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Bab 471 - Bab 480

1660 Bab

제471화

비록 최재원이 지금 겉으로는 강서연을 받아들인 것 같지만 시간을 끌고 있을 뿐이라는 걸 최연준은 잘 알고 있었다.만약 더 좋은 여자가 나타난다면 최재원은 여전히 배경 있고 세력이 있는 집안 중에서 통제하기 좋은 집안의 여자를 골라 손주며느리로 삼을 것이다.하지만 만약 윤제 그룹이라면 최재원도 어느 정도 두려워하게 된다.최연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이 일을 어찌해야 할지 그는 이미 생각이 섰지만 어머니의 말처럼 강서연의 마음을 헤아리는 게 가장 중요했다....늦어서 집에 돌아와 보니 강서연은 이미 침대에 누워있었다. 최연준은 조용히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후 이불 안으로 들어가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그의 온기를 느낀 강서연은 본능적으로 그의 품에 안겼다. 최연준은 그녀에게 팔베개를 해주며 이마에 다정하게 입맞춤했다.비몽사몽 눈을 뜬 강서연은 그를 보자마자 옅은 미소를 지었다.“왔어요?”“응.”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깨워서 미안해.”“아니에요.”강서연은 그의 품에 와락 안겼다.“안 그래도 당신이 오면 같이 자려고 했었어요.”“서연아.”최연준은 잠깐 멈칫하다가 빙빙 돌려 말했다.“나 오늘 경원이네 집에 갔었어.”“그래요?”“어떤 여자애의 돌잔치가 있어서 참석하고 왔어.”강서연은 별로 관심이 없는 눈치였다. 그녀는 눈을 감고 그의 얘기를 들으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서연아, 그거 알아? 경원이네 집사람들은 다 말을 빨리 배웠는데 그 여자애는 말이 늦더라고. 한살인데 인제야 아빠만 부를 줄 알아.”“음... 너무 늦은 건 아니죠.”강서연이 웃으며 말했다.“귀인은 입이 무겁다고 나중에 그 애가 엄청난 사람이 되려나 보죠.”“그래. 걔 아빠도 너무 좋아서 입을 다물지 못하더라고.”“서연아.”그는 입술을 적시고 나지막이 말했다.“여자애가 아빠 품에 안겨있는데 너무 행복해 보였어.”강서연은 두 눈을 뜨고 그를 쳐다보며 다정하게 웃었다.“당신도 어릴 적에... 아빠에게 안긴 적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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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강서연의 눈빛이 우울해지더니 표정도 서글퍼졌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가 한마디 던졌다.“아니요.”가슴이 움찔한 최연준은 그녀를 더욱 꽉 끌어안았다.윤제 그룹이라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공주가 이십여 년 동안 갖은 고생을 겪으면서 살아왔다. 남에게 업신여김도 당했고 생활도 고달팠으며 이 세상의 어려움을 스스로 감당해야만 했다. 심지어 다른 사람을 대신하여 결혼까지 했었다...최연준은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만약 그때 그 마을에서 요양하지 않았더라면, 구현수의 신분으로 살아가지 않았더라면 강서연을 만날 수 있었을까?만약 강서연이 진짜 구현수와 결혼했더라면 그에게 마구 짓밟혀도 참고 견뎠을 것 같다. 그렇게 됐더라면 그녀의 두 눈은 영원히 빛을 잃었을 것이다.그 생각만 하면 최연준은 겁이 덜컥 났다. 그는 그녀의 어깨를 더욱 세게 감쌌다.“연준 씨.”강서연이 부드럽게 말했다.“왜 갑자기 이런 얘기를 하는 건데요?”“아, 아무것도 아니야.”그가 대충 대답했다.“그냥 생각나서 물어본 거야.”“오늘 그 여자애가 귀여워서 부성애라도 생긴 거예요?”최연준은 다정하게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강서연은 마치 귀여운 고양이처럼 그의 가슴팍에 살포시 기댔다. 그녀는 어깨가 드러난 얇은 잠옷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두 볼은 탐스럽게 익은 복숭아처럼 발그스름했다.“모성애는 여자의 본성이잖아.”그가 웃으며 말했다.“사실 남자의 부성애도 본능이야.”강서연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그러니까 내 친아빠도 날 사랑한단 말이에요?”