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의 모든 챕터: 챕터 461 - 챕터 470

1660 챕터

제461화

“정섭 엔터테인먼트의 대표를 알고 있다고 했잖아요. 제가 부탁이 있는데 도와줄 수 있어요?”양걸은 최연준을 곁눈질하고 또 허세를 부리기 시작했다.“당신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내가 왜 도와줘야 하는 거죠?”“이참에 다들 알고 지내면 좋잖아요.”최연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다들 이 바닥에서 먹고 사는데 서로 친하게 지내면 언젠가는 또 만날 기회가 있지 않을까요!”양걸은 최연준을 한 번 흘기고 말했다.“한번 말해보세요.”“정섭 엔터테인먼트에서 최근에 대작이 있다고 들었어요. 서예진 감독의 작품인데 제목이 ‘산하혼’ 인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제가...”“출연하고 싶은 거예요?”최연준이 웃으며 말했다.“투자하고 싶어서요.”“걸아, 빨리 너의 그 경섭 형님한테 전화해 봐!”옆에 누군가가 양걸을 부추겼다.“전화 한 통이면 되잖아!”이번에는 양걸이 당황했다.양걸은 최연준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이 사람이 정말 부자인지 사기꾼인지 알 수 없었다. 어떻게 말만 하면 영화투자를 한다고 하지?가장 중요한 것은 양걸은 육경섭을 전혀 모른다!양걸은 난처한 안색을 띠며 여러 가지 이유를 찾아 전화 거는 것을 거절했다.최연준은 가볍게 웃으며 핸드폰을 꺼내 번호를 누르고 스피커를 켰다.전화는 빠르게 연결되었고 전화 너머로 육경섭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오늘은 웬일로 나한테 전화했어요?”“최근에 '산하혼' 이라는 대작을 찍는다면서요?”“요즘에 제 일에도 관심이 많으신가 봐요.”“제가 개인적으로 서예진 감독님을 정말 좋아해서요.”최연준이 웃으며 말했다.“저도 그 영화에 투자하고 싶은데... 영화 사업에 대한 작은 포부 같은 거죠.”“얼마나 투자하려고요?”“400억 원요.”몇 명의 스타 2세는 넋을 잃고 최연준을 바라보았다.“맞다. 양지섭이라는 사람을 알고 있어요?”최연준은 이 말을 할 때 양걸을 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양걸의 안색은 매우 어두웠다.“알아요.”육경섭이 대답했다.“왜 묻는 거예요? 어진 엔터테인먼트에 계약하고 싶은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2-07
더 보기

제462화

“오성에서 제일 잘나가는 호텔은 명황세가잖아!”강서연이 웃으며 윤찬을 놀렸다.“굳이 네가 쏘겠다고?”“이번에는 달라요!”윤찬이 진지하게 말했다.“매형, 절대로 호텔에 미리 말하지 마세요. 제가 진짜로 제가 번 돈으로 좋은 음식을 대접하고 싶을 뿐이에요.”“그래요, 저도 찬성이에요.”최연준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세요. 오늘은 제가 아무 말도 안 할 테니 그냥 호텔에 가는 일반 소비자라고 생각하시면 돼요.”윤찬이 기분 좋게 동의했다.그들은 먼저 집으로 돌아가 윤문희를 모시고 또 김자옥을 초대했다.그래도 최연준은 은밀하게 최상의 룸으로 준비해달라고 요구했고 음식은 원가에서 티 내지 않게 적당하게 할인해 주면 된다고 여러 번 당부했다.호텔의 다른 직원들은 모두 이게 무슨 작전인지 이해하지 못했고 지배인만 금방 알아차렸다.셋째 도련님의 처남이 흥이 나서 한턱내겠다고 하니, 당연히 그의 소원을 들어줘야지!지배인은 메뉴판을 새로 만들었다. 룸에 있는 음식들은 모두 최고급으로 올라왔고 가격은 로비보다 훨씬 저렴하다.방한서는 웃으며 매니저를 바라보고 눈빛으로 말해줬다.‘당신의 미래는 창창하고 앞길이 구만리일 거야!’룸에서는 시시때때로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룸밖에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가 복잡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아무도 그 사람을 유의하지 않았다.윤찬이 시상대에 섰을 때처럼 객석에 누군가 몰래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다.“회장님.”진용수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돌아갑시다. 이미 여기에 오래 서 있었습니다.”“나...”윤정재가 우물쭈물하다가 마지막에는 어린아이처럼 애원했다.“조금만 더 보고 갈게.”진용수는 윤정재 마음속의 고통과 모순을 이해했다.윤정재가 서 있는 각도에서 바라보면 룸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만 어렴풋이 보였고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윤정재는 룸에 있는 그들의 행복한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강서연도 있고 윤찬도 있고 윤문희도 있고...윤정재까지 더해 네 식구가 화목하게 지내면 얼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2-07
더 보기

