜 따라 나왔어. 돌아가서 잘 치료 받아. 채찍을 제대로 맞은 것 같은데 제대로 상처를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 곪을지도 몰라.”“보스, 미안해. 나한테 화가 났어?”입술이 창백하고 허약한 배경수의 잘생긴 얼굴에는 자책하는 미안한 감정이 드러났다.그의 가족들은 줄곧 그가 차설아와 가깝게 지내는 걸 반대했지만 그가 큰 소동을 일으키지 않았으니 가족들은 많은 간섭을 하지 않았었다.이번에 그가 위험을 무릅쓰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일이 아버지에게 알려져 노여움을 사지 않았더라면 차설아가 온 가족들에게 수모를 당한 일도 없었을 것이다.“경수야, 내가 왜 너에게 화가 나겠어?”“그럼 왜 나를 등지고 있어? 내 얼굴 보기도 싫어?”“또 바보 같은 소리를 하네...”차설아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깨를 들썩였다.그녀가 고개를 돌리지 않은 이유는 화가 났기 때문이 아니라 배경수를 볼 면목이 없었기 때문이다.“미안하다고 해야 할 사람은 나야. 그동안 나 대신 고생을 한 거잖아. 난 그것도 모르고 모든 게 순조롭게 풀리는 줄 알았지...”배경수는 흥분된 목소리로 그녀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고는 말했다.“그런 말 하지 마. 보스는 나에게 있어서 빛 같은 존재야. 그만큼 보스를 따르고 싶고 보스를 위해 모든 걸 바칠 수 있어. 나...”“그만해.”차설아는 손을 휙 저으며 배경수의 고백을 제지하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난 너에게 빚진 게 너무 많아. 이제 갚을 때도 되었지. 돈을 구할 방법을 생각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내 소식만 기다려.”“무슨 방법?”배경수가 미간을 구겼다.6000억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그는 차설아가 무슨 방법으로 갑자기 그렇게 많은 돈을 구할 수 있는지 몰랐다. 설마...“보스, 설마 다시 그 바닥에 입성해서 그 늙은 여우들과 어떻게 해보려는 건 아니지? 그건 너무 위험해!”전에 배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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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걱정하지 마, 내가 알아서 할게...”차설아는 손을 저으며 작별 인사를 하고는 발걸음을 옮겼는데 다시 돌아오며 물었다.“참, 성심 전당포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배경수는 순간 경계심을 높이며 물었다.“그건 왜 물어보는데?”차설아는 정색을 하고는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묻는 말에만 대답해.”“성심 전당포는 영흥 부둣가에 있어. 하지만 절대 좋은 곳이 아니야. 많은 나라의 국경 지역으로 경찰들도 손을 대지 못하는 곳이야. 위험만 가득한 곳이라고...”배경수는 전에 배성준과 한두 번 가봤는데 유난히 인상이 깊었다. 악몽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끔찍했었다.“그리고 성심 전당포도 보스가 생각하는 평범한 전당포가 아니야. 전당포 사장인 미스터 Q는 보스도 알다시피 자정 살인마로 소문이 자자해. 절대 그 사람과 딜을 할 생각은 마. 그건 악마와 딜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 번 가면 돌아오기도 힘들 걸?”그의 말을 들은 차설아는 겁이 나기는커녕 오히려 흥미를 보였다.‘악마? 갑자기 더 가고 싶어지네.’하지만 배경수를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서 그녀는 핑계를 둘러댔다.“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원이가 하도 미스터 Q에 대해 말하니까 너에게 물어보려고 했던 거야... 미스터 Q도 바보는 아니겠지. 내가 아무리 딜을 하고 싶어도 뭐로 딜을 하겠어?”...아파트로 돌아간 후.원이는 이미 저녁을 먹고 서재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는데 발을 흔들거리는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워 보였다.“원이 정말 착하다. 이제 스스로를 잘 챙길 수 있네.”차설아는 원이 옆에 앉아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당연하죠. 엄마가 이렇게 고생하는데 원이가 말썽을 일으키면 안 되죠.”원이의 손에 영어판 물리학 서적이 들고 있었다. 그는 이미 대학 지식을 배울 수 있을 정도로 지능이 뛰어난 천재였다.차설아는 원이가 너무 우수하지만 또래 아이들과 비교하면 조금 외로운 편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런 날도 곧 끝날 것이다.차설아는 신이 나서 말했다.“원이야, 오늘 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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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새벽 한 시.고요해야 할 깊은 밤은 영흥 부둣가가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이고 시끌벅적한 때였다.차설아는 홀로 영흥 부둣가에 도착했는데 손에는 중고 시장에서 비싼 돈으로 주고 산 영흥 부둣가의 ‘기밀’ 지도가 들려 있었다. 그녀는 지도를 따라 성심 전당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영흥 부둣가는 역시 소문대로 혼란스러운 곳이었고 곳곳에서 범죄가 일어나고 있었다. 이는 절대 정상적인 사회에서 일어날 수 없는 광경이었지만 영흥 부둣가에서는 밥 먹듯이 자주 일어나고 있어 놀라움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사실 부둣가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상류, 중류, 하류, 세 개 구역으로 나뉘었는데 상류는 가장 바깥쪽 가장자리에 있어 비교적 정상적인 편이었고, 여러 가지 상품의 거래 중심지였다. 꼼꼼하게 살펴보면 꽤 좋은 물건도 건질 수 있어 세 개 구역 중에서는 가장 안전했다.중류부터 상황이 위험해지기 시작한다. 