최연준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윤정재의 행동을 떠올렸다. 그가 강서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절대 가짜가 아니었다.강서연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면 쉽게 용서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지만 남자의 입장에서 보면 윤정재가 조금 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윤정재가 아무리 나빠도 윤문희에게는 일편단심이었다. 단 이 점만 놓고 봐도 최연준은 그의 편을 들어주고 싶었다.“서연아.”그는 목소리를 내리깔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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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평소 두 사람의 대화 스타일과는 완전히 달랐다.최연준은 절대 그녀와 이런 자질구레한 얘기를 할 사람이 아니다. 오늘 평소와 다른 데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첫 번째 가능성은 그녀가 아이를 낳아주지 않아서 빙빙 돌려서 투정하는 것이고 두 번째 가능성은... 설마 그녀를 버릴 생각이 있다는 건가?강서연은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다. 그 생각에 사로잡힌 순간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프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서연아... 여보!”최연준은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난 그 뜻이 아니야. 당신이 오해했어.”“손 저리 치워요!”강서연은 소리를 지르며 그의 베개와 이불을 냅다 던지려 했다. 최연준은 재빨리 그녀 앞을 막아서서 육경섭이 가르쳐준 방법을 써먹으려 했다. 그런데 무릎을 꿇기도 전에 강서연은 그를 안방 밖으로 밀어냈다.최연준은 안방 문을 두드렸다. 그제야 뜨거운 가마 속의 개미가 어떤 기분일지,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판다는 게 무엇인지 제대로 깨우쳤다.배경원과 밥 한 끼 먹고 나서 최연준도 바보가 되었나? 그러게 왜 윤정재의 편을 들어서는.한참이 지나도 안방 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아무래도 오늘 밤 문을 열어줄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최연준은 게스트룸으로 가지 않고 소파에 쭈그려 누웠다. 소파가 창가 옆에 있어 마침 밖에서 벌벌 떨고 있는 뚱냥이가 보였다.그가 문을 빼꼼 열자 뚱냥이는 뒤뚱뒤뚱 안으로 들어왔다. 최연준이 내쫓지 않는 걸 보고는 이번에는 욕심내고 소파까지 뛰어 올라와 그의 이불속으로 쏙 들어갔다.“야옹.”최연준은 누워서 뚱냥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뚱냥아, 네 엄마 성질이 너무 사나워.”그가 중얼거렸다.“야옹.”“예전에는 엄청 다정했었는데 왜 점점 사나워지는 걸까?”“야옹.”“여자들은 원래 다 이렇게 억지를 부려?”이번에 뚱냥이는 아무 대답이 없었고 고개를 움츠린 채 어느 한 곳을 쳐다보았다.최연준은 순간 불길한 예감이 밀려와 뚱냥이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강서연이 계단에 서서 그를 싸늘하게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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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그 후 며칠 동안 강서연은 최연준에게 계속 쌀쌀맞은 태도로 일관했다. 강서연은 어진 엔터테인먼트에 휴가까지 내고 윤문희를 보살피러 친정으로 갔다.두 사람이 싸운 이유를 들은 윤문희는 배꼽 빠져라 웃었다.“고작 그것 때문에 싸운 거야?”윤문희는 강서연의 이마에 딱밤을 때리며 꾸짖었다.“정말 점점 철이 없어진다니까.”“엄마...”강서연은 이마를 어루만졌다. 마음을 진정하고 가만히 되돌아보면 자신이 너무 예민하게 굴었다는 생각도 들었다.