제463화

너무 급한 나머지 윤정재는 목소리 톤까지 변했다. 강서연은 깜짝 놀라 아이패드를 내려놓고 윤정재를 바라봤다.“내 말은...”윤정재도 무슨 감정인지 표현하기가 어려웠다.최연준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거는 인정한다. 윤정재가 생각하는 완벽한 사윗감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최연준보다 더 좋은 사람을 찾기는 좀 어려울 것이다.그래도 윤정재는 아무리 봐도 최연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게다가 최연준은 김자옥의 아들이다...염라대왕 같은 시어머니를 두면 앞으로 딸이 고생할까 봐 걱정했다!“제 뜻은 아직 젊으시잖아요.”윤정재가 걱정스럽게 쳐다봤다.“젊은 사람들은 변수가 너무 많아서 일찍 시집을 가고 나중에 더 좋은 사람을 만나면 어떡해요?”“그렇지 않아요.”강서연이 웃으며 말했다.“연준 씨가 저에게 가장 잘 맞는 사람이에요!”“그건 남자를 많이 못 만나봐서 그래요!”윤정재가 이 말을 하자 자신도 깜짝 놀랐다.시간은 마치 3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윤정재가 윤씨 저택 밖에서 집안의 말다툼 소리를 들었다.윤씨 집안 어르신들이 윤문희를 꾸짖었다.“네가 남자를 많이 못 만나봐서 그래!”윤정재는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고 몸이 떨렸다.“아저씨, 왜 그래요?”강서연이 그를 부르자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아무것도 아니에요.”“어디 아프세요?”강서연이 따뜻한 물 한 잔 가져다드렸다.“몸이 편찮으시면 먼저 들어가 쉬세요. 우리 프로젝트는 이미 충분히 정리했어요. 나머지는 밑에 사람들에게 맡기면 돼요.”“제가 다 하고 싶어서 그래요.”윤정재는 힘겹게 웃음을 지었다.그는 이 병원을 완벽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의사로서의 사명감뿐만이 아니라 이 병원을 자기가 끔찍이 아끼는 딸에게 선물로 주고 싶었다.“병원은 다른 것보다 더 세심하게 봐야 해요. 번거로움을 두려워해서는 안 돼요.”강서연은 윤정재의 말을 듣고 가볍게 웃었다.“아저씨는 생활 속에서도 세심한 사람이죠?”윤정재는 한번 생각하고 진지하게 대답했다.“나는 그렇다고 생각해요.”“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2-07
더 보기