여러 가지 불법 도박장, 불법 경기장, 불법 기원, 그리고 불법 물자의 집결지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가득 모인 곳이었다.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짓도 할 수 있었는데 매일 이곳에서 목숨을 잃는 사람이 있었다.하류는 정말 인간 지옥이 따로 없었다. 너무 위험해서 보통 사람은 감히 가까이 다가갈 수도 없었고 배경수의 말대로 경찰들이 전혀 손을 쓸 수 없는 곳이었다.성심 전당포는 그런 영흥 부둣가 하류의 가장 중심에 자리 잡고 있으니 전당포 사장인 미스터 Q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얼굴 한 번 보기 얼마나 힘든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차설아는 급하게 돈이 필요하지 않았더라면 절대 이런 위험한 곳에 오거나 위험한 인물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렇다고 두려운 마음이 들지는 않았다.그녀도 한때 바닥에서 소문이 자자했던 거물이었고, 영흥 부둣가보다 더 피비린내 나는 장면도 많이 겪었기에 이 정도로 겁을 먹진 않았다.하지만 지금 그녀에게 아이가 생겼기에 많이 신중해졌다. 예전에는 열정으로 최후를 생각하지 않고 일을 했었는데 지금은 아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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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화

“당신, 해주의 전설인 성이란의 손녀, 맞죠?”노인이 고개를 들더니 웃는 듯 마는 듯이 말했다.웃음이 걸려있던 차설아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졌다.“어떻게 아셨어요?”만약 노인이 그녀의 이름만 알고 있었다면 차설아는 그저 노인을 뉴스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녀는 성씨 가문 둘째 사모님으로 워낙 유명했기 때문이다.하지만 노인은 그녀의 할머니가 성이란인 걸 알고 있었으니 신기할 따름이었다.차씨 가문은 그때 대외적으로 할아버지와 결혼한 여자가 바로 해주 성이란인 걸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내가 맞췄네요?”노인이 흰 수염을 만지며 말을 이어갔다.“이제 내 말을 좀 믿겠어요?”“점을 쳐서 알아내신 거라면 정말 고수시군요. 탄복합니다!”차설아가 허리 숙여 인사했다.“내 말을 믿는다면 궁금한 걸 한 번 운세를 보는 건 어때요?”노인이 대나무 통을 보며 차설아에게 제의했다.“좋아요, 마침 그러려던 참이었어요.”차설아는 호기롭게 대나무 통을 들고는 마구 흔들더니 막대기 하나를 들었다.노인이 결과를 보며 말했다.“제59번, 대길이네요. 어떤 일을 물어보고 싶은 거죠?”“그게...”차설아는 입술을 깨물더니 한참 주저하고는 물었다.“이번 생에 남자와의 인연이 더 있을까요?”차설아는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 그녀는 전혀 사랑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남은 생에 다른 남자를 사랑하게 될지, 혹은 누군가와 결혼할지에 대해 궁금하긴 했다.그렇다고 평생 성도윤에게만 묶일 수는 없었다. 이미 그와 이혼했기에 아무리 그가 죽었다고 해도 과부 신세는 될 수 없었으니 말이다.“산과 강물을 건너야 세상에 둘 도 없는 인연을 만날 것이다... 역시 쉽게 볼 수 없는 좋은 운세네요.”노인이 운세를 읽으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차설아는 어리둥절했다.“그게 무슨 뜻이죠?”“그러니까 당신 인연은 아직 길게 남았어요. 둘도 없는 인연을 만나게 될 것이니 외롭게 죽을 일은 절대 없어요.”노인의 말을 들은 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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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선물이요?”차설아가 걸음을 멈추고는 흥미로운 얼굴로 노인을 바라봤다.‘나 오늘 완전 계 탔네. 이런 신통한 노인에게서 선물도 받고 말이야.’노인 가게에 서 파는 물건들은 값은 물론이고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진귀한 보물들이었다. 그래서 노인이 선물을 준다고 하니 차설아는 잔뜩 신이 났다.하지만 노인은 차설아에게 가게 보물이 아닌, 몸에 지니고 있던 어떤 물건을 주었다.“아가씨, 이 비단을 챙겨요. 이 비단은 언젠간 당신에게 중요한 안내를 할 거예요.”고목처럼 주름진 노인의 손에는 정교하게 만든 비단이 들려 있었다. 그는 비단을 천천히 차설아에게 건넸다.“이 비단은...”차설아는 비단 위에 그려진 도안을 보더니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비단 위에 그려진 봉황과 피안꽃은 전에 할머니가 그녀에게 남긴 포대기 위의 그림과 비슷했다. 같은 사람의 작품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하지만 아쉽게도 그 화재가 있은 뒤로 포대기는 이미 새까맣게 타버렸다.차설아가 노인에게 이 비단의 출처를 물어보려던 그때, 갑자기 머리가 피투성이인 사람이 그녀에게 달려오고는 그녀의 허벅지를 안으며 말했다.“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사람들이 저를 찔러 죽이려고 해요.”도움을 청한 사람은 30대 초반의 여인이었다. 그녀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저 죽으면 안 돼요. 저 죽으면 제 아들이 고아가 돼요. 제발 저를 꼭 살려주세요.”차설아는 원래 이 일에 참견할 생각이 없었지만 상대도 아들을 혼자 데리고 있는 엄마라는 말에 측은한 마음이 들어 그녀를 일으켜 세우며 물었다.“무슨 일이 있었어요? 천천히 말해봐요.”“저, 저는 골동품 시장으로 물건을 팔러 왔어요. 하지만 여기 사람들이 워낙 법도를 지키지 않잖아요. 여자 혼자 이곳으로 오니까 우습게 보였나 봐요. 바로 제 물건들을 뺏더라고요.”여기까지 말한 여인은 경계심을 높이며 품에 안고 있던 천 가방을 더 꼭 껴안았다.“이건 우리 집 가보란 말이에요. 아들이 병에 걸려 지금 돈이 절실히 필요해요. 아니면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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