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Chapter 481 - Chapter 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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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진용수는 이제는 적응한 듯 그저 웃으며 술잔을 들었다.하지만 바로 윤정재에게 무자비하게 제압당했다!“마시면 안 돼!”윤정재가 눈을 부릅떴다.“술 마시면 운전 못 하잖아!”진용수가 혼란스러워하며 말했다.“회장님께서 방금... 끝나고 걸어간다고 하지 않으셨나요?”“내가 언제!”윤정재는 진용수에게 눈을 부릅뜨고 성을 내고 있지만 전화 너머에 있는 사람에게는 자상하고 무조건 맹종했다.“서연아, 조급해하지 마... 너무 급해하지 마요!”“제가 근처에 있어요.”“멀지 않아요. 제가 곧 가서 반드시 영감님을 낫게 해 줄게요!”“무슨 바보 같은 소리를 하는 거예요. 저한테 고마워할 필요가 없어요.”윤정재는 재빨리 외투를 입고 뛰쳐나갔다.진용수는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고 씁쓸하게 웃었다. 손대지도 않은 칵테일 두 잔을 미련하게 보고는 한숨을 쉬며 쫓아 나갔다.이 술집은 분명히 최상 빌라에서 한참 떨어진 곳이었다!가는 도중에 윤정재는 쉬지 않고 진용수에게 액셀을 세게 밟으라고 재촉했다.최상 빌라의 본채에 도착했을 때 이미 거실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윤정재의 시선은 강서연에게만 향해 있었다.윤정재는 강서연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딸에게 필요한 사명감과 영예감을 갖고 약상자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최연준은 윤정재의 뒷모습을 보며 어진 빌딩에서 자기와 말다툼을 하고 씁쓸하게 떠나는 윤정재가 생각나서 저도 모르게 짠한 마음이 들었다.최연준은 강서연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어깨를 살포시 감싸 안은 채 복잡한 심경으로 그녀를 품에 안았다.잠시 후 윤정재가 방에서 나오자 사람들이 앞으로 몰려갔다.“다들 걱정하지 마세요.”윤정재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조금 전에 영감님에게 침을 놓아줬으니 아무 문제가 없을 겁니다.”그러고는 알약 한 병을 꺼내서 박경수에게 건네주었다.“이 약을 하루에 두 번, 한 번에 한 알씩 영감님께 드리세요.”박경수는 약을 정중히 받아 들여오고 말씀을 마음에 새겼다.“제가 봤을 때 영감님은 영양분이 과잉되어 혈관 색전증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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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최진혁은 눈이 휘둥그레졌다.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이런 추태를 부려 그의 체면을 구겼다.이때 다른 사람들이 최진혁을 신경 쓰지 않는 건 둘째 치고, 최지한조차도 보지 못하는 척한다!최진혁이 막 최지한을 부르려고 하는데 자기 친 아들이란 놈이 사람들 속에서 몰래 도망가려는 것을 발견했다!“지한아, 최지한!”최진혁은 감정이 격해졌다.“야, 이 망할 놈아!”“경수야, 나 좀 도와줘!”박경수는 최진혁을 힐끗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어르신, 정말 죄송합니다. 영감님 곁에 사람이 없으면 안 돼서 제가 빨리 위층으로 올라가야 합니다.”“너...”최진혁이 화를 내기도 전에 최연준은 가주의 기세로 모두에게 명했다.“할아버지는 이미 위험에서 벗어났으니 다들 그만 여기에 모여들 있고 할 일을 하러 가세요!”모두가 한목소리로 대답했다.“예, 도련님!”최연준은 웃으며 강서연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너희들 다 가면 나는 어떡해!”최진혁이 제자리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최연준! 이 얌생이야... 나한테 사람 한 명이라도 남겨주고 가야지! 다들 돌아와! 야!”“어르신, 조용히 하세요.”윤정재가 냉소했다.“영감님께서 쉬고 계시는데 여기서 소란을 피울 거예요?”