제464화

윤정재는 순간 당황하며 강서연을 빤히 바라봤다.이게 무슨 뜻이지? 딸이 자기를 떠보는 건가?아니면 윤문희는 이미 윤정재가 오성에 왔다는 것을 알고 있어 딸을 시켜 자기를 떠보게 하여 아직도 그녀를 마음에 품고 있는지 알아보게 한 걸까?윤정재는 코끝에서 땀방울이 송골송골 뿜어져 나왔고 가슴도 두근거렸다.강서연은 윤정재가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고 그냥 너무 뜬금없이 물어 어르신들을 놀라게 한 줄 알았다.‘엄마를 위해 짝을 찾고 싶다고 해도 이렇게 대놓고 물어볼 수는 없잖아!’“죄송해요.”강서연이 연달아 사과했다.“아저씨, 악의로 물어본 게 아니에요. 대답하기 싫으면 안 물어볼게요!”“그게...”윤정재가 어색하게 웃었다.“사실 내가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그동안 일과 의학 연구로 바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생각 범위 밖이에요.”“누군가가 아저씨와 함께 여생을 보낼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그런가? 좋을까?’윤정재는 곤경에 빠졌다.그 사람을 제외하고 윤정재는 그 어떤 여자와도 남은 인생을 함께 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 사람은 어쩌면 평생 자기를 용서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이 일은 나중에 얘기하죠.”윤정재는 대충 둘러댔다.“현재 병원을 짓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요!”강서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계속 일에 몰두했다.그날 밤 윤정재는 몸을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고 날이 밝아질 무렵에 겨우 잠이 들었다.그러나 두 시간도 채 못 자고 진용수가 그를 깨웠다.“회장님?”진용수는 윤정재의 피곤한 얼굴에 다크서클까지 있는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윤정재는 극도로 자율적인 사람으로, 매일 몇 시에 자고 몇 시에 출근하는지를 정해 시간을 완벽히 지킨다.‘오늘은 왜 이런 모습이지?’“회장님, 오늘 최씨 영감님을 만나러 가는 데 이렇게 가실 건 아니죠?”윤정재는 잠시 멈칫했다.그제야 오늘 최재원을 방문하기로 약속한 것이 생각났다.윤정재는 급하게 옷을 갈아입고 아침을 먹었다. 다행히 미리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2-07
더 보기

제465화

진용수는 두 번이나 힘껏 기침하여 윤정재가 지금 너무 오바하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윤정재는 그제야 궁금증을 거두고 활보하며 밖으로 나갔다.이때 누군가 와서 달인 한약을 박경수에게 건네주었다.윤정재는 한약재에 대한 예민함을 타고난 탓에 이 냄새를 맡고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이게 뭐예요?”“영감님의 보약이에요.”박경수가 막 돌아서려는데 갑자기 무엇이 생각났는지 걸음을 멈추고 윤정재를 바라보았다.“윤 회장님!”“왜요?”박경수는 조심스럽게 약 뚜껑을 열어 낮은 소리로 말했다.“윤 회장님께서 한번 봐주세요.”윤정재는 눈빛이 어두워졌다.박경수는 최재원의 측근이고 지금 이 약에 대해 의심을 품었다.그렇다면 이 약은 문제가 있는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회장님, 제가 의심하는 것이 아닙니다.”박경수가 소곤거렸다.“그냥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을 뿐이에요. 약도 결국엔 많이 먹으면 독이 되니 영감님께서 과음하시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게다가 영감님의 몸은 아무 이상이 없어요...”윤정재는 가볍게 웃으며 뚜껑을 닫았다.이런 일은 말하기가 어렵다. 약에 문제가 있든 없든 최상 그룹 내부의 모순이다.그는 외부인으로서 어떻게 끼어들 수 있겠는가.“윤 회장님!”박경수는 윤정재의 이런 반응을 보고 급하게 손목을 잡았다.머뭇거리다가 박경수는 사실대로 말했다.“말할게요... 저는 약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 약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 처방은 영감님께서 오랫동안 복용한 것이어서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최근 들어 영감님께서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신 상태가 좋지 않아요. 그래서 제가 이 약을 의심하게 되었어요...”윤정재는 눈썹을 살짝 치켜 올렸다.그는 다시 약 뚜껑을 열어 냄새를 맡았는데, 냄새가 이상한 것 같지는 않았다.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보약재다.안에서 냄새가 나지 않는 것들이 문제가 있을까 봐 걱정이다.“경수 씨.”윤정재가 그를 보며 물었다.“영감님께서 요즘 식욕이 어떻습니까?”박경수는 한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2-08
더 보기