하지만 여자의 육감은 늘 옳았다. 그날 밤의 최연준은 평소와 달랐고 말속에 다른 뜻이 숨어있는 것 같았다.“최 서방이 돌잔치에 갔다 와서 감회에 젖어서 말하는데 그렇게까지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있어?”“하지만 아빠 얘기까지 꺼냈단 말이에요...”강서연은 윤문희의 눈치를 슬쩍 살폈다. 윤문희의 표정은 아무렇지 않았지만 꽃에 물을 주던 손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살짝 떨렸다.“바보 같긴.”그녀는 걱정 어린 눈빛으로 강서연을 쳐다보았다.“최 서방은 네 아빠와 달라.”윤문희가 처음으로 그녀에게 네 아빠라고 했다. 사실 강서연도 아빠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았다.“엄마.”그녀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떠보듯이 물었다.“그때 아빠가 우릴 버렸을 때... 진짜 무슨 말 못 할 고충이라도 있었어요?”윤문희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응.”“엄마는 아빠를 원망해요?”“원망?”윤문희는 잠깐 멈칫하다가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녀는 윤정재를 원망한 적이 없었다. 윤정재가 그녀를 이용하여 윤씨 가문에 복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속상하고, 절망했었지만 원망은 하지 않았다.원망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되레 더 깊은 늪으로 빠지게 한다.“서연아, 엄마와 뭐 하나 약속할 수 있어?”“뭔데요?”윤문희는 그녀를 다정하게 쳐다보았다.“나중에 아빠를 만나면 절대 원망하지 마.”강서연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왜 원망하지 말라는 거지? 그 사람이 우릴 먼저 버렸는데.’하지만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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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방한서가 멋쩍게 웃었다.“그게... 서연 씨는 예외인가 보죠.”최연준은 홧김에 차 문을 쿵 내리쳤다.방한서는 그의 눈치를 보며 겨우 어진 엔터테인먼트 밑에 도착했다.최연준은 로비에 들어가자마자 누군가를 발견하고는 그에게 다가가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윤 회장님?”이곳에서 그를 만날 거라 생각지 못한 윤정재는 깜짝 놀랐다.진용수와 방한서는 서로 인사를 주고받은 후 옆에 있는 상사에게 시선을 돌렸다.“회장님 여기 어쩐 일이세요?”윤정재가 아무 말 없이 그의 시선을 피하자 최연준이 차갑게 웃었다.“저희 엄마 만나러 오셨죠? 무슨 일 있으면 저에게 얘기하셔도 돼요.”“김 대표님과 사적인 얘기를 나눌 게 있어서요.”‘사적인 얘기? 허! 서연이 친아빠라는 얘기?’최연준의 눈빛이 어두워졌고 입가에 조롱 섞인 미소가 번졌다.며칠 전 윤정재의 편을 들면서 말 못 할 고충이 있을 거라는 얘기를 했다가 강서연이 지금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그 사실을 밝히려고요? 쉽지 않을 겁니다.’최연준은 그 생각만 하면 화가 치밀어 올랐다. 요 며칠 동안의 답답함을 전부 윤정재에게 쏟아내고 싶었다.“회장님은 남양에서 오셔서 우리 집 규정을 잘 모르시나 본데 엄마는 함부로 누굴 만나지 않아요.”윤정재는 순간 멈칫했다.‘이 자식 평소에도 나에게 적대심이 조금 있긴 했지만 오늘따라 왜 더 심하지?’“최연준 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최연준은 한걸음 나서서 그의 앞길을 막았다. 윤정재보다 한 뼘은 더 커서 그를 내려다보았다.“회장님은 오성 말을 못 알아들으시는 겁니까, 아니면 사람 말을 못 알아들으시는 겁니까?”“너...”“사람이라면 떳떳하게 살아야죠.”최연준이 소리를 질렀다.“이것저것 숨기는 게 그게 남자예요?”윤정재는 너무도 화가 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고 한참 후 큰소리로 호통쳤다.“최연준 이 자식아! 김자옥이 대체 널 어떻게 가르쳤기에 어른에게 이딴 식으로 말하는 건데?”“어른도 어른답게 굴어야 존중하죠.”“너!”