최진혁은 할 수 없이 눈만 부릅뜨고 있었고 사람들이 잇달아 그의 앞에서 떠나는 것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마당을 걸어가던 윤정재는 진용수가 멀지 않은 곳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 발걸음을 재촉해 차에 오르려고 했다. 갑자기 뒤에서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감사해요.”윤정재는 잠시 멈칫하고 돌아서서 최연준과 눈이 마주쳤다.윤정재는 오만하게 고개를 치켜들고 그를 상대하려 하지 않았다.최연준은 윤정재를 바라보다가 문득 이 모습이 뚱냥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도 모르게 가볍게 웃었다.“왜 웃어?”윤정재는 눈을 부릅떴다.“아무것도 아니에요.”최연준이 담담하게 말했다.“회장님, 제가 좀 전에 한 말은 진심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감사드립니다.”“내가 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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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윤정재는 한참 동안 최연준을 응시했고 눈에 의심이 가득했다.“당최 뭐라고 하는지 못 알아듣겠네.”“회장님.”최연준은 입꼬리를 살짝 치켜올렸다.“저한테까지 숨길 필요는 없어요! 저는 병은 볼 줄 몰라도 할아버지는 누구보다도 잘 알아요. 솔직히 말해서 제가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가 이 한약을 드시는 것을 보았는데, 전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왜 갑자기 문제가 생겼을까요? 그리고 경수 아저씨께서 최근에 할아버지께서 약을 유난히 많이 드신다고 하였어요. 전에는 사흘에 한 번 드셨는데 지금은 하루에 세 번도 드실 수 있다고 해요. 약이 맛있어봤자 얼마나 맛있겠어요. 산해진미 앞에서도 세 입밖에 드시지 못하는데 이런 약에 대해 통제 불능이라는 게 이해가 안 가서요.”최연준은 안색이 어두워지고 또박또박 물었다.“회장님, 이 약에는 보약만 들어 있는 게 아니죠?”윤정재는 조용히 최연준을 바라보았다.‘이 녀석은 다행히 멍청하지 않아 문제의 본질을 한눈에 간파할 수 있구나. 음, 그러고 보니 서연이가 이 녀석과 결혼하는 것도 보장이 될 수 있네. 똑똑한 사람과 살면 귀찮은 일이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거야. 그리고 후대의 아이큐도 낮지 않을 것이고. 서연이가 얼마큼 영리하고 귀여운 아기를 낳을까... 똑똑한데다가 부모님의 빼어난 외모를 물려받을 수 있다니, 그야말로 천생연분이다! 장차 윤씨 가문에도 후계자가 있을 거야!’윤정재는 생각만 해도 자애로운 미소가 지어졌고 최연준을 바라보는 눈빛도 한결 부드러워졌다.‘이제 좀 마음에 드네!’그러나 최연준은 윤정재의 내심 세계를 알지 못했고 윤정재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생각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그래, 맞아.”윤정재는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약에 다른 성분이 있는 게 분명해. 하지만 아직 성분을 알아내지 못해서 당분간 입 밖에 내지 말도록 하자. 사전에 대비하지 못하게 하려고.”최연준은 즉시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 나는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사리 분별은 할 수 있어. 노인에게 만성 독약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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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자기 후반생을 위해서라도 최연준은 어떻게 해서든 강서연이 윤정재의 침술을 배우게 해서는 안 된다.“여보.”최연준은 말을 돌리기 시작했다.“오늘 정말 대단했어!”“뭐가요?”“당신이 우리 삼촌한테 그렇게 말해줄 때 너무 통쾌했어!”강서연은 살짝 웃었다.그건 최진혁이 너무 오만하고 다른 사람에게 죄를 덮어씌우려고 해서 나온 말이다.몇 번의 만남을 통해 강서연은 최문혁이 성실하고 나약한 것 외에는 별다른 단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나약한 사람은 괴롭힘을 당해도 된다는 말인가?강서연은 기어코 이런 생각에 불복한다.