제466화

강서연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그게 같을 리가 있나? 뚱냥이의 털은 부드럽지만 최연준의 머리카락은 그의 성격처럼 까칠한데.강서연은 그의 준수한 얼굴을 어루만지며 다정하게 웃었다.“여보.”최연준이 그녀의 손을 살포시 잡았다. 강서연은 그가 배고픈 줄 알고 진지하게 대답했다.“경실 아주머니 오늘 휴가 가셔서 집에 밥할 사람이 없어요.”요즘 일이 많아 피곤한 탓인지 두 사람은 서로 바라보며 씩 웃고는 계속 소파에서 꿈쩍도 하질 않았다.강서연은 책을 3분의 2 정도 읽었고 최연준은 자세를 바꾸어 그녀를 끌어안았다.창밖을 내다보니 오늘 날씨가 온 하루 집에 있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화창했다.그때 최연준의 배에서 꼬르륵하는 소리가 들렸다. 강서연이 웃으며 일어나 밥하려는데 최연준이 그녀를 잡았다.“힘들게 밥하느라 하지 말고 우리 나가서 먹을까?”“네?”강서연이 씁쓸하게 웃었다.“난 더는 명황세가의 밥을 먹고 싶지 않아요...”최연준은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주방장이 이 소리를 들었더라면 아주 치욕적이라고 생각할 거야.”“난 그 뜻이 아니라...”강서연이 다급하게 설명했다.“너무 자주 가서 메뉴판까지 다 외울 지경이에요. 가끔 입맛을 바꿔주는 것도 나쁘지 않죠.”“그래요? 사모님 요구가 아주 높네요? 가끔 입맛도 바꿔줘야 해요?”최연준은 그녀의 턱을 올리고 그윽하게 쳐다보았다.“그럼 나도 바꾸고 싶어?”“가능하다면 바꿔보고 싶어요.”강서연은 웃으며 그를 밀어냈다.“당신...”그 한마디에 삐진 최연준은 그녀를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꽉 껴안았다.“장난 그만 쳐.”최연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입술을 적셨다. 배만 고프지 않았더라면 침대에서 그녀를 혼쭐냈을 것이다.“연준 씨, 우리 어디 가서 먹어요?”강서연이 고분고분한 태도로 물었다.“오늘 내가 쏠 테니까 연준 씨가 식당 골라요.”“그럼...”최연준은 휴대 전화를 꺼내 검색했다.“이 집 가보자.”강서연은 고개를 내밀고 확인했다.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핫한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2-08
더 보기

제467화

“조금만 더 줘...”“안 돼요!”“여보, 조금만.”앞에 서 있던 사람들이 두 사람의 얘기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다 큰 남자가 애처럼 유치하게 왜 저래...”“저 여자는 아들을 데리고 나왔나 봐. 하하.”그들의 수군거리는 소리에 강서연은 웃음을 터트렸다. 최연준은 그녀의 눈치를 힐끗 살피더니 마지막 동물 쿠키 한 조각을 내려놓고 단정하게 앉았다.번호가 불리는 속도가 여전히 매우 늦었다. 종업원은 손님들에게 머리띠를 나눠주기 시작했다.앞에서 기다리던 한 커플은 이미 머리띠를 하고 있었는데 안에 전구가 반짝거리는 머리띠였다.해 보고 싶어 안달 나 하는 강서연의 모습에 최연준은 큼지막한 손으로 그녀의 두 눈을 가렸다.“뭐 하는 거예요?”“보지 마.”최연준이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달라고도 하지 마.”‘난 저런 거 죽어도 안 해. 너무 창피해!’“두 분, 안녕하세요.”종업원은 두 사람에게도 나눠주었다.“어떤 스타일 좋아해요? 울트라맨과 몬스터 어때요?”강서연은 최연준의 손을 떼어내려 애를 썼다. 하지만 최연준은 끄떡없었고 싸늘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우린 필요 없어요.”“주세요!”“안 주셔도 돼요.”종업원은 멋쩍은지 마른기침을 했다.“이건 저희 가게에서 드리는 서비스예요. 점장님께서 손님들이 오래 기다리신다고 지루해할까 봐...”“아무래도 연준 씨의 블랙 카드를 다시 가져와야겠어요.”이 협박은 그 무엇보다도 효과가 짱이었다. 최연준은 결국 하는 수 없이 손을 내려놓았다. 그에게서 벗어난 강서연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종업원이 건네는 울트라맨과 몬스터 머리띠를 받았다.“하려면 혼자 해. 난 싫...”하지만 그가 싫다고 해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그도 알고 있었다. 차갑고 도도하기만 하던 최연준이 사람들 속에서 줄을 선 것도 모자라 머리에는 몬스터 머리띠까지 하고 앉아있었다.강서연이 버튼을 누르자 몬스터가 반짝이기 시작했는데 그의 체념한 듯한 표정과 어우러지니 그야말로 감격스러운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그 모습에 강서연은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2-08
더 보기