윤정재가 은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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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두 사람은 동시에 움직임을 멈추고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강서연이 휘둥그레진 두 눈으로 그들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옆에서 말리고 있긴 했지만 윤정재가 한 수 더 위인 게 분명해 보였고 손에 뭔가를 들고 있는 것 같았다.윤정재는 바로 눈치채고 은침을 다시 옷소매에 숨겼다.“강서연?”최연준은 잠깐 멈칫하다가 이내 배우급 연기를 펼쳤다. 그는 목의 대동맥 부분을 움켜쥐고 눈살을 찌푸리며 고통스러운 척했다.“왜 그래요?”화들짝 놀란 강서연이 재빨리 다가와 그의 상태를 살폈다.“좀 아파...”최연준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머리도 조금 어지러워.”“도련님.”방한서의 낯빛이 사색이 되었다.“놀라게 하지 말아요. 아까 제가 힘껏 말렸고 윤 회장님도 도련님을 건드리지 않았어요.”“콜록콜록.”최연준은 심하게 기침하며 방한서를 무섭게 째려보았다. 방한서는 그제야 눈치채고 냉큼 입을 다물었다.최연준의 기침 소리 덕에 다행히 마지막 한마디가 묻혀버렸다.강서연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최연준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어디를 다쳤는지 계속 물었다. 그리고 가끔 윤정재를 돌아보기도 했다.윤정재의 두 눈에 분노만 가득했고 전에 있었던 다정함은 온데간데없었다.“빌어먹을 자식!”윤정재는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지금 서연 씨 앞에서 연기한다 이거지? 그래, 어디 한번 연기해 봐!”그는 다시 은침을 번쩍 꺼내 들더니 최연준을 찌르려 했다. 강서연은 그제야 은침이라는 걸 확인하고 최연준 앞에 나서서 지켜주었다. 윤정재를 노려보는 그녀의 표정이 아주 진지했고 살벌한 기운까지 내뿜었다.“서연 씨...”“윤 회장님, 대체 왜 이러시는 겁니까?”“쟤를 믿지 말아요. 지금 연기하는 거라고요.”“그럼 손에 들고 있는 건 뭐예요?”강서연이 또박또박 말했다.“회장님께서 침술에 능하시다고 들었는데 오늘 그 들고 있는 은침으로 사람을 해하려 할 줄은 몰랐어요.”윤정재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뭔가 말하고 싶었지만 말을 잇지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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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최연준과 강서연이 최상 빌라에 도착했다.최문혁과 은미연이 사는 곳은 성수 별장이었고 빌라에서 풍경이 가장 예쁜 곳이었다.뒤쪽에는 산이 있고 강이 흐르고 있으며 정원에 정자도 있는 게 마치 조선 시대의 양반 저택을 연상케 했다.강서연은 여기저기 구경하느라 바빴다.최재원이 큰아들을 가장 예뻐한다는 게 사실인 모양이다. 큰아들이 가진 것도 없고 무능해도 가문에서 가장 좋은 걸 차지했다.“할아버지께서는 우리 아버지를 참 예뻐하셔.”최연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담담하게 웃었다.“그래서 작은삼촌이 날 눈엣가시로 여겼던 거야.”“사람은 진짜 자기 자식도 차별해요?”강서연이 궁금해했다.최연준의 아버지는 입을 꾹 닫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점잖은 사람이다. 최재원이 최진혁처럼 말을 잘하는 아들을 더 예뻐해야 정상일 텐데.“할아버지는 우리 아빠가 첫아들이라 더 예뻐한다고 하셨어.”최연준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부모는 아무래도 첫 자식을 더 예뻐하나 봐. 작은삼촌 말고도 고모 두 분과 막내 삼촌이 있어. 하지만 다들 해외에서 일하느라 집에는 자주 오지 못해.”“일반적으로 연준 씨 작은삼촌 같은 분이 어르신들의 예쁨을 더 받던데.”강서연이 커다란 두 눈을 깜빡였다.“연준 씨 할아버지는 참 똑똑하세요. 자식들의 성격과 특징을 잘 알고 계시고 옳고 그름도 똑똑히 가리시잖아요.”“그럼.”최연준은 할아버지가 자랑스러웠다. 