게다가 은 대표가 혼자 힘겹게 버티고 있는 것을 보고 강서연은 그제야 나섰다.“오늘 정말 영광이네. 당신의 멋진 모습을 보다니!”“당신도 오늘 말을 번지르르하게 하네요.”강서연은 최연준을 보며 가볍게 웃었다.최연준은 그녀의 어깨에 기대고 두 손으로 팔짱을 끼었다.“당신도 봤겠지만... 우리 집은 호시탐탐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내가 그 틈새에서 살아남기가 정말 힘들어! 당신이 날 잘 지켜줘야 해!”강서연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최연준을 힘껏 밀어냈지만 다시 그에게 끌려왔다.“최연준!”강서연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왜요? 또 여자 등쳐먹는 소리 하려고요?”남자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위가 좋지 않다는 것을 잊었어? 여자를 등쳐먹고 호강하는 부분에서는 내가 탑이지!”최연준은 눈을 번쩍 뜨고 입가에 짓궂은 웃음을 띠며 강제로 강서연을 소파에 눕혔다....다음날 강서연은 나가기 전 드레스룸에서 겨우 목폴라를 찾아 목의 흔적을 가렸다.최연준은 이미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그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강서연은 뚱냥이도 같이 차에 놔뒀다!가는 내내 최연준은 웃지 않았고 이따금 옆에 있던 뚱냥이를 흘겨보며 눈을 부릅뜨기도 했다.결국 참지 못하고 강서연에게 물었다. “장모님 보러 가는데 뚱냥이를 데리고 가서 뭐 하려고?”“엄마가 좋아할 거예요!”강서연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나는 일이 바빠서 집에 가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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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동의한다고 한 적 없어!”윤문희는 강서연의 얼굴에 살짝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것을 보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윤정재와 평생 다시 만날 수 없을지라도 딸과 아들은 이미 그 남자가 그녀에게 준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윤문희는 부드럽게 말했다.“네가 나를 위해서 그런 거 알아. 하지만 엄마는 정말 다른 사람을 찾고 싶지 않아. 강명원이 날 어떻게 대했는지... 아직도 생생해.”강서연은 고개를 숙이고 말이 없었다.“네가 말하는 그 사람은 강명원만큼 나쁘지 않겠지?”“네?”강서연은 잠깐 멈칫했다.“당연하죠! 아저씨는 좋은 사람이에요!”“한 쌍의 손으로 병을 고치고 사람을 살리는 것은 존경할 만한 일이야.”윤문희가 가볍게 웃었다.“재혼은 동의하지는 않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만나서 인사 정도는 해도 무방할 것 같아.”“진짜요?”강서연의 눈이 번쩍 뜨였다.강서연은 애교스럽게 어머니를 껴안았고 부드러운 햇살이 서로 의지해서 앉아있는 두 사람을 비췄다. 뚱냥이도 옆에서 우는 소리를 내며 눈을 가늘게 뜨고 기지개를 켰다.세상 만물은 모두 세월의 향기와 정취가 묻어있는 모양이다.강서연은 엄마가 이 단계까지 온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앞으로의 일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면 된다. 많은 부부도 남남 관계에서 시작하는 거다!“맞다.”윤문희가 강서연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분은 무슨 고양이를 키워?”“저번에 봤을 땐 샴고양이를 데리고 있었어요!”“그래?”윤문희는 순간 가슴이 조여오고 왠지 모를 서운함이 느껴져 숨 쉬는 것조차 아팠다.마치 전생에 있었던 일인 것처럼 예전의 그 아무런 근심 걱정도 없는 행복한 나날들이 떠올랐다.그때 윤문희와 김자옥이 몰래 고양이를 기르고 있었는데 학교 측에서 발견했다. 국제 학교는 규칙이 엄격하고 학업이 과중하여 학생들이 공부와 관계없는 일을 하지 못하게 하였다.