제468화

최연준은 시무룩한 얼굴로 배경원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연준 형.”배경원은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움찔했다. 지금 이 순간 최연준은 그를 모른 척하고 싶었다.‘누구세요?’최연준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목구멍까지 차오른 그 한마디를 꾹꾹 누르고 마지못해 대답했다.“응.”배경원은 그가 왜 이러는지 알 리가 없었다. 임수정은 종업원에게서 같은 머리띠를 건네받고 배경원에게도 하나 건넸다.잠시 후 드디어 그들 차례가 되었고 네 사람은 한 테이블에 앉았다.“어쩌다가 만났는데.”강서연이 웃으며 말했다.“오늘 드시고 싶은 거 다 시켜요. 제가 쏠게요!”“그건 안 되죠.”배경원도 따라 웃었다.“형수님의 돈을 써서야 하겠어요? 쏴도 제가 쏴야죠.”그들은 메뉴판을 펼치고 메뉴를 고르기 시작했다. 강서연은 임수정이 밖으로 나온 걸 보고 무척이나 기쁜 마음에 그녀의 손을 잡고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했다.“요즘 많이 좋아졌죠? 병원은 정기적으로 가요? 정재 아저씨가 언제쯤이면 약을 끊을 수 있는지 알려주던가요?”옅은 미소를 짓는 임수정의 두 눈은 샘물처럼 맑고 반짝였다.“수정 씨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어요.”배경원은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고 사랑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요즘 병원에 갈 때도 저와 함께 가요.”“네.”강서연은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수정 씨가 많이 좋아진 게 경원 씨의 공이 아주 컸네요?”배경원은 머리를 긁적이며 배시시 웃었다. 최연준의 차가운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쟤는 어릴 적부터 뭘 제대로 한 게 없지만 이 일 하나만은 아주 잘했어.”“형, 그만 좀 디스해요.”배경원은 억울하다는 듯 그를 노려보았다.“제가 형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데요. 예전에 형의 감방 동기 역할도 했었잖아요.”감방 동기라는 소리에 강서연은 박장대소했다. 무슨 말인지 알 리가 없었던 임수정은 막연한 얼굴로 배경원을 쳐다보았다.“감방 동기요?”“아주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나중에 천천히 들려줄게요.”임수정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2-08
더 보기