최재원이 어리석었더라면 최상 그룹도 지금처럼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가끔 그가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건 서로의 이익을 공평하게 하기 위해서였다.두 사람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성수 별장에 도착했다.“연준 씨가 사는 집은 여주 별장, 연준 씨네 형이 사는 집은 해원 별장인데...”강서연이 부드럽게 물었다.“연희 씨는 왜 여기에 살아요?”“여자애는 자기 집이 필요 없으니까.”강서연이 입을 삐죽거렸다.“이 집은 아직도 남아 선호 사상이 남아있어요?”“남아를 선호하는 게 아니라.”최연준이 피식 웃었다.“시집가기 전에 부모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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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언니, 다른 쿠키 굽는 법도 가르쳐주면 안 돼요? 집에서 엄마에게 해드리고 싶어요.”강서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상태가 그동안 눈에 띄게 많이 좋아졌다.최연희와 신석훈이 함께 서 있는 모습을 보니 아주 잘 어울렸다. 마치 캠퍼스 소설에 나오는 남녀 주인공 같았다.강서연은 최연희가 신석훈과 얘기할 때 얼굴이 저도 모르게 발그스름해진다는 걸 알아챘다. 강서연이 최연준에게 눈짓하자 최연준은 단번에 알아챘다.두 사람은 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서연은 최연희에게 태블릿 PC로 웨딩드레스를 골라달라면서 자연스레 최연희의 방으로 들어갔다. 최연준은 신석훈에게 물어볼 게 있다면서 정원으로 불러냈다.“고마워요.”그의 진심 어린 인사에 신석훈은 몸 둘 바를 몰랐다.“친구끼리 이러지 않아도 돼요.”“진짜 진심으로 고마워요.”최연준은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그때 내가 어려움에 부닥쳐서 아무도 날 도와주지 않았을 때 석훈 씨가 내 목숨을 살려줬어요...”“아니에요. 그 어르신이 주신 약이 연준 씨를 살렸죠. 난 단지 그 약을 연준 씨에게 먹였을 뿐이고요.”“그래도 당신이 보살펴주지 않았더라면 살지 못했을 거예요.”최연준이 웃으며 말했다.“이젠 내 동생까지 구해줬으니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그런 소리 말아요.”신석훈이 머리를 긁적였다.“난 원래 의사잖아요.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게 당연하죠. 계속 이렇게 고맙다고 하면 되레 내가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요.”“알았어요.”최연준은 그에게 부담 주기 싫었다.“앞으로는 더는 꺼내지 않을게요. 하지만 이 은혜는 영원히 기억할 겁니다. 아마... 연희도 평생 잊지 않을 거예요.”최연준은 빙빙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석훈 씨, 우리 연희 어때요?”신석훈이 깜짝 놀랐다.“회복 잘하고 있어요. 사실 연희의 상태가 너무 심각한 건 아니었어요. 적극적으로 치료에도 협조하니까 호전되는 속도도 빠르고요. 앞으로 가족분들이 신경 더 많이 쓰셔야 할 겁니다. 뭔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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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신석훈은 최연준의 안색이 좋지 않은 걸 알아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뭐가 잘못됐는지 알지 못했다.“정말 그저 여동생으로만 생각해요?”최연준의 질문에 신석훈은 숨을 들이쉬며 머뭇거렸다.“아니면요?”신석훈이 최연준을 보며 말했다.“무엇으로... 생각해야 하는데요?”“다른 쪽으로 생각해본 적 없어요?”‘다른 쪽이라...’신석훈은 또다시 멍해졌다. 그의 이런 모습만 보면 최연준은 답답하기만 했다. 이러니 임우정도 결국에는 놓치고 말았지.“연준 씨.”신석훈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도대체 무슨 뜻이에요?”