학교 측은 그녀 둘에게 즉시 고양이를 동물 보호소로 보내라고 명령했고 그렇지 않으면 학교 내 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윤문희는 교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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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윤문희는 재혼할 뜻이 없었지만 “인사 정도는 할 수 있다” 라는 말에 강서연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그래서 강서연은 요 며칠 동안 두 사람을 맺어 줄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많은 방법을 생각해 봤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아마도 가장 전통적인 면대면이 아닌가 싶다.강서연은 먼저 윤정재에게 전화를 걸고 간단하게 말했다. 그냥 잠깐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싶다며 지난번 그 샴고양이를 데려오라고 특별히 당부했다.윤정재는 전화를 끊고 한참 동안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하지 못했다.“용수야, 내가 제대로 들은 거 맞지?”윤정재는 믿을 수가 없어 여러 번 확인했다.“서연이가... 나랑 커피 마시고 싶다고?”진용수도 해가 서쪽에서 뜨는 느낌이 들었다.강서연은 성격이 부드럽고 친절했지만 그녀가 먼저 이렇게 요청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진용수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갑자기 통화 내용이 생각났다.“회장님, 서연 씨가 샴고양이를 데려오라고 하셨어요!”“응? 무슨 뜻이야?”“지난번에 동물병원에서 만났을 때 서연 씨가 치즈냥을 안고 있었는데... 두 고양이가 잘 놀더라고요!”진용수는 추측했다.“회장님, 서연 씨가 고양이를... 교미시키고 싶은 거 아닐까요?”“그게...”윤정재는 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양이 품종도 다른데 교미할 수 있을까?딸이 요청한 것이니 설사 윤정재더러 가시밭길에 뛰어 들어가라고 해도 가야지, 이 좋은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을 거다!그런데 고양이는 어디서 찾아야 하지?저번에 그 샴고양이는 강서연에게 접근하기 위해 산 것이었는데 다 쓰고는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주었다.“용수야, 빨리!”윤정재가 급하게 말했다.“빨리 가서 예쁜 샴고양이 한 마리를 구해와!”진용수는 승낙하고 서둘러 행동했다.윤정재는 재빨리 드레스룸에 들어가 옷을 고르려고 했는데 손이 격하게 떨렸다.다음날 윤정재는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매고 실크모자를 쓴 채 샴고양이를 품에 안고 한 시간 일찍 강서연이 말한 카페에 도착했다.윤정재는 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유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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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윤정재는 조용히 모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시선이 점점 모호해졌다.너무 넋을 잃은 바람에 손에 쥐고 있던 캣 백팩이 땅에 떨어지면서 샴고양이가 몇 번 울부짖더니 발톱으로 백팩을 긁기 시작했다.이때 힘센 팔 하나가 나타나면서 윤정재를 부축했다.윤정재는 어안이 벙벙하여 고개를 돌려 최연준의 복잡한 눈빛과 마주쳤다.“너...”“회장님.”최연준이 백팩을 주워 들고 물었다.“안 들어가세요?”윤정재의 눈시울은 아직도 붉어 있었고 몇 번이나 심호흡하고서야 기분이 안정되었다.최연준은 왠지 모르게 그를 동정했다.사실 강서연이 이 일을 꾸밀 때부터 마음에 걸렸지만, 흥분한 그녀의 모습을 보고 차마 방해할 수가 없었다.오늘은 윤정재와 윤문희가 만나는 날인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속 여기서 지켜보고 있었다.방금 윤정재가 충격을 받고 참회하는 모습을 보니 최연준의 마음속에는 오묘한 감정이 뒤섞였다.최연준이 항공 사고를 당한 후 윤정재는 그에게 특효약을 보내 치료해 주었다.입으로는 임씨 가문의 일에 상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임수정의 병을 치료해 줬다.할아버지가 쓰러지던 날에도 처음에는 모른 척하더니 또 바로 약상자를 들고 최씨 빌라로 달려왔다.강서연을 위해서였지만 최재원의 위기를 모면해 준 것도 사실이다.