제469화

그와 같은 재벌 집 남자라면 밖에 다른 여자가 있고 또 혼외 자식이 있는 것도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그나저나 정재 아저씨에게 진짜 애가 있다면 어떻게 엄마에게 소개해 주지?’강서연은 풀이 죽은 모습으로 회를 집어 먹었다. 그런데 최연준의 표정이 어딘가 이상했다.그는 임수정을 보며 어두운 목소리로 물었다.“진짜 딸이 있는 게 확실해요?”“확실하진 않아요.”임수정이 어깨를 들먹였다.“아무튼 자기 집 계집애 때문에 저의 병을 치료해 준다고 했어요. 정확히 누구인지는 저도 모르죠.”최연준은 쿵쾅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강서연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얼마 전 강서연과 함께 갤러리에 갔던 때가 떠올랐다. ‘반딧불의 빛’이라는 작품이 가장 눈에 띄는 곳에 걸려있었는데 강서연은 어머니의 작품이라고 그에게 자랑했었다.최연준은 작품의 아래 끝에 문희라고 적혀있는 이름을 발견했다.“장모님 성함이 문자 희자셔?”장모님과 알고 지낸 지 오래됐지만 이름을 안 건 그때 처음이었다.“네.”강서연이 웃으며 대답했다.“윤문희예요.”‘윤문희... 다 성이 윤씨야.’성남에 남양에서 건너온 약이 있었는데 약병에 아주 정교한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강서연의 어머니가 강서연에게 준 나무 상자에 그 무늬가 새겨져 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윤정재, 윤문희.게다가 그 약은 윤제 그룹 계열사인 재희 제약에서 제조한 것이다.재는 윤정재의 재이고, 희는 그가 사랑했지만 함께 할 수 없었던 여자라면...최연준은 갑자기 발을 헛디딘 것처럼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머릿속에 온통 이 생각뿐이라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젠 단서도 명확해졌고 확인하는 일만 남았다.그는 강서연을 집에 데려다준 후 회사에 일이 있다는 핑계를 대고 김자옥을 찾으러 부리나케 어진 엔터테인먼트로 달려갔다.서류 한 뭉치를 들고 복도를 거닐던 김자옥은 마주 향해 오는 최연준과 하마터면 부딪칠 뻔했다.“최연준, 깜짝 놀랐잖아!”“엄마...”다른 걸 신경 쓸 겨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2-09
더 보기

제470화

“아들.”김자옥이 최연준의 옆에 앉았다.“너... 어떻게 알았어?”최연준은 어이가 없었다.“엄마, 아들을 바보로 생각하세요?”김자옥은 아무 말이 없었다.“이런 건 대충 분석만 해봐도 알 수 있잖아요.”최연준이 눈살을 찌푸렸다. 단지 그가 너무 늦게 알아차렸을 뿐이다.사실 이 모든 건 그들이 외딴섬에 떨어졌을 때부터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는 그제야 윤정재가 왜 강서연을 뚫어지게 쳐다보는지, 마치 딸을 걱정하듯 강서연을 걱정하는지 알아챘다.알고 보니 강서연이 윤정재의 친딸이었다!“엄마,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회장님은 여기까지 왔으면서 왜 서연이에게 사실을 밝히지 않은 건데요?”김자옥은 그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처리해야 하는 서류를 잠시 옆에 제쳐두고 오늘 당직인 비서에게 그 누구도 사무실에 들이지 말라고 일렀다.그러고는 차 한 잔을 따른 후 일의 자초지종을 최연준에게 들려주었다.“이게 바로 윤정재가 문희를 만나러 가지 못하고 서연이에게 친아빠라고 밝히지 못하는 이유야.”김자옥은 이를 깨물고 말을 이었다.“나쁜 인간 같으니라고. 문희의 인생을 망쳐놓고선 무슨 낯짝으로 문희를 만나?”최연준은 어두운 얼굴로 소파에 기댄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머릿속으로 요즘 윤정재의 움직임을 돌이켜보았다.윤정재가 오성에 와서 연합 병원 프로젝트까지 맡은 걸 보면 잠시는 남양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남양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강서연에게 자신이 친아빠라고 밝히려는 모양인데... 하지만 아직 적절한 타이밍이 부족했다.“엄마.”최연준이 냉정하게 분석했다.“이 일 서연이에게 평생 숨길 수는 없어요.”“알아. 나도 그게 제일 걱정이야.”김자옥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가뜩이나 문희 몸도 안 좋은데 윤정재를 만나면 옛날에 속상했던 일이 떠올라 무슨 일이 있을까 봐 걱정이야. 그리고 서연이도... 윤정재가 친아빠인 걸 알게 된다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거야.”“윤 회장님이 두 사람에게 잘못했네요.”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2-09
더 보기
이전
1
...
4546474849
...
166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