최연준은 그를 힐끗 째려보았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계속 동생으로만 생각해요.”그러고는 홱 돌아섰다.신석훈은 제자리에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이내 바보 같은 웃음을 지으며 최연준의 뒤를 따라나섰다.예전에 강주의 마을에 있을 때도 최연준은 성격이 이상했고 두어 마디 하다가 홱 돌아서곤 했다. 그 바람에 주변 사람들이 그를 멀리했지만 신석훈만 별로 개의치 않아 했다.이젠 오성으로 돌아왔고 신분도 되찾았지만 성격은 전혀 변함이 없었다....방안에서 최연희는 열심히 웨딩드레스를 고르고 있었는데 가끔 강서연과 독특한 디자인에 관해 얘기를 나누곤 했다.“이건 C사의 한정판 웨딩드레스인데 타이트한 디자인이 언니와 잘 어울릴 것 같아요.”“언니, 이것 봐요... 이런 머메이드 웨딩드레스를 입으면 여왕이 따로 없을 거예요.”“와, 이걸로 해요. 베라의 고급 웨딩드레스인데 가슴 쪽에도 전부 보석이 박혀있어요.”강서연은 웃으며 그녀를 쳐다보았다.“내 웨딩드레스를 고르는데 연희 씨가 더 열심히 골라주네요? 연희 씨도 입어보고 싶지 않아요?”최연희는 쑥스러워하며 고개를 숙였다.“연희 씨.”강서연이 자연스럽게 물었다.“결혼식 날에 연희 씨가 신부 들러리 서줄 수 있어요?”“정말요?”최연희의 두 눈이 반짝였다.“네. 그리고 신랑 들러리는 석훈 씨에게 서달라고 할 생각이에요.”최연희의 두 볼이 화끈 달아올랐다.“언니도 참.”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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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아래층으로 내려가려는데 갑자기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사모님, 당장 빌라 본가로 가보셔야겠어요.”“무슨 일이야?”“회장님께서 갑자기 쓰러지셨답니다.”최연준이 어두운 얼굴로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강서연과 최연희가 그의 뒤를 따랐고 은미연과 최문혁도 따라나섰다.최재원의 본가에 많은 사람이 와 있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 전부가 최씨 가문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갑자기 쓰러졌다는 건 그야말로 큰일이었다.최진혁과 최지한이 진작 도착해있었고 최연준이 도착했을 때 박경수가 초조한 얼굴로 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할아버지 상태는 어떠세요?”“의사 선생님이 안에서 진찰하고 있어요.”불시의 필요에 대비하여 최상 빌라에는 전문적인 의료팀이 있다. 하지만 의료팀에 사람이 많아 최연준은 그들을 믿지 못했다. 하여 의료팀을 전부 내보내고 신석훈만 안으로 들여보냈다.신석훈은 간단한 검사를 마친 후 진단을 내렸다.“혈관 색전증이에요.”“혈관이 막혔단 말인가요?”“네.”신석훈이 고개를 끄덕였다.“다행히 그리 심각하지 않아요. 제때 발견해서 아까 의료팀이 혈관을 뚫어주는 주사를 놓은 덕에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겁니다.”최연준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이에요.”강서연이 일그러진 얼굴로 나지막이 물었다.“혈관 색전증은 노년층에서 자주 발병하는 질병인데...”“왜 그래?”강서연이 입술을 적셨다.“내가 이 집에 올 때마다 서재에서 할아버지가 혈관을 뚫어주는 약을 드시는 걸 봤어요. 평소에도 건강에 매우 신경 쓰시는데 혈관이 왜 막혔죠?”“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어요.”신석훈이 설명했다.“하나는 연세가 있으셔서 약으로도 조절이 안 될 수 있고 또 하나는... 음식 때문이에요. 평소 지방과 염분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혈관이 쉽게 막힐 수 있어요. 그러면 그 어떤 약도 효과가 없어요.”최연준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최씨 가문에서 식단을 조절하는 것도 욕망을 조절하는 것 중의 하나이기에 어릴 적부터 음식을 조절하는 법을 배웠다.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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