윤제 그룹이 매년 생산하는 그 값싸고 좋은 약품들이 얼마나 많은 생명을 구했는지는 말할 것도 없다.그러고 보니 윤정재는 좋은 사람이다.윤정재의 악행은 아마 윤문희만 몸소 겪었을 것이다.사람은 정말 복잡해서 한두 가지 일로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딱지를 붙일 수 없다.어른들의 세계에는 원래 명확한 흑과 백이 존재하지 않으며 대부분은 회색이다.“나...”윤정재는 한동안 침묵을 유지하고 다시 입을 열었을 때 목이 메어 있었다.“나는 안 들어갈게. 서연이가 이 고양이를 좋아할 것 같은데.. 네가 대신 전해주렴.”“이 고양이를 좋아하는 건 서연이가 아니에요.”최연준은 의미심장하게 윤정재를 바라보았다.“고양이를 좋아하는 건 저의 장모님 윤문희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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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그래요...”강서연이 크게 실망했다.“회장님께서 다음에 만나자고 했어.”최연준은 장인어른을 대신해 말했다.“다음에 컨디션이 좋아지면 꼭 장모님이랑 만나서 고양이 키우는 법에 관해 얘기할 거야.”“알겠어요.”강서연은 입을 삐죽 내밀고 핸드폰을 꺼내 들여다보며 곤혹해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아저씨께서 안 오면 문자라도 보내줬어야지...”“아마 회장님께서 너무 바빠서 잠시 깜빡했을 수도 있어.”최연준은 갑자기 강서연을 품에 안고 그녀의 머리를 주물렀다.강서연은 남자의 뜨거운 기운이 느껴졌지만 공공장소에 있는 강서연은 조금은 민망한 듯 그를 째려보았다.“놔주세요!”“서연아.”“왜 그래요?”최연준은 마음이 짠해 왔다.강서연이 흰 웨딩드레스를 입고 비바람 속에서 진흙탕 길을 걷는 모습을 떠올렸다.강서연이 판잣집에서 몸을 움츠리고 겁을 먹은 모습을 떠올렸다.강서연이 어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신 시집을 가겠다고 했다는 것, 혼수가 없어서 몰래 최연준의 가보를 팔려고 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의연하게 되찾았다는 것...최연준은 강서연을 더 꽉 껴안았고 코끝이 시큰거리는 느낌이 들었다.“서연아.”최연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전에 못 받은 사랑, 앞으로 내가 다 보상해 줄게.”“뜬금없이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강서연은 어안이 벙벙했다.최연준은 웃으며 그녀를 진지하게 바라보았다.최연준도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고 그저 마음이 아플 뿐이다.멀지 않은 곳에 있던 윤문희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윤문희는 미간이 약간 찌푸려졌는데 오늘따라 심장박동수가 매우 비정상적인 것 같다.모든 게 이상한 것 같다......첫 만남이 불발되자 강서연은 두 번째 만남을 계획했다.그러나 최근에 일이 바쁜 데다가 자질구레한 일이 많고 스트레스가 많았기 때문에 이 일을 잠시 뒤로 미뤘다.이날 어진 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하 매니저가 강서연과 인사를 나누었다.“좋은 아침이에요.”강서연이 웃으며 말했다.“매니저님은 항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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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강서연은 얼마 전 김자옥이 건네준 리스트가 생각났다.위에 적힌 이름은 모두 어진 엔터테인먼트에서 잠재력이 있는 연예인들이고 아직 대스타로 이름을 날리지 않았지만 앞날을 기대할 수 있는 유망주들이다.강서연은 이번 오디션이 리스트에 적힌 연예인들을 위해 준비된 것이라고 단번에 알아차렸다.“네, 알겠습니다.”강서연이 하 매니저를 보며 말했다.“그런데 한 가지 더 여쭤볼 게 있습니다.”“말씀하세요.”“김 대표님께서 어떻게 이런 사람과 손을 잡을 생각을 했을까요?”강서연이 인상을 찌푸리자 하 매니저가 웃으며 설명했다.“김 대표님께서 같이하고 싶어 하는 게 아니라 시장이 선택한 것이에요. 이번에 투자한 작품은 대작이기 때문에 국제에서 수상하려면 반드시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감독을 써야 해요. 오승준이 찍은 영화는 볼품이 없지만 그래도 같은 말을 하고 싶어요... 이번에 운이 좋아서 대상을 한 번 받고 유명해졌어요. 오승준은 카메라 다루는 데에 있어 확실히 재기가 남보다 뛰어나서 곽보미 감독조차도 공개적으로 극찬을 했었어요.”“그렇군요...”강서연이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곽보미가 칭찬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재능 면에서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그러나 문제는 대부분 사람은 덕망이 지위에 걸맞지 않은 것이다.“서연 씨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하 매니저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이 영화는 공동 제작이어서 감독 한 명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곽 감독도 참여했고 정섭 엔터테인먼트의 지분도 있어서 그쪽에서도 사람을 보낼 것입니다. 오승준은 그중 한 명일 뿐이지 큰 그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그럼 다행입니다.”강서연이 웃었다.그녀는 이런 감독을 데려와서 어진 엔터테인먼트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하는 것은 사실이다.며칠 뒤면 연예인 오디션 사전미팅이 열리는데 강서연이 직접 사회를 본다.강서연은 일찌감치 치밀한 사전 계획을 세워 사전미팅 당일에 전체 분위기를 컨트롤하고 차분하고 태연하게 오디션 절차부터 소개를 시작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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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회의는 곧 끝나갔다.심호흡하던 강서연은 갑자기 자신을 계속 지켜보는 이상한 눈빛을 느꼈고 주위를 둘러보던 중 오승준의 웃는 것 같기도, 웃지 않는 것 같기도 하는 표정과 눈이 마주쳤다.그 순간 강서연은 마음이 매우 불편했다.오승준은 강서연을 향해 웃었고 예의상 강서연도 억지로 웃으며 서류를 들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강서연...”오승준은 자리에 앉아 그녀가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역시 어진 엔터테인먼트답게 실속이 있는 곳이다.오늘 본 여자 연예인은 전부 각자의 매력 포인트가 있지만 오승준이 보기에는 다들 강서연보다 눈부시지 않았다.여러 작품을 촬영하며 만난 미녀들도 불계기수지만 정작 강서연처럼 이목구비도 예쁘고 몸에는 잔잔한 소외감이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웃지 않을 때는 차갑고 도도하며 웃으면 겨울날의 부드러운 햇살 같다.오승준은 강서연의 이름이 귀에 익다고 생각했다.알아보니 강서연 역시 강주 출신이었다. 그제야 강명원에게 두 딸이 있었던 것 같고 그중 한 명이 바로 강서연이었다는 것이 문득 떠올랐다.오승준은 건물에서 나와 아무도 없는 빈터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형님.”오승준이 웃자 얼굴이 온통 살덩어리로 뒤덮였다.“요새 잘 지내고 있어요?”“대 감독님께서 저한테 연락을 해주다니?”오승준은 전화기 너머에서 히죽히죽 웃었다.오승준과 강명원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다. 오승준이 아직 유명하지 않을 때 강명원이 몇 푼을 투자한 덕분에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비록 극장에서 상영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성인 사이트에 올려 적지 않은 돈을 벌었다.오승준이 유명해진 이후로는 강명원과 연락을 끊었고 한때 강명원에게 배은망덕이라고 욕을 먹기도 했다.이제 다시 강명원에게 전화를 걸자 오승준은 그의 목소리에서 비꼬아 말하는 것을 들었다.“형님,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오승준이 웃으며 말했다.“제가 요즘 좀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 연락을 못 했어요.”“요건만 말하세요. 저랑 이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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